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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7 vote 0 2024.10.07 (13:20:07)

    인간은 스스로 변하지 못하는 존재다. 대중은 물과 같이 흐름을 따라갈 뿐이며 능동적인 의사결정은 하지 않는다. 집단적인 의사결정의 주체가 아니다. 대중이 태도를 바꿀 때는 환경변화가 일어나서 흐름이 바뀔 때다. 대중은 외부요인에 의해서만 변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지식인이다. 앨런 소칼의 지적 사기 사건이 거짓 지식을 폭로했다. 서구 인문학계 지식 시스템이 통째로 가짜라는 사실을 들켰다. 학자인척 하지만 내놓는 아이디어가 없다. 지적 상호보증을 통한 계급장사 인맥장사에 골몰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을 방어할 때만 창의적 사고를 한다. 젊은이는 부모 품에서 독립하여 자신의 세력권을 만들며 흥분해서 창의적인 사고를 하지만 곧 방어모드로 돌변하여 진중권 된다. 노벨상급 아이디어는 20대 이전에 나오며 이후 호르몬이 변하므로 안 된다.


    서구 인문학은 마르크스주의와 제국주의가 미디어를 이용하여 대중을 동원하는 전체주의 재앙을 경험하고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기동이다. 그들은 진지하지 않다. 구조주의 철학의 본질은 미디어를 해체하고 대중을 봉쇄하라는 지령이다.


    소쉬르니 라캉이니 하는 구조주의 언어학은 한 마디로 단어에 뜻이 없다는 말이다. 2500년 전에 석가모니가 했던 말이다. 단어에 는 뜻이 없지만 사건에는 뜻이 있다. 그들은 단어가 그림자라는 사실을 보았으나 사건이 빛이라는 진실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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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연결하고 단절한다. 결합하고 해체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존재는 공유를 통해 에너지를 조달하고 사유를 통해 의사결정한다. 긍정과 부정, 공유와 사유, 연결과 단절, 결합과 해체의 관계는 빛과 그림자의 관계다. 원본과 복제본이다.


    원본이 복제본에 앞서고, 빛이 그림자에 앞서고, 연결이 단절에 앞서고, 공유가 사유에 앞서고, 긍정이 부정에 앞선다. 공간적으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대칭관계지만 시간은 비대칭이다. 공간은 쌍방향이고 시간은 일방향이다. 언제나 빛이 그림자에 앞선다.


    서구 구조주의 사상은 빛보다 그림자, 연결보다 단절, 공유보다 사유, 긍정보다 부정, 결합보다 해체에 주목한다. 정치권력과 지식권력의 대결구도 때문이다. 정치권력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빛, 연결, 긍정, 결합을 강조하므로 맹목적으로 반대로 가는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대중을 무장해제시켜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시범을 보인다며 자신이 먼저 바보가 된다. 결과는 지식 허무주의다. 허무주의로 대중의 열망을 파괴한다. 자신이 강하지 못하므로 상대를 약화시킨다. 대중과 미디어와 정치권력의 힘을 빼놓는다.


    여우와 신포도의 우화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남이 못하게 한다. 무엇이든 해체하고 파괴해서 너절한 상태로 둔다. 이이제이 수법이다. 힘을 기르지 않고 오랑캐가 서로 싸워 자멸하기를 바라지만 오랑캐가 서로 싸우다가 실력이 늘어서 결국 중국을 침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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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는 결합도 되고 해체도 된다. 긍정이 있으면 부정이,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원본이 있으면 복제본이, 내부가 있으면 외부가, 공격이 있으면 방어가 있다. 서구 구조주의는 부정, 그림자, 복제본, 외부, 방어에 주목하는 해체지향적 사고다. 방향이 틀렸다.


    자연은 선결합 후해체, 선탄생 후죽음, 선섭취 후배설이다. 결합되지 않은 것은 해체할 수 없고, 탄생하지 않은 것은 사망할 수 없고, 먹지 않은 것은 배설할 수 없다. 결합과 해체는 둘 다 필요하지만 절대로 결합이 먼저 길을 열고 해체는 뒤에서 보조한다.


    왜 방향이 틀려버렸을까? 계 내부의 밸런스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원들의 공유결합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공유한다는 뜻이다. 독립적 존재는 우주 안에 없다. 식물은 흙을 붙잡고 지구를 공유한다. 흙 없이는 살 수 없다.


    자동차는 기름 없이 갈 수 없고, 사람은 중력 없이 걸을 수 없다. 반드시 의지하고 결합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은 무조건 있다. 모든 탄생한 사람은 부모가 있다. 살았거나 죽었거나 있다. 태초의 빅뱅과 연결되지 않은 별도 존재는 없다.


    시선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해체에서 결합, 부정에서 긍정, 단절에서 연결, 복제본에서 원본, 그림자에서 빛, 부분에서 전체, 물질에서 에너지, 개체에서 환경, 사물에서 사건, 개인에서 집단의 더 높은 단계에서 사유의 지평을 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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