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539 vote 0 2008.04.07 (21:19:44)

이명박 수수께끼
‘삽질해도 딴나라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이념적 보수세력이 조직적으로 기동하여 정권을 창출은 것은 이명박정권이 처음이다. 박정희는 군 출신의 독재자로 관료를 부렸을 뿐이다. 그는 제왕처럼 진보와 보수 위에 초월적인 존재로 군림하였던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 역시 군바리 정권이었고.. 김영삼은 민주화 과정에서 이쪽저쪽이 함께 묻어갔으며 기회주의자들이 대거 먹은 정권이었다. 김영삼 역시 제왕적 보스였다. 그 점에서는 김대중도 다를 바 없다.

보수가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조직적으로 기동한 것은 이명박정권이 최초다. 역대 정권이 스스로 보수를 표방했지만.. 이는 호남의 김대중을 고립시키기 위한 술수였고.. 실제로는 관료-군바리-기득권-기회주의자들의 이해관계를 기초로 한 연합이었을 뿐 이념그룹이 자가발전으로 정권을 낸 것은 아니었다.

관료, 재벌, 강남, 장성,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 등 원래부터 주어져 있는 자원을 적당히 엮어서 해먹은 것이다. 그렇다. 그들에게는 원래 자원이 주어져 있었다. 그 장기판 위에 차, 포, 마, 상, 졸이 다 갖추어 있었다. 그저 장군만 부르면 되는 그저먹기 게임이었다. 그러니 무려 군바리도 대통령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재-제왕정치 시절에는 진보-보수를 떠나 편의적으로 통치했다. 박정희의 관치경제-전두환의 과외금지-노태우의 북방정책-김영삼의 일부 개혁시도는 진보/보수를 초월하여 통치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

노무현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게임의 룰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유권자들이 노무현이 제안한 그 게임에 흥미를 가져버렸다. 노무현이 어디서 변방의 코찔찔이(!) 애들을 규합해와서 와서.. 혼자 힘으로 북치고 장구치며 정권을 꾸려가는 것을 보고.. ‘어? 저거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 어어? 근데 이상하다. 뭐지? 아하! 그렇구나. 요렇게 하고 조렇게 하면 되는구나. 그렇다면 우리라고 못할소냐.’ 하고 필을 받은 거다.

그렇다. 그거 원래 안 되는 거다. 그리고 노무현은 그것을 되게 했다.

관료, 재벌, 강남, 장성,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이라는 기득권 자원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도 정권유지가 가능하다고? 휘발유를 넣지 않고도 굴러가는 자동차를 보았나? 돈을 안쓰고도 정치가 가능하다는 말인가? 통치자금 없이도 통치할 수 있다고? 그런 식으로도 정권 유지가 된다고? .. 노무현이 상식을 뒤집었다. 그들은 5년간 감탄하며 지켜보았다. 그리고 5년 만에 감을 잡았다.

그렇다면 말이다. 휘발유를 넣지 않고도 차가 굴러간다면 말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거기다 플러스 알파로 이명박이 관료, 재벌, 기득권, 장성,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이라는 휘발유를 듬뿍 넣어주면 더 잘 굴러가겠네? 이거 궁금하다. 호기심 충전 되었다. 함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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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정권은 민주화라는 대세에 편승한 것이다. 군부로부터 정권을 인수인계 했을 뿐 민주화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김대중정권 역시 30년 민주화투쟁의 여세로 밀어붙인 거지.. 변방에서 혼자서 세력을 만들어와서 자가발전으로 정권을 낸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김대중 밑에는 원초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박상천, 조순형류 꼴통보수와.. 월북한 오익제나 방북한 문익환 같은 완전히 이질적인 세력이 김대중의 카리스마에 눌려 억지동거한 것이다. 극에서 극이었다.

그러므로 김영삼, 김대중은 자기 세력을 남기지 못했다. 정권교체와 함께 다 날아갔다. 상도동, 동교동 다 전멸했다. 이러한 본질을 봐야 한다. 노무현은 가도 노무현 세력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김영삼은 형식적으로 군정을 청산했지만.. 군정시대의 관료, 재벌, 강남, 장성,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 기득권 다국적군 패러다임은 그대로 끌고간 것이며.. 김대중은 이들을 분열시켜 이들 중에서 일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시민단체 사람을 새로 밀어넣었을 뿐.. 부분교체 했을 뿐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성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봉건제도와 비슷하다. 독재자는 제왕이었고 그 밑에 관료, 재벌, 기득권, 장성,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이 봉건영주로 할거하고 있었고 야당도 그 봉건제후들 중의 하나로 존재했던 것이다.

노무현은 다르다. 가치가 중심이다. 배경(연고)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서 정권을 낸 것이다. 이게 중요하다. 그러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하는 유권자들의 궁금증 - 호기심이 있다.

노무현이 이미 궁금증을 유발시켰기 때문에 지금 그 호기심을 풀려는 욕구가 팽배해 있다. 이명박에 의해 처음으로 보수세력이 배경이 같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같은 인간끼리 뭉쳐서 노무현 5년을 흉내내려 하고 있다.

그들은 일단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그들의 시대이다. 그리고 그들의 호기심을 부채질 한 것이 노무현 5년이다. 노무현이 통념을 깨뜨리고 룰을 바꿔버렸기 때문에.. 그 새로운 룰의 게임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딴나라가 삽질을 해도 ‘이 모드로 함 가보자’ 하는 유권자의 욕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러한 본질을 봐야 한다. 그러므로 정권을 다시 뺏어오려면 다시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뭉쳐야 한다.

왜냐하면 이명박 5년의 삽질이 역시.. 노무현 5년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반대의 길로 가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동영, 손학규는 이명박과 같은 길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그런 호기심을 줄 수 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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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이전의 모든 권력은 배경이 같고 이해가 같은 집단이 이해관계를 좇아 뭉친 것이다. 겉으로 이념을 표방하지만 표를 얻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고 철저하게 힘의 논리와 이해관계를 따라 움직였다. 총과 돈과 패거리의 지배였다. 오로지 거래와 흥정이었다.

노무현은 달랐다. 배경이 다른 386과 ‘이해관계가 없는 즉 기업을 가지지 않은’ 시민단체 사람들이 생각만 가지고 뭉쳤다. 그것을 조중동은 ‘코드’라고 부른다. 그러자 그걸 목격한 저들이 그 반대편에서 이명박코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연스럽게 노무현코드와 이명박코드의 대결이 되었으며 이는 이전의 군바리 정권이나 상도동, 동교동과는 본질이 다르다.

손학규, 정동영은 다시 그 이전의 패거리로 되돌아갔다. 돈과 배경(연고)과 힘의 봉건제후연합으로 되돌아간 것이며 이 구도로는 절대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유권자는 이미 노무현코드에 중독되었고.. 그 중독이 이명박코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번 형성된 태풍의 핵은 새로운 기착지를 찾을 때 까지 유령처럼 우리 머리 위를 떠돌 것이기 때문이다.

코드는 다른 코드로 대체될 뿐이다. 노무현의 원칙코드는 충분히 맛을 봤다. 이명박의 삽질코드는 지금 맛보고 있다. 손학규-정동영-문국현들은 코드가 없기 때문에 무슨 수작을 해도 정권을 낼 수 없다.

한국의 정치는 지역과 연고와 이해관계와 패거리의 담합에서.. 봉건제후 연합에서 코드(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무리)의 대두를 거쳐 합리적인 정당정치로 발전해야 한다. 이는 정당정치가 발전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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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 봉건제도로 보면

● 제왕.. 독재자
● 제후.. 야당, 장성, 관료, 재벌, 강남, 지역유지, 교장, 보수교계, 조중동

야당이 봉건제후의 일부라는 점이 중요하다. 기성의 시스템에 하부구조로 편입되어 독재정권의 들러리를 선 것이다. 김영삼 정권은 봉건제후들 중에서 장성을 제거했을 뿐 봉건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했고.. 김대중 정권은 시민단체를 그 제후들 중 하나로 새로이 편입시켜 준 것이며 패러다임은 그대로 두었다.

노무현정권은 이들 봉건제후들에게서 실질권력을 빼앗지는 못했지만 그들과 대립각을 유지함으로써 그들의 위신을 실추시켰다. 생각이 같은 일단의 시민들로 구성된 신생그룹이 그들의 머리 꼭대기 위로 밟고 올라선 것이다.

이명박은 다시 원상복구를 꾀하고 있지만 일부 노무현 패러다임을 흉내내어 그들 제후들의 연합을 통제할 세력으로 이명박코드를 데려간다는 점에서 절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유권자들은 지금 그 절충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코드가 기세를 올렸을 뿐 봉건제후연합을 장악하지도 못하고 통제하지도 못하더라는 사실을 목격하고 낙담하더니.. 이번에 새로 대두된 이명박코드가 그 봉건제후 연합을 통제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손학규, 정동영, 문국현들은 야당이 독재권력의 들러리를 섰던 옛날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 봉건제후 연합을 통제하겠다 하는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네티즌과 386세력의 힘으로 봉건제후 연합을 통제하겠다.
이명박.. 뉴라이트 삽빠부대의 힘으로 봉건제후 연합을 통제하겠다.
손정문.. 운하 안 파는 착한 이명박 되겠다.(봉건제후 연합을 어떻게 통제할지는 모르겠는데유?)

앞으로 누가 되든 '봉건제후 연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본질의 물음에 어떻게든 대답하는 자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하여간 이 동네의 통합당 후보라는 자는 조금전 유권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더라.

“이번에 견제세력을 밀어주시면 이명박 대통령이 5년후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 돕겠습니다.”

미친새끼.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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