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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358 vote 1 2013.06.25 (20:45:08)

 

    존재를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보는 시선을 얻었을 때 이미 예측은 상당부분 성공해 있는 셈이다. 사건은 외견상 복잡하게 진행되는듯 하지만 기승전결의 전개를 거치며 점차 에너지를 소진하여 종말에 다다르면 특정한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된다.

 

    단순화 된다. 예측의 방법은 중간에 돌발변수가 틈입할 여지를 줄여 상황을 단순화 시켜놓고 막판에 길목을 지키는 것이다.


    경찰이 도둑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거나 혹은 사냥꾼이 사슴을 절벽으로 몰아붙이는 것과 같다. 중간에 외부변수의 틈입여지를 차단하여 복잡성을 제거하고 판구조를 단순화 시켜 의외성이 제거되도록 판을 설계하기다.


    조폭들이 문신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의 야꾸자는 원래 직업이 도박이었다. 주로 주사위 도박을 하는데 야꾸자인 도박판의 딜러가 손기술을 부리지 못하도록 옷을 모두 벗고 훈도시만 입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몸에 문신을 해서 나체의 흉측함을 감추는 것이다. 한국의 조폭들이 문신을 하는 것은 단순한 야꾸자를 흉내낸 것이다. 야꾸자가 옷을 벗도록 하여 속임수를 쓸 여지를 제거하듯이 상황을 단순하게 설계하면 예측의 성공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사건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의 형亨에서 극성하여 크게 복잡해졌다가 정貞에 이르러 단순해진다. 그러므로 형의 단계에서는 베팅을 미루고 관망하다가 정의 단계에 이르렀을 때 베팅하면 돈을 딸 수 있다.

 

    경마장이면 맨 마지막 11경주에 베팅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지막 경주는 그동안 돈을 잃어서 약이 오른 경마꾼들이 잃은 돈을 복구할 목적으로 아무 말에나 베팅하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확률에 맞추어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잃은 돈에 맞추어 베팅한다. 10만원을 잃은 사람은 10만원을 딸 수 있는 말에 베팅하는 식이다.


    경마 초보자라면 이를 역이용하여 첫 경주를 노려볼 수 있다. 첫 경주는 실력없는 말이 나오므로 의외성이 크게 작용한다. 고수들은 데이터가 없는 말에 베팅하지 않으므로 하수끼리의 대결이 된다.

 

    같은 하수끼리 대결하면 그나마 승리할 확률이 약간 높다. 전체적으로 시작과 끝단에 베팅하는게 유리하다. 초보자는 첫단계에 베팅하는 먹튀전략이 좋고, 고수는 다들 지쳐서 판단력이 흐려졌을 막판에 올인하는 전략이 낫다.


    예측이 가능한 것은 권權 때문이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전개되며 앞단계가 다음 단계를 제한한다. 이때 앞단계의 결정권이 권이다. 권리, 권력, 인권, 소유권, 특허권, 선점권 따위로 권은 존재한다.

 

    권이 먼저 와서 텃세를 부리면서 다음 단계의 행동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사건이 진행되어 갈수록 경우의 수는 사라지고 확률은 감소한다. 먼저 온 사람이 다 먹는다. 시간을 지연시켜 그러한 권이 소멸했을 때 등장하면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선거는 인물대결에서 정책대결로 몰아가면 되고, 전투는 단기전에서 장기전으로 몰아가면 되고, 제한전은 전면전으로 몰아가면 된다. 작은 사건들을 엮어 커다란 하나의 사건으로 통합해 나가는 것이다. 그 경우 권은 소멸하며 상대의 선택은 뻔하게 된다. 항우가 먼저 선점했지만 점차 유방에게 뺏기게 된다.


    이때 원형이정의 법칙에 따라 확률은 포물선을 그린다. 사람의 일생으로 치면 어린이는 확률이 낮다. 청년은 확률이 높고 장년에 가서 확률은 절정을 이룬다. 노년이 되면 확률이 감소하며 사망에 이르면 확률은 0이 된다.

 

    원형이정의 형亨은 여름의 극성한 상태다. 정貞은 겨울의 잘 정돈된 상태다. 여름이면 복잡해졌다가 겨울이면 단순해진다. 사람의 일생은 확률이 서서히 높아졌다가 점차 쇠퇴하며 커다란 포물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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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은 관계의 총량을 나타낸다. 어린이는 가족 외에 친구가 없다. 청년을 거쳐 친구를 얻고 장년이 되면 가장 많은 인맥을 가진다. 노년이 되면 친구들이 저 세상으로 떠나고 점차 외롭게 된다.

 

    예측의 적중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투수의 초구를 노리거나 혹은 풀카운트까지 몰아가서 마지막 공을 노리는 것이다. 마지막 공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초장끝발은 높은 성공확률을 가진다. 이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 처음 하면 성공확률이 높지만 두 번째부터는 앞의 경험이 교란하므로 성공확률이 떨어진다.

 

    프로야구의 2년차 징크스가 그렇다. 첫해에 잘했던 경험이 두 번째 해의 성공을 방해한다. 감이 떨어진 타자는 지난해처럼 하려고 들지만 투수는 지난해의 데이터를 확보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감독들은 백업선수를 기용하여 재미를 본다. 데이터가 없는 신인의 등장에 투수들이 당황한다. 한동안 활약을 하다가 점차 파악이 되면 공이 안 맞기 시작한다. 이때 백업선수를 빼고 주전선수를 다시 기용하면 이미 경기에 나서지 못해서 감을 잃은 주전도 헤매게 된다. 잘 나가다가 연패에 빠진다.


    확률의 포물선 원리 때문에 무슨 일이든 시작과 끝은 쉽고 중간이 어렵다. 그러므로 진작 맨 앞에 나서거나 혹은 맨 나중에 말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복잡성이 절정에 달한 중간에 나서면 성공확률은 낮다.

 

    맨 앞에 나서면 서로 빼느라 경쟁자가 없으므로 부전승을 노릴 수 있다. 맥 마지막에 나서면 이미 흐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다.

 

    ◎ 하수 초반에 먹고 튀라.

    ◎ 고수 막판에 화룡점정하라.


    도박을 한다면 초장에 먹고 튀거나 아니면 모두 나가떨어질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는 사람이 돈을 딴다. 초반에는 상대의 수법을 파악하느라 기술을 쓰지 않기 때문에 초심자도 돈을 딸 수 있다. 그러나 점차 판이 무르익으면 초심자는 털리고 고수들이 힘을 쓰기 시작한다. 밤새 도박을 하다보면 하나 둘 지쳐서 나가떨어진다.


   새벽에는 잠을 못 자서 판단력이 흐려진다. 이때 고수들은 큰 기술을 걸어 왕창 쓸어담는다. 거짓말하기 시합은 늦게 말하는 사람이 무조건 이긴다. 무조건 패를 나중에 까는 사람이 유리하다.

 

    아프리카의 추장은 절대 먼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3박 4일간 토론을 해서 다들 충분한 분풀이를 하고 지쳐 나가떨어질 상황이 되면 지금까지 나온 의견을 종합하여 그것을 자기의 의견으로 삼으면 존경받는 추장이 된다.

 

    보스가 초반부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면 반드시 약점을 추궁당하여 망신을 한다. 자기 아이디어는 없이 남의 덜 다듬어진 아이디어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여 쫑코를 주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보스는 말없이 경청하다가 충분히 걸러진 아이디어에 '내 말이 그말이라니까.' 하고 슬쩍 가로채기 하는 방법을 쓰는게 보통이다.


    야구라면 투수는 첫 타석 첫 타자를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투수는 첫 번째 공을 던져 상대의 반응을 보고 다음 공의 전략을 생각한다. 타자 역시 투수의 첫번째 투구를 보고 대응전략을 생각한다. 그러다가 점차 풀카운트에 몰리게 된다.


    야구경기를 보면 매번 주자를 내보내지만 득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타자가 투수와의 머리싸움에서 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다음 공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이때 타자의 방법은 파울볼을 쳐내면서 경우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추신수처럼 자신이 약한 몸쪽공을 버리고 타석에 바싹 다가서는 것도 방법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있지만 특정한 지점에서는 50 대 50으로 좁혀진다. 그러므로 예측은 쉬운 일로 된다. 특히 경험많은 고참선수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투수가 어떤 공을 선택할지 예측할 수 있다. 이전 단계의 결정이 다음 단계의 결정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투수는 같은 공을 두 번 연속하여 던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공이 눈에 익으면 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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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을 적중시키는 방법은 사건을 단순화 하는 것입니다. 사건은 시작부분과 끝부분이 단순합니다. 그러므로 하수라면 사건의 시작부분에 개입하여 먹고 튀는게 정답이고,  고수라면 사건의 끝부분에 나서서 어질러진 상황을 수습하고 그동안 다른 사람이 애써서 이룬 성과를 자신에게로 돌리는 전략을 쓰는 것이 방법입니다. 문재인이 다 해놓은 것을 안철수가 쓸쩍 가로채려 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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