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943 vote 0 2021.12.07 (17:36:01)

    구조론은 다섯 단계로 변화를 설명한다. 변화가 일어나기 전과 후가 둘이다. 각각 원인과 결과가 된다. 중간의 변화과정에 변화의 수단과 방향과 내용으로 셋이 추가되어 다섯이 된다.


    원인 - 1
    수단 - 2
    방향 - +
    내용 - =
    결과 - 3


    '1+2=3'이다. 분해하면 A, B, C 셋에 +와 =까지 다섯이다. 왜 숫자는 자리가 셋이고 기호를 포함하여 다섯이 되는가? 거리를 확인할 때는 삼각측량을 쓴다. 거기에 관측자와 관측대상을 더하면 다섯이다. GPS는 위성 세 개의 신호로 위치를 파악한다. 흔들리는 카메라를 안정시킬 때는 3축 짐벌을 쓴다. 공간은 선, 면, 입체의 3차원이다. 좌표는 X축, Y축, Z축을 쓴다. 실제로는 좌표의 원점과 점 P까지 다섯이 세트로 간다. 어떤 A와 B를 연결하려면 추가로 셋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출발점, 수단, 방향, 내용, 도착점.
    내가(출발점) 차를 타고(수단) 떠나서(방향) 간다(내용) 부산에(도착점)


    투수가 A라는 공을 던졌을 때, 타자가 B라는 방망이를 휘둘러서, C에 공이 떨어졌는데 +는 방망이에 맞았다는 말이고, =는 공이 날아갔다는 말이다. 개를 말뚝에 묶으려 해도 개와 말뚝 사이에 목걸이, 줄, 매듭이 필요하다. 변화를 헤아리려면 관측자와 관측대상을 제외하고 중간에 연결고리가 되는 셋이 필요하다. 주체와 객체 사이에 수단과 방향과 내용이 있다. 궁수와 과녁 사이에 활과 화살과 진행방향까지 셋이 필요하다.


    핵심은 변화다. 변화는 일단 둘이다. 변하기 전과 변한 후다. 거기에 변화를 격발하는 방아쇠가 있으므로 셋이다. 누가 주체이고 객체인지를 적시해야 하므로 넷이다. 변화의 내용까지 다섯이다. 다섯을 모두 진술하지 않으면 내가 밥을 먹었는지 밥이 나를 먹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말은 조사가 해결하지만 말이다.


    '내가 밥을 먹었다.'고 해도 내(원인)+가, 을(방향)+밥(수단)+먹(내용)+었다(결과)로 구분된다. 조사를 생략하면 밥이 나를 먹었을지도 모른다. 주의해야 한다. 주어를 생략하거나 어순이 조사를 대행하므로 대충 말해도 알아듣지만 말이다.


    어떤 둘의 관계를 판단할 때는 항상 3이 쓰인다. 우리는 여기서 핵심을 놓친다. 왜 둘은 빼지? 돼지셈을 한다. 돼지 열 마리가 소풍을 갔다. 소풍을 마치고 돌아올 때가 되어 엄마돼지가 세어보니 9마리다. 한 마리는 어디로 갔자? 자신을 빼고 센다. 과학은 엄밀해야 한다. 수학의 차원은 원래 1, 2, 3차원만 있었다. 0차원과 4차원이 추가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건의 복제 때문이다.


    하나의 사건이 ABCDE로 성립하지만 잘 살펴보면 ABC가 CDE를 복제한 것이다. 그러려면 BCD가 필요하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A와 E를 매개하는 B, C, D에 앞서 외력의 작용이 있고 그 외력을 ABC가 매개하는 것이다.


    개가 말뚝에 매여 있다. 말뚝 - 매듭 - 줄 - 목걸이 - 개로 다섯이 A, B, C, D, E를 이룬다. 그런데 사람이 와서 말뚝에 매고 있다면? 개가 말뚝을 부러뜨리고 도망친다면? 사람이 들어오면 개가 빠진다. 사람과 개목줄의 관계가 된다. 마찬가지로 말뚝이 부러지면 말뚝이 빠지고 개의 도주가 추가된다.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가 빠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ABC를 복제한 것이 CDE이며 그 근거가 되는 것이 BCD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 둘은 빼놓고 중간의 3만 본다. 짐벌은 3축만 쓰고, 좌표는 XYZ만 쓰고 삼각측량도 삼각만 쓴다. 그런데 인간의 눈과 카메라도 축이라는 사실이 치명적이다. 합쳐서 5축이 된다. 좌표도 원점과 P가 있다. 삼각측량을 해도 측량기사와 폴대가 있다. 항상 둘이 더 있다. 그래야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고정된 것을 관측하는데 익숙해서 중간의 셋만 체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표적이 움직이면? 움직이는 사수가 움직이는 표적을 쏜다면? 피라밋의 높이를 재는 데는 삼각측량의 셋으로 충분하다. 피라밋이 어디로 도망가지 않기 때문이다. 날아가는 새를 추적한다면?


    대포를 쏴도 세번째에 명중탄을 쏜다. 첫 번째 탄으로 자를 만든다. 두번째 탄으로 변화율을 얻는다. 세번째 탄이 명중탄이 된다. 첫번째 탄은 대충 어림짐작으로 1000미터를 쏜다. 두번째 탄은 장약을 백그램 증가시켜 1500미터를 쏜다. 장약 백그램에 포탄이 500미터 더 날아갔다면 장약을 얼마나 추가해야 타겟을 명중시킬 수 있을지 계산이 나와주는 것이다. 포반장은 알고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629 쉬운 엔트로피 김동렬 2021-12-12 3150
5628 윤석열 짐승을 타격하라 김동렬 2021-12-12 3732
5627 확률과 게임 김동렬 2021-12-11 2969
5626 원삼국의 문제 김동렬 2021-12-11 3028
5625 쥴리의 진실 1 김동렬 2021-12-10 4890
5624 사유의 법칙들 김동렬 2021-12-09 3053
5623 누가 볼츠만을 죽였는가? 김동렬 2021-12-09 3739
5622 갈릴레이의 확신 김동렬 2021-12-08 2970
5621 사건의 해석 김동렬 2021-12-08 3091
5620 설거지 당한 남자 윤석열 김동렬 2021-12-08 3708
5619 양질전화는 없다 김동렬 2021-12-07 3110
» 구조론의 5단계 김동렬 2021-12-07 2943
5617 슬픈 대한민국 김동렬 2021-12-06 4061
5616 비겁한 과학자들 김동렬 2021-12-05 3541
5615 구조론의 힘 3 김동렬 2021-12-04 3273
5614 사건의 퍼즐 맞추기 김동렬 2021-12-03 3356
5613 구조의 발견 김동렬 2021-12-02 3057
5612 우주는 너무 크다 김동렬 2021-12-02 3392
5611 쥴리 볼케이노 대폭발 김동렬 2021-12-01 4079
5610 구조론 한 마디 김동렬 2021-12-01 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