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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163 vote 0 2014.09.01 (12:02:51)

 

    개인이 집단을 의식하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하면 집단이 치고나가는 방향성을 상실하게 되어 모든 것이 나빠지고 만다. 집단을 이끄는 사람은 없고 따라가는 사람만 많을 때 그 집단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다.


    의사결정은 가장 작은 단위와 가장 큰 단위에서 바르게 일어난다. 중간단위는 상대성이 작용하는 역설의 공간이므로 의도와 반대로 되기 때문이다. 반드시 발목잡는 반대파가 있다. 가장 작은 단위와 큰 단위는 발목잡는 상대가 없는 절대성의 세계다. 작은 일은 개인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큰 일은 인류의 대표자 마음으로 결정해야 한다.


    부족이나 패거리와 같은 중간단위의 의사결정은 반드시 나빠지고 만다. 나는 남자다 혹은 여자다 하는 분별, 나는 대졸이다 혹은 고졸이다 하는 분별, 나는 경상도 사람이다 혹은 전라도 사람이다 하는 분별, 나는 관리직이다 혹은 생산직이다 하는 차별의식은 모두 발목잡는 상대가 있는 중간단위다. 대칭되어 있고 교착되어 있다. 여기서 의사결정의 난맥상이 빚어진다.


    자연에서 인간은 문명의 지배자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안정성을 위주로 설계되어 있다. 자연에서 인간의 생존본능은 개인의 생존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초점이 맞추어져 보수주의 기준으로 세팅되어 있다. 그것도 10만년 전의 낡은 기준이다. 그 생존본능을 극복해야 한다.


    의사결정의 장에서 자기를 규정하는 사회의 중간단위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 나는 강한 개인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류의 대표자여야 한다. 그럴 때 합리적 의사결정은 가능하다. 가장 낮은 곳에 서서 가장 높은 곳을 보라.


    결따라 가라


    자동차를 운전하든 자전거를 운전하든 마찬가지다. 너와 나를 구분하는데서부터 모든 것은 잘못되고 만다. 자전거가 남이라고 생각하면 운전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초보운전자는 반드시 자전거를 대상화, 타자화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자전거와 나를 분리한 채 자전거의 행동을 보고 자기 입장을 정하려 한다.


    자전거가 기울어지는 것을 보고 핸들을 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자전거와 나 사이에 불필요한 관절을 하나 더 만드는 셈이다. 나와 연인 사이에 불필요한 제 3자가 끼어들도록 하는 것과 같다. 어떻게 하든 결과는 나빠진다.


    초보운전자는 자전거가 왼쪽으로 넘어지면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고 오른쪽으로 기울면 핸들을 왼쪽으로 꺾을 마음을 먹고 있다. 이미 자전거와 자신을 분리한 것이다. 불필요한 관절이 하나 생성된 것이다. 얻어야 할 1인칭 주체적 관점은 자전거를 자신의 신체 일부로 여기는 것이다.


    선제대응해야 한다. 자전거의 기울어짐을 보고 핸들을 꺾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페달을 밟고 치고나감으로써 자전거가 따라오게 해야 한다. 내가 판단하여 주도적으로 자전거를 이끌어야 한다.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자전거는 똑바로 선다. 결을 만들어주면 에너지가 스스로 바로잡는다.


    ◎ 1인칭 주체적 관점 - 차와 내가 한 몸이 되어야 한다.
    ◎ 동적균형 – 언제라도 자동차의 시동을 꺼트리면 안 된다.
    ◎ 선제대응 – 자전거를 무시하고 내가 먼저 페달을 밟아야 한다.
    ◎ 팀플레이 – 커브에서 기울어지는 자전거에 몸을 맡겨야 한다.
    ◎ 집단의지 – 자전거가 원하는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다.


    1인칭 주체적 관점은 자전거의 바퀴를 나의 팔다리로 여기는 것이다. 세상을 나의 신체 일부로 보는 것이다. 야당이나 반대파나 라이벌이라도 마찬가지다. 맞받아쳐서 꺾으려고 하면 안 되고, 잘 이끌어서 다루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밑바닥을 관통하는 에너지다. 계에 에너지를 투입하면 피아간의 경계는 무너지고 하나의 통짜덩어리가 된다.


    동적균형은 시동을 꺼트리지 않는 것이다. 자전거라면 위태로울수록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것이다. 멈추어놓고 균형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그것이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죽여놓고 수술하려고 하면 곤란하다. 지속적인 성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선제대응은 힘차게 페달을 밟아 자전거에 동력을 전달하고 그 동력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팀플레이는 커브에서 자전거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자전거를 신뢰하고 온전히 몸을 맡기는 것이다. 집단의지는 나의 기준에 차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차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이다.


    내 입맛에 맞는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요리 그 자체가 원하는 요리를 먹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요리에 숨은 잠재적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다. 그럴 때 새로운 경지가 열리고, 새로운 배후지가 얻어지고, 그 신대륙에서 문제는 저절로 해소된다.


    밑바닥 에너지를 따르고 내재한 메커니즘을 따르는 것이 결따라가는 것이다. 결따라 가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그 비대칭적 환경에서 거기서 문제는 저절로 용해된다. 바른 의사결정은 서로 발목을 잡힌 대칭구조 안에서 경쟁자를 쳐서 손에 쥔 떡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배후지를 확대하여 비대칭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파이를 늘려가는 것이다.


[레벨:5]하루

2014.09.01 (14:09:29)

결 따라 가라 !


쉬운듯 하면서도 어려운 일 입니다.


요즘은 아주 작은 부분에서 결이 보이는 듯 하지만 


고수가 되기엔 많이 부족하다는걸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 

[레벨:3]파워구조

2014.09.12 (01:32:07)

일 / 동 / 선 / 팀 /집 - 암기하고 또 암기하겠습니다. 


원효대사와 일체유심조로 요약되는 불교의 마음 구조가 

현상학 차원의 해설이라면, 


김동렬 선생님의 


일인칭 주체적 관점

동적 균형 

선제 대응 

팀플레이

집단의지 


일동선팀집은 존재론적 차원에서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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