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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51 vote 0 2024.01.01 (18:29:17)

    구조론은 구조로 설명한다. 구조는 의사결정구조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경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동력을 조직하고 전달하며 경로를 지정한다. 모든 사건의 모든 원인은 구조에 있다. 구조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보통생각..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구조생각.. 그 사람은 나쁜 구조에 갇혀서 나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보통은 의사결정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나쁜 사람이라고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선언할 뿐이다. 선언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


    구조는 저울과 지렛대다. 저울은 힘을 모으고 지렛대는 전달한다. 질, 입자, 힘은 저울이 되어 힘을 한 지점에 모으고 힘 운동 량은 지렛대가 되어 그 힘을 전달한다.


    힘을 조직하는 상부구조의 저울은 축과 대칭의 밸런스로 이루어진다. 균형을 추구한다.

    힘을 전달하는 하부구조의 지렛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서 불균형을 추구한다.


    인간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닫힌 공간에서 힘을 전달하려면 지렛대를 사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자신을 반으로 쪼개서 얻은 절반을 반대쪽으로 밀어내며 그 반동력을 동력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자신을 반으로 쪼개므로 나빠진다. 보수가 한반도를 남북한으로 쪼개고, 다시 경상도와 전라도로 쪼개는 것과 같다. 그 방법으로만 힘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닫힌 공간에서는 나쁜 짓으로만 힘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없는 사람이 억지로 이겨먹으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나쁜 짓을 하게 된다. 좋은 일을 하려면 동력이 필요하며 그 동력은 외부에서 조달되어야 하므로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외부와 널리 연결하려는 행동이 착한 행동이다. 선행은 외부와 연결하고 악행은 내부를 쥐어짠다.


    선이든 악이든 모든 것은 에너지로 설명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궁극적으로 어디서 얻는가? 흩어져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한 지점에 모으는가? 에너지를 어떻게 외부로 전달하는가? 답은 의사결정 메커니즘이다. 곧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구조다.


    구조는 힘을 동원하고 결집하고 전달한다. 상부구조는 결집하고 하부구조는 전달한다. 힘이야말로 우주 안의 모든 것의 모든 원인이다. 궁극적으로 힘은 어디서 조달되는가? 근원의 동력원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오류는 심리적 요인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선악의 논리를 들이대는게 그러하다. 정신적 요소는 사람을 동원하는 기술에 불과하다. 신파, 감성팔이,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에 호소하기, 유기농, 신토불이, 생태주의, 성찰, 진정성 팔이, 눈물타령, 노력타령 따위로는 일시적으로 사람을 한 자리에 모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손에 총을 쥐여주지 않으면 흩어진다.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결국 모든 것은 물리적 힘이 결정한다. 심리학은 물리학을 이길 수 없다. 다들 심리학적 기동에 낚여 있다. 손자병법으로 한 번 전투를 이길 수는 있어도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적이 승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물리력에 의한 승리가 아니면 안 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쓸 수 있는 힘의 극단에 몰려 있으므로 결국 상황은 나빠진다. 힘이 있는 사람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자기 주변에 비해 힘이 약하므로 약물의 유혹을 받는 것과 같다. 어린이는 사회의 보호를 받으므로 극단에 몰리지 않지만 어른이 되면 차가운 현실에 내동댕이쳐진 신세가 된다.


    진화생물학의 붉은 여왕 가설과 같다. 전진하지 않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주변 환경의 변화에 의해 이미 나빠져 있다. 계속 전진해야 한다. 생물이 진화하는 이유다.


    나쁜 사람도 처음에는 좋은 사람이었다. 쉬어가려고 하다가 환경변화에 뒤처졌을 뿐이다. 좋은 일은 힘이 있는 사람이 자기보다 약한 그룹에 속해 있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힘을 조달할 수 있는 지정학적 구조와 영역과 세력을 차지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소승적 태도로는 선의 지속가능성이 없다. 팀플레이로 이기는 대승의 선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흥부는 놀부를 이길 수 없다. 놀부는 이기려고 하므로 이긴다. 흥부는 이길 생각이 없으므로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흥부팀은 놀부팀을 이긴다. 흥부팀은 서로 협력하지만 놀부팀은 서로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겨먹으려는 자는 먼저 동료를 이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역량이 아닌 팀의 역량에 궁극적인 동력원이 있다. 인류는 어느 팀에 속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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