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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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55 vote 0 2019.10.01 (13:15:39)


    윤석열 언제 짤리나?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폭주를 견제할 수단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은 국정원, 검찰, 청와대의 3자균형으로 해결했는데 문재인이 국정원 권력을 내려놓자 균형이 깨졌다. 넘버 쓰리가 주제 모르고 천장까지 기어 올라 넘버 원 행세를 하고 있다.


    검찰조직 안에도 몇몇 요직에 우리쪽 사람을 심어 견제하는 장치가 있다는데 작동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이 재빨리 자기사람을 심은 데다 우리쪽에서 원리원칙대로 하느라 대응을 못 한 것이다.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이해 못했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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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자루는 우리가 쥐었다. 윤석열에 대한 처분은 즐길 승부를 철저하게 즐긴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우리가 이겨도 프로답게 이겨야 한다. 묻고 더블로 간다. 타짜의 달건이 곽철용처럼 씩씩하게 말이다. 그러므로 윤석열 아직은 짤리지 않는다.


    토사구팽은 자한당 소굴을 털어 토끼를 잡은 다음에 한다. 총선 끝나면 잘라도 된다. 윤석열이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망치려고 고의로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 11시간으로 타이밍을 잡아 국민을 고문한 게 사실이면 능지처참이라도 부족하다.


    그러나 윤석열의 무대뽀정신이 적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점에서 아직은 뒷맛이 남아있다. 몽골의 만구다이 역할이다. 만구다이는 헝가리군 기사단의 표현을 빌자면 ‘쥐새끼 같은 말을 타고 바늘 같은 창을 들고’ 유럽 중갑기병 앞에서 깔작댄다.


    무장이 허술하고 대오도 엉망이다. 지휘관은 몽골군의 본질을 알기 때문에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지만 기사들은 원래 지휘관의 말을 안 듣는다. 명예심을 앞세우는 전통 때문이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닥돌하다가 허무하게 죽는다.


    중갑기병은 대오가 깨지면 안 되므로 일대가 전진하면 모두 따라간다. 앞뒤로 가늘어졌을 때 좌우의 언덕 뒤에 매복하고 있던 몽골군에게 옆구리를 찔리고 전멸한다. 몽골군은 만구다이를 일종의 자살부대로 삼아 적을 유인하는 미끼로 쓴다.


    명예심을 앞세우고 우쭐하는 인간들이 헛된 희망고문에 낚이는 것이다. 이언주나 유석춘이나 변희재나 지만원의 무리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 나대는 자가 만구다이에 낚이면 본대인 자한당도 결국 따라와서 함께 죽는데 잡아먹는 뒷맛이 있다.


    그들은 사석작전을 모른다. 뭉치기를 좋아하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믿다가 결국 좁은 공간에 몰려서 전멸한다. 애국당만 잡으려 했는데 자한당도 같이 잡혀주니 좋잖아. 우리는 만구다이 정신으로 일대를 희생시켜 적을 낚지만 적은 못한다.




    위험인물 윤석열


    윤석열은 왜 조국을 미워할까? 콤플렉스 있는 인간 특유의 군중을 통제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그런 인간 있다. 홍준표와 윤석열의 공통점은 고시에 여러 번 낙방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는 무대뽀 정신이 있다. 군대에서 필자가 겪은 일이다.


    ‘3소대가 어찌 우리 1소대에게 그럴 수가 있어?’ 별것 아닌 일로 입에 거품 무는 똘아이 있다. 그 병사의 논리는 이렇다. 중대말년이 우리 내무반에 있으면 우리 내무반 서열이 중대에서 가장 높다는 거다. 뭣이라? 내무반에도 서열이 있다고라?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일직하사가 중대말년이 보는 앞에서 군홧발로 침상을 더렵혔는데 이건 천인공노할 만행이며 대대가 함께 성토해야 할 중대한 사변이라는 거다. ‘우리 1소대를 만만하게 봐도 유분수지. 당장 3소대로 쳐들어가야 한다구.’


    다른 병사들이 시큰둥한 바람에 그의 열변은 무위로 돌아갔다. 그는 고졸이었는데 내무반을 고졸파와 대졸파로 나누고 혼자 흥분해서 이것저것 따지고 있었다. 어느 바닥이든 유난히 이런 걸로 설쳐대는 인간들 스무 명에 한 명 꼴로 있더라. 


    조직은 원래 외부에서 흔드는 것을 싫어한다. 강금실과 조국은 검찰출신이 아닌 외부인사다. 게다가 현정권 들어 비검찰 출신이 법무부를 장악했다. 그게 싫은 것이다. 패거리 정신이다. 외국영화에도 나온다. 미국 해군은 해병대를 싫어한다고.


    사고를 쳐놓고도 ‘왜 그랬어?’ 하고 추궁하면 ‘술집에서 재수 없는 해병대 새끼들과 마주치는 바람에’ 하고 변명하면 무사통과다. ‘응당한 처분을 내려주었습니다. 저 혼자 세 명을 병원에 보냈지요.’  ‘잘했어.’ 그런 문화에 열광하는 또라이들 있다.


    고딩들도 그런 짓을 한다. ‘강 건너 마포 애들이 감히 우리 구역에 넘어오다니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봤나. 이런 식이다. 콤플렉스가 있는 인간이 집단을 휘어잡고 싶을 때 이런 것을 이용한다. 고시를 아홉 번 치렀다면 그 울분을 알 만한 거다.


    콤플렉스에 빠진 윤석열이 조직을 휘어잡고 위세 부리 싶어 찬스를 살린다. 그런 인간들이 갑자기 눈에 불이 번쩍하면서 광분하는 모습 여러 번 봤다. 우쭐하는 영웅심리와 패거리 의식이 겹쳤다. 윤석열의 과거 행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룸살롱에서 신발을 벗어 양말로 휘저은 다음 거기에 양주를 따른다고. 재벌에게 강권하고 자신도 마신다. 박수쳐주면 발가벗고 무대에 뛰어올라 생쇼라도 할 위인이다. 위험인물이다. 조국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동료를 휘어잡으려는 것이다.


     알고도 낚이는 게 만구다이다. 우리쪽은 만구다이를 할 자원이 넘친다. 저쪽은 반대로 낚이고 싶어하는 또라이가 넘친다. 전쟁의 목적을 승리에 두는가 명예에 두는가의 차이다. 십자군 전쟁 때도 유럽 기사단은 아랍의 심리전에 무수히 낚였다.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도 같다. 프랑스군은 귀족 중심의 기사이고 영국군은 농민군이다. 농민은 낚이지 않는다. 명예심이 없기 때문이다. 귀족은 꼭 낚인다. 모욕을 당했는데 비겁하게 숨어 있었다는 말이 나오면 가문은 끝장이기 때문이다. 


    귀족 중에도 콤플렉스가 있는 하급무사가 잘 낚인다. 신분상승의 열망을 품고 뭔가 한 건을 올려야 되겠다는 이언주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른자위 지역구에 공천을 받으려면 지금 뭔가 해야만 한다는 조바심이 있는 거다. 반드시 낚인다.


    우리는 낚이지 않는다. 지도부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이순신 장군의 엄명이 있기 때문이다. 저쪽은 다국적군이라서 그런 거 없다. 정의당이 망하는 원인도 같다. 그들은 승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전리품을 원하기 때문이다.


    노동세력, 엘리트세력, 페미세력, 빈민세력, 언론세력, 시민단체 등이 다국적군을 이루고 각자 한 건을 올려 전리품을 챙겨야 하겠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낚이고 진중권이 낚인다. 일대가 낚이면 죄다 따라가서 죽는다.


    우리편은 괜찮다. 집권당이므로 언제든 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공천에 떨어져도 구제받을 낙하산이 예비되어 있다. 조바심낼 일이 없다. 주목받다가 조경태처럼 희미해져 버릴까 걱정할 일이 없다. 정청래도 조용하게 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충분히 나댈만한 오지랖인데도 여유 부리고 있다. 이기는 흐름을 탔다. 에너지의 방향성은 확산 아니면 수렴이다. 수렴이면 악재도 호재가 되고 확산이면 호재도 악재가 된다. 악재는 사석작전으로 쓰면 되고 호재는 대세력작전을 쓰면 이긴다. 


    무조건 이기는 에너지 흐름을 탔다. 이석기가 삽질하면 주사파를 걸러낼 찬스가 되고 진중권이 삽질하면 입진보를 걸러낼 찬스가 된다. 좋지 아니한가? 몽골의 만구다이 정신을 가져야 한다. 노무현은 그리고 조국은 자신을 만구다이로 삼았다. 


[레벨:3]나는나여유

2019.10.01 (13:51:48)

오탈자

이겨도 포르답게.  -> 프로

대톨령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9.10.01 (13:59:09)

감솨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10.02 (05:46:30)

"악재는 사석작전으로 쓰면 되고 호재는 대세력작전을 쓰면 이긴다."

http://gujoron.com/xe/1128962

[레벨:11]큰바위

2019.10.02 (10:40:14)

이래서 구조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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