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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5 vote 0 2025.03.17 (10:22:23)

    지식의 첫 번째 퍼즐 조각은 힘이다. 힘을 이해했다면 주술의 세계에서 과학의 세계로 건너온 것이다. 힘은 충돌 회피다. 작용과 반작용이 충돌한다. 닫힌계 안에서 자발적 변화는 충돌의 모순을 피한다는 것이 과학의 첫 단추다. 우주의 모든 비밀을 연쇄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힘은 파동의 동조화다. 동조화는 파동의 충돌 확률을 낮춘다. 파동의 간섭은 충돌 확률을 낮춘다. 지하철 구내에서 사람들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들소떼의 무리 중에서 한 마리가 달리면 일제히 달리게 된다. 충돌을 피하기 때문이다. 새떼나 물고기의 이동은 충돌을 회피한다.


    우주의 기본원리는 충돌의 회피다. 중력, 강력, 약력, 전자기력으로 나타난다. 열의 대류, 전도, 복사는 충돌 회피다. 열이 차가운 쪽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분자의 진동이 약한 쪽이 충돌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뜨거운 공기의 상승은 충돌 회피다. 충돌하는 쪽이 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 안에서 가스가 폭발하면 피스톤을 밀어낸다. 공간을 확보하면 충돌의 확률이 낮아진다. 물체가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 것이나 새떼의 이동이나 메커니즘이 같다. 중력은 지구와 가까운 쪽이 소립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파동이 충돌할 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파동이 나란하여 안정된 상태다. 우리는 그것을 원자로 규정한다. 그러나 겉으로 안정될 뿐 내부에 충돌을 간직하고 있다. 내부에서 부단히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즉 충돌하고 있다. 겉보기로 나란한 결맞음 충돌과 불안정한 결어긋남 충돌이 있을 뿐이다.


    불변과 변화가 있다. 불변은 눈으로 보면 된다. 변화는 생각을 해야 한다. 어른과 어린이, 과학과 주술, 문명과 야만, 지와 무지의 차이는 변화의 통제가능성에 있다. 무릇 안다는 것은 변화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세계다. 한 번 건너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변화를 통제하는 것은 힘이다. 과학은 힘의 이해와 힘의 장악에 의한 변화의 통제를 다룬다. 변화는 불변에 의지하여 변화한다. 변화 속에서 불변하는 것이 구조다. 변화는 방향전환이다. 모든 변화는 방향이 꺾이는 지점에서 멈춘다. 던져진 공은 포물선의 꼭지점에서 멈춘다.


    하나의 사건에서 변화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다섯 번 정지하여 방향을 바꾼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모든 변화는 계 내부에서 충돌의 확률을 낮춘다. 충돌하지 않는 쪽이 충돌하는 쪽을 이긴다. 나란한 쌍과 충돌하는 쌍이 대결하면 나란한 쌍이 이긴다.


    방 하나에 벽시계가 둘 이상 있으면 시계추의 움직임은 나란해진다. 지렛대의 받침점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된다. 물고기가 꼬리를 치면 머리 쪽에서 동조화 된다. 어깨에서 팔꿈치를 거쳐 손목과 손가락으로 갈수록 가늘어져야 파동이 동조화 된다. 반대로 굵어지면 부러진다.


    생각은 자연의 구조를 복제한다. 뇌 안에 저장된 정보들 사이에 충돌회피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자연은 나란함으로 충돌을 피하고 뇌는 패턴복제로 충돌을 피한다. 중복과 혼잡은 충돌이다. 복잡을 제거하면 남는 것이 구조다. 구조를 복제하여 충돌을 회피하는 것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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