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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767 vote 0 2009.02.13 (00:09:45)

구조론 쉽게 이해하기

구조론은 나의 1로 상대의 2를 해결하고 남는 1을 에너지로 전환하여 시스템을 작동하는 이론이다. 만유의 근본은 에너지다. 문제는 그 에너지가 어디서 어떻게 조달되는가이다. 구조가 에너지를 조달한다.

비로소 시스템이 작동되어 자연은 생장하고 우주는 전개하니 만유가 제 모습을 갖춘다. 그 에너지를 토대로 인간은 일을 성공시킨다. 기업가는 흑자를 내고, 군사가는 전투에 승리하고, 선수는 시합에 이긴다.

1로 2를 해결하려면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해야 한다. 포지션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다섯이 있다. 량에 대해서는 운동, 운동에 대해서는 힘, 힘에 대해서는 입자, 입자에 대해서는 질이 포지션의 우위다.

운동 1은 양 2를 상대한다. 힘 1은 운동 2를, 입자 1은 힘 2를, 질 1은 입자 2를 상대한다. 질≫입자≫힘≫운동≫량의 순서로 포지션의 우위, 일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니 이에 천하의 질서가 성립한다.

상대가 양에 있으면 운동으로 제압할 수 있고, 상대가 운동에 있으면 힘으로, 힘에 있으면 입자로, 입자에 있으면 질로 제압할 수 있다. 만약 상대가 처음부터 질에 있다면?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사건은 항상 양에서 촉발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포지션의 이동을 통하여 상대보다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는 방법으로 일관되게 포지션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나의 1로 상대의 2를 이길 수 있다.

칼을 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무는 두 토막이 된다. 칼의 ‘운동’은 1인데 무의 ‘양’은 2가 된 것이니 운동 1로 양 2를 해결한 셈이다. 그러므로 운동이 양보다 높은 포지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쟁이라면 움직이지 못하는 병사 2를 움직이는 병사 1이 상대할 수 있고, 축구시합이라면 빠른 선수 1이 느린 선수 2를 제칠 수 있다. 언제라도 운동포지션 1이 양포지션 2를 이기는 것이다.

같은 원리를 힘과 운동의 관계에 적용할 수 있다. 만약 무가 통나무처럼 단단하다면 어떨까? 칼질을 한번 해서 안 되고 두번 해야 자를 수 있다. 힘포지션 1이 운동포지션 2를 상대한 셈이다.

지렛대가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면 입자 1이 힘 2를 상대한 것이다. 금이 은을 이기면 질 1이 입자 2를 상대한 것이다. 언제라도 질이 양을 이긴다. 그리고 둘 사이에 입자, 힘, 운동이 있다.

존재의 이치는 간단하다. 2가 1을 이긴다. 같은 양의 포지션이면 양이 많은 쪽이 이긴다. 실력이 대등하면 숫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 이것이 우주의 근본되는 질서다. 그러나 포지션에서는 1이 2를 이길 수 있다.

양은 병사의 숫자가 많다. 운동은 말을 탄 병사의 스피드가 빠르다. 힘은 대오를 갖추고 적의 종심을 돌파한다. 입자는 편제를 갖추어 중군을 중심으로 좌군과 우군이 날개가 되어 적을 포위한다.

질은 편제 위에 편제를 덮어 쓴 형태다. 유격대가 그러하듯이 정보의 소통에 의해 모든 병사가 지휘관의 역량을 가지고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되 서로간에 그 손발이 척척 맞아지는 것이다.

양은 선수가 많은 것이고, 운동은 선수가 빠른 것이며, 힘은 개인기가 뛰어난 것이고, 입자는 조직력이 있는 것이며, 질은 모든 선수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그 상황의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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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입자, 힘, 운동, 량’ 중에서 특히 질 개념이 어렵다. 간단하다. 입자를 낳는 것이 질이다. 힘을 낳는 것이 입자, 운동을 낳는 것이 힘, 량을 낳는 것이 운동, 겉으로 보이는 것이 양이다.

우리 눈에 색깔로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고, 무게로 계량되고, 냄새로 맡아지고, 소리로 들리는 것, 최종적으로 인지되는 것이 양이다. 그 양을 가능케 하는 것이 운동, 운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 힘이다.

같은 방식으로 힘을 가능케 하는 입자, 입자를 가능케 하는 질이 있다. 모든 존재는 그것이 존재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외력에 대응하고 자기를 보존하는 것이다. 심과 날의 갖춤에 의해 가능하다.

입자는 반드시 내부에 심 1이 있다. 힘은 반드시 내부에 날개 2가 있다. 그것이 없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어떤 존재는 외부에서 작용했을 때 어떻게든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응하지 못하면 무(無)다.

심과 날은 그 외력의 작용에 대응하는 구조다. 질은 심을 만든다. 심이 있으면 입자다. 심은 무게중심, 운동의 중심, 힘의 중심, 행동의 중심, 판단의 중심, 대응의 중심, 반작용의 중심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는 입체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있다. 입자를 고체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태풍은 고체가 아니다. 태풍이 입자인 이유는 내부에 태풍의 눈이 있어서 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가만있는 물체도 내부에 힘의 중심이 있어서 외력의 작용에 대응하고 시공간 속에서 자기를 보존한다. 그 심은 외부에서 자극하면 순간적으로 만들어진다.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정해진다.

씨름선수는 단전에 힘의 중심이 있고, 지식인은 머리에 판단의 중심이 있고, 배고픈 아기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장에 생존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은 그 존재가 하는 일에 따라 결정된다.

그 중심을 유도하는 과정이 질이다. 서 있는 팽이는 돌려야 그 중심이 찾아진다. 태풍은 강력한 저기압이 형성되어야 그 중심이 만들어진다. 남녀는 서로 사랑해야 그 연애의 중심이 만들어진다.

존재는 심과 날로 구성되며 심 1에 날 2로 정립된다. 질은 심을 만든다. 심이 탄생하면 입자다. 입자는 날을 만든다. 날이 탄생하면 힘이다. 힘은 날 1과 날 2를 구분한다. 심 1이 날 2를 상대하므로 날은 둘이다.

힘이 작동해야 날 2가 드러난다. 돌멩이라면 그 무게중심이 심이고 그 심의 주변은 모두 날이다. 날이 1인 것이다. 그러나 그 돌멩이에 힘을 가하면 움직이고 움직이면 앞뒤가 구분된다. 날이 2로 전개하는 것이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전후, 좌우, 상하, 원근, 중앙과 변방으로 2원화 된다. 날 2가 되는 것이다. 질은 심을, 입자는 날을, 힘은 날 2를 만드니 그 두번째 날이 전개하여 운동이 되는 것이다.

운동하면 위치를 벗어나므로 반드시 외부와 충돌한다. 아무것도 없는 진공 속을 운동하면 충돌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벗어나므로 실제로는 이미 충돌한 것이다.

만약 존재가 운동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즉시 흐름을 정지하고 공간도 역시 전개를 정지한다. 그 경우 쪼그라들어서 무가 되어버릴 것이다. 모든 존재는 기본적으로 시공간 속에서 자기를 전개시킨다.

가만이 있는 것도 시공간과의 대응으로 보자면 운동하여 양의 형태로 자기존재를 드러낸 것이다. 물질은 기본적으로 중력, 강력, 약력, 전자기력, 마찰력으로 운동하여 시공간에 자기를 드러내니 양이다.

질은 심이 없다. 질≫입자≫힘≫운동≫량은 사건의 전개로 판단하는 것이다. 사건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머리로 판단하느냐, 힘으로 씨름하느냐, 배로 먹느냐에 따라 심이 결정된다.

아직 판단하지도 씨름하지도 먹지도 않았으므로 심은 없다. 그러므로 질인 것이다. 태양이 그 빛으로 작열하여 강력한 저기압이 탄생될 조건을 갖추었지만 아직 태풍의 눈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질이다.

질은 계에 심을 만든다. 심은 보통 계의 중심에 위치하므로 그 계의 범위를 확정해야 심이 결정될 수 있다. 그 존재 혹은 그 사건이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가 결정되어야 심이 확정될 수 있다.

가족이라면 강아지도 포함되는가? 가장이 움직일 때 따라가는 인원이 가족이다. 가족의 구성원이 누구인지 확정되어야 가장이 결정된다. 가장이 심이다. 가장은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식사를 할 때는 요리하는 사람이 가장이다. 여행을 갈때는 운전하는 사람이 가장이다. 누구는 남아서 집을 지키고 누구는 가족여행에 따라갈지 그 범위가 확정되어야 리더를 정할 수 있다. 심이 확정되는 것이다.

그 단계까지의 절차가 질이다. 질은 영역을 확정하여 그 영역의 중심에서 심을 특정한다. 심이 특정되어야 외력의 작용에 대응할 수 있다. 존재가 존재인 이유는 외력의 작용에 대하여 반작용하기 때문이다.

외국군대가 쳐들어와도 전혀 대응하지 않으면 국가는 없는 것이다. 그 반작용은 한 점에서 부터 시작된다. 물체라면 주로 무게중심이다. 운동의 중심, 힘의 중심이 특정되어야 반작용이 시작되며 그것은 작은 점이다.

그 심으로 부터 날의 방향으로 반작용이 시작된다. 그 심이 결정되면 입자다. 한 무리의 사람이 무질서하게 모여있는데 외부에서 침략해 왔다. 회의하여 리더를 선출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하나의 그룹으로 인정된다.

그렇게 정체성을 얻어서 입자가 된다. 정체성은 반복적인 대응에 의해 성립된다. 그룹 내부에 심이 정해져서 계속 심으로 활동하면 같은 형태의 대응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일관되니 비로소 정체성을 얻는 것이다.

심은 날을 통제한다. 이때 심은 작은 하나의 점이지만 그 그룹 전체를 대표한다.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권한을 위임하므로 그 그룹 전체의 힘이 심 1에 집중되는 것이다. 그것이 힘이다.

힘이 있다는 것은 외력에 대한 대응이 일어나는 중심점이 그 그룹 전체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 전체의 지혜와 힘의 총합이 100이라면 리더가 100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힘이다.

힘은 그룹 전체의 역량을 한 점에 모으므로 외력의 작용을 이겨낸다. 만약 그러하지 못하면 그룹은 와해되고 존재는 부정되므로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 외부에서 칼로 쳤는데 목이 잘려 죽었다면 힘은 없다.

아니 입자도 없고 질도 없다. 죽어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외력에 대응하여 자기를 보존해낸 경우만 해당된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든 외력을 굴절시켜 쳐내야 한다. 즉 힘은 외력의 진행방향을 꺾는 것이다.

상대가 칼로 쳤다면 그 칼을 쳐내야 힘이다. 그러지 못하고 몸통이 잘려서 죽었다면 힘은 부정된다. 그러므로 힘은 반드시 그 외부에서 쳐들어온 칼의 진행방향을 꺾는다. 그 꺾이는 방향이 날이다.

질은 심을 낳고 입자는 날을 낳는다. 힘은 심에서 날로 작용하는 외력의 각도를 꺾는다. 이때 꺾이는 방향의 출발점이 날 1이고 종결점이 날 2다. 하나의 존재는 반드시 심 1과 날 2를 갖춘다.

운동은 날 1에서 날 2의 방향으로 전개한다. 존재는 반드시 운동하여 물체라면 전후를 낳고, 일이라면 선후를 낳고, 또 좌우상하원근을 낳고 또 중앙과 변방을 낳는다. 이 지점에서 존재는 2원론의 모습을 취한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음과 양, 흑과 백, 강과 약, 장과 단의 날개 2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은 본래의 위치에서 이탈하는 결과로 된다. 그 존재의 총합이 100이라면 그 백이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이다.

그 존재의 처음 위치가 시간에서 A, 공간에서 갑(甲)이었다면 운동에 의해 시간에서 B로 공간에서 을(乙)로 완전히 빠져나온다. 그 빠져나온 것이 양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빠져나온다.

지구도 공전과 자전으로 빠져나온다. 그 빠져나온 값을 계량할 수 있다. 그것이 양이다. 우리는 주로 소리, 색깔, 냄새로 추론하여 존재의 양을 파악하지만 실제로는 양은 백프로 특정 위상에서 빠져나온다.

사람이 여기서 저기로 갔다면 그 몸무게는 백프로 그 몸에서 빠져나가서 지구로 옮겨갔다. 그러므로 우리는 저울로 계량하여 그 빠져나온 값을 취할 수 있으니 그 존재의 무게를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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