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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434 vote 0 2018.01.14 (21:39:19)

     

    구조론은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구조론은 맞게 말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수학은 옳은 셈이다. 왜냐하면 수학은 옳게 셈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학이 틀릴 수도 있다. 조선시대 수학이라면. 그러나 그 시대 기준으로는 가장 맞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기준으로는 구조론이 가장 맞는 말하기다. 


    수학자만 수학을 비판할 수 있다. 만약 수학자 아닌 사람이 어떻게든 수학의 오류를 찾아냈다면 그는 이미 훌륭한 수학자다. 그 사람이 수학을 싫어한다 해도. 그것은 개인이 지금 결정하는게 아니라 시스템이 이미 결정해놓고 있다.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구조론만 구조론을 비판할 수 있다. 


    구조론을 비판하려면 먼저 구조론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다. 구조론의 출발점은 언어학이다. 구조론 바깥에서 구조론을 건드리려면 언어가 아닌 다른 것으로 덤벼야 한다. 주먹으로 덤빈다면 모르되 말로 덤비면 그 말의 주인이 되는 구조론에 제압될 수밖에 없다. 구조론이 언어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구조론의 말하기는 자연의 말하기를 복제하고 있다. 자연의 말하기는 언제나 옳다. 해가 거짓으로 뜨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러므로 구조론도 언제나 옳다. 자연에 거짓이 없는 이유는 자연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전체가 하나의 통짜덩어리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왜? 얽혔기 때문이다. 그것이 구조다.


    우리는 나무 한 그루를 구분하여 말하지만 사실 자연은 에너지에 의해 햇볕과 흙과 물과 나무가 서로 얽혀 있어서 딱 분리해낼 수 없다. 우리는 돌덩이 하나를 분리해낸다. 실제로는 중력으로 지구와 엮여 있다. 우리가 돌의 고유한 성질이라고 믿는 무게는 실상 지구의 성질이다. 자연의 얽힘이 바로 구조다. 


    구조론이 언제나 옳은 이유는 자연의 얽힘을 복제하여 얽어서 말하기 때문이다. 자물통과 열쇠가 각각 있다면 거짓일 수 있지만 세트를 이루면 거짓은 없다. 참이란 바로 그러한 얽힘을 말하기 때문이다. 저울의 눈금이 일치한다는 것은 지구의 중력에 의해 대칭으로 얽혀 있다는 말이다. 구조는 곧 참이다.


    비트코인이 해킹되지 않는 것은 데이터가 분산저장되기 때문이다. 즉 얽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렇듯 자연의 얽혀 있는 성질을 복제하여 사용하면 거짓은 없다. 그것이 구조론이다. 그런데 우리는 얽혀 있는 자연을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으로 각각 받아들이면서 제 멋대로 분리해서 저장한다.


    뇌에 정보를 저장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뇌구조가 자연을 그대로 복제하지 못하고 눈의 빛과 귀의 소리와 혀의 맛과 코의 냄새와 몸의 촉각을 별도로 입수해서 나중에 합성하다보니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되었다. 이는 뇌의 한계이자 진화의 한계다. 인간은 자연을 그대로 복제할 정도로 진화하지 못했다.


    자연은 3D 입체로 존재하지만 인간의 눈은 2D 평면으로 인식한 다음 뇌에서 다시 3D로 해석하는 복잡한 돌려치기 방법을 쓴다. 그러므로 시야의 촛점 주변부는 흐릿하다. 인간은 절대 자연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뇌가 2D로 보고 3D로 해석하듯이 인간은 구조론으로 재해석해야 인식의 오류가 고쳐진다.


    구조론은 필자가 꼬맹이였던 시절 인간이 쓰는 언어의 괴악함에 충격을 받아 고안한 것이다. 필자가 방법은 자연의 탄생과정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었다. 자연은 얽혀 있으니 부모와 자식은 탄생과정에 얽힌다. 웹 페이지는 복제본과 원본이 링크로 얽힌다. 탄생과정의 얽힘 고리를 추적하면 참에 이른다.


    아홉살 때 세상이 곧 메커니즘임을 알아채고 구조론의 어떤 가능성을 보았다. 아이디어를 조금씩 모았다. 열여섯 때 린네의 생물분류법을 공부하다가 무생물의 분류에 착안하였다. 생물이 진화경로를 따라 분류된다면 마찬가지로 무생물은 탄생경로에 따라 분류되어야 한다. 모태가 없이 태어난 존재는 없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처음 에너지를 유도하면서 자궁의 역할을 하는 무언가는 반드시 있다. 어떤 그것은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절차가 반드시 있으니 무생물에 있어서 그것은 의사결정구조다. 필자는 처음 인간 언어의 결함을 보고 구조론적 사유를 시작하였다. 인간의 말은 자연의 말을 복제해야 완전하다.


    자연은 어떻게 말하는가? 인간은 대충 눈치코치로 대충 알아듣지만 자연은 그런거 없다. 자연은 엄격하니 완전성이 있다. 컴퓨터는 C언어로 출발했다. 컴퓨터 언어는 언제나 옳다. 언어가 틀리면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완전성이다. 자연의 언어도 같으니 언어가 틀리면 작동하지 않는다. 


    식물은 씨앗을 싹 틔우지 않고 동물은 출산하지 못한다. 생물의 언어체계인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무생물도 나름대로 대칭과 호응이라는 언어체계를 갖추고 있으니 그것이 다섯 개의 매개변수 곧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자연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가? 자연은 사건의 통제가능성을 따라간다.


    곧 에너지의 방향성이니 엔트로피다. 자연은 결따라 간다. 원인에서 결과까지 사건을 진행시키는 에너지의 결이 있다. 쉽게 말하면 자연이든 인간이든 의사결정하기 쉬운 쪽으로 의사결정한다. 옳은 쪽이 아니라. 물은 어디로 가는가? 물방울을 떨어뜨려 보자. 물이 처음부터 곧장 바다로 내달리는 것은 아니다.


    물방울은 처음 사방으로 흩어지지만 이윽고 한 방향으로 수렴된다. 왜인가? 빠른 방향이 느린 방향을 이겨버리기 때문이다. 패배한 쪽은 승리한 쪽에 흡수된다. 물은 가장 효율적인 방향을 찾아내고 만다. 마찬가지로 구조론의 매개변수인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가장 효율적인 방향이다.


    단 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 혹은 전면전이냐 국지전이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부분의 승리가 도리어 전체에서의 패배로 되는 수가 있다. 이 지점에서 인간은 자연을 능가한다. 그 경우 자연은 순전히 확률에 지배된다. 인간은 전략을 쓴다. 알파고는 확률대로 두지만 인간은 임의로 데이터를 조작해낸다.


    가짜 확률을 알파고에게 학습시킬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 허위정보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의 의사결정은 대칭과 호응에 따른 효율성을 따른다. 자연의 의사소통은 확률을 따른다. 인간의 의사결정은 고도의 전략을 쓴다. 그러나 인간도 여럿이 뭉쳐 사회를 이루면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가 된다. 


    대부분의 집단은 단지 결정하기 쉬운 것을 결정한다. 자유한국당은 왜 유승민을 버리고 홍준표를 선택했을까? 그것이 잘못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홍준표를 선택하는 것은 그것이 가장 쉬웠기 때문이다. 유승민으로 결정하면 반드시 류여해 같은 자가 나타나서 방해한다. 무엇인가? 


    자유한국당에 자유한국당이 아닌 자가 더러 섞여 있다. 당원이면서 당에 충성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자가 무수히 있다. 그런 자를 가려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기술로는 무리다. 자유한국당은 류승민을 밀고 싶지만 그 경우 불순분자가 내분을 야기하므로 현실적으로 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회사라면 불순분자를 해고하면 되지만 당원은 짜르기 어렵다. 반대로 뛰어난 집단은 이 문제를 지도자에게 위임하여 고도의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 당에 충성하지 않는 자를 가려내는 기술이 있다. 그것은 부단한 내부토론과 경쟁이다. 민주당은 이 방법으로 노빠세력이 불충분자를 국민의당으로 쫓아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라 불리는 보다 뛰어난 기술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의도적으로 전략을 쓸 수 있다. 전략이란 역시 자연의 얽힘을 활용하는 것이다. 자연은 얽혀 있다. 전체가 통짜덩어리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거짓이 없다. 인간도 얽혀 있다. 그러나 충분히 얽혀 있지 않다. 더 많이 얽힐수록 유리하다.


    중국은 15억 인구가 얽혀 있다. 매우 유리하다. 그러다가 제국주의 된다. 제국주의는 형식적으로 얽혀있을 뿐 내용적으로는 얽혀 있지 않다. 얽는 기술이 받쳐주지 못한다. 민주주의가 얽는 기술인데 말이다. 15억 중국인구 중에 시진핑에게 직접 자기의견을 말하여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열 손가락 안쪽으로 봐야 한다. 중국은 15억 인구의 잠재한 역량을 끌어쓰지 못한다. 얽혀 있는척한다. 그게 전쟁에는 제법 도움이 되지만 단지 전쟁만 된다. 부부라도 마찬가지다. 형식적으로 부부이나 실제로는 부부가 아닐 수 있다. 그저 부부인척하는 것이다. 인간은 얽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곤 한다. 


    자신이 누구와 얽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진보와 얽히면 좋고 보수와 얽히면 나쁘다. 흥부와 얽히면 좋고 놀부와 얽히면 나쁘다. 자연은 결대로 가고 인간은 결을 선택한다. 이기는 팀에 들어야 한다. 그것은 진리의 팀, 진보의 팀, 문명의 팀, 자연의 팀, 역사의 팀이다. 집단과 긴밀하게 얽혀야 전략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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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김미욱

2018.01.14 (22:25:38)

(몇이자 되겠는가 →몇이나 되겠는가)
자연의 의사결정구조를 언어화하고 보급하는 데 구조론의 막중한 과제가 있는 듯 합니다. 마땅히 해내야할 일입니다. 진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1.14 (22:56:21)

오타가 상당할텐데 수정하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cintamani

2018.01.15 (08:50:44)

식물은 씨앗을 싹 틔우지 않고 동물은 출산하지 못한다. => 식물은 출산하지 못하고 동물은 싹 틔우지  못한다.


이게 맞을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1.15 (09:53:33)

문단을 억지로 나눠놔서 문맥이 어색한데

그건 제가 글자 수를 맞추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원문이 맞습니다.


자연의 언어도 같다. 언어가 틀리면 식물은 씨앗을 싹을 틔우지 않고 동물은 새끼를 출산하지 못한다.

원래 이런 내용인데 문단을 나누느라 잘라놓은 거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9]cintamani

2018.01.15 (13:40:45)

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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