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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3619 vote 0 2012.05.06 (13: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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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사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베아트리스 호헤네거라는 여성이다.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의 차는 어떠한 것일까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 시선을 가지고 책을 집필한 것 같다. 나에게 이 책이 흥미롭고 재밌게 다가온 점은 차를 마시는 사람으로서 서로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책에는 한국의 차 역사는 나와 있지 않다. 아마도 그 이유는 한국이 세계사에 등장하는 일이 별로 없고, 한국의 차 역사나 차문화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고, 서구인들에게 한국차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차는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가 되는 이유도 포함 될 것이다. 반면에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니, 불행중 다행이라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인가 한다. 하지만 불행은 어쩔 수 없이 한국도 식민지를 겪었던 고통스러운 한국사를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세계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구성을 총 4부로 정리하였는데, 제 1부는 동양의 차문화의 역사성과 가치에 관한 것이다. 제 2부는 동양과 서양의 충격적인 조우와 그로 인한 숱한 사건들에 대해서 차와 연결된 에피소드 식으로 엮어 냈다. 제 3부는 차와 관련된 유익한 정보들로 구성 하였다. 제 4부는 오늘날 차의 모습 속에서 보는 역사적 결과인 현재에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의 형식은 역사적 기록물에 의한 점진적인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흘러온 차의 대한 기록을 토대로 사실적인 역사를 풀어 내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저자가 얼마나 동양의 차에 대해 깊고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여겨졌다. 동양의 차가 서양과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저자는 역사를 충실하게 따라갔고, 자신의 관점을 갖고 차를 세계사적으로 펼쳐 내었다. 동양의 차역사와 그 안에서 파생된 서양의 차역사를 아울러서 하나의 세계사적인 관점으로 뽑아 낼 수 있다는 것은 일방적이고 우월한 시선만으로 뽑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객관적이면서 있었던 사실 그대로에서 인류가 흘러온 방향에서 반성적 시각을 획득하여 겸허하게 책을 구성하여 내었다고 여겨졌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식민지로서 차 재배 국가들이 된 나라들에 대해서 저자의 시선은 애잔하면서도 존경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인류사적인 부분에서 접근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이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화합과 공존과 상생의 길도 제시하고 있다. 식민지 국가들의 차 재배 현실과 차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므로 인해서 그녀는 서구사회가 어질러 놓은 시대적 병폐들에 대해서 책임이 있음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하여 동양과 서양이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한 잔의 차가 주는 무거움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자주색 글 부분은 개인적 소견을 표현한 부분이어서 따로 색을 사용하여 구분하였다.)

 

 

 

제 1부  동양의 차 - 중국 차 두 갈래로 이어진 정신.

 

신농으로 부터 차가 등장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기원전 28세기에 세상에 등장한 차. 그리고 시간이 오랫동안 흘러서 기원전 3세기경에 다시 차가 등장한다. 신농과 진나라 사이의 2500년의 시간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역사적 기록이나 구전이 그 사이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역사에 차가 등장한 시기는 도교와 맞물려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도교는 당나라 시대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었던 듯 하다. 물론 현재에도 영향은 있고 흔적들도 많이 남아 있다. 도가는 전국시대 때 시작된 사상이다. 도교 이념이 다른 사상들보다 먼저 사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그 시대의 불안정하고 파괴적인 분위기에 대항하는 반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도교의 도사들은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불사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가했다. 육체적으로 잘 사는 것이 영성의 중심적 요소라고 믿었다. 이러한 정신과 육체의 통합에 가장 적합한 음료가 차였다. 차는 약과 같았다. 도사들은 차를 재배하게 되었고 최초의 차 농장주가 되었다. 도관의 주변은 차나무가 자라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주로 도관 주변에 차나무를 심었다. 도사들은 다른 약초들과 차로 마을 주민들에게 치료약을 조제해 주었고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했다.

 

노자는 자신의 사상을 알아주지 않자 서쪽으로 떠나서 한곡관에 도착했는데 윤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랬동안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윤희는 노자에게 차를 대접했다. 윤희는 머물면서 가르침을 달라고 하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도덕경>이다. 이것은 한 잔의 차를 대접하여 가장 크게 환대하고 가장 큰 인연을 맺은 행위가 가장 단순하고도 완벽한 도교의 수행이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당나라 때의 육우는 도교사원에서 성장하였다. 그러다보니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도사가 되지 않고 세상으로 나와서 살았다. 그리고 현재의 절강성에서 다경을 저술하였다. 육우는 그 이전까지 차에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마시던 것에서 벗어나 차 그 자체의 맛을 음미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다경>은 차에 관한 전반적인 모든 것에 대한 것을 기술하므로 인해서 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차 연구서가 되었다. <다경>은 도가와 유가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아서 나온 책이다. ' 차가 인생 자체인 듯 마셔라 ' 라는 차의 예술성을 강조하는 도가적인 가치와 의례의 조화를 강조하는 유교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어 그런 집약적 사상들이 녹아 들어 있는 책이 되었다.

 

육우보다 약간 후대의 사람인 ' 노동 ' 은 차를 노래한 시인 이었다. <칠완다가>로 불리는 노동의 시는 육우의 다경과 함께 당의 차문화의 영광을 증명하고 있다. 칠완다가의 일곱번째이자 마지막 차 한 잔에 관한 구절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왜 분분한지는 책에서 확인하시기를 바란다.

 

(이렇게 살펴보면 중국에서 차문화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도교로 부터 이어져 오다가 유교와 융합된 하나의 갈래와, 도교로부터 이어져 온 차가 여러 분파로 나뉘어 있던 불교와 융합하고 다시 선불교가 일어나서 선불교로 통합되어 이어져 온 또 하나의 갈래이다. 물론 지금의 중국에서는 거의 전자의 형태가 만연하다고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후자의  영향이 더 컸다. 지금도 그러하다. 중국은 그 두 갈래의 차가 동시에 흐르다 다시 전자가 우세해졌다가 현재에 다시 선차(禪茶)를 받아 들이고 있다면,  한국은 삼국시대 및 신라시대와 고려 전기까지는 도교와 융합된 불교의 차 문화 였다가, 선불교 차문화로 통합되어 흘러 오다 근대에 일본의 차문화 영향을 받았으나 여전히 선불교적인 차문화 영향이 강하다. 여기에 현재는 중국차문화가 가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중국과 한국의 차문화의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선차를 언급하고 있다. 저자가 선차에 대해 조금 더 기술을 하려 시도했다면 선차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그 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선불교와 한국차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했다.)

 

저자는 차는 이천년의 동양의 지혜를 담은 정수가 되었고, 차노유는 이런 지혜를 가장 완벽하게 찬양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차문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고 나름 어느정도 그 정수를 보고 있다고 여겨졌다. ' 일본의 다도를 대체로 지나친 형식미에 빠져 있고 탐미주의에 빠져있다 비판하기도 하지만, 차노유의 의식적인 행동에 대하여 단순하게 보일지라도 쉬운 것이 아니다. 가장 숙련된 수행자도 차노유 또는 선의 본질을 완전히 표현할 수 없으며, 만약 그가 아는 것이 기교적인 기술에 따를 뿐이라면 형식주의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 '  라는 말을 인용하여 그런 비판에 항변하고 있다. (이리보면 차노유의 행위는 기교만 갖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많은 것들이 숙련되고 긴 시간이 투여된 구도속의 행위안에 마음이 들어가 있으면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 이로서 서로 이심전심 통하고 전율하여 전달되는 것일 것이다. 마음이 없이 기교만 있으면 심금을 울릴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수행, 예술의 경지가 그렇다고 생각된다.)

 

 

 

 

제 2부 서쪽에서 - 동양과 서양의 아름답지 못한 만남

 

중국에서 15세기에는 외국인을 환대했고 해양 진출을 하기도 했다. 아랍상인들은 순수하게 무역을 하기 위해 왔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16세기에 처음으로 광동항에 들어온 포르투칼 배는 아랍상인들과는 전혀 다른 불길한 징조를 가득 싣고 왔다. 포르투칼의 무역업자들은 총과 선교사를 동반하고 나타났다. 아랍상인이 무역이 목적이었다면, 포르투칼 무역업자들은 약탈적인 침략이 목적이었다. 적이 약하면 학살하고 적이 강하면 무역을 행했다. 포르투칼이 축척하는 부의 방식을 유럽의 다른 국가들 역시 따라 했다. 유럽이 바닷길을 탐험하게 된 것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의해 육로가 봉쇄되었기 때문 이었다. 지리상의 발견(대항해)이후 유럽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뻗어 나갔다. 본격적인 식민지 경쟁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이들이 교두보로 내 세운 것은 동인도 회사이었다. 일본에는 포르투칼인들이 먼저 왔으나 일본의 완강한 쇄국정책에 별 힘을 못 쓰고 대신 네덜란드 상인들만 무역을 하게 되었다. 이때 일본이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의 일이다. 일본은 그 후로 1853년 미국의 페리제독에 의해서 개항하게 된다.

 

17세기 중반 까지는 유럽에 차가 없었다. 주된 음료는 맥주와 와인 그리고 진 이었다. 물이 주된 음료가 될 수 없었던 이유는 특히 도시 지역에서 여과와 정수 시설이 발달하기 전 이었고, 물은 온갖 박테리아를 지니고 있었고, 하수도 설비는 조악하고 불충분했다. 더구나 물을 대신할 우유는 냉장고가 없어서 위험한 음료로 인식 되어 결핵 같은 병을 전염 시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주는 원료인 홉 덕택에 살균 효과가 있었고, 귀중한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진이라는 술이 크게 유행하여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시게 되었는데 사회적 병폐도 컸다. 이때 차가 구원 투수로 각광 받게 되었다. 영국에서 차를 공식 구매한 것은 1664년으로 기록되어 있다. 영국은 네덜란드나 포르투칼에 비해 차 수입이 비교적 늦었다. 영국에서 커피 하우스가 생긴 것은 1650년에 옥스퍼드에 문을 연 '파스카 로제의 머리' 였다. 그 후로 수 많은 커피 하우스가 생겨났고 커피 하우스는 200년간 존속하게 되었다. 이러한 카페들은 그 시대의 신상품인 커피, 차, 코코아를 팔았다. 사람들은 무리지어 모이는 습성이 있어서 관심사, 정치적 성향, 문학적 관심, 몸담은 사업의 종류에 따라서 그런 성향의 커피 하우스에 모여 들었다. 커피 하우스는 차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차를 귀족적인 유산계층을 위한 이국적이고 진귀한 음료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건강음료로 바꾸어 놓았다.

 

유럽에서도 처음에 차를 접할 때 논쟁이 심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논쟁도 많았고, 차를 치료제인 약으로 접근하기도 했고, 차를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는 금새 순식간에 펴져서 18세기 말에는 일반인도 차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밀수차가 유행하게 되었는데, 커피 하우스의 성공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정부는 이들을 세금을 뽑아낼 수입원으로 주목하였다. 차 세금은 평범한 사람들 까지도 차 범죄자를 만들어 내었다. 또한 동인도 회사가 차 무역을 독점하자 세금이 비싸서 일반인들은 차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밀수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소비되는 절반이상의 차가 밀수된 차들이었다. 차 밀수 산업은 처음에는 대중의 지지를 받았으나 나중에는 밀수업자들이 내부 고발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을 행하게 되자 지역민들이 돌아서 버렸다. 결국 밀수업자들은 처형되었다.

 

밀수차가 성행하자 또 다른 큰 이윤으로 위조차가 등장하였다. 차에 이물질을 섞어서 만들었다. 위조 방식의 하나는 물푸레나무 잎에 녹반과 양의 똥을 넣고 구리와 함께 끓인다. 액체에서 건져낸 잎을 말린 후 사용하기 좋은 크기가 될 때까지 밟아서 부스러뜨린다. 로 증언되어 있다. 위조에 사용된 첨가물은 이미 사용한 찌꺼기를 말린 찻잎, 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식물의 잎, 무게를 늘리기 위해 석고 , 진흙, 쇳가루, 모래, 외양을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프러시안 블루, 강황가루, 동석, 흑연, 톱밥 등이 첨가되었다. 녹차는 당시에 홍차라고 불리던 보히차(Bohea tea) 보다 위조하기가 쉬웠다. 그 결과 유럽인들은 녹차에 대한 신뢰를 잃고 홍차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밀수업자들은 비합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으나 저렴한 가격으로 영국의 구석구석 까지 차 마시는 습관이 퍼져 나가게 하였다는 나름의 공로도 있다. 위조 밀수 차에 대해 정부는 여러차례 법률을 개정하여 시행하였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것은 법을 제정하는 입법자의 무능한 이해력과 판단력 때문이었다고 한다. 차 세금 문제는 후에 '귀정법'을 마련해 해결해 나갔다. 말루라는 위조차는 차 찌거기와 '리' 라고불리는 가짜 찻잎으로 만든 차인데 '음식과 약물법'이 제정됨에 따라 사라졌다. 차 위조에 대항해 나가기 위해서 차 무게를 달아서 봉한 뒤에 신용할 수 있는 식료품상의 이름을 붙이고 포장해서 파는 방법이 나왔다. (위조차 제조를 하는 방식은 현재의 중국에 아직도 남아 있다.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위조차가 많이 사라졌다고 보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세기말에 고가의 상자에 넣은 차가 생산 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방식들이 다양화 되어 깡통과 종이상자 패키지 차를 팔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다.

 

차가 인기를 모으면서 도자기 역시 인기를 모았다. 차와 도자기, 향신료, 비단 등이 중국으로 부터 수입되었다. 온 유럽에 '쉬누와즈리'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물량이 점차로 넘쳐나자 가격이 하락했고, 그 결과 일반 가정에서도 자기 세트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유럽은 도자기 비밀을 알고 싶어 했고 중국은 비밀을 감추었다. 이렇게 되자 도자기 스파이가 생겨났고 그결과 유럽은 도자기의 비밀을 풀 수 있었다. 유럽인들은 중국 원산지를 모델로 해서 유럽인들의 독자적인 양식을 전개해 나갔다. 유럽인들은 처음에는 차접시에 차를 따라서 식혀서 마셨지만 차차로 이러한 방식이 유행에 뒤쳐지고 우아하지 못하다고 인식되자 손잡이가 찻잔에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로써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기호와 미의식을 갖게 되었다. 18세기 말에 유럽이 중국에서 도자기 수입을 그만 두자 중국의 자기 제조업자들은 난감해졌고, 유럽은 중국의 오랜 비밀 하나를 손에 또 넣게 되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은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이민을 온 이민자들의 나라였는데, 차를 마시는 티파티를 본국에서들 보다 더 열심히 하였다. 향수 때문이었다고 하고 친목과 사교 때문이었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화에 찬물을 뿌린 것은 '차조례' 였다. 이때 미국의 이주자들에게는 설탕법, 인지세법, 타운센드세법 등이 있었는데, 이것에 대해서 이주자들은 이미 분개하고 있었다. 여기에 '차조례'법은 동인도 회사가 차 무역의 고전을 면치 못하자 마련된 법안이었는데, 이 법은 동인도 회사의 차를 미국 식민지의 밀수차 보다 더 낮게 팔고 거기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법안은 밀수업자들의 반발을 샀다. 밀수업자들이 영국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캐나다와의 전쟁 후유증은 영국 정부에게 막대한 부채와 현금부족을 남겼다. 이러한 결과 미국 이민자들은 영국 정부를 거부했고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쌓여있던 분노의 표출이 ' 보스턴 차사건 ' 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민자들은 몇년 사이에 차를 끊어 버리고 대용차를 만들어서 마셨다. 미국은 독립운동을 하였고 독립전쟁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독립했다.

 

영국은 미국 식민지를 잃게되고 인도 정복을 수행 하면서 막대한 부채를 떠 안게 되었다. 중국은 영국과의 무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중국은 영국과의 무역으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차 무역에 있어서 영국과 중국은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막대한 양의 차를 수입해 가는 영국으로서는 그런 불균형을 깨는게 급선무였다. 중국은 영국의 다른 상품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직 현찰과 은괴의 형태로만 결재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무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막다른 길에 몰린 영국이 선택한 것은 아편 이었다. 서구 제국에서 가장 추악한 부분이었던 영국의 차와 아편 교역은 균형을 유지함으로 인해서 영국은 흑자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영국은 본국의 차 중독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에는 아편 중독을 퍼트렸다. 영국은 본국에서는 아편을 철저히 금지 시켰다. 청 황실은 아편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 갔다. 그러다 임칙서를 흠차대신으로 임명하여 광동으로 보냈다. 임칙서는 부패하지도 않았고 청렴했으며 사리가 밝은 사람이었다. 임무는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갔다. 그러나 영국은 무력을 준비하고 있었다. 영국 여왕에게 임칙서가 서신을 보냈는데, 영국은 전쟁을 할 좋은 빌미로 받아 들였다.

 

영국은 그동안 중국에게 자유무역이라는 서양의 개념을 받아 들이도록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이는 중국은 무역을 오랑캐들이 조공을 받치러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영국은 중국을 3억이라는 고객으로 생각했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보았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영국 외상은 여왕에게 아편이 주 교역품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으며 자유무역을 거부하기 때문이라는 명분으로 전달했다. 의회에서 전쟁 승인이 떨어지자 영국 전함은 중국으로 향했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1842년에 난징 조약이 체결 되었다. 하지만 이 때의 조약에는 아편의 합법화는 명시되지 못했다. 아편의 합법화는 1858년 제 2차 아편전쟁 결과였다. 이 때까지도 차는 중국에서 계속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19세기 후반에 중국의 아편 인구는 중국 인구의 10센트를 차지 했다. 합법적인 아편 거래가 1917년에 들어서서 종료 되었는데, 이는 인도 아편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독점적인 차 무역의 위치를 잃게 된 동인도 회사는 새로운 차 공급지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독자적인 차 생산지를 물색했는데, 식민지인 인도의 아삼 지역이 선택 되었다. 동인도 회사에서는 차 스파이를 자처한 '로버트 포천' 을 중국에 보내어 차의 비밀들을 캐내어 오게 하였다. 이때 풀린 비밀들 중에서 '블루 티' 도 그 중의 하나였는데, 블루 티는 녹차에 프러시안 안료를 써서 착색 시킨 것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인은 염색한 차를 마시지 않고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만 만들었다. 이러한 이유는 유럽의 상인들이 이윤을 위해 위조차를 원했기 때문이고, 중국 상인들 역시 이윤 때문에 거절 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은 그런 유럽인을 야만인이라고 하였고, 포천 역시 공감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포천은 중국의 음식문화( 고양이 개, 쥐를 먹는 것에 대해서)를 비판했다. 차 재배는 많은 실패가 있었다. 이 기간에 인도 고유의 차나무 종이 훼손 되어 버렸다.(자연 환경을 살피지 않고, 이윤만을 쫓았기 때문이고, 차나무에 대해서 유럽인이 전혀 지식이 없는 상태였기 때무이기도 했으며, 차재배에 관한 정보들이 그 당시에는 공유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삼에 중국종이 유입되므로 인해서 타가수분이 일어나서 아삼종의 순수성이 훼손되어 버렸다. 동인도 회사의 목표는 차 재배를 상업화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육성하여 개인 자본에 문을 여는 것이었다. 차 농장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였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일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의 문화적 풍속에 맞지 않은 생활 방식 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들여오게 되었다. 이러한 노동자들은 채무 노동 형태로 일했다. 이러한 계약은 노예계약과 다를 것이 없었다. 계약자들이 대부분 문맹인들 이었고 극빈자들 이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스스로 보호하지도 못했고, 식민지 정부도 그럴 능력이 없었다.

 

' 쿨리' 라고 불리는 차 노동자들은 만성적인 영양실조와 저 임금에 시달렸고,신체적인 폭력과 성적인 추행, 병이 들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거나 했다. 도주는 주변의 정글 환경상 불가능했다. 이러한 쿨리들의 노동력의 혹사로 19세기 말에 아삼의 34만 에이커가 다원이 되었다. 영국제국의 차는 오십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국제적인 지위에 도달했다. 인간의 희생을 딛고 말이다. 저자는 인간의 비탄에 수치를 부여할 수 있는 척도가 언젠가는 만들어 져야 한다고 적고 있다.

 

아편 전쟁 이후 본격적인 자유경쟁 시대가 돌입 하였다. 이로써 동인도 회사의 지위는 점점 격하 되어 갔다. 자유경쟁으로 19세기 전반기의 무역세계의 결정적인 요소는 '속도'기 되어 버렸다. 누가 더 빨리 화물을  많이 보내는가가 아니라 빨리 목적지에 갔다가 돌아오는가가 중요했다. 빠른 클리퍼형 범선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로써 바다 위에서 '티 레이스 시대' 가 열렸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어느 배가 더 빨리 갔다 오는지 내기를 했다. '티 클리퍼 시대' 는  차의 역사에서 서구의 공헌 중 흥미 진진했고, 아름다웠으며 가장 천진하고 낭만적인 면이라고 한다. 하지만 티 클리퍼 시대는 단명했다. 증기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티 클리퍼의 종언은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했다.중국차는 져 버렸으며 대량으로 생사는 되는 영국제국의 차가 우위를 점했다. 범선의 시대는 저물고 속도와 이윤을 추구하는 증기선으로 대체되었다. 티 클리퍼의 종말과 함께 동인도 회사 역시 종말을 맞았다. 동인도 회사의 몰락은 독점지배 체제가 붕괴될수록, 자유무역 체제가 가속화될수록 몰락의 속도도 같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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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모호한 것들 - 차의 관한 상식과 교양

 

차(cha = 茶) 라는 단어의 어원은 중국어이다. 중국어에서 똑같은 것을 뜻하는 두 개의 다른 단어가 파생 된 이유는 무역로 때문이다. 무역 루트에 따라서 차의 발음이 달라졌다. '테(te)' 는 복건성의 방언 이었는데,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을 통해 차가 '테'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다양하게 발음되다가 18세기 중엽에 'tea' 로 정착 되었다. 포르투칼은 예외인데 그 이유는 네덜란드보다 포르투칼이 먼저 중국에 갔기 때문이다. 포르투칼은 광동에 도착하였는데 광동어인 '치아(ch'a)' 를 사용했다. 이들이 가져간 차는 수출용이 아니고 포르투칼 안에서 소비되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차(cha)' 로 발음한다. 한국에서도 '차' 로 발음한다.

 

차나무의 학명은 정착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린네는 차나무를 이명법 체계를 되살림으로써 생물학계 체계를 잡았다. 린네는 1753년<식물의 종>을 출간하여 거기서 한 권에는 차나무를 '테아 시넨시스(thea sinesis)' 로 표기하고 다른 한 권에서는 차나무를 '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sis)' 로 표기 하였다. 그는 18세기 유럽에 수입된 차의 대부분이 홍차와 녹차였기 때문에 차나무에 두 가지 종이 있다고 생각했다. '테아 보헤아' 는 대부분의 홍차가 수입되는 중국의 복건성과 강서성의 경계에 있는 무이 산맥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고, '테아 비리디스' 는 라틴어의  녹색을 뜻하는  'viridis' 를 차용한 것이다. 린네는 차나무를 직접 들여와 살펴보고자 하였으나 실패가 많았다. 끝내 성공 했지만, 분류상의 혼란은 수습되지 않았다. 1818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스위트가 테아와 동백나무과가 같은 종이라는 것을 밝혀낼 때까지 큰 결실은 없었다. 차나무는 동백나무과라고 결론지었지만, 품종의 차이에 대해서는 혼란이 계속되었다.

 

아삼에서 차나무가 발견되자 아삼의 차나무와 중국의 차나무가 같은 속인가를 두고 문제가 제기되었다. 녹차 차나무와 홍차 차나무, 인도의 차나무와 중국의 차나무, 동백나무과 또는 전혀 다른 과, 이런 논쟁은 계속 되었다. 논쟁은 1905년 국제식물학회에서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다. '차나무가 어디서 자라건, 어떤 차를 만들던, 차나무는 한 종류이고, 이것을 카멜리아 시넨시스라고 부른다.' 라고 공표했다. 이렇게 차가 유럽에 도착한지 250년이 지나고 나서야 차나무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리게 되었다. 오늘날 차나무는 두 가지 변종이 인정되고 있다. 첫번째인 소엽종인 중국종은 억센 관목으로 야생에서 3미터 이상으로 자란다. 중국 남서부 운남성의 야생에서 발견된 고대 차나무는 나이가 1700년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처럼 오래 사는 것이 특징이다. 두번째인 아삼종은 비교적 키가 크고 큰 줄기를 가지며 잎이 크고 부드럽다. 아삼종은 수명이 약 40년으로 중국종에 비해 수명이 짧지만, 18미터에서 25미터까지 자란다. 아삼종은 중국 남부의 정글에서도 자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 육우가 <다경>에서 썼던 '차는 남부의 거대한 차나무에서 채취한다.' 라는 내용은 아마도 이 차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캄보디아종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발견 되었는데 아삼종의 아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종으로부터 수백 개의  잡종과 변종이 상업적 목적에 의해 개발되었지만, 모두 카멜리라 시넨시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티트리'라고 부르는 나무는 차나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첨가하자면 요즘 운남에서는 아삼종과 운남종에서 어느 지역의 종이 더 오래되고, 차나무 기원이 더 먼저 하는가에 관심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아삼종이라고 하는 차나무는 교목대엽종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영국이 아삼에 다원을 만들 때 이미 아삼종이 서식하고 있었다. 토종이 있었던 것이다. 운남에도 교목 대엽종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 먼저 교목 대엽종이 있었는가가 요즘 시대의 또 하나의 문제거리와 논쟁거리라면 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티백은 사용하기가 편리하여 각광을 받게 된 차의 한 형태이다. 하지만 차 애호가들은 티백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티백이 일반적으로 등급이 낮은 찻잎을 사용하고 있고, 대체로 파쇄형으로 티백을 만들기 때문에 잎차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티이퓨저 이지만 차 애호가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용기에 찻잎이 퍼지면서 향을 충분히 퍼트릴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차 애호가들은 찻잎이 몸부림 치면서 찻잎이 자유롭게 퍼지는 것을 선호한다. 차의 몸부림이 차의 성질을 충분하게 끌어내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홍차에서 오렌지 페코는 오렌지색이나 과일의 오렌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네덜란드인이 중국에서 차를 가져갔을 때 네덜란드 왕실의 오렌지 나소 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붙여졌다고 한다. 얼 그레이 역시 차의 색깔과는 상관이 없고, 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딴 것이다. 유럽에 최초로 소개된 차는 녹차였다. 녹차에 위조차가 많아지자 중국홍차와 인도 홍차에 밀려 났었지만 최근에는 유럽과 북미에서 다시 녹차가 부활하고 있다. 서양에서 말하는 블랙티는 중국에서는 홍차라고 불린다.

 

홍차 등급은 차의 형태에 따라 잎차, 부서진 잎차, 갈린 잎차, 분말로 분류된다. 찻잎의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찻잎은 일아인 바늘깥은 싹 부분을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FOP), 그 다음에 붙어 있는 일엽 부분을 오렌지 페코(OP),  그 다음 이엽을 페코(P), 그 다음 삼엽을 페코 수숑(P.S),  그 다음 사엽을 수숑(S)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는 차를 제다할 때 고급차의 기준이 된다.

 

홍차의 등급은 고급차일수록 잎차 형태이다. 금빛 새순인 골든 팁을 많이 함유하는 가에 따라서 등급이 매겨진다. 최상품은 ' 스페셜 파이니스트 티피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FTGFOP) ' ,  그 다음 상품은 ' 파이니스티 티피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FTGFOP)' , 그 다음은 ' 티피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TGFOP)' ,  그 다음은 '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GFOP)' ,  그 다음은 '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FOP 오렌지 페코 잎과 약간의 새순이 섞인 것)' 이다. 다아질링이나 아삼은 일년에 4번 수확한다. 첫물차는 3월 중순에서 5월 사이에, 두물차는 5월 말에서 6월, 7월까지 간다. 8월이나 9월에 여름차, 10월과 11월 초순에 가을차를 수확한다. 다아질링과 도아르스는 첫물차가 최상등급이고, 아삼은 두물차가 최고등급이다. 이는 두물차가 맛이 더 깊이가 있고  진하기 때문이다. 여름차는 맛이 더 진해서 블랜드에 사용한다. 가을차는 여름차보다 맛이 더 섬세하고 봄차와는 매우 다른 맛을 낸다.

 

잎을 분쇄하여 만든 차들의 등급도 있다. 보통 ' B (broken)' 로 약자를 쓴다.

최상등급의 분쇄한 차는 ' 골든 플라워리 브로큰 오렌지 페코(GFBOP)' , 그 다음 등급은 '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FBOP)' ,  그 다음 등급은 ' 브로큰 오렌지 페코(BOP)' 로 나눈다. 그리고 ' 패닝(F) ' 은 더 작은 조각으로 깨진 잎을 뜻한다. ' 더스트(D) ' 는 가루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더 낮은 등급을 의미한다. 이런 류의 차들도 약자로 쓴다. 대체로 낮은 등급의 차들이다. ' 브로큰 오렌지 페코 패닝(BOPF)' , ' 페코 더스트(PD)' , ' 골든 더스트(GD)' , ' 수퍼 파인 더스트(SFD)' 로 불려진다.

 

CTC 기계는 부수고, 찢고, 말고의 약자다. 잎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잎과 가지를 분쇄하여 일정한 크기로 만든다. 인도는 CTC 차의 최대소비국으로 '차이'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대부분의 차 애호가들은 CTC 차를 선호하지 않는다.

 

티 테이스터들은 차 블랜드에서 생겨난 개념이자 직업이다. 대규모 다원들에서는 자체 차 평가사를 고용하고 있다. 블랜드 차를 출시하는 회사에서는 매년 개개의 차를 식별 가능한 같은 맛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랜드차는 매년 같은 차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객의 입맛을 길들이거나 회사의 명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고, 좋게 맛이 나는 블랜드의 비법을 유지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일 종류의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를 파는 작은 차 전문점에서도 감정을 하지만, 감정을 하는 이유는 차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함이고, 자신의 고객들에게 권할만한 탁월한 특징을 찾아내어 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작은 차장들은 병배를 할 만한 장소나 혹은 다양한 찻잎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자금이나 사업장이 영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체로 대규모로 하는 회사나 대농장에서 주로 병배를 한다. 병배는 30~35가지 다른 찻잎을 섞는다고 한다.) 티 테이스터가 블랜딩을 하기 위한 차 감정사라면 티 소몰리에는 매장이나 레스토랑, 찻집에서 근무하면서 메뉴에 맞춰서 차의 품종과 차의 빈티지를 골라 맛을 평가하고, 주문한 음식에 맞는 최고의 차를 고르도록 손님에게 조언하는 일을 한다.

 

티 테이스터의 영역은 시인처럼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감각, 변화, 인상을 정리하여 섬세한 판단을 이끌어 내는 것은 과학적 결과라기보다는 창조적이며 직관적인 과정의 결과에 가깝다고 한다. 티 테이스터가 내리는 평가는 정량적이기보다는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것 같은 말로 하는 경우가 많다. 테이스터의 어떤 차에 대한 평가는 계량화할 수 있는 종류의 언어나 맥락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아주 정확하다고 한다. 티 테이스터의 일과는 아침 일찍 시작되는데 그 때가 제일 감각이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가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은 기초 준비와 차를 우리는 시간 뿐이다. 평가 자체는 수초 안에 이뤄진다고 한다. 티 테이스팅은 눈 깜짝할 사이에 평가를 내리는 직업이다. 예비관찰을 거치면서 수집된 모든 요소들인 색, 향, 미, 감촉, 외양 등은 미결정 상태에 두고  마지막 과정인 테이스팅에서 순식간에 확정되거나 이의가 제기되거나 한다고 한다. 1회의 감정 작업에서 20~30차례 되풀이 된다고 한다. 그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미뢰를 깨끗하게 만들 목적으로 바나나나 사과를 먹는다고 한다. 그 후 테이스터는 새로운 작업에 들어간다.

 

차를 위한 물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수인가 연수인가 이다. 물에 포함된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미네랄의 함량도 맛의 요인이 된다. 또한 물의 함유된 염소와 유황 같은 화학약품도 맛과 향에 영향을 준다. 수질 정보는 수도 회사를 통해서 얻으면 쉽다. 일반적으로 경수는 차에 맞지 않는다. 물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우며, 제거한다고 좋은 차가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세계에는 자연수로 축복받은 지역이 있는데, 잉글랜드 북부, 뉴욕시의 물의 경도는 1-5GPG이다. 경수 지역이나 인공적인 연수 지역에 산다면 이온 연수기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식수로는 중간 경도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한다. 논쟁은 웰빙 영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차의 관한 한은 맛 뿐만 아니라 맑은 찻물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연수가 바람직하다. 모든 티 테이스터가 좋은 한 잔의 차에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물의 미네랄 함량은 물의 특징적인 맛과 색, 향을 결정하며 양은 지역마다 다르다. 이는 전용함유농도(TDS)에 의해 수치화 되며, 부차적으로는 심미적인 기준으로 인식한다. 미국의 TDS가 500ppm이다. 지하수는 500에서 2500ppm, 빗물은 10에서 30ppm 정도이다. 일부 차 애호가들은 이상적인 TDS는 30~50ppm보다 높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의견은 TDS가 200ppm 까지는 허용범위로, 차맛이 평범해지지 않으려면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한다.

 

물맛의 선택은 개인의 기호의 문제이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차를 끓이기 위한 물이라면, 미네랄이 남아 있는 쪽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객관적인 실험을 위해서만 증류수를 사용할 뿐이지, 일반적으로 차를 위한 물로 선호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는 왜 역삼투성 필터가 찻물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 아닌지도 설명한다. 그것들은 수돗물에서 거의 모든 것을 제거해서 증류수와 유사한 물로 만들기 때문이다. 공공수돗물에 관한 가장 큰 불만은 염소 문제이다. 수인성 박테리아 같은 치명적인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염소를 사용한다. 현재는 클로라민을 사용하기도 한다. 염소보다 맛과 냄새가 적고 위험한 부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육우는 차를 위한 물을 끓이는 단계에 대해서 엄밀하게 정의 했다. 찻물이 끓으면 물이 끓는 소리를 분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물 온도로 차맛을 떨어뜨리기 쉽다. 완전히 펄펄 끓는 100도의 물로 우려야 좋은 차는 홍차와 아주 일부의 단차 정도이다. 물을 일정시간 끓게 두면 안되며 끓자마자 찻주전자에 부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물을 너무 끓이면 산소 함유량이 줄어서 미네랄 농도가 높아진다. 어떤 식으로 말하든 갓 끓인 물이 가장 좋은 것이다. 오룡차는 비등점에 가까우나 완전히 끓지는 않은 물 80~90도가 적당하고, 녹차와 백차는 김을 내고 있지만 완전히 끓지 않은 물 70~75도를 사용해야 한다. 이미 끓인 물이라면 잠시 두어서 몇분 정도 식힌 뒤에 차를 우려 낸다.녹차와 백차의 섬세한 향은 끓는 물에서 쉽게 파괴된다. 일반적인 범위 내에서 우리는 방법은 개인적인 기호에 달려 있다. 차를 우리는 법과 시간은 단지 쓴맛과 떫은 맛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자유로운 실험이 개인적인 기호를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물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생기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과감한 차 애호가는 약간의 찻잎과 적합한 시간, 적합한 물로, 신비로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자기 입맛에 맛는 차맛을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떤 차에 카페인 함량이 많은지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보통 녹차보다 카페인이 적은 걸로 분류되는 백차는 카페인이 매우 낮은 차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어린 잎이 성숙한 잎보다 카페인을 더 많이 함유한다. 백차는 대부분 어린 잎과 싹으로 만든다. 홍차에서 진한 맛이라는 것은 카페인 양보다는 차탕의 어두운 색과 자극적인 맛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카페인 양을 다르게 만든 것은 차 한 잔을 우리는데 사용한 찻잎의 양이다. 녹차와 백차가 홍차보다 찻잎을 적게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찻잎의 양 때문인 경우가 많다. 또한 우리는 시간을 짧게하면 용출되는 카페인의 양이 적게 된다. 커피와 비교하면 차보다 커피는 커피 콩이 더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1파운드의 커피콩에서는 40에서 6잔이 나온다면, 차는 180에서 200잔의 차가 나온다. 그래서 커피보다 차가 카페인 함량이 낮다는 상식은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차는 커피의 온화한 대용품으로 생각된다. 차는 대체로 평화로운 느낌을 주고 커피는 활발하고 생생한 이미지를 불러 일으킨다. 무엇보다는 다도는 있어도 커피도는 없기 때문이다.

 

 

 

 

제 4부 차의 현재 - 대규모 차농장 차노동자들의 환경과 공정무역 및 유기농법, 그리고 차 한 잔의 희망.

 

 

전 세계적으로 차 재배 면적은 620만 에이커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89%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프리카와 남미에 있다. 오늘날 차 산업의 주역은 인도와 중국으로 전 세계 차의 반을 생산하며 케냐와 스리랑카도 주요 수출국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홍차 생산국이지만 대부분이 국내에서 소비되어 생산량의 20%만 수출된다. 2004년 세계 차 생산량은 320만 미터톤에 이르렀는데, 이는 40년 전의 생산량의 3배에 이른다. 

 

현대인 대부분이 차 한 잔을 즐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노동 조건과 생활환경이 얼마나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수준인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인도를 예를 들자면 차산업이 철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생엽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2000개의 어린 잎을 따야 한다. 1kg의 건조한 잎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4kg의 생엽이 필요하다. 매일 30kg을 따야 한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6만번의 1창2기를 따는 행동을 되풀이 해야 한다. 차 노동자들의 시적인 환상과 화려한 사리를 입고 행복해 보이는 차 따는 여인들의 이미지는 세계 곳곳에서 마케팅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대규모 다원의 엄격하고 황량한 노동만이 현실이다.

 

차산업의 노동문제는 인도 대륙의 대규모 다원 시스템에서 가장 현저하다. 이 지역의 차 산업은 이주노동자의 존재 위에서 구축되었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지역에서 온 노동자들이 북동부 대농원으로 이주했다. 스리랑카의 차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그 지역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지만 여전히 이방인이다. 거기서 차노동자들은 하층민 취급을 받는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당하며 선조들의 고향으로 돌아 갈 수도 없고, 선조들의 출신지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리고 차 노동자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열악하고 궁핍하다. 대규모 다원들은 초등 교육은 의무화 되어 있지만, 중등 교육은 제공하지 않는다. 교육 받지 못한 자녀들이 더 나은 직업을 찾을 가능성은 없다.

 

이러한 사태를 더 악화 시키는 것은 전세계 차 시장에서 차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낮은 차 가격은 과잉공급이 아니라 불분명한 경매 체계 때문에 거대 바이어 사이에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려는 입찰 가능 공모 가능성을 시장 조작이라는  악습에 노출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비평가들은 차의 소매 가격이 점점 오르는데 비해 경매 가격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비판이 일면 경영자의 노력은 농장의 생산단가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 또한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이러한 이유로 커피처럼 차도 공정무역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무역에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공정무역은 점차로 실질적으로 차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 시키고 있다고 한다. 공정무역 차 한 잔을 선택하는 단순하면서 의식 있는 행위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차 한 잔은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식민지 악습과 오늘날 완강하게 흘러가는 '자유시장'이라고 불리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공정무역은 사회적으로 무시되었던 생산자와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소비자 사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주는 다리이며,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행위이며, 우리에게 물건을 제공해주는 지구 전역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미소를 보내는 작은 신호이기도 하다. 충돌과 갈등이 일상화된 지구촌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선택이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생존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한 잔의 차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차의 정신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들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동북 아시아 국가들도 차 노동과 세금으로 고되었던 시절들이 있었다. 하지만 차는 꾸준하게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과 부단하게 소통하였고, 깊이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차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차가 가지는 정신 세계를 존중하게 되었다. 하여 오늘날 동북 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차를 만드는 사람이나 마시는 사람이나 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그 차를 만드는 것에도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차는 상품 이전의 큰 의미가 있는 것이며 정신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제로 조성되고 이주 노동자들의 희생과 죽음으로 일구어진 대규모 농장들의 농장주들에게 차의 정신은 이식되지 못했나 보다. 하나의 음료에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은 차 뿐이다. 그리고 동양은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는 그런 동양의 정신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으니, 서양에도 동양의 차 정신은 어느정도 이해가 되어가고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공정무역과 동시에 세계 차 재배지들은 유기농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나라들은 대규모 이나 농사를 지은지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직은 토양이 건강하다고 볼 수 있으나 동양은 수천년전부터 농사를 지어 오고 있으며 그 땅을 지속가능한 터전으로 땅에 자연적인 영향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서양은 동양의 그런 땅의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유기농 차를 선택하는 것은 건강 이상을 위한 것이다. 그것은 자연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선한 행위이자 생명에 기여하는 것이며, 병든 지구를 위한 자각적인 행동인 셈이다. 보통 유기농은 3년의 과정을 거친다. 경우에 따라서는 4~5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러한 때는 전환기 유기농차라고 한다. 그리고 전환기 과정이 끝나면 산출량도 더 많아진다. (아삼에 영국이 저질러 놓은 많은 문제거리들에 대해 영국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반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싱포족에게 전해지는 차는 그들이 차를 만드는 방식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오랜 기간 차를 마셨는지 모른다. 하지만 싱포족은 유기농법으로 현재 차를 재배하고 있고, 싱포족에게서 영국제국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던 운명적인 날로부터 이백년이 흐른 지금에 싱포족에게 다시 희망이 찾아오고 있다. 차가 있는 곳에 희망도 있다.

 

차는 선을 수행 하는 것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긴 시간을 거치면서 지혜와 깊이를 갖게 되었다. 단순한 치료약에서 시작해서 사교계의 총애받는 음료로 , 개인의 미의식의 표현으로, 종교의식의 대상으로 다양하게 변화했다. 그리고 전략상의 도구로, 국제적 상품으로, 노동쟁의의 원인으로, 오천년에 걸친 신화와 전설로, 역사와 정치의 가교이기도 했다. 차는 천상의 음료이자 인간 본성의 물질적인 모순을 구체화하는 것이기도 했고, 심오한 영적 정신과 무한한 탐욕, 지고의 예술성과 위험한 공격과 폭력, 세련된 친절함과 환대, 물질적 이익을 추구한 가혹한 거래의 대상이기도 했다. 틱낫한이 말하는 진정한 음다를 수행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한 세계의 어느곳에서 온 차이든, 우리는 지금 이곳에 실재가 되며, 이때 생명은 진실로 우리 것이다. 한 잔의 차 안에 존재하는 위대한 선물.

 

 

 

 

 

맺음 - 동양의 차 정신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고....

 

보기보단 책의 내용이 두꺼워서 읽기에도 시간이 다소 소요되었다. 그런데 이런 책을 매끄럽게 잘 번역하여 주신 조미라님과 김라현님 께도 감사드린다.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 대략적인 정리를 한 이유는 차에 이제 입문하시거나 혹은 차를 알고 싶어하시는 분들께서 책을 읽으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대략 정리된 내용을 한 번 읽어보면 책을 읽을 때 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분적으로 접하는 것보다 하나의 연속성을 가지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단편적인 정보 보다는 단일하게 모여 있는 정보가 유리한데, 그것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 권의 책을 통하여 잘 정리된 내용들을 연결시켜 가며 읽어 내는 것이 전반적인 이해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식이 되는 것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고, 역사적으로 이어져온 그 연결성과 사건이 격발되는 모티브들을 알아야 더 생생하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차의 세계사는 차의 관한 상식과 차의 역사를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차가 생산되지 않지만 식민지를 차 농장으로 개간한 영국의 차문화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차의 세계사는 차 교양 서적으로 그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차 노동자들이 현실을 고발하고 공정무역의 당위성을 알리고 죽어가는 토양을 살리고자 하는 유기농법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함이라고 한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차를 마시는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된다. 차의 역사에서 동양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동양과 서양의 만나는 역사도 중요하다. 16세기~ 20세기 까지, 인류는 너무도 많은 일들을 해치웠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고통의 시간들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제 이런 역사의 한 부분을 차 역사에서 배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서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어도 될 듯 싶기도 하다. 동양의 차 정신이 많은 부분에 이로움을 전해 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2.05.06 (13:37:30)

와 대단해요.

이렇게 정리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렸을텐데...      

(차 관련 카폐나 서점사이트에도 올려주세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05.07 (02:56:30)

ㅋㅋ...A4 용지 17장....쓰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하루종일 자고 조금 전에 일어나서...

다른데 책 사이트들은 비번이 생각 안나서 세군데만 올렸고, 블로그, 카페 트윗, 페북....할 것은 다 했어요.

아~ 어려버...

책 잘 읽었어요. 좋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되었어요.

번역하느라 고생 많으셨을 듯 해요.^^

[레벨:4]당당

2012.05.07 (08:09:53)

이렇게 상세한 요약을 하는 독서방식도 가끔은 필요할 것 같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05.08 (01:35:37)

ㅋ~...네. 때로는 한 번 해보면 나름 도움이 되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8]귀족

2012.05.07 (13:54:55)

옴마나 요약도 저렇게 하려면 풍부한 지식과 교양이 필요한데 대단하시네여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05.08 (01:36:51)

ㅎ~...감사해요. 읽어 보시면 다 그런 지식과 교양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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