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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36 vote 0 2021.04.15 (09:48:28)

    부동산의 비극
   

    물에 빠진 사람은 갑자기 괴력을 발휘하여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의 목을 조른다. 물귀신이 되어 같이 죽는다. 왜 그럴까? 그냥 그렇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면 근육이 굳어서 풀리지 않는다. 조건반사와 같다. 인간은 나쁜 상황에서 더 나쁜 결정을 내린다.


    불리하면 머리를 써서 여우처럼 빠져나가는게 아니라 제 무덤을 판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숨이 막히므로 어쩔 수가 없다. 늑대를 만나면 숨을 죽이고 살살 도망가야 하는데 비명을 질러서 더 많은 늑대를 불러모은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더 악화시켜서 더 많은 사람을 개입시키고 더 큰 교훈을 받게 만든다. 그게 이차 세계대전이다. 삽질이 판명되면 살살 빠져나오는게 아니라 더 판돈을 올려서 더 크게 깨지고 더 큰 교훈을 받아 더 큰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어 인류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인류를 구하지도 못하고 혼자 죽으면? 그게 북한이다. 인간은 무책임한 동물이다. 문제가 생기면 일단 판을 키워서 전 국민이 그 사건을 알게 만든다. 그게 상황을 악화시킨다. 너 죽고 나 죽고 아싸리판을 만들어 버린다. 집단에 의지하는 본능 때문이다.


    부동산은 종합적으로 오를 만해서 오른 것이다. 노무현이 2기 신도시, 지방화, 세종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내곡동(오세훈에 따르면 그것은 노무현의 업적)으로 집값을 잡았는데 그 과실을 따먹은 이명박근혜가 집을 안 지은 것이다. 말만 요란했지 지은게 없다.


    집이 절대로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굉장히 많은 이유가 있는데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1)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퇴직금 대신 똘똘한 집 한 채.
    2) 지방의 몰락. IT산업 발전 수도권 편중. 실리콘 밸리가 서울밸리.
    3) 교통통신 발전이 도시화 촉진. KTX, 고속도로, GTX가 집중 심화.
    4) 경제성장에 걸맞는 병원, 백화점, 놀이공원, 학교 등 시설 서울집중
    5) 코로나발 저금리
    6) 세계적인 양적완화
    7) 젊은이들의 재태크 열풍(요즘은 초딩부터 재태크)
    8) 서울 집의 반이 구축인데 사람들은 신축에 주차장 넓은 아파트 열망
    9) 더 품질이 좋은 명품주택의 등장이 욕망을 자극.
    10)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11) 뉴타운 타워팰리스 등 부자들의 사회주의 공동체 신분상승 열망


    문제는 노무현이 집을 지어서 집값이 올랐다는 한경오와 정의당의 새빨간 거짓말이 먹혔다는 점이다. 노무현 죽이기 세력이 집 짓다가 노무현 정권 망했다는 거짓말을 10년 동안 꾸준히 글로 도배한 결과로 국민들이 세뇌되었다. 조중동과 종편이 추임새로 거들고.


    노무현이 2기 신도시, 세종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내곡동으로 집을 지어서 망했으니 우리는 절대로 집을 짓지 말아야 된다는 잘못된 트라우마에 걸려버린 것이다. 트라우마 무섭다. 부동산 공포에 빠진 문재인 정권이 덫에 걸렸다. 그게 앞에서 말한 물귀신이다.


    상황이 나쁘면 겁에 질려서 더 나쁜 방향으로 질주하는게 별수 없는 인간이다. 상황을 역으로 찔러서 과감하게 타개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 몰면 그냥 몰린다. 이제 진실을 이야기하자. 인간들아. 거짓말 좀 하지 말자. 시민단체들. 교수놈들. 칼럼쟁이들. 


    양심적으로 거짓말 좀 그만해라. 나는 너희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 레토릭이 딸리기 때문이다. 진실은 사실이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글만 해도 꽤 길잖아. 세상은 역설의 역설로 돌아가기 때문에 진실은 문장이 길어진다. 고차방정식으로 돌아간다. 


    대중에게는 짧은게 먹힌다. 히틀러가 왜 거짓말을 하겠는가? 긴 사실보다 짧은 거짓말이 먹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이 국내의 모든 건설장비를 중동으로 빼돌려 한국에 집을 짓지 않았다. 집을 안 지으면 당분간은 집값이 안 오른다. 


    집이 절대 부족한데도 사람들은 그냥 셋방살이하고 살았다. 남들도 셋방살이하니까 원래 이렇게 사는게 맞는가 보다 하고 그냥 살았다. 노태우 때 중동건설시장이 망하자 건설업 살리기로 갑자기 200만 호 지었다. 남아도는 건설장비를 국내에서 굴린 것이다. 


    서울 집값이 잠잠하니까 그걸 정상으로 착각한다. 다시 집이 절대 부족해져서 집값이 오르기 직전에 IMF가 터졌다. 공교롭게 된 것이다. IMF 착시로 집이 절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잊어먹었다. 경제가 살아나자 갑자기 집이 없다는 현실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원래 집값은 어느 나라나 갑자기 오른다. 매년 몇 퍼센트씩 안정적으로 오르지 않는다. 왜? 집은 세월이 흐를수록 낡아가는데 오를 리가 없잖아. 집값이 올라야 하는 원인과 집값이 오를 수 없는 원인이 싸우고 있다. 모순되는 두 법칙의 충돌로 착시에 빠진 거다. 

   

    - 쓸만한 집이 없다. 가격이 올라야 한다.
    - 집은 갈수록 썩는다. 오를 리가 없다. 게다가 인구감소 결정타. 하우스 푸어의 지옥을 보여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발작적으로 폭등하게 되는데 이게 국민을 패닉으로 몰아간다. 품질이 좋은 집이 등장하면 발작적으로 올라간다. 미쳐 날뛰게 된다. 그게 뉴타운과 타워팰리스다. 이전에는 그냥 집이 필요했는데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등장한다.


    부자들만 따로 모여 살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부패를 나눠 먹고, 인맥을 닦고, 패거리 작당하고, 공동체적 삶을 누리는 그들만의 사회주의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는 욕망이 생겨버린 것이다. 신분상승의 열망과 부의 과시 욕망이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이다. 


    타워팰리스 부자들은 서로 믿을 만하니 예의가 바르다. 이웃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내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물어다 준다. 좋잖아. 우리끼리 다 해먹자. 이렇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대중의 욕망을 억압하면 더 나빠진다. 그게 물에 빠진 사람의 행동이다.


    한겨레가 대중의 욕망을 질타하고 신분상승 열망을 공격하는게 상황을 악화시킨다. 왜냐하면 갑자기 태도를 바꾸게 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돈이 있는데도 한겨레의 주술에 감화되어 돈을 주식에 넣어놨다가 안 되면 갑자기 속았잖아 하고 분풀이 구매를 한다.


    적절히 대중의 욕구를 분출시켜야 정부도 살고 나라도 산다.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학이다. 압력을 모아놓는 것은 원래 위험한 거다. 한겨레가 뭣도 모르고 위험한 짓을 벌인 것이다. 가스 빼듯이 욕망을 빼줘야 한다. 방귀 모아놨다가 한 방에 터뜨리냐?


    대중의 욕망은 질타의 대상이 아니라 연착륙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문명의 조절장치이기 때문이다. 욕망이 없으면 인간은 죽는다. 물론 욕망억압의 성공사례도 있다. 남미의 축제가 그렇다. 인도라도 일 년 내내 축제를 하거나 아니면 축제준비를 한다고. 


    집을 소유하려는 열망이 없다. 일본인은 마쓰리에 관심이 있다. 문화를 발전시키면 대중의 욕망이 컨트롤 된다. 그런데 그게 과연 좋은 것인가? 우리가 남미와 인도를 본받자는 건가? 먹힐 리 없다. 집단은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이다. 


    집단의 방향전환은 백 배의 비용이 들므로 그냥 하던 짓을 계속하는게 맞다. 한국은 성장으로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 방향으로 계속 가야 산다. 축제의 나라, 문화의 나라가 되어 가난해도 행복한 좋은 나라? 그건 무리다. 성장만능도 위험하지만 대안이 없는 거다.


    박정희처럼 TV는 흑백TV만 봐. 막걸리는 밀가루 술만 마셔. 소주는 나쁜 희석식 소주만 마셔. 엘리트의 오만이 가세한 이런 금욕주의는 더 고약하다. 되물릴 수 없는 후과를 치르게 된다. 대중의 욕망과 싸우는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인간의 권력의지 때문이다.


    욕망이 권력이라는 본질을 간파해야 한다. 명품이 좋아서 쓰는게 아니고 으스댈 목적으로 사는 것이며 으스댈 수 있으니까 좋은 것이다. 어떻게든 인간은 사설권력을 만들어내고 만다. 그렇게 해야 사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게 구조론에서 강조하는 기세다.


    인구감소로 인해 집을 사면 망한다는 두려움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모순되는 두 가지 힘이 교착되어 방향을 못 찾고 내부압력만 증가하다가 갭투자의 유행과 같은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갑자기 발작을 한다.


    집값을 올리려는 조중동의 악랄한 거짓말과 집 짓다가 노무현 망했다는 한경오의 흉악한 거짓말이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상황을 개판으로 몰아간다. 집값은 전쟁이고 전쟁은 확실히 이겨야 한다. 10의 힘으로 이길 수 있어도 100의 힘을 써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압도적으로 이기지 않으면 적이 승복하지 않는다. 압도적으로 물량을 풀어서 잡는 수밖에. 나중에 인구감소로 유령주택 천지가 되면 어떻게 하는가? 그때는 빈집을 사들여서 공원을 만들면 된다. 후손들의 문제는 우리보다 잘 사는 부자 후손들이 알아서 해라.


    너무 10년 후 20년 후를 대비해서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집은 세월이 흐르면 썩어서 애물단지가 되기 때문에 때려부수고 새로 짓는게 맞다. 내일 서울이 유령도시가 되더라도 오늘은 집을 지어야 한다. 이게 세상의 굴러가는 상호작용의 법칙인 것이다. 


    법칙은 항상 인간의 뒤통수를 친다. 역설의 원리다. 뒤통수 맞지 않으려고 하다가 공산당 사회가 된다. 엎어지고, 자빠지고, 매 맞으면서 피투성이로 그럭저럭 굴러가거나 북한처럼 조용히 말라죽거나 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완벽한 해결책은 절대로 없는 것이다. 


    남북전쟁에 이기고 대통령이 된 그랜트는 술주정뱅이가 되어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술을 먹었다. 그 결과 전쟁의 피맛을 보고 돌아버린 쓰레기들이 죄다 서부로 몰려가서 인디언을 죽이고 들소를 죽이고 그 아름다운 서부를 완전히 초토화시켜 버렸던 것이다.


    만약 그랜트가 정신을 차려서 인디언과 들소를 보호했다면? 골드러시 그거 다 뻥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토지를 나눠주지 않고 숲을 보호했다면? 전쟁통에 눈이 뒤집어진 자들이 내전을 벌여 더 망했을 것이다. 전쟁 상이군인들 뒤처리는 골치가 아픈 거다.


    서부에 금광이 터졌다고 거짓말을 해서 조용히 보내버려야 내가 산다. 인디언을 죽이고 들소를 죽이고 내 땅을 차지하자고 나쁜 선전을 해야 정권이 산다. 풍신수길이 조선을 침략한 이유다. 전쟁의 광기를 외국으로 빼돌려 살인에너지를 다른 곳에 풀어버린다.


    다들 눈에 핏발이 서 있다. 순순히 물러가지 않는다. 이차대전이건 625건 젊은이가 죄다 죽어서 물리적으로 더 이상 전투가 불가능한 지경에 몰려야 끝이 난다. 중국은 15년 동안 중일전쟁을 했어도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는 인간이 처치곤란으로 많았던 것이다.


    한국전쟁에 개입한 이유다. 인간을 소모시키는게 그들의 진짜 목적. 쿠데타라도 벌여서 출세하고 싶은 야심가들 위주로 조선반도로 보내버려. 죽어서 오면 매우 좋고. 그랜트가 중서부를 초토화시킨 이유다. 그는 왜 그랬을까?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랬던 것이다.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가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잘해보려고 하면 노무현처럼 죽고 정신줄을 놔버리면 그랜트처럼 두고두고 욕을 먹고. 그게 인간의 비극이다. 정답은 없고 그냥 그렇게 굴러가는 것이다. 인간들아. 솔직해지자. 거짓말 좀 그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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