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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61 vote 0 2015.08.30 (18:59:05)

    - 고쳐쓴 글입니다. -


    세상은 복제다.


    세상은 복제로 이루어졌다. 하나의 원형에 에너지를 투입하면 반복적으로 복제된다. 복제의 원형이 구조다. 구조는 관계로 나타나고 관계는 소통으로 파악된다. 소통을 조직한 것이 언어다. 언어는 소통의 원형을 복제한다. 그것이 문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문법을 모른다. 인류문명의 맹점이 여기에 있다.


    자연의 소통하는 질서는 구조다. 인간의 소통하는 질서는 언어다. 자연의 구조에 질서가 있듯이 인간의 언어에도 문법이 있지만, 우리는 문법을 배우지 않고 그냥 언어를 익혔다. 무의식에 지배되는 문법을 의식적으로 알고 쓰는 것이 깨달음이다. 인문학의 뿌리가 철학이라면 철학의 근본은 언어학이다.


    사유의 도구는 언어다. 언어를 모르고서 철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언어학이야 말로 인문학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른다. 도무지 언어를 모른다. 연구하지 않는다. 가장 낙후된 학문이 언어학이다. 그러므로 철학의 기초는 허물어져 있다. 인문학은 뒤틀린 근본에 의해 사상누각이 되어 있다.


    문법을 알아야 한다. 나라마다 다른 문법이 있다지만 외국어 번역에나 쓰일 뿐 언어의 근본에는 닿지 않았다.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자연의 복제원리와 소통원리, 관계의 조직방법이 깨달아야 할 진짜 문법이다. 문법은 특별히 배우지 않고 그냥 아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깨달음이라 한다. 옳게 깨달아야 한다.


    자연의 존재가 복제로 이루어졌듯이, 인간의 지식도 복제의 방법을 써야 한다. 논리학 용어로는 연역이다. 연역하려면 복제의 원형이 필요하다. 지식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거푸집과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자연은 구조를 쓴다. 인간은 깨달음을 쓰지만 모르고 쓴다. 제법 말귀를 알아먹지만 낮은 수준이다.


    복제의 원형은 구조다. 구조는 언어에도 있고, 자연에도 있다. 구조는 관계를 조직한다. 우리는 관계를 눈치로 터득한다. 상대가 주면 나는 받는다. 상대가 공격하면 나는 수비한다. 거기에 대칭관계가 숨어 있다. 눈치로 알지만 눈치보기는 그다지 현명하지 않다. 할머니가 고함지르면 도망가는 곰과 같다.


    곰은 도망치다가 창피함을 느꼈으리라. 대부분의 맹수는 상대가 갑자기 반격하면 도망친다. 궁지에 몰린 쥐가 반격하자 도망치는 고양이 동영상과 같다. 동물이야 어리석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이 그런다면 곤란하다. 인간은 언어를 쓴다. 누구나 연역하고 있다는 의미다. 단 낮은 수준의 불완전한 연역이다.


    쥐의 반격에 놀라 도망치는 고양이 수준이다. ‘1+1=2’를 배우면 ‘2+2=4’라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 이것이 연역이다. 이 정도는 특별히 수학을 배우지 않아도 언어감각으로 그냥 안다. 인간의 언어가 이 방법을 쓴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인사하라고 어린이는 배운다. 도둑에게는 인사하지 않는다.


    만약 도둑에게도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1+1=2’를 배우면 ‘2+2=4’를 알아먹을 만큼 똑똑하지 않은 거다. 엄마가 말 안해도 느낌으로 분위기 파악해서 알아야 한다. 수학은 높은 수준의 언어감각을 필요로 한다. 그 수학도 도달하지 못한 더 높은 단계의 연역이 있다. 곧 구조론이다.


    단어를 말할줄 아는 아기가 소년으로 자라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듯이 연역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자연의 질서에 반영된 복잡한 구조를 언어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인처럼 말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일반인의 주관적 말하기와 지식인의 객관적 말하기는 다르다. 그리고 그 지식인을 넘어서야 한다.


    자연의 복제는 패턴으로 관찰된다. 패턴을 낳는 배후의 구조는 은폐된다. 인간은 패턴을 통해 구조의 존재를 인식한다. 정작 구조는 모른다. 패턴이 있으면 반드시 구조가 있다. 복제본이 있는데 원본이 없겠는가? 자연에 그냥 있는 것은 절대로 없다. 반드시 거쳐가는 모태가 있다. 출처가 되는 자궁이 있다.


    패턴은 닮음이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다. 에너지의 출처가 같으면 닮는다. 복제본은 원본 주변에 자리잡는다. 원본에 에너지를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빛 주변에 자리잡는다. 원본인 에너지 공급자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채 존재하는 복제본은 없다. 새끼곰이 있다면 보이지 않아도 주변에 엄마곰이 있다.


    구조를 파악하려면 하나의 사건 안에서 순서대로 작동하는 세 개의 닮음을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 입력측의 상부구조와 출력측의 하부구조에 하나씩, 그리고 둘을 연결하는 전체의 닮음이 있다. 세 이퀄〓은 하나의 에너지 공급측에 의해 통제된다. 광원을 끄면 그림자도 사라지고 스크린의 영상도 사라진다.


    세 개의 닮음을 확보하려면 다섯 포지션이 필요하다. 세 이퀄의 연출과정에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차례 의사결정이 있다. 구조는 복제한다. 1회의 복제가 1 사건이다. 사건 안에서 하나의 구조를 완결하려면 최소 세 닮음이 필요하다. 먼저 둘의 닮음을 대칭시키고 둘을 통해 세 번째 닮음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다섯 개의 포지션이 지정된다. 삼단논법이나 삼각측정이 그러하고, 열역학 0법칙이 그러하다. 삼각측량은 두 각과 1 거리를 쓴다. 각을 이루려면 선 2가 필요하다. 선 1을 이루려면 점 2가 필요하다. 모두 합치면 4가 된다. 두 각 사이의 거리를 재야 하므로 5포지션이 성립한다. 거리가 복제된다.


    15.jpg


    복제는 대칭을 쓴다. 대칭은 둘이 하나의 토대를 공유한다. 시소에 탄 두 사람이 시소의 축 하나를 공유하는 것과 같다. 한 보트에 탄 두 사람이 보트 하나를 공유하는 것과 같다. 하나의 토대는 하나의 같음이다. 곧 닮음이다. 대칭이 둘 있을 때 닮음이 하나 발견되며 닮음이 둘 있을 때 하나가 복제된다.


    16.jpg


    두 개의 이퀄로 하나의 이퀄을 복제한다. 우리는 콤파스로 거리를 복제한다. 콤파스가 이미 삼각측정에 필요한 삼각을 이루고 있다. 콤파스의 두 다리가 하나의 손잡이를 공유한다. 콤파스를 2회 사용하면 하나의 복제를 얻는다. 동그라미는 같은 거리의 점을 무한복제한 것이다. × 안에 콤파스가 2개 있다.


   


[레벨:30]이산

2015.08.31 (01:51:36)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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