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laUF_A1xNs
막동(한석규 분)이 기차에서 불량배들에게 몰매를 맞는 장면을 찍을 때, 수없이 테이크를 거듭해도 가짜 같아 보였다고 한다. 보다 못한 감독은 “진짜로 차라”고 지시했고, 한석규는 진짜로 밟혔다(…). 그런데 이전에 가짜로 치고받던 것보다 더 가짜 같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이 영화 조감독이었던, 영화감독 오승욱의 회고이다.[나무위키]
기차 안에서의 구타장면이 너무 어색해서 애먹었다는데
왜 연기가 어색한지 충무로의 감독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다.
한석규의 연기력이 형편없는 걸까? 아니다.
대부분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것은 감독이 대본을 개떡같이 써줘서 그런 것이다.
"그냥 얘기나 하는 건데 뭐?"
"그럼 됐어요. "
이런 바보같은 대사가 어디에 있다냐?
손발리 오그라들어주십니다.
"그럼 됐어요." <- 이건 정말 한심한 대사다.
바보냐? 어휴!
세상에 어떤 양아치도 그 어떤 군발이도 이처럼 바보같은 대사를 치지는 않는다.
감독이 대사를 잘 써주면 연기는 배우가 알아서 하는 거다.
반대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은
감독의 대본이 개떡이라도 애드립을 쳐서 보완한다.
구타장면에서 긴장감이 전혀 없었다.
한석규만 그 장면을 본게 아닐텐데 다른 승객들의 반응은 없다.
한석규는 일단 방어자세를 취하고 긴장을 조성한 다음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데 개념없이 양아치들에게 막 들이댄다.
주먹 좀 써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벽을 등지고 도주공간을 확보한 후에 시비를 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렇다.
1) 양아치는 간을 보기 위해 휘파람을 불거나 비열한 대사를 던지고 저급한 동작을 한다.
2)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회피하면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3) 여자가 고개를 들고 눈빛공격을 하면서 쌍스런 말로 대응하면 양아치가 쾌재를 부른다.
4) 양아치 일당 중에 한 명은 승객의 시야를 스크린 한다.
5) 승객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뭐야 저거!' 등의 발언을 하나 나서지 못한다.
6) 눈치를 챈 군바리가 나서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방어자세를 취한 채 '이보시오.' 하고 점잖게 말한다.
7) 한석규는 승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목청을 높이고 공중도덕을 강조하는 말을 한다.
8) 여자가 탈출하고 양아치는 승객들의 눈치를 보며 죄송합니다 하고 수습하는 척 한다.
9) 사과하는 척 하던 양아치 1인이 군바리를 기습가격하며 쌍욕으로 썩은 멘트를 날린다.
10) 다른 양아치는 승객이 나서지 못하게 시야를 가리고 공간을 만든다.
11) 양아치들이 일제히 군바리를 다굴한다.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전개되어야 연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대사를 개떡같이 쓰는데 어떻게 명연기가 나오겠냐고?
물론 뛰어난 배우는 애드립으로 보충하지만.
좋은 연기는 고조된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며
감독은 배우들이 감정을 고조시켜 가는 절차를 세밀하게 세팅해야 한다.
"좋은 연기는 고조된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며
감독은 배우들이 감정을 고조시켜 가는 절차를 세밀하게 세팅해야 한다. "
이거 이천년전에 카이사르가 한,
병사들 사기 진작시키는 과정과 같소~
그리고 촛불혁명의 과정 때문에 우리의 사기가 엄청 고조되어있소.
지금 걸으면서 느끼는 감각, 일본 대만 민중들이 우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