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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05 vote 0 2021.04.25 (12:32:46)

      

    택견의 진실


    택견판이 한동안 떠들썩 하다가 요즘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대한택견, 한국택견, 결련택견이 서로 다투는 중에 결련택견이 종합격투기의 유행을 따라가며 한동안 기세를 올렸는데 근래에 위대태껸이 새로 등장해서 정통성 논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머쓱해졌다.


    택견의 진실은 무엇일까? 문제는 정치다. 프레임 놀이다. 내 말은 하나만 맞아도 다 맞는 걸로 치고, 상대방 말은 하나만 틀려도 다 틀린 걸로 치자는게 프레임 걸기다.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말싸움에만 골몰한다. 말싸움에 이길 수 있는 포지션을 잡으려고 한다.


    처음 마이크 잡은 사람은 충주의 한국택견이다. 그 이전에는 송덕기다. 이승만 앞에서 시범을 보였다.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대통령 도장을 받아왔으니 다들 ‘음메 기죽어’ 하고 찌그러져야 한다. 그러다가 문체부에서 무형문화재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공무원 판이다.


    공무원은 책임회피에만 골몰하므로 서류를 꾸며와야 한다. 신한승이 서류를 잘 꾸며서 마이크 잡은게 한국택견이다. 여기에 태권도가 끼어들었다. 이승만 앞에서 가라데를 시범 보였다가 혼쭐이 난 최홍희가 정부지원을 받으려고 정통성이 있는 택견에 매달린 것이다.


    택견의 정통성에 가라데의 기술을 결합하여 태권도가 만들어졌지만 가라데 사범들이 외면해서 존재감이 없었는데 월남파병이 결정되며 군대에 태권도를 보급하자 갑자기 태권도가 떠버렸다. 밥그릇이 해결되자 택견은 소용이 없고 택견과 태권도의 밀월은 끝났다.


    정통성 없는 전두환이 민족주의를 이용하려고 국풍81 소동을 벌이자 여기에 편승하여 신한승이 무형문화재를 추진하며 송덕기와 별개로 아래대 택견을 만들었으니 위대의 대한택견, 아래대의 한국택견으로 나눠졌는데 송덕기의 마지막 제자 도기현이 끼어들었다.


    또 다시 정통성 논쟁이 일어난다. 마이크를 누가 잡느냐다. 송덕기는 이승만 도장을 받아왔고 신한승은 문체부 도장을 받아왔는데 도기현은 결련택견을 들고 나와서 종합격투기 붐에 편승해서 재미를 봤다. 역시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문제는 정치적 프레임이다.


    말싸움에 이기려면 말싸움에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택견은 뭐지? 태권도는 또 뭐야?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서 배워온 조선시대 권법은 대가 끊어졌고 택견은 조선말기 민간에서 유행한 무예이자 싸움이고, 놀이고, 스포츠다. 택견을 애들이 하면 놀이다.


    청년이 하면 스포츠다. 깡패가 하면 싸움이고 무인들이 하면 무예다. 진실은 무엇일까? 무예 맞다. 스포츠는 동네대항 결련을 해서 스포츠고 놀이는 애들이 해서 놀이다. 택견을 하는 웃대와 아랫대는 무인들의 집단거주지다. 무기를 들어야 무예라는 것은 왜곡이다.


    가라테의 품세라는 것은 원래 무기를 들고 하는 것인데 빈손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상대가 주먹을 내지르는데 하단막기와 상단막기로 막는게 아니고 원래 방패로 막는 것인데 방패가 없으니까 꼴이 우습게 된 것이다. 무기가 부족해서 맨손으로 연습했던 것이다. 


    주춤서기라는 것은 중국인들이 수백 명씩 광장에 모여서 수련하는데 공간이 좁아서 똥 싸는 자세로 엉거주춤하게 섰던 것이다. 택견이 굼실대는 것은 공간이 넓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수련자가 열 명밖에 없었으니까. 무예와 스포츠와 놀이의 구분은 원래 없었다.  


    징기스칸 동생 카사르는 씨름을 하다가 상대의 허리를 꺾어 죽여버린 일이 있다. 복수를 한 것이다. 씨름은 무술인가? 그렇다. 씨름은 놀이인가? 그렇다. 무사가 하면 무예이고 애들이 하면 놀이다. 무사들이 체력단련을 위해 씨름을 했다는 기록은 무수히 많다.


    문제는 국풍81이 신토불이를 앞세우며 우리것 찾기 캠페인을 하는데 놀이로 방향을 잡아버린 것이다. 이후 씨름도 놀이가 되고 택견도 놀이가 되었다. 정통성을 얻으려면 문체부 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민속놀이라고 해야 한다. 이게 다 공무원들 때문이다. 


    택견과 씨름이 놀이로 전락한 이유는 MBC 마당놀이 때문이다. 이 작자들이 뭐든 놀이로 몰고간 것이다. 이에 18기를 하는 사람들이 거봐 방송에서도 택견은 놀이라잖아 하고 깔아뭉갠 것이다. 결론 택견의 놀이화는 전두환 일당과 방송사의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요즘도 MBC가 마당놀이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전두환이 지지율 올리려고 생쇼를 한 것이 맞다. 이때 택견을 놀이로 만들려고 가라테는 직선이고 태권도는 곡선이며 한옥의 처마선을 닮았고 풍물패의 춤사위와 같이 굼실과 능청으로 가는게 택견이라고 왜곡되었다.


    왜 그랬을까? 그때 유행이 그랬잖아. 그러다가 종합격투기가 뜨면서 택견의 실전성이 의문시되자 갑자기 결련이 뜬다. 사실 택견은 놀이가 아니라 스포츠야. 종합격투기에 묻어가려고 택견의 실전성을 강조한 것이 결련택견이다. 그럴 때 위대택견이 등장해준다.


    이들은 택견이 실전위주 무술이며 자세도 있고 투로도 있다고 주장한다. 굼실대고 능청대며 노는 놀이가 아니라 살인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을까? 다 맞다. 그때그때 유행을 따라갈 뿐이다. 전두환 시절 다들 우울해서 분위기 띄워보려고 놀이라 했다.


    문제는 놀이를 밀다가 살인기술이라고 말을 못 바꾸는 거. 택견은 놀이 한마당이라니깐. 얼쑤! 굼실굼실 능청능청 덩실덩실 놀이판이 벌어졌다네. 이러다가 정색하고 너 죽을래? 송덕기 옹의 가슴살 뜯어내기 기술을 맛볼래? 송덕기 옹이 인터뷰 하며 뭐라고 했어? 


    택견은 사람을 밟아죽이는 거라고 하셨지. 너 죽어볼래? 이럴 수는 없잖아. 분위기가 싸~해지는 거다. 유튜브 시대에 어느 것이 먹힐까? 놀이? 스포츠? 살인기술? 위대택견이 뜬다. 왜? 트렌드와 맞으니깐. 진보라면 때로는 용감하게 말을 뒤집을 수 있어야 한다. 


    진보는 뻔뻔해야 한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시행착오를 수습해야 한다. 지금은 살인기술이 뜬다. 택견이 놀이라고 주장해서는 70억을 사로잡을 수 없다. 택견이 살인기술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택견으로 원수를 갚기도 했고 택견으로 애인을 뺏기도 했다. 


    애들이 하면 놀이고, 청년이 하면 스포츠고, 복수를 하면 살인기술이다. 택견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택견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무형문화재 지정받으려고 혹은 정통성 주장하려고 혹은 돈 벌려고 혹은 18기를 하며 택견을 깔아뭉개려고 택견을 더욱 좁게 해석한다.


    말싸움에 이기려는 편협함과 닫혀있음을 나는 규탄한다. 열려야 한다. 세계정복을 꿈꿔야지. 우물안 개구리 싸움은 곤란하다. 태권도가 택견의 정통성을 이으려고 노력한 것도 맞다. 전혀 다른 무술이라고 강조하는 사람은 역시 말싸움을 이겨먹으려는 것이다. 


    태권도가 택견과 멀어진 이유는 군대에 보급되어 밥그릇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택견이 필요없어진 것이다. 당수도나 공수도를 하던 사범들이 하루아침에 태권도로 간판을 바꿔단 것도 같다. 태권도 사범 명목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박정희가 밀어줬기 때문이다. 


    가라데 명가 청도관이 태권도로 이름을 갈아서 정권에 아부하는 꼬라지를 비웃고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죄다 태권도가 되었다. 왜? 밥은 먹어야 하니까. 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소룡의 가라데 붐에 편승한 것이며 또 월남파병부대의 태권도 시범에 편승한 거다. 


    누구든 3개월 정도만 가라데를 수련하면 외국에 가서 태권도 도장을 열고 밥먹을 수 있었다. 진실을 말하자. 택견이 스포츠다 놀이다 무예다 하는건 그 시대의 유행이다. 마이크 잡으려고 그런다. 그런데 한 번 입장을 정하면 바꾸지 못한다. 해놓은 말이 있으니깐.


    도기현 사범은 꽁하고 그러고 있지 말고 좀 바꿔라. 택견은 원래 살인기술이다. 증거는 잘 찾아보면 나온다. 택견이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굼실대고 능청대는 것은 방송사의 입맛에 맞춰준 것이다. 그런 요소도 있었지만 말이다. 태권도의 배신은 격파시범 때문이다.


    태권도가 택견을 모방하려다가 가라데로 가버린 것은 격파시범이 TV방송에 먹혔기 때문이다. 택견은 격파가 없으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택견도 하면 된다. 과거에 안 했다고? 원래 격파는 차력술 하는 약장수들이 하던 것이다. TV 때문에 별게 다 기어나온 것이다. 


    왜 최영의가 황소와 싸웠겠는가? TV 때문이다. 진실을 말하자. 검을 쓰는 데는 세 가지 기술이 있다. 자, 격, 참이 그것이다. 자는 양날칼로 찌르고, 격은 휘어진 외날칼로 치고, 참은 중국식 월도로 벤다. 찌르기와 치기와 베기가 있다. 검술의 기술은 딱 세 가지가 있다.


    세분하면 30가지 기술이 나오는데 필요없고 검은 그냥 찌르고 치고 벤다. 나머지 응용기술은 안쳐주는 것이다. 권투는 기술이 셋이다. 스트레이트와 훅과 어퍼컷이다. 택견의 기술은 셋인데 발로 차고 손으로 잡고 메친다. 태질이라는게 상대를 내동댕이 치는 거다. 


    권투에 세 가지 기술이 있듯이 택견은 세 가지 기술이 있다. 더 있으면 안 된다. 왕년에 어떤 씨름선수가 방송에 출연하여 300가지 씨름기술이 있다고 설레발이 쳤더라만 그게 일본의 스모를 의식한 것이다. 스모에 기술이 많다니 우리는 더 많아야 한다는 거다. 


    가라테에 품새라고 하는 투로가 있으니까 택견에도 있어야 한다? 그건 문체부 공무원들이 만든 판타지다. 택견에는 발길질과 손기술과 태질이 있을 뿐이다. 왜? 권투선수도 자신에 맞는 몇 가지 기술로만 싸운다. 세계 챔피언도 주로 쓰는 기술은 서너 가지뿐이다. 


    택견고수가 뭐하러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여러 기술을 두루 배우겠는가? 송덕기는 택견기술이 몆 가지 없다며 전수하지도 않았는데 실제로는 많은 기술을 남겼다. 왜 그랬을까? 한풀의 김정윤이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온갖 자세로 찍혀준 것이다. 왜? 모델도 재밌잖아. 


    대부분 송덕기가 실제로 수련한 것이 아니다. 택견꾼은 많고 그중에는 별의별 이상한 아저씨도 많고 그들이 별 기술을 다 썼기 때문에 기록을 남길 목적으로 포즈를 취해준 것이다. 필요없다. 권투는 스트레이트 하나만 잘 쳐도 이기고 훅 하나만 잘 쳐도 이긴다. 


    어퍼컷은 키 작은 선수에게나 쓰는 것이다. 상대가 유리턱이면 더 좋고. 권투에 기술이 셋밖에 없는데 택견은 기술이 많다면 그게 사기지. 격투기 기술은 그냥 자신이 고안해서 쓰는 것이다. 타이슨이나 메이웨더가 쓰는 기술은 자신이 코치와 함께 고안한 것이다. 


    왜 타이슨은 그 기술을 쓸까? 키가 작아서다. 먼거리에서 갑자기 달려드는게 타이슨 주특기다. 그것을 아는 홀리필드는 거리를 주지 않는다. 가까이에서 비비다가 귀를 물렸다. 메이웨더는 왜 그럴까? 눈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의 동작을 잘 읽어낸다. 


    미야모도 무사시는 왜 이도류를 쓸까? 힘이 좋아서다. 팔힘이 세니까 칼 두 개를 쓰는 것이다. 일반인은 칼 두 개를 들지도 못한다. 누구든 자신의 신체 특징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며 각종 암수는 살인에나 쓰는 것이다. 결론은 택견은 열려 있다는 말이다. 


    뭐든 좁게 해석하는 것은 말싸움에 이겨서 마이크를 잡으려고 궁지로 들어서는 퇴행행동이다. 특히 좌파들은 말싸움에만 이기려고 프레임을 걸다가 현장에서 진다. 현장에서 지면 선거도 진다. 우파들은 이길 것 같으면 일초만에 태도를 바꾼다. 뻔뻔하게도 말이다.


    백신 거부하다가 문재인이 백신 못구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백신만세 이러고 태세전환 하는데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겨야 이긴다. 이겨먹으려고 이랬다저랬다 변신하는 안철수 짓도 곤란하지만, 우리가 말싸움이 아닌 현장에서 이기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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