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16 vote 0 2014.07.06 (23:24:53)

 

    - 아래 글을 보완하고 있으며 중요한 내용이기에 다시 씁니다. -


    구조주의는 세상을 구조로 바라보자는 사상이다. 서구의 구조주의 철학이 알려져 있지만, 그들의 사유는 구조 그 자체에 천착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구조가 아니라 세상을 주목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세상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를 위한 수단으로 구조주의 관점을 동원한다. 관심사는 세상이고 구조는 뒷전이다. 구조주의에 앞서 마르크스주의가 있었다.


    구조주의는 비주류의 입장에서 주류인 마르크스주의에 대항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구조에 꽂히지 않았다. 순수하지가 않다. 야당이 여당의 실정에 기대는 것과 같다.


    마르크스주의 역시 같은 원리로 콘텐츠 빈곤의 함정에 빠져 있다. 주류질서를 형성한 기독교와 자본주의에 대항하려는 정치적 기동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이 아니라 사회론을 써야 했다.


    남의 실패를 빌어 자신의 입지를 구한다면 바다 위의 무동력선과 같다. 내부에 엔진이 없다. 사회주의에 사회론이 없고, 구조주의에 구조론이 없다. 정치적 기동이 학자적 동기에 앞섰다.


    창조론의 진화론에 대한 공격을 예로 들 수 있다. 창조론은 진화론을 비판하는데 골몰할 뿐 창조를 설명하기에 게으르다. 진화론을 검색하면 창조론의 트집잡기 주장이 다수 검색된다.


    창조론을 검색하면 검색되는 콘텐츠가 없다. 대신 기독교, 회교, 힌두교 따위가 언급된다. 이건 엉뚱한 거다. 창조론에 창조가 없다. 그들은 남의 집에 잠입하여 둥지를 틀고 야당노릇 한다.


    창조론은 진화론의 야당이다. 마르크스주의는 그 창조론을 주장한 기독교의 야당이다. 서구의 구조주의는 그 마르크스주의의 야당이다. 야당만 있고 여당은 없다. 비판만 있고 대안은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개가 전부 연결된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답은 진화론이 쥐고 있다. 왜 진화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나? 진화를 설명해야 진짜다. 거기서 진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토끼행성 외계인이 지구를 관찰한다고 치자. 실망스럽게도 지구에서 토끼인문명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토끼행성 외계인은 화를 내며 지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발표한다.


    임의로 원하는 답을 정해놓고 데이터를 짜맞추려 하면 곤란하다. 기독교든, 마르크스주의든 구조주의든 ‘우리가 꿈 꾸는 좋은 세상은 마땅히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도덕적 당위에 기댄다.


    기독교는 범죄자의 악행이 없는 좋은 세상, 마르크스주의는 부자의 착취가 없는 좋은 세상, 구조주의는 서구문명 위주의 편견이 없는 좋은 세상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당위가 앞선다.


    토끼행성 외계인이라면 지구에서 토끼문명을 발견하겠다는 의도를 버리고 오직 망원경을 수리하는데 힘써야 했다. 좋은 망원경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다. 진실이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


    구조주의 여당은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주의 여당은 기독교의 창조론, 창조론의 여당은 진화론이다. 진화를 규명할 수 있어야 진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구조라는 이름의 망원경이다.


    구조주의 단점은 콘텐츠 빈곤이다. 구조주의를 검색하면 엉뚱하게 인류학과 언어학이 뜬다. 사회주의자는 사회론을 써야 하고, 구조주의는 구조를 말해야 하고, 창조론은 창조를 말해야 한다.


    무엇인가? 세상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관점은 애초에 없었다. 가문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족보다. 세상의 족보가 있어야 한다. 생물의 족보라면 진화다. 구조가 진화를 설명한다.


    비단 생물의 진화 뿐 아니라, 조직의 발전, 문명의 진보, 물질의 탄생, 국가의 발전, 자본의 팽창, 광물의 결정에 모두 적용되는 개념이 진화다. 무엇이 진화하는가? 조직의 구조가 진화한다.


    사람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족보다. 세상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진화다. 진화는 구조의 진화다. 그 구조의 진화를 해명하는 것이 의사결정학이다. 세상은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졌다.


    창조론은 창조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숨은 전제가 있으므로 설명되지 않았다. 그들은 설명하지 않고 강요한다. 그러므로 진화론이 답이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에게만 한정된다.


    생물을 넘어 무생물까지, 기업의 진화, 국가의 진화, 문명의 진화, 인격의 진화, 자본의 진화까지 모두 설명하는 진화론은 없다. 생물은 35억년 전 지구에 출현한 하나의 세포에서 비롯되었다.


    ◎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졌다.
    ◎ 세상은 구조로 이루어졌다.


    그 하나의 세포가 다양하게 진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보편적인 구조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것이 세상이다. 자동차의 구조와 건축의 구조와 인체의 구조가 별도로 있는건 아니다.


    모든 생물이 하나의 족보를 가지듯이 모든 구조는 하나의 공동조상을 가진다. 지구상의 70억 인류는 하나의 모체로부터 기원하고 있다. 족보를 추적해 들어가면 계속 하나로부터 분기된다.


    ◎ 생물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진화에 의해 다양하게 분기되었다.
    ◎ 세상은 하나의 구조로부터 의사결정에 의해 다양하게 분기되었다.


    분기를 설명하는 것이 의사결정이다. 세상은 구조가 복제되어 분기한다. 컴퓨터는 반도체가 복제되어 분기한다. 수십억 네티즌이 하나의 페이스북을 쓰듯이 모두 하나의 공동조상을 가진다.


    족보라는 개념이 없다면 어떨까? 인류가 한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게 된다. 피부색이 다르거나 언어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단지 자기와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죽이려 들 것이다.


    진화라는 개념이 있어야 타자와 접촉하면서 남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비로소 세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 진화가 생물에만 적용된다면 곤란하다. 진화 아닌 것은 없다.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족보다. 족보를 이어가는 것은 계통이다. 계통을 갖추는 것은 체계다. 체계는 곧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구조에다 에너지를 투입하여 그 구조를 작동시킨 것이다.


    그것은 의사결정이다. 세상은 족보≫족보는 계통≫계통은 체계≫체계는 시스템≫시스템은 구조에 에너지를 태운 것이며, 거기서 역할하는 것은 의사결정이다. 최종적으로는 의사결정이다.


    당신은 왜 그런 꼴을 하고 있는가?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사물들은 왜 그런 꼴을 하고 있는가? 역시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사업은 왜 그런 지경이 되었는가?


    당신이 그렇게 의사결정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은 진화를 보편화 한 개념이다. 진화하면 살고 퇴화하면 죽는다. 의사결정을 잘하면 살고 잘못하면 죽는다. 진화는 제멋대로 가지 않는다.


    생물은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가는 한 방향으로 진화한다. 그 과정에서 점차 복잡해진다. 환경과의 상호작용하는 수준을 높여가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에도 이러한 보편적 원리가 있다.


    진화는 제멋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의사결정도 일정한 방향으로 일어난다. 의사결정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정도를 높여가는 방향, 생존전략에서 세력전략, 단기전에서 장기전으로 결정한다.


   


[레벨:3]나는나여유

2014.07.07 (00:45:17)

김동렬님의 글 멀리서 잘 보고 있습니다.

◎ 생물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진화에 의해 다양하게 분기되었다.
◎ 세상은 하나의 구조로부터 의사결정에 의해 다양하게 분기되었다.

그러면 물질은요?
물질은 하나의 ( ? )로부터 ( ? )에 의해 다양하게 분기되었다.

저도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7.07 (00:50:39)

물질은 물리학자들이 해명하겠지만

구조론의 울타리 안에서 작동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5044
2891 존재의 최종근거는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4-07-08 8098
2890 워렌 버핏 이야기 더 2 김동렬 2014-07-08 7906
2889 워렌 버핏의 함정 2 김동렬 2014-07-08 9341
2888 의사결정학의 의미 image 김동렬 2014-07-07 7623
» 의사결정학의 관점 2 김동렬 2014-07-06 7016
2886 자기 둥지로 시작하라 2 김동렬 2014-07-05 7478
2885 김동렬의 구조주의 3 김동렬 2014-07-04 8637
2884 무에서 유로 도약하라 1 김동렬 2014-07-03 7454
2883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김동렬 2014-07-03 7003
2882 애매한 공간에서의 동적균형 1 김동렬 2014-06-30 7593
2881 의사결정이론과 구조론 1 김동렬 2014-06-29 7743
2880 여자의 가슴이 예쁜 이유 image 9 김동렬 2014-06-26 31910
2879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 1 김동렬 2014-06-23 27238
2878 신은 의사결정이다 5 김동렬 2014-06-22 8311
2877 잉여들이 불안한 이유 4 김동렬 2014-06-20 9440
2876 사기당하지 않으려면 image 1 김동렬 2014-06-19 9292
2875 프랑스철학은 사기다 image 13 김동렬 2014-06-18 13557
2874 깨달음의 요지 8 김동렬 2014-06-18 8153
2873 객관이 틀렸다 7 김동렬 2014-06-16 8186
2872 일관, 주관, 객관 1 김동렬 2014-06-15 7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