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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58 vote 0 2014.08.18 (20:06:37)

     

    지난 글에 추가된 부분 발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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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이 방향전환을 앞두었을 때는 진행방향의 반대쪽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방향을 전환하려면 움직여야 하고, 움직이면 내부의 평형이 깨져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깨져도 괜찮은 쪽을 먼저 사용한다.


    오른 팔로 아기를 안았다면 왼팔로 문제를 해결한다. 바둑에서의 사석작전과 같다. 좋은 패를 뒤로 모으고 버리는 카드를 먼저 쓴다. 그러므로 팀의 첫 번째 동작은 속지 말아야 할 예비동작이다.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디뎌도 오른발에 무게중심을 놓고 왼발을 먼저 내딛는다. 사거리에서는 먼저 왼쪽을 보고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는다. 제갈량이라도 배후의 남만을 먼저 토벌하고 난 다음에 앞에 있는 위나라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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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결정 과정에서 집단은 반드시 방향을 바꾼다. 만약 집단이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집단의 구성원들이 사건에 주목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해놓고도 곧바로 집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집단의 방향전환은 필수다. 시골버스가 두어번 크게 흔들려야 승객들이 손잡이를 단단히 잡는 것과 같다. 버스기사는 일부러 버스를 흔들어 승객들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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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서 인간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전체다. 개인이면서 집단이다. 그런데 인간의 진짜 움직임은 전체로서의 움직임이며, 전체의 동작을 끌어내기 위한 개인의 예비동작은 가짜다.


    문제는 본인이 이를 자각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인간은 언제라도 집단의 일원으로서 무의식 중에 집단을 대표하여 행동한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집단에 그러한 사실을 알리려고 한다.


    그 알리는 동작은 어깃장을 놓고 집단을 해치는 행동이다. 버스기사가 차를 흔들어서 승객들에게 경고하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일이 잘못되면 감옥에서 고생하게 된다.


    집단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그러한 자신의 희생을 집단에 알리고자 집단에다 해꼬지를 하는게 인간이다. 물론 그러한 심리로 그냥 해꼬지만 하는 범죄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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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대칭된 것은 가짜다. 예비동작에 불과하며 본동작은 반대로 간다. 선이나 악은 가짜다. 진짜는 선과 악이 아니라 주도권이다. 좌파나 우파도 가짜다. 진짜는 좌파나 우파가 아니라 성장이다.


    팀은 에너지가 가는 쪽으로 간다. 집단은 좌파와 우파의 흔들기에 이끌리며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한 방향으로 움직여 간다. 투자자라면 주가의 움직임이 양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수색대의 대칭인지, 혹은 일방향으로 날아가는 본대의 비대칭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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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자연현상은 팀이 개인을 이겨가는 과정이다. 팀에서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자연의 에너지는 햇볕이거나 바람이지만, 인간의 에너지는 사랑이나 열정이고 집단의 에너지는 스트레스나 공분이다.


    이때 개인의 행동은 선과 악처럼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이는 집단의 진보라는 본동작을 끌어내기 위한 예비동작에 불과하다. 진실로 말하면 세상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오직 주도권이 있을 뿐이다.


    주도권은 개인에게 없고 팀에서만 발견된다. 깨달음은 그 팀의 주도권을 개인이 내면화 하는 과정이다. 주도권은 자라는 것, 살아있는 것, 움직이는 것, 변하는 것, 젊은 것, 진보하는 것에서 명백하게 나타난다.


    인간의 오류는 대개 개인의 본성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집단이라는 PD가 뒤에서 지시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무대 위의 악역 배우에게 화를 내는 것과 같다. 인간은 무의식이 지시하는 대본대로 했다가 욕먹는 것이다.


    정치판에서 진보나 보수가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대칭을 이루는 것은 대한민국을 성장이라는 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예비동작이다. 뱀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다가 앞으로 돌격한다.


    우리는 뱀의 예비동작을 본동작으로 착각한다. 코브라가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면 좌나 우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진하려는 것이다. 부분과 전체의 동작은 다르며 부분의 동작은 대칭, 전체는 비대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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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주도권의 덫이다. 경험되지 않았을 때 개인은 높은 확률로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서 나쁜 것을 선택한다. 권權의 문제다. 권한과 권리와 권력의 함정이 있다. 누구나 그 함정에 빠지게 된다.


    권리는 원래 집단에서 나오는 것이나 인간은 이를 사유화 하려 한다. 집단이 없다면 재산권도 없고 인권도 없고 특허권도 없다. 모든 권한은 집단이 부여하는 것이므로 개인은 권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은 권리를 내세워 집단을 통제하려 한다. 그런데 집단의 의사결정원리는 평등원리이므로 집단은 개인에게서 그 권리를 몰수하려 한다. 이에 갈등에 빠지게 된다.


    특허권이 없던 시절에는 많은 발명가들이 자기 발명품에 비밀장치를 해서 누가 열면 폭파되게 하는 수법을 썼다. 특허권은 개인이 발명내용을 공개하는 대신 일정기간 독점권을 주는 제도다.


    그러나 발명가들은 거꾸로 생각한다. 자신에게 절대적인 지배권이 있다고 착각한다. 천만에! 모든 특허는 공개할 목적이며 공개되면 당연히 경쟁자가 패턴을 복제한다. 그러한 복제와 공유가 창의를 부추긴다.


    발명가는 독점권리를 받는 대신 경쟁자가 패턴을 복제한 유사품으로 도전해 오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내용을 그대로 복제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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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떠올릴 수 있다. 영화의 전반부는 7인이 모여드는 과정을 그린다. 사실 7인으로 이루어진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의 판단은 팀이 원래부터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일어난다.


    애초에 잘못된 전제를 깔고 들어가므로 오판한다. 사건 초반부의 판단은 팀을 만드는 과정이므로 어떤 판단을 하든 오판이어야 한다. 바른 판단이면 팀플레이는 필요없고, 전략도 필요없고, 7인도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화의 주인공은 가짜 사무라이다. 그는 오판을 계속함으로써 집단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집단이 협력해야만 하는 이유를 관객에게 주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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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하게도 안철수는 무너진 정당의 상부구조를 재건하는 일을 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의 뻘짓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오판이 되는 일은 많다. 눈감고 찍어도 반은 맞을텐데 열번 판단해서 열번이 오판이다.


    오판은 구조적 필연에 따른 것이며, 에너지의 입구를 장악한 사람만이 선제대응하여 오판을 피할 수 있다. 이 경우라도 넌지시 다른 사람에게 악역을 맡기는 방법을 쓴다. 도우미 역할로 김민새와 정몽새의 보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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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결정을 하려면 먼저 의사결정구조를 세팅해야 한다. 의사결정구조는 팀의 형태다. 팀의 내부에는 대칭과 비대칭의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대칭을 이룬 둘과 그 대칭을 제어하는 하나의 코어가 있어야 한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들여오고 내보내는 파트도 있어야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에너지를 내부에서 처리하며 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성장형구조라야 한다. 동적균형이 정답이다.


    이 구조는 동적이면서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위태롭다. 리더가 긴장을 회피하면 부하가 보고를 하지 않아서 조직은 멸망한다.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되 그 스트레스를 극복해내는 구조라야 한다.


    모든 조직의 구성원이 배신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배신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배신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만들면 그 조직은 생장점이 죽어서 망한다. 배신을 막는 방법은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상층부 브릿지는 역할을 분담하는 5~7인 안팎의 홀수로 된 소수정예가 있어야 하며, 이들은 젊어야 하고, 외부와 촉수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절대적인 신뢰와 함께 비전이 있어야 한다.


    젊은이는 언제든 배신할 속셈이 있다. 그러나 젊으므로 배신하지 않는다. 힘을 길러서 내일 배신해도 되는데 구태여 오늘 배신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젊은 인재들은 기술을 배워서 따로 창업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게 배신이다. 그 배신을 허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조직을 유지하려면 집단에 비전과 이념을 제시하는 수 뿐이다.


    비전을 주면 내일 배신해도 되기 때문에 오늘 배신하지 않는다. 이념을 주면 자기도 배신당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쉽게 배신하지 못한다. 조직원이 배신할 수 있으나 리더가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당장은 배신하지 않는 팽팽한 긴장상태가 동적균형의 정답이다.


    이념은 외부와의 큰 대칭구조를 제시하여 조직원이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한다. 비전은 자기 아이디어의 패턴을 공개한다. 발명가가 자기 특허를 공개하는 것과 같다. 김대중은 노무현이 배신할 수 있고 배신할테면 배신해봐라 하는 선까지 아슬아슬하게 가야 한다.


    노무현은 유시민이 배신할까봐 김대중을 배신하지 못한다. 이는 이념이다. 유시민은 노무현이 모아놓은 정치적 자산을 아직 다 빼먹지 못했기 때문에 더 빼먹으려고 배신하지 못한다. 이는 비전이다.


    배신의 가능성을 절대 생각하지 않는 충성스런 조직은 외연확대가 안 되어서 말라죽는다. 비전도 이념도 없는 조직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조직원에게 자율권을 주면 바로 배신하고 독립해 버린다.


    사표를 내고 나가서 길 건너편에 똑같은 가게를 낸다. 그러므로 조직은 끝없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성장을 멈추는 순간에 조직은 죽는다. 배신할 사람이 당연히 배신하기 때문이다. 성장한 자식은 분가하는게 정상이고, 비전없는 조직은 해체되는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P.S.


    명량 아직 보지 않았지만, 인간들이 원래 말 안듣습니다. 절대로 말을 들어먹지 않아요. 미치고 폴짝 뛸 정도로 말을 안 듣습니다. 무려 이순신장군이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당연한 겁니다. 그러한 집단을 제대로 통제하는 것이 동적균형입니다. 비전과 이념이 있어야 집단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비전은 승산을 보여주고, 이념은 행동통일을 끌어냅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할 수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4.08.20 (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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