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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117 vote 0 2013.02.01 (01: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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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에서 있었던 오세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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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모델이 있다. 수직구조와 수평구조다. 이에 대해서는 대개 수직구조의 합리주의 모델을 강조하며, 수평구조의 돈오주의에 대해서는 젊은 사람이 모르고 함부로 떠든다거나, 혹은 두 구조가 나란히 평행선을 그리며 영원히 투쟁하며 나아간다거나, 혹은 수평구조에서 수직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거나, 혹은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직구조는 거짓말이다. 인간의 관념이거나 허상이다. 수평구조는 낳음의 자궁이다. 구조론의 질을 세팅하는 모듈이다. 여기서 사건은 시작된다. 기승전결의 기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와 같다. 혹은 노무현의 386과 같다. 최초에 core역할을 할 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회사라면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이다. 대표이사와 이사진으로 구성된다. 


    기업이라면 이사회가 질이고 국가라면 국무회의가 질이다. 대통령이 가장 높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무회의가 가장 높고 대통령은 국무회의 장일 뿐이다. 엄밀하게 논하면 국회가 가장 높다. 정점에는 항상 회의가 있는데 이는 의사결정은 반드시 수평구조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산독재라도 마찬가지다. 형식이라도 회의가 반드시 있다. 왕도 세금을 받으려면 삼부회를 소집해야 한다.


    입자 위에 질이 있고 질은 수평구조다. 국가가 입자면 외교관계가 질이다. 수평적 외교관계가 없는 경우 그 국가는 폐쇄, 고립화로 치닫기도 한다. 다만 기업이 발전하거나 조직이 커지면 후계자가 등장하고 원로들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내부구조가 수직구조로 변한다. 그러나 이는 인간들이 나이를 먹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고 자연의 법칙은 아니며 여기서 논하는 의사결정과 무관하다. 


    자연에는 오직 수평적인 낳음의 자궁만 있으며 수직구조는 없다. 예컨대 가족은 부부가 수평구조를 이루면서 성립한다. 그런데 자녀들이 성장하면 부모 1세대와 자녀 2세대가 세대갈등을 일으키며 수직구조로 성장한다. 이는 자연에 없다. 자연은 핵가족이므로 수직구조가 성립할 수 없다. 조폭이 나이를 먹으면 1세대는 큰형님이 되고 2세대가 행동대장을 맡는다. 


    이는 나이를 먹어서 생겨난 조직이완 현상일 뿐이다. 조직붕괴의 조짐이다. 회사가 커지면 수평구조의 이사회는 허수아비가 되어 역할이 없어지고 그룹회장과 실무진 중심으로 작동한다. 이는 조직이 커져서 생겨난 퇴행현상일 뿐 자연의 존재와 다른 개념이다. 불법적인 행위이며 범죄다. 수평구조에서 그 조직은 완성되어 있다. 거기서 끝난 이야기다. 그런데도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세대갈등 때문이다. 일선에서 물러난 할배들의 간섭이다. 불법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질은 수평구조다. 입자는 수직구조다. 그런데 질 속에 입자가 들어있기 때문에 입자의 수직구조는 안 쳐주는 것이다. 논외가 된다. 또 힘은 다시 수평구조다. 힘은 외부와 교섭하는데 그 부분이 수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후의 수직구조 아래에 현장중심의 수평구조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입자 속에 있으므로 안 쳐주는 것이다. 질 안에 입자, 힘, 운동, 량이 포함되므로 수평구조 내의 수직구조는 안 쳐주는 것이다.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발전한다는 주장은 조직이 노쇠화하여 세대교체를 해야할 때 하는 말인데, 의사결정이라는 본질로 볼 때 수평구조에서 이미 사건은 끝났다. 그것은 사건 2다. 전혀 새로운 사건이다. 그러므로 논외가 되어야 한다. 이때 세대교체를 담당하는 젊은 후계자는 자기 중심으로 다시 질을 세팅해야 하며 이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조직분열로 치닫는다.


    수평구조에서 수직구조로 발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회사가 커지면 이사진은 놀고있고 젊은 직원들에게 일을 떠넘기는데 역시 구조론의 질에서 입자 힘으로 전개한 것인 바 이건 질에 포함된다. 안 쳐주는 것이다. 이런 혼선이 생기는 이유는 의사결정 위주로 하나의 단일한 일로 보아야 하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즉 핵심은 의사결정이며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사건은 종결된다.


    예컨대 잡스와 워즈니악이 수평구조로 모여 회사를 설립했다면 거기서 끝난 거다. 이후 워즈니악에 회사운영에 손을 떼고 잡스가 혼자 직원들을 부리며 수직구조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며 별개의 사건이다. 구조론의 질은 수평으로 세팅되며 거기서 입자 힘으로 전개하며 수직구조를 이루는 것은 입자가 질에 포함되므로 안 쳐주는 것이다.


   예컨대 밥을 비빌때는 수평으로 비비고 입으로 음식을 삼킬 때는 수직으로 삼키는데 밥이 입으로 들어갈때까지 수평이고 거기서 끝났다. 그 이후의 목구멍 통과는 논외다. 관우 장비 유비가 도원결의를 할 때는 수평인데, 그 이후 관우, 장비가 수직으로 유비에게 봉사하는 것은 논외다. 사건은 도원결의에서 끝난 것이다. 질에서 완전하며 그 이후는 논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단위는 거기서 종결된다. 수평에서 수직으로의 전개는 일의 진행일 뿐 독립된 사건이 아니다. 음반을 삽입할 때는 수평으로 삽입한다. 그 다음에 음반이 돌아갈 때는 바늘에 의해 수직으로 작동한다. 음반삽입으로 일은 끝났다. 정자와 난자는 수평으로 결합한다. 그 이후 태내에서 아기의 성장은 수직으로 진행된다. 수정에서 끝났다. 생명은 이미 탄생했다.


    ◎ 수직에서 수평으로 - 세대교체 문제인데 논외다. 2세대는 별개의 사건이다. 

    ◎ 수평에서 수직으로 - 질에서 입자로의 진행인데 논외다. 질에서 완전하다. 


    모든 사건은 수평에서 세팅되고 그것으로 완전하며 수직은 일의 진행이거나 혹은 조직의 성장에 따른 세대교체문제인데 이건 하나의 단일사건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뇌에서 결정은 수평으로 하지만 뇌가 팔다리를 부려먹는 것은 수직인데 뇌에서 결정하면 끝났다. 결정과 집행은 다른 거다. 결정위주로 논한다. 집행은 자동이기 때문이다.


    투표할 때는 서로 평등하지만 선거만 끝나면 수직으로 군림하는데 그것은 논외다. 투표가 하나의 사건이고 그것으로 선거는 끝난 것이다. 선거후에 독재자가 되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은 이명박이 꼴통부리는 것이며 별개의 사건이다. 자연에는 수평밖에 없다. 물레방아는 물레와 방아로 세팅된다. 물레는 수평이고 방아는 수직이다. 


    방아는 물레의 하부구조이므로 논외다. 상부구조 위주로 의사결정은 일어난다. 부부는 평등하고 부자는 수직인데 가족은 부부 중심으로 결정되며 부자는 가족성립을 결정하지 않는다. 부부가 우리 가족 할까말까 논하는 일은 있어도 부자가 우리 가족할까말까를 논하지는 않는다.


    부자는 부부사이에 이미 결정된 일을 집행할 뿐이다. 하부구조는 독립적 사건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결론 수평이 정답.

   

    사건은 의사결정 위주로 논하며 의사결정이 일어난 이후의 집행은 판단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은 일사천리로 자동결정되며 그 중간에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총의 격발은 수평으로 일어난다. 총알의 진행은 수직으로 일어난다. (말하자면) 이미 발사된 총알은 어쩔 수 없다. 


    질에서 수평으로 세팅되고 입자, 힘, 운동, 량은 수직이나 포드시스템에 의해 자동진행이므로 어쩔 수 없다. 공부는 수평으로 하고 시험은 수직으로 치는데 공부에서 성적은 이미 결정되어 있고 공부를 안 했는데 시험을 잘 치는 일은 없다. 그 이후로는 마이너스만 가능하다. 시험을 망칠수만 있을 뿐 성적올리기는 불능이다.


    막사에서 대대장이 참모들과 함께 수평으로 작전을 결정한다. 결정된 사실이 중대장, 소대장, 분대장, 병으로 하달될 때는 수직으로 하달된다. 참모부에서 이미 결정된 사실을 중대장이나 소대장이 바꿀 수 없다. 이미 끝난 것이다. 병력이 죽고 사는 것은 결정되었다. 대대장의 명령이 떨어졌으면 끝난 거다. 


    나로호의 발사는 한국팀과 러시아팀 사이에서 수평으로 결정된다. 나로호의 이륙은 수직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미 나로호가 이륙했다면 끝난거다. 발사된 나로호를 되빠꾸시키는 일은 없다. 단추는 눌러졌다. 화살은 쏘아졌다. 수직은 논외다. 어쩔 수 없다. 세부적으로는 미세조정이 가능하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다. 


    팔씨름은 수평으로 대결한다. 수평에서 수직으로 전환되는 순간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다. 수직구조는 허상이거나 속임수이며 거기서 의사결정은 없다. 수직구조 안에서 무언가 역할한다는 것은 노예의 환상이다. 종업원이 회사를 '내 회사야' 하고 말하면 서양사람이 비웃는다. 그 회사는 이사회 것이다. 종업원은 마땅히 내 잡이야 하고 말해야 한다. 수평구조만 제 것이다. 잡만 제것이다. 이사회는 회사를 소유하고 노동자는 잡을 소유하는 것이다. 


     수직구조라는 것은 없다. 그것은 기계장치와 같다. 삽질하는 삽이 내 잡이야 하고 말하면 안 된다. 그 잡은 노동자의 것이지 삽의 것이 아니다. 삽의 몫은 없다. 







[레벨:15]오세

2013.02.01 (0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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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3]id: 심연심연

2013.02.01 (23: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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