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봤습니다.
보기전에는 여러가지 분석을 하면서 관객이 얼마나 올까 예측해보는 글을 썼는데 막상 보고오니
아무생각이 안나는군요. ㅎ
오랫만에 머리로 분석하지않고 마음이 잔잔히 넘실대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객이 몇명이 오던지 말던지 내 알 바가 아니요. 난 그저 좋았다는 생각뿐.
첫장면부터 몰입이 되서 끝날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네요.
관람평들을 보니 연출이 아쉬웠네 뭐가 어쨋네 저쨋네 말들이 많던데.
네 맞습니다. 연출이 쬐끔 아쉬웠던것도 있었고 지적하기 좋아하는 애들에게 지적당할 만할 장면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뭔가 깊이 빠져들게 하는게 있더군요.
이건 마치 마션을 볼때의 느낌이랑 비슷했습니다. 저 화성에서 내가 혼자 있다면 어떤기분일까? 하는거요
일단 멜로영화나 드라마에서 중요한건 여자는 남자주인공과. 남자는 여자주인공과 연애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냐
안생기냐가 첫번째라고 봅니다. 관람평을 보니 여자가 쓴 글은 정우성위주로 썼는데.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김하늘만 보이더군요. ㅎㅎ 역시 김하늘은 예상한대로 멜로연기를 잘하는구나하고 생각함.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아무리 삑사리를 내고 박자를 조금 절어도 최고로 치는 이유가 있듯이.
나를잊지말아요도 비슷한 맥락으로 연출이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가볍지 않았고
평소 감정이 없는 차가운인간이라고 불리우는 나의 마음을 이정도로 녹였다면 그걸로 만점을 줄수있습니다. 이것이 멜로영화의 목적이죠.
각본 감독이 여자감독인데 중간중간 여자가 좋아할만한 로맨틱한장면들을 보면서 피식피식 웃었고 이건 누가봐도 여자가 만들었겠다 싶은 느낌을 받았고, 구조론적으로 여자를 한층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정우성의 재발견이라는 관람평도 있던데. 정우성의 멜로연기는 날이 갈수록 좋아지네요. 나이를 먹어서 뭘 깨우쳤나봅니다.
얼마전에 윤계상의 로맨틱코메디영화 극적인하룻밤이 45만이었으니까.
나를 잊지 말아요는 3일차 22만을 찍었고. 어제는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지만. 3일차에 22만이었고
오늘 보고온 느낌으로 예상을 해보자면 이영화는 100만 근처는 갈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연출이 좀 더 괜찮았으면 2-300만은 볼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흠잡히는게 있어서 그 영화평보고 안가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큰 흥행은 어려울것같고. 20대 여성이나 30대 이상에게는 꽤 어필을 하고 있는것으로 보아 100만전후
예상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커플들이 껴안고 뽀뽀하고 그런걸로 보아하니 그들도 영화를 좋게 본게 틀림없습니다.!!
남자두명이 친구사인가본데 화장실에서 하는 얘기를 엿들어보니 남자끼리라서 애써 감추려하는듯 하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자기전에 아는 여자들에게 카톡이라도 날릴기세더군요
맞습니다. 그 심리묘사때문에 내내 숨죽이고 봤습니다. 어렸을땐 몰랐지만 지금은 그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여자들의
심리가 표정에서 잘 느껴지더군요. 배급사가 cj여서 안본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ㅎㅎ
아 아니요. ㅎ cj 가 cgv영화관을 가지고있으니 . 영화판을 장악하고 있는 큰회사중 하나로써
거기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거죠. ㅎ
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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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덧붙이자면,
여감독이 영화를 개봉하려면 쉽지가 않을겁니다.
여감독 영화가 현재의 한국여건에서는 전달력이 약해진다는건 제작사도 뻔히 아는데,
영화를 만들게 해줬다면 이유가 있을 거란거죠. 그리고 남자들이야 수두룩해서 개나소나 다 만들지만,
여감독은 천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만으로 제작사를 설득했기 때문입니다.
동감. 남/녀주인공이 치는 대사는 여/남관객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야 합니다
함께 연애하고 오는것, ㅋ 정우성씨가 만들고 주연했다 하여..(이 분은 너무 멋드러지게 말하는 것 같아 나한테 하는 말 같다는 느낌이 확 와닿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기대 안했는데 한번 보러가야겠네요.
정우성처럼 잘생긴 애들은 일부러 바보 연기를 좀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캐릭터가 균형잡히거든요.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는 눈에서 레이저 한방 싸줘야 하고요.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홍보 영상을 보니 정우성이 멍 때리는게 나오더군요. 아마 여감독이 잔소리 좀 했을듯.
핫 ㅋㅋ 네 맞습니다. 바보연기를 좀 합니다. 그래서 괜찮았습니다. 멜로영화에서 정우성의 근육을 걱정했었는데.
힘을 쫙 빼고 연기를 했습니다. 눈빛부터 섬세하게 연출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여성감독이 만든 '연애의 온도', 량첸랑살인기', '나를 잊지말아요'는 비슷한 특징을 공유합니다.
여성감독의 영화는 대개 연출력이 떨어지고 에피소드간 연결이 부자연스럽다고들 하죠. 근데 이건 남성들의 평가입니다. 남자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거고 여성들은 다르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여성 감독의 영화는 어떤점에서 연출력이 더 뛰어납니다. 특히 심리묘사에서 그런데, 인물간 미묘한 감정의 뒤뚱을 잘 잡아냅니다. 이런건 남자들이 절대 못따라하죠.
우리가 보는 영화의 구할이 남성 감독 영화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 눈에 편견이 있다는 걸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느끼는데로 말하면 반드시 헛다리입니다.
현대사회의 남성들은 아직 여자주도의 극적흐름이나 권력흐름에 익숙하질 않습니다. 이미숙의 대사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이미숙이 리더였으니깐.
그리고 앞으론 바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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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순위 1위가 굿다이노던데, 어린이 영화가 흥행하는건 불경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멜로가 안되는 건 이번 겨울이 너무 따뜻한 이유도 있다고 보고요. 붙어다닐 필요를 잘 못느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