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출처 : http://newspeppermint.com/2014/01/14/essentialism/


2014년 1월 15일  |  By: veritaholic  |  과학  |  17개의 댓글


-Edge.org 재단의 질문인 ‘어떤 과학적 아이디어를 버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리처드 도킨스는 “본질주의(Essentialism)”를 버려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아래는 리처드 도킨스의 글입니다.


본질주의는 그리스의 기하학자 플라톤의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에게 원이나 직각삼각형은 수학적으로는 존재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적인 형태였습니다. 그에게 모래위에 그려진 원은 이상적인 원의 근사치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관점은 기하학에서는 잘 작동했지만 이것이 다른 분야에 적용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언스트 메이어는 인간이 진화론을 19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본질주의에서 찾았습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이 피와 살을 가진 토끼를 이상적인 토끼의 불완전한 형태라고 간주하는 한 이 토끼가 토끼가 아닌 다른 동물을 조상으로 가질지 모른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을 겁니다. 본질주의는 ‘토끼스러움’의 본질이 토끼의 존재를 ‘선행(prior to)’한다고 말하며 이는 누군가 토끼가 진화한다는 생각을 내놓았을 때 이를 거부하게 만들었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종종 특정한 화석이 인간인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지를 따집니다. 그나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사이에 수많은 존재들이 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발견된 화석을 특정 종으로 억지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본질주의자들이 종종 범하는 실수입니다. 인류의 역사중에 처음으로 인간을 낳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어머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아기들은 그들의 어머니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오늘날 동물들을 분류하는 모든 기준은 지구의 역사에서 극히 짧은 시간대, 곧 이들의 공통조상이 모두 사라진 ‘현재’에만 유효한 기준일 뿐입니다. 만약 어떤 기적이 일어나 모든 중간화석들이 발견된다면 이들을 정확히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은 이 종간의 차이를 진화론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사실 이 차이는 분류학자들이 우연히 만난 행운과 같습니다. 한 화석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지 인간인지를 따지는 것은 키가 175cm 인 누군가가 키가 큰지 작은지를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본질주의는 인종차별적 용어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다수는 사실 여러 인종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본질주의는 대부분의 공식 서류에 자신의 인종을 하나로 표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의 증조부모 여덟명 중 한 명이 아프리카인이라는 이유로 그를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인간은 연속된 대상을 다루는 데 있어 지적으로 능숙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우리는 여전히 플라톤의 본질주의가 가진 부정적인 영향권에 속해 있습니다.


낙태와 안락사같은, 도덕적 논란이 되는 문제에도 본질주의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뇌사자는 어떤 시점에서 ‘사망’으로 정의되어야 될까요? 태아는 어떤 발달단계부터 ‘인간’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은 본질주의가 얼마나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태아는 하나의 세포에서 갓난아기가 될때까지 서서히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인간다움’이 등장하는 특별한 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 진실을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묻습니다. “그래도 어떤 한 순간에 비로소 태아는 인간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것은 중년의 한 인간이 노인으로 바뀌는 특별한 하루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태아가 인간이 되는 데 있어 1/4의 인간, 절반의 인간, 3/4의 인간이라는 단계를 거친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겁니다. 그러나 본질주의자들은 나의 이런 표현을 인간성의 본질을 부정하는 끔찍한 표현이라며 나를 비난할 것입니다.


진화 역시 태아의 발달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이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조상들은, 침팬지와의 공통조상과 그 위로 더 거슬러 올라가기까지, 그들의 부모와 자식이 같은 특징을 가졌습니다. 침팬지의 모든 조상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분류학자들이 어떻게 영장류를 나누는지와 무관하게, 오늘날의 침팬지와 먼 과거에는 이런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만약 과거의 영장류들이 오늘날 까지 모두 살아 있다면 도덕주의자들은 그들의 본질주의를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며 인간을 다른 동물로부터 특별하게 구별하는 습관 역시 버렸을 것입니다. 낙태는 살인이 아니라 침팬지나 다른 동물을 죽이는것과 같이 여겨졌을 것입니다. 사실 신경계가 발달하지 않은 초기단계의 태아는 어떤 공포와 고통도 느끼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고통을 느낄 것이 분명한 다 큰 돼지를 죽일 때 이들보더 더 도덕적 부담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나 본질주의자들은, 진화와 다른 점진적인 현실의 관점에서 분명히 무의미한 ‘인간’의 정의와(낙태와 동물권의 논쟁에서) ‘생명’의 정의(안락사와 삶과 죽음의 경계문제에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빈곤의 기준을 정의하고 누군가가 그 기준을 만족하는지를 따집니다. 그러나 가난은 연속적인 것입니다. 왜 우리는 누가 얼마나 가난한지를 말하지 않는 것일까요? 미국의 비상식적인 대통령 선거제도는 본질주의적 사고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플로리다는 온 주민이 거의 동일한 표를 양당에 던짐에도 불구하고 한 주 전체가 공화당 또는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한 주가 본질적으로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신은 이 플라톤의 죽은 사고방식을 도처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는 사람들을 혼란시키며 도덕적으로는 유해합니다. 본질주의야말로 이제는 버려야 할 사고방식입니다.


(Guardian)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6.09.15 (06:40:28)

우리의 본질주의적 본능 역시 우리 뇌가 생각(의사결정)이 편한 방향으로 사고하는 속성에서 유래된 것인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9.15 (09:52:06)

기독교가 문제의 근원이지요. 

동양에서는 진화론적인 사유가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신뢰할 만한 지식인이 아닙니다.

본질주의가 문제가 아니고 그 본질을 모르는게 문제입니다.


인간이 차별주의적 기동을 보이는 것은 

빌어먹을 무슨 주의 때문이 아니라 


하여간 주의타령 하는 놈은 일단 꼴통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간이 집단 안에서 권력적 기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과학에서 멀어진 정치적 기동이라는 거지요.

과학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빌어먹을 무슨 주의들이 활개친 겁니다.


리처드 도킨스 이 양반의 행동 역시 지극히 정치적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나 춘추전국시대만 해도 


인간의 사유가 자유로워서 

온갖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졌으나 


중세 암흑시대가 되면서 종교와 정치와 과학이 결합하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개판이 되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행태 또한 정치적 기동의 연장선에 있는 거죠.

순수한 자세로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탐구하는 


진짜 지식인은 예로부터 드물었는데 

빌어먹을 기독교가 플라톤의 논리를 써먹긴 했지만


그게 왜 플라톤 탓이겠습니까? 

종교와 정치와 과학을 억지로 통합시킨 중세탓이죠.


리처드 도킨스군의 철 지나간 헛소리를 당연한 진리의 복음인 양

전제를 딱 깔고 나오면 대화가 안 되재요. 

[레벨:4]당당

2016.09.16 (15:15:48)

실제는 판단기준으로의 본질주의는 계속될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278명의 응시생 가운데서 성적순으로 72명을 합격자로 자르고 73번째는 불합격자인것과 마찬가지지요.
72번째와 73번째는 연속된 것이나 편의상 72번과 73번사이를 자른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고있으면 되지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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