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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62 vote 0 2023.12.21 (17:02:09)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으로 천만 찍고 있다. 2001년에 나온 '무사'는 망했다. 왜 망했지? 의도가 읽혀서다. 망작으로 소문난 클레멘타인을 중간 건너뛰고 봤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당시 잘 나갔던 김미파이브도 나오고, 소싸움 장면도 나오고, 황기순도 나온다. 


    평점도 5점 만점에 4.3으로 높다. 그런데 왜 망했지? 의도를 읽혔다. 악역을 맡은 스티븐 시걸을 6분 쓰려고 12억 주고 데려왔는데 극 중에서 주인공 이동준에게 한 방도 안 맞는다. 스티븐 시걸 왜 데려왔나? 의도를 읽힌 것이다. 김성수의 무사는 토성을 지었다. 


    역시 의도를 읽혔다. 중국의 사막을 보여주면 관객이 좋아하지 않을까? 사막 장면 넣어 하는 식이다. 당시 중국 진출 붐에 맞춘 것. 여솔 캐릭터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상이다. ‘여성관객 여러분 고려산 남자노예 하나씩 장만하세요?’ 이런 의도를 읽힌 것이다. 


    의도를 잘못 읽혀서 망한 영화는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 원래 그런 의도가 아닌데 제작사가 홍보를 잘못해서. 의도를 읽히면 관객과 심리적 게임을 벌인다. 식스 센스는 의도가 읽히지 않았다. 이후 관객들은 나이트 샤말란의 모든 영화에서 의도를 찾았다. 


    가재미눈 하고 ‘도대체 감독의 의도가 뭐야?’ 이런 식이니 흥행이 될 리가 없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박근혜는 이명박과 싸웠기 때문에 의도를 읽히지 않았다. 이당저당 옮겨 다닌 안철수는 의도를 읽혀서 폭망. 인요한도 의도를 들켰다. 한동훈 감독의 의도는?


    야당의 특검 날짜에 의도가 있다고? 무리한 야당 수사는 의도가 없고? 클레멘타인에 속은 관객이라면 한동훈에게도 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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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자도 의도가 있다. 의도를 감춘다. 유권자는 유권자 자신의 편이다. 유권자는 속는 척하며 정치권을 가스라이팅 한다. 유권자에 아부하도록 만든다. 조중동도 의도가 있다. 조중동은 사실 윤석열 편이 아니다. 독자에 아부하여 판매부수 올리려는 의도다. 


    이념장사는 조중동이 자기 입지를 세우려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것. 이념은 사람을 모으는 동원기술에 불과하다. 사람을 모은 다음 총을 줘야 한다. 총은 신분상승으로 이어져야 한다.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인맥이다. 그것은 영향력 있는 그룹에 드는 것이다. 


    예전에는 신문만 읽으면 자신이 영향력 있는 그룹의 일원이라고 여겼다. 바보들이 조중동을 보는 이유. 그다음은 대졸학력과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으로 나아간다. 신분상승의 동아줄이 내려오고 그것이 교체되는 것이며 유권자는 줄을 잡으려고 한다.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다. 바보들은 자신이 콘테스트에 나온 후보들이며 쇼를 잘하면 점수가 올라가서 픽업된다고 착각한다.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이념과 쇼가 아니라 정치인에게 목줄이 매여져 있느냐, 재갈이 물려져 있느냐다. 


    민주당이 개혁하는 이유는 개혁의 시도가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공약이 고삐가 되고 재갈이 된다. 윤석열은 약점이 없는 완전체라서 통제할 방법이 없다. 여성 관객은 잘생기고, 힘이 세고, 카리스마가 있으며 순종적인 남자 하인을 원한다. 


    무사에서 정우성이 분한 여솔 캐릭터다. 여성은 약자다. 보호자를 원한다. 보호자는 강력하면서도 순종적이어야 한다. 유권자는 약자다. 유권자는 강하면서도 순종적인 지도자를 원한다. 적에게는 강하고 내게는 약한 지도자를 원한다. 그런 사람이 어디에 있나?


    정서적으로 내 편이 아니면 등을 돌린다. 내 자식이라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타자라는 느낌이 들면 바로 아웃. 문제는 인간이 YES를 할 줄 모른다는 점이다. 인간은 뇌구조가 긍정을 할 줄 모른다. 혼자이면 부정을 못하는데 둘만 되면 긍정을 못 하는게 인간이다. 


    막대기 한쪽 끝을 쥐고 지렛대로 쓰려고 한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받아칠 궁리만 하는게 인간의 뇌구조. 그러나 부모는 자식의 말을 긍정한다. 유권자는 저 인간이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의 말을 받아치는지 부모 입장에서 자식의 말을 긍정하는지 주목한다.


    긍정할 줄 아는 사람이 정치인 자격이 있다.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가능하다. 막대기 가운데를 쥐는 훈련이 필요하다. 팀에 소속된 사람만 가능하다. 초선과 무선이 사고 치는 이유는 긍정의 훈련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부정만 하다 보면 금태섭 류호정 된다.


    혼자면 부정을 못하고 둘이면 긍정을 못하는 반쪽짜리 인간이 대부분이다. 명문대 나오면 뭐하냐? 인간이 안 되었는데. 사람이 되려면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긍정의 훈련이 필요하다. 그 긍정은 약자의 수동적인 긍정이 아니라 강자의 능동적인 긍정이라야 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내 범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진정한 긍정이 가능하다. 고객이 돈을 따든 잃든 하우스는 돈을 번다. 하우스 포지션에 서야 진짜 긍정이 가능하다. 유권자는 그런 사람의 특별한 눈빛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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