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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3429 vote 0 2013.08.14 (15:50:32)

설국열차에 대한 스포일러를 접한 양이 엄청 나서ㅋ^^ 영화를 보며 구성에 대한 별 특이점 은 없었다고 여겨졌다. 한 번 본 영화를 또 보고 있는 느낌? 물론 이 글도 스포일러 만빵일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그래서 설국열차에 대한 개인적 소감을 스포 일러를 접하면서 이미 궁금해 하고 있었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볼까 한다.

설국열차는 엄청 긴 열차이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부분은 대략 12개의 코스로 진행되는 것 같다.

설국열차를 기독교적 세계관에 비춰보는 이들도 있고 또 다양한 해석점 관점이 있는 것 같다. 보다보니 나에게는 불교적 관점도 보였다. 또한 이러한 여러 세계관들이 한데 버무려져 있다고 보이기도 했다. 현실의 우리의 세계관 처럼... 설국열차의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서 불교적 관점과 설계자들이 구조화시킨 세계관과 그 구조화된 세계의 파괴가 곧 새로운 토대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보여주는듯 했다.

설국열차안의 기차칸 구성은, 삼계와 육도의 세계< 삼계 (三界: 欲界, 色界, 無色界)와 육도 (六道: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즉 순환적 세계관과 결정론적 세계관이 합쳐져 있는 공간을 전제로 하여 전개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아비규환의 꼬리칸(지옥), 축생의 취급을 받으나 인간이 타고 있는 칸(현생의 인간계), 물 저장소칸과 과일나무칸 그리고 바다수족관칸 (이 부분은 자연계겸 천상계로 보아야 할듯. 이 공간은 앞칸이나 뒤칸이나 모두 공존에 필요한 공간이어서, 서로 걸쳐져 있는 공간이므로)이 다. 육도로 본 칸 구성은 이렇다고 보이며, 여기서 다시 기차칸은 삼계로 나뉜다고 보이는데, 삼계로 보자면 여기까지가 욕계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그리고 그 다음 칸부터 색계에 해당된다고 보이는데, 여기는 관념을 다루고 정신적 쾌락을 다루고 있다. 유치원 교실칸에서 설국열차의 엔진을 담당하는 윌포드에 대한 찬양 교육이 진행되는데, 이 교육에서 파시즘적은 내새를 물씬 풍기게 하고 있다. 파시즘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기차내부의 상황을 내포하고 있는듯 하다. 물 저장고칸 앞에서 일어난 학살도 파시즘적 이고, 갑자기 보이지 않던 특수한 군인들도 그렇고 비밀경찰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그렇다. 관념을 통제하고 관념을 심어주고 관념이 변색되지 않도록 주입하는 교육이 그러하다. 그 다음 칸 부터들은 이 관념에 따라 그대로 일상을 사는 풍경이다. 마치 역할극하듯 연극처 럼. 그리고 쾌락의 공간들. 화학성분의 마약중 독자들. 이 중독자들은 왜? 항상 절대권력의 문 앞에 배치되어 있는 것일까? 중독시키고 또 중독된자들이기 때문일까? 권력이든 마약이든.

무색계는 W 라는 윌포드의 엔진실이다. 이 엔진실은 순수한 관념세계의 궁극의 장이다. 설국열차는 설계자 웰포드와 길리엄의 실험장이다. 정신과 기술의 만남이 구현되는 공간인 것이다. 여기에 순수한 관념외에 다른 이물질이 들어설곳은 없다. 무색계이다. 윌포드의 관념만이 존재하며 무심하게 돌아가는 엔진소음외에 다른 소리는 없다.

소녀 요나는 기차에서 태어났기에 기차 이전의 세계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저 아빠에게 들었을 뿐이다. 커티스 일행과 아빠(남궁민수)와 기차를 전복하면서 차례로 기차칸들을 접하게 된다. 요나는 생태계의 축약판을 보게 되면서 비로소 인류문명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기차가 파괴되고 나서도 요나의 기억에 문명이 이미 습득된 것을 의미하고 전승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이미 요나에게는 문명이 잉태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기차안의 세계는 창밖으로 보이는 설국으로 변한 지구에서 - 마지막 생존자들임에도 불구 하고 설국이전에 해오던 짓 그대로 하며 살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왜? 이 열차의 설계자들은 인간이 해오던 짓을 그대로 하도록 설계 를 했으며, 인간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려 했을까? 상황이 그쯤되면 다른데 골몰할법도 했을텐데.....

커티스 일행이 꼬리칸에서 W방까지 오는 과정은 처참했다. 그러나 시간은 점차 단축되었다. 하나의 칸을 지날수록 빨라진다. W 방 앞에서 커티스와 남궁민수는 서로가 지난 시간을 어 떻게 보냈는지 얘기를 하게된다. 클라이막스 에 대한 복선이다. 인육을 먹으며 인간성이 상실된 시간 속에서 길리엄이란 보살의 등장, 그러나 길리엄은 처음부터 그 칸에 타고 있었다. 단지 때가되어 눈에 띈 것이다. 그리고 길리엄의 희생에 대하여. 눈이 녹고 있다는 남궁 민수의 주장, 화학성분의 마약이 곧 폭탄이 된다는 남궁민수, W방 문을 열 것이 아니라 기차 밖으로 난 문을 열어야 한다는 남궁민수.

W방안으로 들어간 커티스는 월포드를 만났고 그가 느낀 것은 분노와 지독한 허무였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설계자들이 설계한 기차 그리고 처음부터 설계한데로 파견되어져 온 보살 길리엄, 그리고 설계자들이 의도한 것보다 더 멀리 온 커티스 일행.

월포드의 관심은 커티스로 하여금 이 설국열차의 엔진을 보호하며 기차안의 세계를 지켜 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커티스에게는 그 허무를 딛고 마지막 미션이 무엇인가를 깨닫는거였다. 구원의 손길은 오는 것인가? 뻗는 것인가?

설계자들이 설계한 세계의 본 모습을 확인한 이들이 그 세계를 찢고 새로운 세계로의 이행은 희생이라는 것. 새로운 인류로 다시 시작하는 거.

설국이전의 인류의 모습을 기차는 마치 레코드판에 녹음하듯 새겨 놓았다. 기차는 설국 이전의 인류의 마지막 기록과 같다. 아이들에게 기차의 상황은 재생하여 틀어본 기록의 재현과 같은 것.

마약중독자들이 가상적 추위를 피하고자 덮던 모피코트를 두 아이가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딛으면서는 실제적 추위를 막는 방한복이 되었다. 요나의 아빠 남궁민수는 추락한 비행기를 보며 점차로 눈이 녹고 있다고 했다. 북극곰이 산다는 것은 인간도 곧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일 것이다.

기차를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왜? 하필 성인들이 아닌 소녀와 어린 소년이었을까? 그리고 그 주도적인 부분에서 왜 여자아이인가? 그것은 문명이란 학습의 이식과 조화와 공존에서 오는 균형감과 모성의 느낌이 있어야 생존에 있어서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 새로 시작된 인류는 생존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요나가 기차안의 기록된 인류문명의 최후의 전 승자이기 때문에 그렇다. 요나는 이미 문명을 기억속에 이식 받았으며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대를 가지고 있고,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이미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류가 다시 반복되는 인류의 삶의 패턴을 밟아간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이야기되고 있는 이야기가 미래의 이야기인지 빙하시대 이전의 이야기인지 - 그 시점이 갑자기 모호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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