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대박에는 대박의 법칙이 있다. 이건 간단한데도 실제로는 성공시키기 힘들다. 각도가 5°만 빗나가도, 삼천포로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기획영화의 최초 성공사례는 쉬리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성공한 기획영화가 많은데, 아류작이 실패하면 안쳐주는 원칙을 적용하면 꽝이다.

말하자면 아주 옛날부터 성공한 기획영화가 많기는 하지만, 성공해놓고도 성공요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다음에는 헛발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공으로 안쳐준다는 거다. 대표적인 것이 로맨틱코메디의 실패시리즈다.

실패의 법칙 중에 유명한 것이 차인표 실패의 법칙이다. 차인표는 불쌍한게 이번에 또 실패했다. 아이언팜이다. 로맨틱코메디하다가 망한거다. 근데 차인표가 캐스팅거절하면 전부 대박이었다. 인정사정볼거없다. 친구, JSA, 반칙왕, 주유소, 신라의 달밤 등 쟁쟁한 대박영화들이 다 차인표가 대본을 집어던진거다.

차인표는 미남인 자기에게는 로맨틱 코미디가 맞다고 보고 로맨틱코메디에 목매다가 망했다. 한석규후유증이다. 한석규도 요즘 대박내는거 없는,데 차인표는 아류 한석규를 하려니까 더욱 망하는 거다.

로맨틱코메디 기획영화의 실패행진은 결혼이야기의 성공 이후, 한석규붐 때문에 계속된 거다. 한석규가 너무 되니까 성공요인을 잘못 진단한거다. 각설하고 기획도 기획이지만, 영화는 본질로 승부해야 된다. 쉬리 이후 최근 기획영화의 성공은 본질인 그래픽에 강하다는 점에서 그 이전의 실패시리즈와 차별화가 된다.

너무 그래픽에 투자했다가 무사, 화산고, 로스트메모리즈가, 좀 망가졌지만 이쪽에 집중해야 미래가 있다. 그래픽이 강할 경우 실패해도 본전은 되고 또 기획력이 강화되므로 먼가 남는건 있다. 로맨틱코미디는 남는게 없다.

하여간 대박의 법칙을 보자.

서편제 - 앞못보는 장님이 등장한다.
집으로 - 말 못하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사랑과 영혼 - 모습을 나타나지 못하는 유령이 등장한다.
나쁜남자 - 주인공이 목을 다쳐 말을 못한다.
파이란 - 여주인공과 주인공이 끝내 대화하지 못한다. 중국인이라서 의사소통이 안됨.
춘향전 - 이몽룡이 암행어사인 자기 신분을 공개하지 못한다.

이 외에도 많은 영화들이 소통단절의 방법을 쓰고 있다. 뚫린 것을 의도적으로 막아놓고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어제 동숭씨네마텍에서 본 본 영화 코언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주인공이 살인을 했는데 주위에서 모른다. 비밀을 가진 남자다.

옛날에 와이프 미스트리스라는 영화가 대박이었는데 주인공은 죽은 것으로 되어 있어 아내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단절. 창 틈으로 훔쳐본다.

대박영화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주인공이 뭔가 비밀을 가지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테레비에도 단골로 써먹는 방법임), 말을 못하거나, 신분을 숨기거나,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거나, 앞을 못보거나 뭔가 안타까움과 단절이 있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의 붉은 인디언추장은 말을 할 수 있으면서도 정신이상자인 척 하고 말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에 한마디 한다.

결국 감동의 본질은 인간의 의사소통에 있다. 막아놓고 뚫리게 하는 거다. 이걸 잘 연구하면 대박이다. 일단 여기까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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