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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65 vote 0 2021.04.18 (09:07:32)

      

    권력의 두 얼굴


    세상의 모든 것은 권력의 논리 하나로 전부 설명될 수 있다. 단 여기서 권력은 좁은 의미에서의 정치권력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의 자연권력을 의미한다. 권력은 에너지의 효율성에 근거한 합리성이다. 권력적인 것이 합리적인 것이다. 그런데 가짜가 많다는게 권력의 딜레마다.


    열린권력과 닫힌권력이 있다. 열린 공간에서 내가 효율성을 달성하여 권력을 얻을 수도 있지만, 닫힌 공간에서 상대방을 비효율로 몰아 권력을 쥘 수도 있다. 이기면 권력이 생긴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권력이다. 이기면 사건을 연결하고 지면 무대에서 퇴장한다. 내가 잘해야 이기지만 상대방이 못하게 만들어도 이긴다. 남을 해치는 방법으로 성공하는 나쁜 권력이 있다. 닫힌 권력이다. 닫힌 권력은 고립된 공간에서만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간다. 앞사건이 뒷사건을 지배하는게 권력이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언제라도 머리가 꼬리를 지배한다. 왜인가? 에너지의 제한 때문이다. 에너지가 양의 피드백을 이루어야 사건이 다음 단계로 연결된다. 그런데 의사결정은 부분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모든 변화는 부분에서 시작되어 전체로 파급된다. 부분이 전체를 지배할 수 없다. 부분이 전체보다 작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부분의 변화로 전체를 움직이려면 특별한 기술을 써야 한다. 그것은 대칭을 끌어내는 것이다. 대칭 2가 축 1을 공유할 때의 에너지 효율성에 의해 부분이 전체를 지배하는 특별한 예외가 만들어진다. 바로 그것이 구조다. 자연에서는 기세가 되고, 시장에서는 이윤이 되고, 정치에서는 권력이 된다.


    연속된 사건에서 축 1이 대칭 2를 지배하는 구조의 효율성에 의해 양의 피드백을 이루어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자연의 조절장치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대칭과 균형을 통해 효율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연결하는 조절장치가 있다. 생물에는 성별이 있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있고, 사회에는 선과 악이 있고, 정치에는 진보와 보수가 있으니 대칭을 이루고 사건을 조절한다. 그 조절장치를 핸들링하는 것이 권력이다. 


    대장 한 명이 병사 백 명을 지배한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이길 수 없다는 물리학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인다. 대칭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조개와 도요새를 싸우게 만들면 어부가 둘을 동시에 지배할 수 있다. 머리 하나를 꼬리 둘이 공유하면 그만큼 효율적이다. 축을 공유하는 대칭의 효율성만큼 권력이 발생한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간다. 기 1이 승 2를 대칭시키고 승 1이 전 2를 대칭시켜 권력을 창출한다. 왕 1이 축을 잡고 귀족 2를 대칭시키고, 귀족 1이 축을 잡고 기사 2를 대칭시킨다. 그런데 사건은 언젠가 끝이 난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가면서 기가 승을, 승이 전을, 전이 결을 지배하는데 결은 누구를 지배하는가? 결은 누구도 지배하지 못한다. 여기에 권력의 비극이 있다.


    왕과 귀족과 기사와 평민과 농노로 이어지는 봉건 피라미드 구조의 맨 밑바닥이 문제다. 그곳이 궁지다. 그곳은 좁은 공간이다. 막다른 골목이다. 더 이상 대칭을 조직할 수 없다. 축을 잡을 수 없다. 넓은 공간에서는 괜찮다. 어떻게든 폭탄을 남에게 떠넘길 수 있다. 최종적으로 기계가 착취되고, 소와 말이 착취되고, 태양이 착취된다. 지구를 털어먹는 것이다. 그런데 무인도에 두 사람이 살고 있다면?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착취된다.


    사건이 종말단계에 이르면 누군가는 폭탄을 안고 죽어야 한다는게 권력의 딜레마다. 누군가는 상투를 잡는다. 지구가 매우 크다면? 사건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면? 미국처럼 땅이 넓고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면? 권력은 그럭저럭 무리 없이 작동한다. 다단계를 해도 아직은 회원을 더 모집할 수 있다. 폰지 사기가 먹힌다. 이 경우 결국은 후손을 털어먹게 되는데 후손은 우리 세대보다 부자가 될 것이 뻔하므로 적당히 털어먹어도 된다.


    인구가 증가하고 생산력이 증대되는 한 괜찮다. 그러다가 인구가 스톱되어 후배가 끊어지고 내무반에 신병이 들어오지 않아 상병 3호봉이 물주전자 당번이 되고 시스템이 붕괴하면 20대가 국힘당을 찍는 자해소동이 일어난다. 권력의 시스템은 잘 디자인되어야 하며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위태로운 것이다.


    권력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판단문제가 아니다. 둘 중에서 하나의 정답을 찍으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권력이 조절장치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핸들링의 문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적절히 조절되어야 한다. 세련된 솜씨로 운전해야 한다. 힘조절을 잘해야 한다. 흐름을 탔을 때는 대충 투박하게 운전해도 성공하지만, 흐름이 막혔을 때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 


    기승전결로 가는 사건의 진행단계에 따라 권력의 핸들링 방법은 다르다. 판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그러므로 일단 판을 키워야 한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 대략 안전하다. 고립된 공간은 더 이상 판을 키울 수 없으므로 위태롭다. 폭탄을 떠넘길 대상을 찾을 수 없다. 그 경우 인간은 자해를 하게 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행동은 에너지 낭비에 불과하다. 그런데 대칭시킬 외부의 그 무엇이 없으면 그렇게 한다. 아무거나 대칭시킨다. 그러다가 자신을 구해주려는 사람의 목을 조르기도 한다. 물귀신이 되는 것이다. 왜? 인간은 대칭을 통해서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데 대칭시킬 수 있는 외부의 그 무엇이 없으면 자신을 둘로 쪼개서 대칭시키는 방법을 쓴다. 그게 20대의 자해투표다. 외전을 못 벌이므로 내전을 벌이는 것이다. 조선족을 미워하고, 페미를 비난하고, 자신을 더욱 고립시킨다. 일본의 혐한도 같은 자해원리다. 


    특허권과 저작권, 선점권, 생존권은 자연권이다. 원래 그런 거다. 부모가 낳지 않으면 자식은 존재가 없다. 부모에게 자녀양육의 권리가 있다. 자연권은 머리와 꼬리가 하나의 몸통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따로 분리할 수 없는 거다. 꼬리를 떼면 머리도 같이 죽는다. 머리를 떼면 꼬리도 죽는다. 둘은 항상 붙어다닌다. 한 가족이다. 그럴 때 머리에게 꼬리를 대표하는 권력이 있다. 가장에게 대표성이 있다. 형님에게 권력이 있다. 선배가 권력을 쥔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지 않으면 독자는 존재가 없다. 작가에게 저작권이 있다. 발명하지 않으면 상품은 존재가 없다. 특허권이 보장된다. 작가와 독자, 연주자와 청중, 배우와 관객, 발명과 상품은 한몸이다. 


    정치인은 의리를 조직한다. 도원결의하여 그냥 권력을 생성한다. 정당을 만들어 대표를 뽑으면 권력이 생긴다. 그 권력은 잠정적인 권력이다. 아직 권력이 아니다. 너희가 나를 따르면 부하들은 너희를 따를 거야. 관우야! 장비야! 권력을 가지고 싶니? 그렇다면 나를 섬겨라. 그리하면 장차 백만대군이 너희를 따르리라. 유비의 착취술이다. 관우와 장비가 빨렸다.


    정치권력은 전쟁을 이겨서 가치를 증명한다. 전쟁에 승리하기 전까지, 선거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대표에게 위임된 권력은 가짜권력이다. 그냥 약속이다. 그 약속이 지켜진다는 근거가 없다. 전쟁에 지면 깨지고 이기면 권력을 획득한다. 정치권력의 반은 자연권이고 반은 거짓말이다. 전쟁을 통해서 권력이 검증된다. 전쟁을 하지 않겠다면? 그게 독재다. 독재는 거짓권력을 만들고 검증을 거부하는 기술을 쓴다. 말로는 미국과 전쟁을 한다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전쟁을 하지 않고 해먹는다. 북한은 미국과 71년째 전쟁상태다. 종전선언을 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는 전쟁하지 않는다. 그냥 거짓말을 한다.


    종교는 인간의 권력본능을 충족시킨다. 가족이 아닌 사람이 모여 가족행세를 하는게 종교다. 원래 종교집단은 조상신을 섬기는 확대가족이다. 유사 부족이다. 현대사회에 부족은 없어지고 그 빈자리를 종교가 먹는다. 가족이 약화된 공간을 종교가 메운다. 종교권력도 얼마간 자연권이다. 자연권에서 멀어질수록 가짜가 많다. 전쟁에 이기면 권력이 생긴다. 아버지 빽으로 낙하산을 타고 들어온 놈은? 이런게 문제다. 요즘은 재벌도 세습하고, 목사들도 세습하고 있는 판이다. 권력이 한 번 굳어지면 기득권이 되어 뒤에 오는 사람의 약점을 잡는다.


    권력의 근거는 효율이다. 자기가 효율을 생산한 만큼 먹는다. 그 이상을 먹으면? 기득권의 횡포다. 자본주의는 지나친 로얄티를 주장하여 산업을 망치고 있다. 문화분야가 그렇다. 저작권을 깎아야 한다. 10년 이상 지나면 전부 무료로 풀어야 한다. 몇십 년씩 해먹는건 김일성이다. 


    지나친 로열티 때문에 가수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만화가는 더이상 그리지 않는다. 특히 일본 작가들은 한두 편으로 평생 우려먹는 거지새끼 짓을 태연히 한다. 한국 만화가는 700편의 작품을 발표하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조석도 좀 뜨더니 소식이 없다. 양아치가 된 것이다. 기안84는 뜨기도 전에 양아치짓을 일삼고 있다. 거의 윤서인이 되었다. 배가 불러서 터지는 병에 걸려버렸다. 주호민도 요즘은 놀맨놀맨 하는 모양이고. 종편이 띄워주니까 귀족이 되어 으스댄다. 나사가 빠진 놈들이라 하겠다.


    속임수는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얽혀버리는 권력의 경직성 때문에 한 번 줄을 잘못 서면 덫에 걸려서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약점을 이용하여 후배를 갈취하는 짓이다. 먼저 온 사람이 터를 닦아놓고 자릿세를 받아먹는 것이 권력이다. 알박기는? 터도 닦지 않고 그냥 날로 먹는다.


    먼저 온 사람이 이득을 생산하여 권력을 쥐는 방법도 있지만 뒤에 오는 사람의 약점을 추궁하여 권력을 쥐는 방법도 있다. 자신이 잘해서 이기는 방법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못하도록 만들어서 승리하는 방법도 있다. 전쟁에 이겨서 권력을 잡는 방법도 있지만 전투마다 지면서도 말을 안 들으면 적군에게 죽는다고 겁을 줘서 권력을 잡는 방법도 있다. 전자는 정의고 후자는 불의다.


    신기술을 개발해서 성공하는 방법도 있지만 해커를 고용하여 경쟁사를 파산시키는 방법도 있다. 주인이 드나드는 대문도 있지만 도둑이 드나드는 뒷문도 있다. 불법 사이트들은 대부분 해커를 고용하고 있다. 해커는 양쪽에서 돈을 받고 두 사이트를 동시에 해킹한다.


    경쟁이 없는 닫힌 공간에서 절대권력은 절대 윤석열 된다. 김건희 집안에 약점을 잡혀 투기꾼의 사냥개로 행동하며 추악한 악마의 얼굴을 드러낸다. 우리는 권력의 이러한 모순, 권력의 이중성, 권력의 위험성을 알고 세련되게 운영해야 한다. 무작정 한쪽으로 질주하면 파멸확정이다. 


    좌파는 무조건 권력을 부정하기가 다반사고 우파는 무조건 권력을 숭배하기가 다반사다. 그게 게으름이다. 권력의 정답은 정밀한 핸들링이다. 연착륙 시켜야 한다. 모든 권력은 경쟁되어야 하며 권력 피라미드의 말단부는 보호되어야 한다. 열린권력은 권장되어야 하며 닫힌 권력은 타도되어야 한다. 게임의 승자는 우대되어야 하며 반칙하는 사람은 처단되어야 한다. 새로운 권력은 옹호되어야 하며 기득권은 감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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