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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602 vote 0 2009.10.15 (00:30:00)

앎, 믿음, 사랑
‘앞의 글과 대략 이어집니다.’

힘을 합치면 이긴다. 어떻게 힘을 합칠 것인가? 앎과 믿음을 넘어 사랑으로 힘을 합칠 수 있다. 앎이 믿음을 이기지 못하고, 믿음이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앎이 혼자 갈때, 사랑은 함께 간다.

앎은 살펴서 짝을 찾고, 믿음은 짝지어 마주보고 약속하고, 사랑은 짝과 함께 먼 길을 간다. 앎은 떨어져서 타인을 바라보고, 믿음은 다가가서 얼굴 마주보고, 사랑은 함께 가시밭길을 헤쳐간다.

앎은 혼자 가고, 믿음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사랑은 손잡고 함께 간다. 그것은 관계의 밀접한 정도다. 앎은 타인과의 낮은 관계, 믿음은 대등한 형제관계, 사랑은 부부 이상의 친밀한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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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은 사랑이다. 과학은 앎이다. 인문학의 최종목적은 깨달음이지만 어렵다. 깨달음이 어려운 이유는 미완성품이기 때문이다. 완제품이 아니라 반제품이기 때문이다. 학자의 지식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쉽게 만들어줘야 한다. 완성되어야 한다. 완제품이어야 한다. 입으로 떠들지 말고 손으로 떠먹여줘야 한다. 그것이 미학이다. 미학은 센스다. 불일치의 어색함을 눈치채는 센스만 있으면 된다.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만 있으면 된다. 딱 보고 ‘쟤는 좀 아니잖아’ 하는 그것만 있으면 된다. 감각만 있으면 된다. 누구라도 느낄 수 있다. 미학은 인류문명의 양식에 있어서 최종적인 완성이다.

과학은 포장되지 않은 반제품이다. 미학은 포장을 마친 완제품이다. 선사의 깨달음은 반제품이다. 소승의 깨달음은 반제품이다. 점오점수는 반제품이다. 돈오돈수가 완제품이다. 완제품 만드는 것이 미학이다.

교종이 쇠퇴하고 선종이 흥한 이유는 선종이 더 쉽기 때문이다. ‘끽다거’라 했다. 차나 한 잔 마시면 된다. 충분하다. 좋은 자동차는 주차하기도 쉽다. 버튼만 누르면 차가 알아서 제 자리 찾아간다.

과학이 수레에 엔진을 달아 자동차를 발명했을 뿐, 미학은 그 자동차에 후방주체센서까지 달아준다. 보라! 19세기 내연기관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된 21세기 이 문명은 여전히 거칠고 투박한 반제품이다.

환경을 파괴한다. 인간적이지 않다. 이 문명은 미완성이다. 다듬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21세기 인류문명의 최종적인 완성버전이 나와주어야 한다면 도무지 그 마무리는 누구의 소임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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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비유하면 미학은 뇌다. 과학은 몸이다. 뇌는 많은 영역들 중 하나가 내린 판단을 모두가 공유한다. 귀로 들은 정보와, 코로 맡은 정보와, 눈으로 본 정보가 뇌 안에서 크게 공유된다.

몸은 포지션이 나누어져 있다. 구조론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보면 몸은 머리와, 가슴과, 배와, 팔다리와, 피부가 있다. 과학으로보면 머리는 판단만 하고, 가슴은 흥분만 하고, 배는 먹기만 한다.

팔다리는 삽질만 하고, 피부는 뽐내기만 한다. 역할을 나누어 서로간에 정해진 선을 넘지 않는다. 이렇듯 포지션을 나누는게 봉건제도다. 봉건제도 그 자체가 과학의 발명품이다.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폭넓은 시야를 얻어야 한다. 그렇게 자기 포지션 찾아가다가는 다른 두뇌의 하부구조로 편입된다.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머리를 빌려야 하고 남의 머리를 빌리다가 결국 종속되고 만다.

변방에서 구색을 맞춰주는 하급의 존재가 될 뿐이다. 아웃사이더로 고착될 뿐이다. 스스로 머리가 되어야 한다. 한국인 모두가 지혜를 합쳐서 머리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것이 미학이다.

그렇다면 몸의 역할은? 밖에서 얻어야 한다. 아시아가 몸이 되고 우리가 아시아의 머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세계의 두뇌가 되어야 한다. 미학으로 가능하다. 물론 작은 한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수 없다.

그러나 패션의 머리는 파리고 자동차의 머리는 독일이다. 범위를 좁혀 보면 얼마든지 한국이 세계의 머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인류를 대표하는 문화의 머리가 될 수 있다. 미학의 머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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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으로 보면 관계는 다섯이 있다. 사랑과 믿음과 앎은 그 세번째와 네번째 다섯번째를 나타낸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인간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나의 탄생이전에 선천적으로 주어져 있는 관계다.

● 소통의 계통관계 - 밖에서 숙명적으로 주어져 있다.
● 낳음의 부자관계 - 안에서 선천적으로 결정되어 있다.
사랑의 부부관계 - 한번 관계를 정하면 짝을 바꿀 수 없다.
믿음의 형제관계 - 공격과 수비로 포지션 나누며 임의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
의 남남관계  -  줄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서 1회의 거래관계로 끝낸다.

계통관계(리니지), 부자관계는 정해져 있다. 태어날때 부터 한국인으로 결정되어 있고 황인종으로 결정되어 있고 여자 혹은 남자로 결정되어 있다. 그것이 계통관계다. 부자관계 역시 정해져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관계는 사랑의 부부관계와 믿음의 형제관계와 앎의 남남관계 뿐이다. 미학은 사랑이다. 관계망의 상부구조를 형성한다.

과학은 앎이다. 하부구조를 형성한다. 사랑은 그 자체로 완성된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에 성공하는 것이 곧 성공한 것이다. 그 다음 페이지는 없다. 사랑해서 어떻게 하는게 아니라 사랑 그 자체가 완성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10.15 (11:44:05)

사랑해야 낳고,
낳아야 소통하오.
낳아 준 이와,
프로필 이미지 [레벨:16]노매드

2009.10.15 (21:31:28)

여태까지 살면서 보면,

개념을 파악 못한 사람들 알게 해주고 설득하면서 같이 가기는 아주 힘들고,
반대로 그런 사람들 무지를 이용해 먹는 사람들은 쉽게 일이 풀리더군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한나라당도 대중의 무지를 이용해 먹어 결국 또 정권을 잡았지요.
대중과 소통하려 한 노무현은 끝내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이별의 길을 택하고.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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