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예송논쟁은 단순히 몇 년 상을 치루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년수 따지는 건 드러난 표현일뿐, 실제로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당시의 국제정세는 중국에서 명청 교체가 일어나고 삼전도의 굴욕이라 불리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인 왕권이 심하게 흔들리던 시기였고, 이에 사회적으로 새로운 국가 시스템의 필요가 대두되었다고 볼 수 있죠.
최근의 한경오사태에서 언론과 민중과의 관계 논쟁도 이런 점에서 예송논쟁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부인에게 단순히 존칭을 쓰느냐마느냐의 문제가 아닌거죠. 이건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민중과 언론 중에 누가 주인인지를 결정하는 문제이며, 미래 한국의 방향이 결정되는 일대 사건입니다. 절대로 밀리거나 양보할 수 없는 겁니다.
솔숲길
김정숙 여사, 김정숙 씨, 김 씨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