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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6450 vote 0 2006.01.13 (15:08:53)


과학자들이 황박을 미워하는건 당연한 거다. 과학자들 탓할 일은 아니고 언론과 서울대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예컨대.. 어떤 말 많은 넘이 노다지 발견했다고 설레발이를 쳐서 검증해 보았더니 고작 사금이 몇 알 나온 정도였다면 그 넘을 사기꾼으로 매도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만약 그것이 새로운 발견이라면 ‘사금 몇 알이 어디냐’ 하고 칭찬해줘야 한다. 그러나 놀부가 제비다리 분지르고 팥쥐가 콩쥐 흉내내듯 남 따라 한 짓이면.. 아주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서 혼구녁을 내줘야 한다.

 

처음 간 길이라면 박수를

황박이 문제인 것은.. 신천지를 개척한 즉 처음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제 2의 황박, 제 3의 아류 황박이 나타난다면 물론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야 할 지도 모르지만.. 처음인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하여간 콜롬부스는 인도로 가는 항로를 발견했다고 큰 소리 쳤지만.. 황금을 왕창 가져오겠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쿠바에 가서 감자와 토마토, 담배 그리고 매독을 가져왔다.

콜롬부스가 가져온 매독에 걸려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죽었다. 거짓말한 콜롬부스를 매달아야 하나. 그건 아니다. 그가 처음 갔기 때문이다. 뒤이어 아메리고 베스풋치가 갔고 더 많은 사람이 그 길을 따라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길을 연 경우 오류가 있어도 역사적으로 용서가 된다. 황박이 잘못한건 사실이나 그는 응당한 처분을 받았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 더 죽이면 안 된다. 그는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장영실이 총괄책임을 지고 만든 임금의 가마가 부러졌을 때 그를 죽이라는 유림들의 상소가 빗발쳤지만 세종은 끝내 장영실을 죽이지 않았다. 그가 기술자였기 때문이다. 그 일로 세종이 타격받았음은 사실이다.(세종은 노예출신 장영실을 비호하다가 온갖 욕을 다 먹었다.)

황우석이 그 소행으로 리더의 자격은 없지만 기술자는 건드리지 않는게 옛부터의 원칙이다. 미운건 사람이지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익점이 목화씨를 훔쳐왔대서 비난하는 사람이 없다. 박정희가 정보부 요원들 보내서 통일벼 볍씨 훔쳐 왔대서 비난하는 사람이 없다. 그 밥 먹고 70년대를 살아내었기 때문이다.

 

정동영이 말은 잘했다.

하여간 과학은 과학이고 정치는 정치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정치라는 것은 필요가 없다. 농민은 농사나 짓고 장사치는 세일이나 하고 그렇게 각자 먹고 사는 거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황박의 예와 같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정동영이 서프를 좀 보고 있는지 현명하게 발언하고 있다. 정치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처럼 국민을 가르치려고 하는 순간 죽는 수가 있다. 지금은 계몽군주 시대가 아니다.

옛날에는 야경국가라 했다. 돈 있는 넘들이 자기 재물을 지키기 위해 몇 푼씩 갹출하여 야밤에 순라를 돌게 했는데 그 조직이 커져서 국가가 된 것이다. 국가란 것이 별 거 아니다. 고작 그 정도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경호를 재무성에서 하는데 그 이유는 대통령이란 연방은행의 금고나 지키는 사람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다 맞는 말은 아니겠지만 정치라는 것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해석이다.

정치란 각자 몇 푼씩 갹출하여 이런 문제 해결하라고 만들어놓은 시스템인 것이다. 정치란 옳고 그름의 논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논리, 그리고 비전의 논리로 가는 거다. 옳고 그름은 학자들에게 맡기고 정치는 정치대로 간다.

역사가 중요하다. 역사가 신기술을 낳고 그 기술을 선점한 테크니션들이 각자 몇 푼씩 갹출하여 순라를 고용해서 야경을 돌게 하는 것이 국가다. 그 시대의 가장 역동적인 5프로가 순라의 룰을 정하는 것이며 그 상위 5프로가 서프라이즈에 모여 있다.

정동영의 발언은 대장 야경꾼 다운 발언이다. 적어도 눈치가 있는 것이 아주 바보는 아니다. 근데 수하에 거느린 애들이 차기에 킹메이커가 될 것이 100프로 뻔한 유시민을 괴롭히는건 왜 방치하는지 몰겠다. 킹 메이커 죽이면 킹 되나?

하여간 차기 대통령은 서프라이즈를 한 페이지라도 많이 보는 사람이 될 거다.

 

비열한 오마이뉴스

공을 찼는데 볼이 골대 맞고 나온다. 언제나 그렇듯이 골키퍼와 승부하는 선수는 이기고 골대와 승부하는 선수는 진다. 억울해도 골대를 향해 주먹을 날라지는 말아야 했다. 그래봤자 제 손만 아플 터이니 말이다.

벽이 있다. 벽은 버티고 선 골대처럼 물리적으로 존재한다. 물리와 싸우는 자는 지게 되어 있다. 그 벽이 무엇인가? 기술이다.

사람은 쳐도 기술을 치면 안 된다. 문익점 두고 도둑이라 욕해도 목화씨를 버리면 안 된다. 박정희 보고 통일벼 쌔벼온 도둑이라 욕해도 그 볍씨로 지은 밥은 먹어야 한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그 목화씨를 버리고 그 밥을 버리고 있다.

하여간 이런 멍청이들 하고는 무슨 일을 같이 안 하는 것이 좋다.   

심지어 황우석이 인터뷰 중 대한민국을 여덟 번 말했다고 씹는다. 오마이뉴스는 이것도 씹을거리가 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이건 정말이지 비열한 거다.

내 칼럼에는 몇 번이나 썼을까? 검색해 보니 지난 3년 동안 내 홈페이지 게시판에 쓴 1300여편 글 중에 대한민국이라는 말 들어간 칼럼이 245개 있다.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말,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 그리고 진리라는 말, 그리고 깨달음이라는 말, 그리고 역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인간과는 대화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땅에 인간으로 나서 대한민국, 사랑, 역사, 진리, 깨달음.. 이외에 무슨 할 말이 있다는 말일까?

무엇인가? 그들에게는 대한민국이 생경하고 어색하고 낯설은 단어였던 것이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대한민국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 인간들이 있다. 그런 인간이 제대로 된 인간일까?

방금 친구 하나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적립된 30만원 인출하고 탈퇴하겠다고 알려왔다. 나는 그 친구를 말리지 않기로 했다. 오마이뉴스 사실상 시민기자제 포기한지 오래다.

오마이뉴스 많이 컸다. 이제는 다들 프로기자가 되어 조중동과 어깨가 나란해 진 거다. 니들과 조중동이 뭣이 다르지?

이념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중요하지 않다. 대중일반의 편, 네티즌의 편에 붙지 않고 기득권 지식계급의 편에 붙으면 조중동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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