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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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238 vote 0 2012.12.12 (01:50:38)

    이번 선거 이길 수 있다

 

    이번에 재외국민 투표율이 지난 총선의 두 배를 넘었고, 또 최근 젊은층 투표참가 의사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언론사 여론조사로는 대략 3퍼센트 안팎으로 지고 있는데, 설사 그게 맞는 조사라 할지라도 투표율 5퍼센트만 더 끌어올리면 우리가 이깁니다.

 

    ###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민심에도 구조의 결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거죠. 그러므로 고수들은 판을 뻔히 읽을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의 법칙은 늘 말하는대로 결정하기 쉬운 쪽으로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민심의 결은 민심을 반영시키기 좋은 쪽으로 작용합니다. 알 수 없는 민심을 구체화시켜 뚜렷한 형태를 드러내는 쪽으로 민심은 작동합니다.

 

    예컨대 이런 거죠. 포털사이트 네티즌 영화 평점은 믿기 어려운 것이 10점 아니면 0점을 주는 네티즌이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전문가 평점은 적절한 점수를 주는데 문제는 이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네티즌들은 오히려 전문가 별점이 낮은 영화만 골라보기도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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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은 10점 아니면 0점을 주지만, 수만 명이 점수를 주면 평균값은 정확한 점수가 나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망신당하지 않으려고 무난한 점수를 주기 때문에 하나마나한 평가가 됩니다. 변별력이 없다는 거죠.

 

    네티즌이 10점 아니면 0점을 주는 극단적 평가를 해도 7명이 10점을 주고 3명이 0점을 주면 평균하여 7점이 됩니다. 실제로는 정확한 값이 나온다는 거죠. 여론조사도 이와 같은 법칙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여론조사를 못믿어 하지만 고수라면 그래도 정확히 판세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분명히 의미있는 데이터입니다.

 

    요즘 TV 오디션 프로에도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데, 전문가 의견과 시청자 의견을 반반씩 반영할 경우, 전문가들이 대략 엇비슷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시청자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거죠.

 

    시청자는 0점 아니면 100점을 주는데, 전문가들은 일단 기본점수 80점 깔아주고(여기까지 올라왔다면 일단 기본실력은 인정받았으니까 하는 핑계를 댐.) 기본깎기 10점을 빼고(만점 주면 다음에 더 뛰어난 실력자가 나타났을 때 평가가 곤란해지는 코마네치 현상이 일어남. 몬트리올 올림픽 때 코마네치가 체조에서 기적의 심사위원 전원 10점만점을 받아서 전광판에 1점<1.00>으로 표기되자 잠깐 소동이 일어남. 10점 칸이 없기 때문. 이후 다른 사람이 비슷한 연기를 하면 모두 만점을 받아 점수 인플레가 일어남.) 나머지 10점으로 변별하려 하니 의미가 없는 거죠. 제대로 하려면 전문가들도 잘 하면 만점을 주고 아니면 0점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첫 번째 선수에게 만점을 주었는데 뒤로 더 잘하는 선수가 줄줄이 계속 나오거나, 혹은 더 못하는 선수만 계속 나오면 이미 점수를 매긴 앞선수 점수를 소급하여 조정할 수 없으므로 그렇게 못합니다. 만약 첫 선수에게 0점을 주었는데 실은 그 선수가 제일 잘했다면?

 

    여론조사도 국민들은 10점 아니면 0점을 줍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51 대 49로 아슬아슬한 값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뚜껑을 연게 아니고, 10점 아니면 0점을 주는 중간 여론수렴 과정인 거죠. 여기에 의미있는 방향성이 있습니다. 그 방향성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긍정적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유권자들이 문재인 아니면 박근혜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단세포여서 이 정도 고도의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선두주자 한 사람을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어서 떨어뜨리기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2002년에는 노무현이 그 나무에 올라갔고, 올해 미국에선 오바마가 올라갔습니다. 이때 여론조사로는 10점 정도의 큰 차이가 나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51 대 49로 아슬아슬해집니다.

 

    네티즌 영화평점은 영화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 아닙니다. 반대입니다. 네티즌은 거꾸로 다른 사람에게 영화에 대한 정보를 묻고 있는 거죠. 가치평가가 아니라 관심도 평가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응수타진이라 이겁니다.

 

    우리가 신문을 보더라도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동시에 비교해보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한국일보처럼 중립적인 신문을 보면 뭐가뭔지 판단을 못합니다. 차라리 편파보도가 낫다는 거죠. 양 극단을 살피면 대략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머리와 꼬리를 확보하면 몸통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네티즌이 10점 아니면 0점을 주는 것은 그 영화를 볼까말까 하는 판단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거죠. 그 의도가 중요합니다. 의도는 방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반영한다는 거죠. 그러므로 확보된 데이터를 그래프로 그려서 추세를 보아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보나마나 51 대 49지만, 사전 여론조사에서 51 대 49가 나오면 유권자의 판단에 보탬이 안 됩니다. 그 여론조사를 보고 중립적인 위치에 선 중도유권자가 아무런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거죠. 밴드왜건이건 언더독이건 자기 포지션을 정할 수가 없는 거죠.

 

    지난 2002년은 노무현에 대한 찬반투표였습니다. 이번은 박근혜에 대한 찬반투표입니다. 이때 찬반투표의 대상이 된 사람, 나무에 올라간 사람은 7퍼센트 이상 확실한 격차를 벌려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찬반투표이므로 51퍼센트를 넘기지 못하면 실제로는 지고 있는 겁니다. 지금 여론조사는 결국 박근혜를 찍을거냐 안찍을거냐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은? 애초에 판단대상이 아닙니다. 앞선사람의 점수만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이런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앞서있는 쪽이 확실한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 막판에 따라잡히는게 보통입니다.

 

    숨은 야당표란 이런 유권자 심리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야당표가 숨어 있는게 아니라, 당시에 상황을 주도하는 즉 주된 평가대상이 된 한쪽이 여론조사에 과잉대표되는 현상입니다. 한번 놀아보라고 기회를 주는 거죠. 그 판단대상이 기회를 잘 살리면 밴드왜건으로 가고 반대로 기회를 못 살리면 언더독으로 갑니다.

 

    대선은 떨구기 게임입니다. 이번에는 박근혜가 나무에 올라갔고 박근혜는 최소 7퍼센트 이상 벌려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 네티즌 -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하는 잠재관객들에게 확실한 판단을 주기 위해 과잉된 의사표현을 하는게 결과적으로 잠재관객의 판단에 보탬이 된다.

 

    ◎ 전문가 - 망신당하지 않으려고 기본 점수 깔아주고, 또 형평성 고려해서 기본깎기 들어가기 때문에 변별력이 없어서 잠재관객의 판단에 보탬이 안 된다.

 

    ◎ 대선전 - 선두주자를 나무에 올려놓고 찬반의사를 표시하여 중도유권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를 가지므로 선두주자가 과잉 대표되나, 대신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유권자가 확실한 자기포지션을 정할 수 있게 돕는다.

 

    왜 일이 이렇게 되는가 하면 유권자들이 자기가 행사하는 한 표의 가치를 극대화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극단적인 점수를 줘야 독자들이 궁금증을 발동해서 140자평을 읽어보게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에게 확실한 의사표명을 하려고 하는 거죠. 만약 여론조사가 51 대 49로 애매하게 나오면, 엎치락 뒤치락하며 매일 선두주자가 바뀌어서, 선두주자를 떨구려는 중도유권자의 생색이 안 납니다.

 

    5 퍼센트 이상 격차가 나 있을 때, 약자를 지지해서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켜야 자기 한 표의 가치가 극대화 됩니다. 그러므로 유권자는 오직 선두주자의 찬반에만 관심이 있는 거죠.

 

    언더독효과는 약자를 돕는 건데, 도무지 누가 약자인지 헷갈리면 약자를 도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권자는 미리 확실한 게임의 구도를 정하는 것이며 보통은 미리 강자를 정해놓고 떨구기 게임을 합니다. 그게 더 쉬우니까요.

 

    그러므로 강자로 지목되어 떨구기 게임의 대상이 된 사람은 1퍼센트 아슬아슬하게 우세해도 지표로는 7퍼센트 우세로 나타나며, 3퍼센트 안팎의 우세이면 사실상 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유권자의 이런 행동특성은 중도유권자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누가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어서 떨구기 게임의 대상인지 정확하게 찍어주는거죠. 박근혜를 떨구어라. 이것이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의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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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는 지지도를 알려주는 조사가 아니라 이번 대선이 누구를 떨구는 게임이냐를 묻는 게임구도 조사입니다. 선두주자가 5퍼센트 이상 격차를 벌리면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 이하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게임입니다. 여론조사는 중도유권자에게 선두주자 떨구기 게임에 참여할지 아니면, 선두주자 지키기 게임에 참여할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5퍼센트 이상 격차면 밴드왜건으로 가고 3퍼센트 이내면 언더독으로 갑니다. 그래야 자기 한 표가 의미있게 되니까요. 짜릿하다는 거죠. 

 

 

http://gujoron.com/xe/?mid=Moon




프로필 이미지 [레벨:10]mrchang

2012.12.12 (09:58:17)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떨고 있다고 봄.
이 정도라도 알고 있으면 다행.

from iphone

[레벨:10]하나로

2012.12.12 (20:16:16)

여론조사 못 믿는다. 어딘 7-8프로차 어딘 박빙 근사치가 없으니 여론조사도 여론조사를 받아야한다. 이거 뭐 신뢰성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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