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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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679 vote 0 2017.05.09 (10:51:27)



    ‘인간이란 무엇인가’ 혹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이 있었다. 종교적 관점인가, 철학적 관점인가, 정치적 관점인가, 사회적 관점인가, 생물학적 관점인가, 인류학적 관점인가에 따라 다르게 말할 수 있다. 백과사전은 생물학적 관점 위주로 다루고 있다. 인간은 영장류 동물의 일종인 호모 사피엔스다. 질문자가 이런걸 궁금해 하지는 않을테고.


    인간人間은 사회를 말한다. 우리말 인간은 사회적 인간을 의미한다. 옛말로 보면 인간이 아니면 비인간이니 비인간은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거나 동물이 사는 사바나, 혹은 유령이 사는 저승이다. 현대 한국어로 인간은 의사결정의 주체자를 의미한다. 즉 인격적 존재다. 일베충이나 좀비나 시체는 인격이 없으니 인간이 아니다. 명박이 인간일 리 없다.


    휴먼human은 인격을 뜻한다. hu-은 습기를 품은 진흙을 의미하는데 흙으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사원소설과 관계가 있다. 흙은 부드럽고 결합하는 성질이 있으니 구조론의 질개념과 가깝다. man은 입술로 가리키는 상대방이며 people은 숫자가 많다는 뜻이니 사람의 무리다. 결론적으로 인간이라는 말은 독립적 의사결정의 주체자라 하겠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권력적 존재다. 인간이냐 비인간이냐의 차이는 권력의 존재여부로 판명된다. 권력이 없는 노예나 동물은 인간이 아니다. 의사결정에 끼워주지 않는다. 즉 집단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사람, 투표권이 있는 사람, 발언권이 있는 사람, 대항할 수 있는 사람, 상호작용의 대상이라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며 인간의 임무는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쁜 놈들은 일단 인간이 아니다. 일베충은 패죽여야 한다. 인간은 이성을 가진 존재이며 야만한 동물과 다르다. 이성이 결여된 야만인들은 인간으로 볼 수 없다. 이 말에는 얼마간 인종주의 시대의 편견이 반영되어 있다. 혹은 봉건 계급사회의 관점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인의 인간관도 이와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인간은 신의 입김을 받은 선택받은 존재이며 일하지 않고 노는 인간, 혹은 전쟁에 참여하는 전사들만 인간이고 숲속의 부족민이나 유목민은 일단 인간이하의 존재로 본 것이다. 즉 인간은 고상한 존재여야 하는 것이며 신의 핏줄을 받은 육체의 아킬레스와 육체와 영혼이 조화된 헥트로가 있었다.


    헥토르가 가장 이상적인 인간이며 여성은 아프로디테 신상의 발등에 키스라도 해서 예뻐져야 대접을 받았다.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겸비해야 한다는 사상이 퍼져 있었다. 게다가 미모까지 더하면 더욱 좋고. 고대사회 특유의 우월주의가 있었다는 말이다. 인도의 카스트를 연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은 인류학적 관점과 상당히 충돌한다.


    건강한 신체, 건전한 정신, 우월한 외모를 추구하는 관점은 계급제도의 산물이며 원래 인간은 보다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속박되지 않은 소박한 삶을 지향했다. 인간적이다 하는 관점은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영웅상이 아니라 보다 여성적이고 소박한 포용능력과 소통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족민의 삶에는 에토스보다 파토스가 중요했던 것이다.


    에토스는 고결한 영웅상을 따르는 윤리적 인간, 파토스는 눈물로 보듬어 안는 감성적 인간, 로고스는 자연의 진리를 따르는 합리적 인간을 의미한다. 어느 쪽이든 인간성을 규정하는 것은 집단과의 관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반사회성을 가지고 집단을 공격하는 자는 비인간이다. 일베충들 말이다. 에토스든 파토스든 로고스든 우월주의가 있다.


    현대인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은 도덕적 선을 지향하는 존재도 아니고, 윤리적 존재도 아니고, 이성적 존재도 아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도 비판된다. 드넓은 우주를 놓고 보면 티끌같이 미미한 존재인 인간이 감히 만물의 영장을 주장하다니 교만하기 짝이 없다. 종교적 관점도 살펴볼만 하다. 종교는 대집단을 만들어 인간의 사회성을 충족하고자 한다.


    인간은 창조주 신의 자식이거나 혹은 윤회를 거듭하는 존재이다. 어느 쪽이든 그것은 대집단이다. 신의 자식이면 70억 인류가 모두 한 핏줄의 가족이라는 말이고 윤회를 거듭한다면 거기에 과거와 미래까지 포함되어 인간개념의 규모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는 대표성이다. 인간은 의사결정의 주체자이며 이때 인간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문명의 대표자다.


    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나와 타자의 구분에서 시작한다. 게임의 법칙이 작동되는 의사결정의 장 안에서 어떻게 주도권을 쥐느냐 하는 문제다. 의사결정의 주체인 인간이 어떻게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기에 설 수 있느냐다. 여기서 부조리 개념, 실존 개념이 제기된다. 인간은 기승전결의 기가 아닌 결에 서 있으며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도 못되는 단역이다.


    인간은 지나가는 행인 1 정도의 엑스트라다. 엑스트라 주제에 목에 힘 주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나 거기에 대한 인간의 응답은 곧 게임이며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다. 비로소 소외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기승전결이 기에 서는 것이다. 권력을 작동시키는 게임이다. 이에 대한 공자의 답은 인지의신예다. 환경과 긴밀해진다.


    인간은 사건 안에서 의사결정함으로써 권력의 주체가 되어 환경과 긴밀해진다.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하다.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의 뇌를 가지고 있다. 그 뇌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언어를 통해 인간은 타자와 소통한다. 소통함으로써 인간은 개인이라는 한계를 넘어 집단으로 나아간다.


    인간집단을 넘어 자연환경까지 포섭한다. 거기서 사건을 일으키고 그 사건의 주인이 되는 방법으로 나와 타자의 경계선을 지워나간다. 그것을 집단 안에서 악에 대해서 선, 혹은 뇌 안에서 본능에 대해 이성, 혹은 자연 안에서 물질에 대해 이데아, 혹은 미학적인 불완전성에 대한 완전성의 개념으로 접근된다. 혹은 종교적인 대표성 개념으로 가기도 한다.


    영혼이나 구원 혹은 열반이라고 말해진다. 선, 이성, 이데아, 완전성, 영혼, 구원, 열반은 모두 사건을 일으키는 인간의 권력을 나타낸다. 즉 인간은 권력적 존재이다. 쏘아진 화살은 날아간다. 화살을 쏜 사람은 신이다. 신은 신 자기 자신을 쏜다. 그것은 대칭과 호응이다. 신이 첫 발을 쏘면 인간은 두 번째 발을 쏜다. 우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


    인간이 그 사건을 완성하여 그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입힌다.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인격이며 인격은 자기규정이다. 인격으로 하여 인간은 사건의 주인이 된다. 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가? 당신은 사건을 목격하고 증언할 수도 있고 그 사건에 가담하여 더 큰 불을 질러버릴 수도 있다. 당신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나?


    만약 당신이 ‘못하겠어.’ 라고 답하면 당신은 선도 없고, 이성도 없고, 이데아도 없고, 완전성도 없고, 영혼도 없고, 구원도 없고, 열반도 없으니 지옥에나 가서 떨어져라 이렇게 되는 것이다. 구원이 불가능한 일베충들 말이다. 인간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인간은 직업과 같다. 목수일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인간노릇을 하기 싫으면 죽으면 된다.


    일베충처럼 살아서 죽은 자들도 많다. 좀비들도 그러하다. 최초에 불이 있었고 인간은 그 불을 전달하는 자다. 시지프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그 불을 일의 다음 단계로 전달하거나 아니면 찐따가 되어 짱박혀 있거나다. 그 불은 신의 불이다. 신이 뭐냐 이렇게 되면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데 어쨌든 수염난 할배는 아니다.


    우주의 탄생과 더불어 사건은 시작되었다. 그 사건을 인지해야 신을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독립된 개체는 없다. 이걸 논하려면 양자역학을 알아야 한다. 양자역학은 아직 학자들이 연구중이고 구조론의 정수를 알면 된다. 구조론은 미리 답을 해놨다. 우주 안에 모두 연결된 의사결정의 중심이 있으니 그것이 신이다. 결정한다.


    인간은 사건이다. 사건은 계속 간다. 쏘아진 화살은 여전히 날아가고 있다. 일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당신이 목격한 것은 그 많은 스테이지 중의 하나다. 하여간 인간은 벼슬이며 아무나 못하는 벼슬이고 당신이 허투루 보낸 하루가 일베충은 평생 못해본 벼슬살이다. 벼슬을 받았거든 다스려야 한다. 의사결정해야 한다. 긴밀하게 가담하고 조직해야 한다.


    어떻게 가담할 것인가? 공자의 인지의신예다. 당신은 환경과 이웃과 모두와 세상과 진리와 신과 긴밀해져야 한다.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당신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세상의 흐름에, 역사의 호흡에, 진보의 추임새에, 진리의 명령에 즐거운 애드립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신은 몸뚱이가 아니고 사건 안에서 의사결정의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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