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10 vote 0 2018.11.27 (19:35:50)

      
    닫힌계를 이해하라


    사건은 마이너스로만 통제된다. 무엇을 얻으려고 노력하면 안 되고 무엇을 덜 잃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횡재를 바라지 말고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술이나 담배는 본인에게 마이너스다. 그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술을 덜 마시고 담배를 끊으면 된다. 명성을 얻고 인기를 얻는 것은 플러스다. 그 부분을 보탤 수 없다.


    무리하게 그것을 얻으려고 하면 역효과가 난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어린이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떼를 쓰면 된다. 뒹굴면 된다. 우는 아기가 젖을 얻어먹는다. 그러나 이는 부모의 도움에 의해 가능한 것이고 자력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어른이 되면 자력으로 일어서야 한다. 마이너스만 가능하다.


    덜 입고 덜 쓰고 덜 먹는 것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더 먹고 더 쓰고 더 입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하려고 하면 아기의 포지션에 위치하게 된다. 거지는 열심히 구걸하여 수입을 늘릴 수 있지만 거지신세가 된다. 필연적으로 누군가에게 종속되고 만다. 더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이것이 세상의 원리다. 문제는 마이너스를 실천하려 해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 닫힌계를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출을 줄이려면 가계부를 써야 한다. 리스크를 관리하려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플러스는 눈에 보이므로 즉각 행동할 수 있다. 떡이 보이면 남이 달려들기 전에 잽싸게 먹는 거다.


    마이너스는 보이지 않으므로 관리가 어렵다. 떡을 먹으려다가 적을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았는가? 그 부분은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 갑분싸를 저질러 놓고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므로 체계를 세워야 한다. 마이너스의 관리는 인생의 커다란 성공비결이 된다.


    그러나 가계부를 쓰고 일기를 쓰는 정도가 고작이다. 근본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은 대칭에 의해 작동한다. 남녀가 50 대 50이면 균형이 맞다. 그러나 남녀가 50 대 50이면 에너지 낙차가 없다. 남자 100에 여자 50이거나 반대로 여자 100에 남자 50이어야 커플이 된다. 여기서 미묘한 딜레마가 있다.


    균형이 맞아야 커플이 되지만 균형이 맞으면 커플이 되지 않는다. 세상은 대칭에 의해 작동하지만 동시에 축의 이동에 의한 비대칭에 의해 움직인다. 보통은 높은 확률로 남자의 돈과 여자의 매력이 조화된다. 돈 많은 남자와 예쁜 여자의 커플이 이루어진다. 현대사회는 그 반대로 가는 추세지만 정착되지 않았다.


    돈 많은 여자와 매력있는 남자의 커플로 바뀌어가는 추세지만 문화가 받쳐주지 않으므로 커플이 깨져서 솔로지옥을 겪는다. 돈 많은 남자와 돈 없는 여자라면 에너지 낙차가 있다. 이때 남자의 돈이 여자에게로 갈 뿐 그 역은 없다. 엔트로피는 일방향이다. 반대로 매력있는 여자가 평범한 남자에게 에너지를 준다. 


    이때도 에너지는 일방향으로 간다. 남자건 여자건 일방적으로 에너지가 이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향평준화 된다. 하나를 손해본다. 커플은 무조건 누군가 손해를 봐야 성립하는 것이다. 둘 다 이익을 보는 일은 없는가? 이익은 물론 가능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먼저 손해보고 그 부분을 통제해서 나중 이익된다.


    많은 경우 남자는 돈을 손해보고 여자는 매력을 손해본다. 양쪽 다 마이너스를 행하게 된다. 무언가를 잃는다. 얻는 부분도 당연히 있지만 그건 자기가 결정하는게 아니다. 무리하게 얻으려 하면 상대방에게 잘 보여야 하는데 그러다가 굴욕을 경험하게 된다. 잃는 부분만 온전히 자신의 통제권 하에 있는 것이다. 


    에너지는 낙차로 움직인다. 어떻게든 낙차를 만들어야 한다. 비대칭의 대칭을 만들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둘 다 매력이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커플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 경우 부모가 개입하여 정략결혼이나 중매결혼으로 가야 한다. 무조건 본인이 손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닫힌계의 이해다. 


    마이너스를 실천하려면 계의 존재를 알아채야 한다. 남녀가 커플이 되면 이어진다. 이어지면 계系다. 가족이든 패거리든 동호회든 이어진다. 정부는 조폭을 단속하지만 조폭의 결성은 주로 감옥 안에서 이루어진다. 단체의 조직형태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조폭은 분명히 있다. 그들은 조직되어 있다. 그리고 사건은 거기서 일어난다. 그 지점부터는 마이너스다. 사건이 일어나면 움직이고 움직이면 단절되므로 에너지는 무조건 마이너스가 된다. 내 인생 전체를 하나의 닫힌계로 조직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마이너스를 관리할 수 있다. 인생 전체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생 전체의 방향성이 드러나야 한다. 프로야구라면 공격야구를 할 것인지 수비야구를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빅볼이냐 스몰볼이냐다. 강점의 극대화냐 약점의 보완이냐다. 인생 전체에도 그런게 있다. 인생을 빅볼로 갈지 스몰볼로 갈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그러려면 인생 전체의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 


    세력전략으로 갈지 생존전략으로 갈지다. 전략에 따라서 방향이 정해지며 거기서 마이너스가 결정된다. 방향도 없고 계획도 없으면 플러스마이너스의 판단은 불가다. 인생의 답은 하향지원이다. 진로든 연애든 하향지원이 답이다. 그러려면 늦추어야 한다. 한 계단 더 올라서고 난 다음에 하향지원을 해야 한다. 


    0에서 하향하면 마이너스다. 하향이 안 된다. 100을 얻은 다음 90 정도로 하향지원을 해야 한다. 너무 일찍 직업을 정하고 너무 일찍 결혼하면 하향지원을 하려고 해도 0이라서 불가능하다. 한 단계 더 높이 올라선 다음에 거기서 기대치를 약간 낮추는게 정답이다. 서울대에 합격한 다음 고려대 정도로 낮춰야 한다.


    서울대에 합격한 다음 서울대 출신과 맺어지려면 만만치 않다. 자신에게 통제권이 없다. 다시 한 칸 올라서 로스쿨을 밟든지 하버드로 유학을 가든지다. 먼저 더 높은 세계로 올라서야 한다. 더 높은 세계로 올라서면 플러스다. 그렇다면 높은 세계의 높은 세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야 한다.


    처음부터 2층에서 출발할 수 없다. 2층에서 시작하려면 헬기 타고 낙하산으로 내려와야 한다. 처음부터 왕자로 태어나야 한다. 그러므로 신과의 일대일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서 현실을 고려하여 조금씩 하향지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천하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호연지기를 품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는 세력에서 나온다. 세력에 가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명의 편, 진리의 편, 진보의 편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애초에 높은 이상을 세워놓고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여 마이너스를 행한다. 인생은 망가지는 과정이다. 어차피 망가지므로 완전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8.11.28 (04:23:21)

"애초에 높은 이상을 세워놓고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여 마이너스를 행한다. 완전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5256
4291 구조론사람의 길 4 김동렬 2018-12-18 4445
4290 행복은 없다 image 5 김동렬 2018-12-18 4560
4289 패배자의 즐거움 1 김동렬 2018-12-17 4306
4288 계통을 일으켜라 1 김동렬 2018-12-14 4374
4287 깨달음은 에너지다 1 김동렬 2018-12-13 4528
4286 깨달음으로 가는 길 3 김동렬 2018-12-12 4216
4285 깨달음이라야 한다 2 김동렬 2018-12-10 4324
4284 형식이 내용에 앞선다 1 김동렬 2018-12-10 4747
4283 구조론은 사건의 플랫폼이다. 4 김동렬 2018-12-09 3837
4282 쉬운 그림풀이 image 1 김동렬 2018-12-07 4047
4281 아마추어의 주관과 프로의 객관 1 김동렬 2018-12-07 4072
4280 쉬운 엔트로피 1 김동렬 2018-12-06 4005
4279 의사결정비용의 문제 1 김동렬 2018-12-03 3918
4278 에너지는 방향전환이다 image 1 김동렬 2018-12-02 3947
4277 방향성의 의미 2 김동렬 2018-11-30 4361
4276 구조론은 같다 1 김동렬 2018-11-28 4037
4275 확률을 믿어라 2 김동렬 2018-11-28 4791
» 닫힌계를 이해하라 1 김동렬 2018-11-27 3910
4273 세상은 마이너스다 4 김동렬 2018-11-26 3910
4272 음모론의 권력욕 1 김동렬 2018-11-26 4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