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15 vote 0 2023.12.22 (12:37:05)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말이 많지만 그것은 대개 노예의 순종이거나 약자의 복종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저항의 포기는 긍정이 아니라 부정의 부정이다. 그것은 부정에 속한다. 나쁜 것을 피하는 방어행동은 긍정이 아니다. 용감하게 낯선 세계를 받아들이는 긍정이 진짜다.


    내 자식은 꽃길만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보통이다. 흙길을 부정하는 생각이 긍정일 수는 없다. 나쁜 생각을 버리고 좋은 생각만 하겠다는 태도는 마음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적 자기방어 행동이다.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할 수 있어야 진짜다.


    긍정은 능동적 공격이고 부정은 수동적 방어다. 힘을 가진 자가 상대의 힘과 마찰하지 않고 서로의 일부를 공유하는 진짜 긍정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자신의 힘을 조절하여 상대의 힘과 일치시켜 서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한 적이 없는 낯선 세계로 쳐들어가야 한다.


    악과 공존하며 악을 이기는 긍정이 진짜다. 무균실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백신을 맞는 긍정이 진짜다. 소승의 긍정이 아니라 대승의 긍정이라야 한다. 개인의 긍정이 아니라 팀의 긍정이어야 한다. 고난을 견디며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가는 긍정이 진짜다.


    구석에 숨어 안전을 꾀하는 긍정은 가짜다. 기성의 권위에 굴종하는 긍정은 가짜다. 외부를 긍정하면 자기를 부정하게 된다. 개인은 이길 수 없으므로 팀으로 이기고, 현재는 이길 수 없으므로 미래로 이기고, 여기서 이기지 못하므로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긍정이라야 한다.


[레벨:9]회사원

2023.12.22 (12:58:29)

감사합니다.

제 상황에 맞는 말이라 마음이 가는 글이네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07 예수의 의미 김동렬 2023-12-26 4287
6606 사랑과 운명 김동렬 2023-12-25 4660
6605 성탄절의 의미 김동렬 2023-12-24 3925
6604 구조론의 첫 단추 김동렬 2023-12-23 2807
» 대승의 긍정 1 김동렬 2023-12-22 5815
6602 의도를 읽히면 망한다 김동렬 2023-12-21 5362
6601 긍정적 사고의 힘 1 김동렬 2023-12-21 2787
6600 긍정어법의 어려움 김동렬 2023-12-20 3165
6599 부정과 긍정 김동렬 2023-12-19 2852
6598 권력과 의미 김동렬 2023-12-18 2865
6597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12-18 2787
6596 나폴레옹은 누구인가? 김동렬 2023-12-17 2862
6595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2767
6594 방향과 순서 김동렬 2023-12-15 2770
6593 차령산맥은 없다 image 김동렬 2023-12-15 3016
6592 김건희 마녀사냥 문제 있다 김동렬 2023-12-14 4177
6591 존재론과 인식론 김동렬 2023-12-13 2912
6590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2828
6589 정치의 본질 김동렬 2023-12-12 3048
6588 서울의 봄 위대한 전진 2 김동렬 2023-12-12 2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