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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314 vote 1 2014.07.08 (14:33:59)

 

    존재의 최종근거는 무엇인가?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씌어진 글을 다시 정리합니다.


    입자의 근거가 질이라면 질의 근거는 무엇인가다. 질의 근거는 없다. 하부구조의 근거는 상부구조다. 량의 근거는 운동, 운동의 근거는 힘, 힘의 근거는 입자, 입자의 근거는 질이다.


    질의 근거는? 질-입자-힘-운동-량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 전체가 하나의 사건을 이룬다. 이 사건 전체를 하부구조로 놓을 때 상부구조가 근거가 된다. 그것은 말하자면 족보와 같다.


    아들의 근거는 부모다. 부모의 근거는 조부모다. 조부모의 근거는? 족보다. 족보의 근거는? 선대족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전개된다.


    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완결되며 그 이전도 없고 이후도 없다. 질 이전에는 질의 질이 있는 것이며, 양 다음에는 다른 차원의 질로 간다. 사람이 죽으면 양으로 해체되어 소멸하며 없다.


    죽은 다음에는 또 뭐 있는게 아닌가? 지구의 질로 돌아간 거다. 죽은 다음에는 없다. 이걸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질은 탄생이며 탄생 이전은 없다. 나의 탄생 이전에는 부모의 탄생이 있다.


    부모의 탄생 이전에는 조상의 탄생이 있다. 조상의 탄생 이전에는 인류의 탄생과 생물의 탄생이 있다. 그 이전에는 물질의 탄생이 있고, 물질 이전에는 에너지의 탄생이 있고, 에너지 이전에는 정보의 탄생이 있다.


    최종근거는 이렇게 이어지는 체계 그 자체다. 방아쇠를 쏘면 탄환은 날아가는 것이다. 쏘았다는 것이 근거이며 바로 그것이 체계다. 체계가 존재를 쏜다. 존재의 근거는 체계다. 사람의 근거는 족보다.


    최후에는 양에서 다른 세계의 질로 가지만 양질전환은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거기서 종결되고 다른 차원의 질이 된 것은 완전히 별개다. 그건 안 쳐주는 거다. 거기서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물질 이전은 다른 차원의 세계이며, 그 세계는 정보의 세계다. 존재는 정보로 되어 있고, 정보가 물질로 가기 전의 잠정적인 상태가 에너지다. 정보의 세계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으므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해야 한다.


    굳이 말하면 정보의 세계에 다시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정보의 세계로 너무 들어가면, 시간을 거슬러 간다는둥, 평행우주가 어떻다는둥 하는 말이 나오는데 이건 솔직히 인류가 모르는 세계다.


    정보와 물질 사이에 확실히 차단선을 긋고 논해야 하는데 과학자들이 뒤죽박죽으로 섞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만들어낸다. 이런건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문제다. 언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오류다.


    초끈이론도 상당부분 잘못 언어화 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물질을 기하학으로 설명할 때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물질과 기하학은 완벽하게 등치가 되는데 양자세계는 물질과 연계되지 않는다.


    일대일로 대조를 해봐야 하는데, 너무 작아서 대조해 볼 수 없는건 대조하지 않고 그냥 퉁치고 넘어가는 거다. 순전히 기하학을 하기 위한 기하학을 만들어내는 즉 거대한 사기가 시작된 거다.


    그 이전에는 뭐가 있었나 하고 자꾸 캐묻는 것읕 과학이 아니다. 이전이란 시간개념인데 물질에서 정보로 넘어가면 시간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사라지는 지점을 인정해야 진짜 대화를 할 수 있다.


    우주는 물질이 시간을 만들어내면서 시작된 것이며, 그 이전은 시간이 없으므로 없다. 과학의 최종근거는 시간적으로 그 이전의 무언가가 아니라, 계속되는 양파껍질 벗기기가 아니라, 독립된 체계 안에서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인과관계이며 그 관계의 완전성 자체가 근거다.


    질과 양 사이에서 등치가 이루어진다는게 근거다.


    ab.jpg


    구조론 우주의 모형은 여러 개의 돌기들로 이루어지며, 하나의 돌기는 하나의 세계이고 하나의 시간영역이며, 하나의 돌기가 탄생할 때 하나의 시간대가 탄생한다. 그 이전은 없다.


    A 돌기에서 B 돌기로 갈 수 없으며, 시간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A와 B 두 돌기는 대칭적으로 작동한다. 물거품처럼 우주가 꺼져버리고 다른 데서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


    구조론을 이해하려면 추상적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입자, 힘, 운동, 량까지는 잘 이해한다. 과연 이해한 것일까? 아니다. 잘 이해했다면 이해한게 아니다. 경험을 동원하여 포지션을 대체한 것이다.


    입자라는 것은 인간의 느낌, 곧 신체감관에 근거를 둔다. 눈의 빛은 파장을 인식하고, 귀는 소리의 진동을 인식하고, 혀는 물질의 이온을 인식하데, 이것이 근거가 되는건 눈이 아프다든가, 귀가 시끄럽다든가, 혀가 짜다든가 하는 감각의 강렬함 때문이다. 강렬하다는게 포인트!


    무슨 말인고 하면, 그걸 근거로 삼는 것은, 눈이 아프면 눈병나고, 귀가 아프면 귓병나고, 혀가 아프면 혓바늘 돋더라는 경험칙 때문이지,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다. 입자의 근거는 없다. 우주 안에 입자는 없다.


    다만 당장 눈병나고, 귓병나면 병원에 가야하는데 그걸 막을 도리가 없으므로 어쨌든 인정해야 한다. 배탈이 난 학생에게 ‘너 꾀병이지? 근거를 대봐.’ 하면 교실에 엉덩이 까고 떵을 싸버리는 수가 있다.


    물리적으로 대응하면 먹힌다는 거다. 이게 현실이기는 하나 과학은 아니다. 입자는 인간의 감각에 근거하며, 그냥 뇌가 반응하는 거다. 존재 그 자체의 진실과는 관계가 없다.


    질은 근거없는 입자의 근거를 찾는 것이다. 입자는 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빛의 파장, 소리의 진동, 맛의 이온 모두 힘의 방향이 바뀌어서 운동의 진행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형광등은 1초에 72번 방향이 바뀌는데 대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극이 바뀐다. 그게 입자다. 우주 안에 힘은 척력 밖에 없고 인력은 없다. 척력의 방향이 꼬이면 입자가 되는데 그것이 인력이다.


    입자는 일정한 조건에서 척력의 방향이 바뀌어 운동이 꼬인 것이다. 질은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조건이다. 질은 에너지 장을 형성하며 우주에 가득차 있다. 과학자들은 진공에너지니 암흑에너지라고도 하는데 아지 규명이 안 되었다.


    어쨌든 질은 힘의 방향을 바꾸는 조건이며, 궁수가 활을 쏜다면 근육 속에 있는 전극의 방향을 바꾸어, 근육을 한 방향으로 돌출하게 하고 근육의 수축으로 활의 시위를 당겨 활몸을 수축하게 하고, 반대방향으로 화살을 날려보내려고 하는 바, 활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상태, 아직 쏘지는 않은 상태가 입자다.


    그것은 뇌가 전기를 흘려보내서 근육의 방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근육이 수축되면 근육이 입자화 되고, 활몸이 수축되면 활이 입자화 된다. 힘의 방향이 바뀌면 입자가 생긴다. 그러므로 입자는 진공에서 생성될 수 있다. 우유를 담은 가죽부대를 흔들면 치즈가 생기는 원리다.


    그 어떤 것이든, 예컨대 피아노로 음악을 연주하든, 진흙으로 도자기를 굽든, 밀가루로 반죽을 하든, 엔진을 돌리든, 뭐든 다 힘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의도가 달성된다. 힘의 방향을 바꾸어 형태를 만들어낸다.


    도자기라면 진흙은 원래 있다. 질은 원래 있다. 진흙을 구성하는 소스의 방향은 제멋대로다. 이를 특정 방향으로 정렬시키면 입자가 된다. 야구공이 배트와 마주치는 순간 공의 방향이 바뀐다. 그 순간 입자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입자를 만드는 질은 원래 주어진 재료이며, 이 질은 방향이 특정되어 있지 않고, 에너지 상태는 척력만 존재하며, 일정한 조건에서 힘의 방향을 조직할 수 있으며 그렇게 조직된 것이 입자다.


    구조론은 사건을 규명하며 사건의 재료는 원래 있다. 그것은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다. 그런데 시간, 공간, 물질도 잠정적 존재이고, 최종적으로는 에너지만 있다. 에너지는 우주가 탄생될때부터 원래 있다.


    이들은 모두 한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충돌하지 않고 충돌하지 않으면 인간에게 무로 관측된다. 일정한 조건에서 충돌을 일으키면 입자가 생성된다. 빅뱅에 의해 입자가 생겨난 것이며, 공간이 팽창하여 온도가 3천도까지 떨어졌을 때 수소가 생겨났고 더 많은 원소들이 탄생했다.


    핵심은 입자는 인간의 경험칙일 뿐 과학적인 근거가 아니라는 거다. 그냥 느낌이다. 가다가 뭔가 딱 걸리면 그게 입자다. 밥 먹다가 돌을 씹으면 입자다. 이가 얼얼하게 아프면 입자다. 입자의 근거를 부정하면 자연히 질을 발견하게 된다. 존재가 사건임을 받아들이면 됩니다.


    결론 = 등치가 근거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포지션 간에 등치가 있다. 동일률을 만족시킨다. 질=입자=힘=운동=량의 등치가 있고, 원인과 결과의 등치가 있고,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의 등치가 있다.


    등치가 집적하여 체계를 이루고 체계가 최종근거다. 인간의 근거는 족보다. 물질의 근거는 구조의 족보다. 족보가 있으면 양반이다. 족보없는 상놈들은 닥쳐!


   


[레벨:15]오세

2014.07.09 (16:39:59)

물질은 유도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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