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정치로 성공하려면.. 첫째 간이 커야 하고 둘째 머리가 좋아야 한다. 이 기준에 맞는 사람은 강금실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강금실은 선출직으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더 지켜봐야 되겠고.

차기 대통령은.. 간도 작고 머리도 신통치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DJ, 노무현은 그야말로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DJ, 언제나 노무현일 수는 없다.

또 DJ 정치, 노무현 정치가 최선은 아니다. DJ, 노무현은 간도 크고 머리도 좋은데 이런 사람은 위기극복형이다. 난세의 정치인이다.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감이다.

두 가지 가치 중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하기다. 이건 거함이 방향을 트는 거다. 고통을 감수하고 미래를 열어가기다. 두 분은 영웅이지만 영웅이 너무 많아도 국민은 피곤한 거다.

치세는 다르다. 치세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잘 빌리는 사람,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사람이 해야 한다. 이제는 영웅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큰 위기는 지나갔다. 본질은 공급자 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 시장환경의 변화이고 대한민국은 이 위기를 잘 돌파해냈다. 그래서 차기는 정동영도 좋고 김근태도 좋다. 이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



강금실이 좋지만 정동영, 김근태도 밥값 할 것

이번 경선은 누가 이겨도 좋지만 이기는 사람이 손해보는 시합이다. 서로 손해를 보겠다고 머리 디밀고 싸우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필자는 이번에 누구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판이 짜여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관전평을 쓸 것이고 필자의 관전평을 한 줄이라도 읽은 사람이 덕을 볼 것이다.

정동영의 문제는 정치의 기본을 모른다는 거다. 정동영이 학습능력 하나는 좋다고 말하는데 아직도 학습이나 해서 언제 대통령 되겠다는 말인가.

정동영은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아랫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공천해야 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것을 모른다.  

누가 정동영 캠프에서 콜을 받았는데 거절했다는 따위 이야기를 듣는다. 심지어는 ‘내가 정동영 참모다’ 하고 제 입으로 떠들고 다니는 인간도 있다. 이건 정말 정동영 캠프가 초등학교 반장선거 수준도 안 된다는 거다.  

정동영이 공천하거나 추천한 사람 중에 일 제대로 하는 사람 있나? 내가 보기로는 없다. 정동영이 살려면 지금 캠프 인간들 전부 쫓아내야 한다. 그 중에 박봉팔님이나 윤카피님 보다 나은 사람 한 명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정동영은 선거만 하면 진다는 거다. 당내 경선을 비롯하여 정동영 캠프가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각종 선거에서 한 번이라도 보기 좋게 이긴 적 있나? 그 와중에 천신정을 깬 자중지란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정동영은 꼬였다. 그는 선거를 할 때 마다 졌고, 패배의 원인이 항상 본인에게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또 지면 대선에도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정동영이 졌다는건 액면에서의 패배가 아니라 사실상의 패배. 이겨도 진 선거.)

노무현은 질 싸움은 져도 이길 싸움은 반드시 이기는 장수임을 입증했다. 정동영은 이번 선거에서 보기 좋게 이겨보임으로써 ‘정동영을 내세우면 질 것 같은 국민 모두의 예감’을 떨쳐버려야 한다.

정동영은 이겨도 문제다. 이기면 그의 철딱서니 없는 초딩 수준 참모들이 위세부리고 다닐 거고.. 아랫사람 통제 못하는 그의 능력없음을 볼 때 이인제 코스로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김근태 아저씨 정동영을 돕다

그래도 정동영에게는 희망이 있다. 왜? 김근태가 있기 때문이다. 김근태는 자기 선거 안 하고 남의 선거 하는 사람이다. 그는 늘 누군가의 선거본부장이었다.

선거가 시작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김근태를 잡는 사람이 승리한다. 김근태의 지지를 받는 사람, 김근태를 잘 이용하는 사람, 김근태를 꼬셔서 자기 편으로 만든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김근태의 정치행보는 백프로 예측이 가능하므로.. 이용해 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DJ도 김근태를 이용했고, 노무현도 김근태를 이용했고, 유시민도 김근태를 일정부분 안전판으로 이용했다.  

왜 김근태는 늘 이용만 당하는가? 이 양반은 정치를 제법 알기는 하는데 겉만 알고 본질은 모른다. 그는 조직에 능하고 사람을 잘 관리하는 반면 간이 작고 머리가 나쁘다.(정동영은 조직에 실패하고 사람 관리를 못한다.)

김근태는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과 같아서 그만 현장에 와 있으면 항상 정치 기적이 연출된다.

김근태는 야심이 없다. 그는 장관으로 만족하는듯 하다. 담배값 올리고 대통령 되기를 기대한다는건.. 참 그렇다. 야심이 있었다면 연정론을 비롯한 몇 번의 기회에서 안타를 쳐놓아야 했다.(장관시절 그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정치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팀을 만드느냐의 문제다. 즉 상황을 능동적으로 주도하고 변화를 창출하며 주변사람들과 손발을 맞춰내는가이다. 그러므로 작은 일에 시시콜콜 옳고 그름을 판별하지 말고.. 그 일들을 더 큰 변화를 만드는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했는데 그에게는 그런 배포가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정동영은 간단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김근태가 그의 필승카드 중 하나인 고건, 강금실 등을 규합하여 범 민주화세력을 통일시키는 승부수를.. 대선이 아닌 이번 경선에 완전노출이 되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정동영이 적당히 뛰어주면 김근태는 죽을 힘을 다할 것이다. 김근태가 최선을 다하면 전투력이 소진되고 작전이 노출되어 끝난다. 정동영의 김근태 제치기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인 것이다.

김근태는 인지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에 빠져 있다. 인지도가 높으면 대선에서 마이너스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정말 국민들이 김근태를 모를까? 천만에! 국민은 알고 있다. 단지 김근태를 최후의 카드로 보기 때문에 지금은 그 카드를 내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조직의 김근태와 세력의 정동영이다. 김근태는 조직은 있는데 뿌리가 없어서 세력화에 실패하고 있고 정동영은 세력은 있는데 조직이 없어서 힘을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각개약진이다.

참모본부만 화려하게 꾸며놓고 병사는 한 명도 없는 김근태 캠프
병사는 잔뜩 있지만 텅 빈 참모본부에 웬 강아지 세 마리 놀고 있는 정동영 캠프

김근태는 지금 대세력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대선이라면 이 작전이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 선거가 대선이 아니라는 거다. 김근태의 대세력작전은 정동영의 역대세력작전으로 되치기 당할 확률이 90프로다.

고건, 강금실 등은 일단 김근태를 돕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김근태는 기적을 부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근태라는 바람막이 안전판을 잘 활용하면 늘 그렇듯이 막판에 김근태를 엿먹이고 찬스를 잡을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49 줄기파동 중간점검 김동렬 2006-02-07 13710
1548 강한 자가 최후의 증언자가 된다. 김동렬 2006-02-06 12045
1547 학문과 예술 김동렬 2006-02-04 16340
1546 학문의 역사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김동렬 2006-02-03 19080
1545 이어지는 학문의 역사 김동렬 2006-02-03 15540
1544 성숙한 시민사회로 가기 위하여 김동렬 2006-02-03 12942
1543 정동영은 행운아인가? 김동렬 2006-02-02 13642
1542 백남준의 유혹 1 김동렬 2006-02-01 13498
1541 두관이 형 거기서 머해? 김동렬 2006-02-01 16198
1540 예술은 유혹이다 김동렬 2006-01-31 14283
1539 스크린 쿼터 문제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7 15106
1538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김동렬 2006-01-26 11978
1537 학문의 역사 - 쫓겨다니는 문명, 매혹당하는 문명 김동렬 2006-01-25 20006
1536 왕의 남자 대 글래디에이터 김동렬 2006-01-25 13484
1535 황란 제 2라운드 김동렬 2006-01-25 12364
1534 정동영과 김근태의 양극화 해법 김동렬 2006-01-24 13762
1533 학문의 역사 - 서구의 남성성과 동양의 여성성 김동렬 2006-01-23 17114
1532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김동렬 2006-01-23 14082
» 조직의 김근태 세력의 정동영 김동렬 2006-01-23 14346
1530 철이 든다는 것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1 14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