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82 vote 0 2020.04.20 (13:14:11)

      

    몬티홀 딜레마


    몬티홀 문제가 재미있는 이유는 초딩도 알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인데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수학자가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수학이 뭐냐를 생각하게 한다. 이런 문제는 헷갈리므로 틀릴 수도 있지만 정답이 밝혀졌을 때 이를 납득하느냐는 다른 영역이다.


   믿음이라고 하면 수학을 벗어나 심리학이 된다. 구조론으로는 통제가능성의 문제다. 내 통제권 밖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것은 무조건 내게 불리하다. 힘이 방향이 꺾여서 의사결정 비용이 추가된 것이다. 길을 가다가 1만 원을 주웠다면 비용이 든다.


    허리를 굽혀서 주머니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손실이 일어난다. 그런데 비용지불이 없었다면 뭔가 불길하다. 청구서가 날아올 것만 같다. 리스크다. 느낌이 안 좋다. 중요한 것은 이를 일상적으로 무수히 경험한다는 거다. 그래서 직관력인 것이다.


    많은 수학자들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는 말은 수학자의 뇌구조가 일반인과 다르다는 의미다. 공식만 외웠다는 건가? 수학문제 이전에 구조문제다. 출연자는 세 개의 문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사회자는 나머지 두 문 중에서 하나를 열어 염소를 보여준다.


   나머지 둘 중의 하나는 자동차가 있고 다른 하나는 염소가 있다. 그런데 사회자는 세 문 중에서 사회자가 이미 선택한 문을 열 수 없다. 바로 이 부분이 함정이다. 사회자의 공정하지 않은 개입이다. 중요한 것은 순수한 직관이다. 가짜 직관이 개입할 수 있다.


   사회자가 다른 문을 선택할 기회를 주었는데 거기에 복종한다면 왠지 자기가 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무조건 반대해야 자기가 주도권을 잡는다. '난 반댈세.' 이러는 심리가 있다. 그 경우 사회자가 '정말 선택을 바꾸지 않겠어요? 하고 한 번 더 질문해준다. 


    이때 출연자는 무조건 상대가 한마디 더 하는 구조를 선택한다. 왜? 발언권을 얻기 위해서다. 마이크 잡으려고. 선택을 바꾸지 않아야 사람들이 자기 얼굴을 쳐다볼 것 같다. 그런데 이미 져 있다. 상대가 말하고 내가 받아치는 구조는 그 자체로 을이 된다.


    문제의 본질과 상관없는 엉뚱한 권력의지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면 무조건 내게 불리하며 반드시 맞대응 해야 한다. 이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다. 몬티홀 문제는 구조=직관으로 패턴 추출문제다. 


    백화점에 갔는데 점원이 슬슬 비위를 긁는다. 가격을 물어보는데 알려주지 않고 '아 그 옷은 좀 비쌉니다.' 이러면 화가 나서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이건 합리적 소비가 아닌 것이다. 순수한 수학문제를 정치적 권력문제로 바꿔치기해서 권력투쟁을 시킨다.


   구조론은 한마디로 복잡의 제거다. 중복과 혼잡을 제거하면 구조가 남는다. 이 경우는 혼잡에 해당된다. 문제와 상관없는 정치적 반발이다. 선택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사회자의 저의를 의심하고 '흥! 내가 속을까 보냐?' 하고 불신을 내비치다가 당하는 거다.


   필자가 미통당 필승법을 진작부터 알려줬지만 천기누설이 될 가능성은 없다. 그들은 나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사회자를 불신하고 정치적 대응을 하면 곤란하다. 건조하게 구조 그 자체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쓸데없는 자존심 따위는 들이대지를 말자고.


    뇌가 구조뇌가 아니면 패턴추출 안 된다. 아이큐테스트 문제가 대개 패턴추출 문제다. 상황을 단순화시키면 대칭이 보인다. 그게 구조다. 본질과 관계없는 부분을 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통제가능성은 나와 연결되는지가 중요한 거다. 선택하면 연결된다. 


    사회자는 내가 선택한 문을 빼고 나머지 중에서 하나를 연다. 그곳은 나와 단절되어 있다. 나의 통제권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맞대응해야 한다. 다시 나와 연결해야 한다. 선택을 바꾸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이것은 닫힌계를 치는 훈련이므로 중요하다.


    판매원이 ‘고객님 그 옷은 비싼 옷인데요?’ 이러며 자존심을 긁어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나의 시나리오 안에 없는 것이다. 쳐내야 한다. 너 겁도 없이 선택을 바꿀 배짱은 있냐? 자존심을 긁는 심리적 공격이다. 상대의 페이스에 말리지 말고 구조만 보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금재.

2020.04.20 (19:33:31)

수학자들은 대개 석박일텐데, 

그들은 학계에 소속되어 있으므로 

심리적으로 독립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수학자들이 그렇듯이

그들은 현상을 건조하게 본다고 말하지만

진실로는 전혀 건조하지 않은 거죠.

시스템을 대변할 뿐,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수학자만 그런 건 아니고, 

거의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

Drop here!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75 우주가 5인 이유 1 김동렬 2020-04-25 3110
4774 차원 5의 의미 김동렬 2020-04-25 2972
4773 방향전환의 문제 김동렬 2020-04-24 3087
4772 구조론의 출발점 김동렬 2020-04-23 3069
4771 계 체 각 선 점 2 김동렬 2020-04-23 2950
4770 점 선 각 체 계 김동렬 2020-04-21 3712
» 몬티홀 딜레마 1 김동렬 2020-04-20 4082
4768 나에게는 욕망이 있다. 1 김동렬 2020-04-14 4254
4767 카시미르 효과와 만유척력 김동렬 2020-04-13 4426
4766 천재의 비밀 김동렬 2020-04-13 4160
4765 신과 나 3 김동렬 2020-04-12 3747
4764 구조는 만물의 척도다 김동렬 2020-04-11 3289
4763 구조론 차원의 의미 김동렬 2020-04-09 3133
4762 모든 존재는 사면체다 image 김동렬 2020-04-08 3313
4761 에너지 차원의 그림풀이 image 김동렬 2020-04-08 3323
4760 구조론의 차원개념 image 김동렬 2020-04-07 3388
4759 공자가 가르친 사람의 도리 1 김동렬 2020-04-06 4360
4758 창의력의 비밀 4 김동렬 2020-04-05 4192
4757 차원 개념의 그림풀이 image 1 김동렬 2020-04-05 3331
4756 차원의 해석 image 1 김동렬 2020-04-02 3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