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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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75 vote 0 2018.06.11 (21:54:20)

    약자의 딜레마


    부자는 허례허식이 필요 없지만 빈자는 허례허식이 필요하다. 부자는 근검절약해도 되지만 빈자는 근검절약할 수 없다. 부자는 솔직할수록 좋지만, 약자는 허세를 부려야 한다. 이것이 약자의 딜레마다. 부자는 두 가지 카드를 쓸 수 있다. 있는 척해도 되고 없는 척해도 된다. 있는 척하면 솔직해서 좋고 없는 척하면 겸손해서 좋다.


    빈자가 솔직하면 가난을 들킨다. 신용을 잃게 된다. 살아갈 수가 없다. 없어도 있는 척해야 한다. 그러다가 망한다. 약자는 외통수에 몰려 있다. 도박을 해야 한다. 도박은 대개 실패로 돌아간다. 있는 척하면 허세가 들통나서 망하고 없는 척하면 신용을 잃어서 망한다. 부자는 부자와 협력하지만, 빈자의 경우 빈자의 적은 빈자다.


    부자와 부자가 모이면 더 많은 부를 얻게 되지만 빈자와 빈자가 모이면 제로섬 게임이 벌어진다. 부자는 부자의 도움을 받는 한편으로 빈자의 도움도 받는다. 빈자는 부자에게 기대기 위해 부자를 돕는다. 반면 빈자에게 빈자는 도움이 안 된다. 약간 성공한 빈자는 자기 아래에 있는 빈자를 짓밟는다. 부자는 빈자를 보살핀다.


    빈자를 짓밟는 행위는 리스크를 증대시키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밟아도 몰래 밟는다. 부자는 빈자를 돕고 평판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얻는다. 빈자는 조금 돈을 벌려고 하면 다른 빈자가 방해한다. 빈자는 빈자를 밟다가 빈자들에게 몰매 맞아 죽는다. 빈자가 부자를 도우면 종속된다. 빈자가 빈자를 도우면 빈털터리 흥부 된다.


    여기서 빈자 대신 약자나 여자를 대입해도 대개 맞는 말이다. 물론 여자가 항상 빈자거나 약자인 것은 아니다. 양성평등 문제가 난해한 퍼즐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문제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답은 없는가? 없다. 닫힌계 안에는 답이 없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때로 신발명과 신기술이 해답을 제공한다.


    갑자기 모든 사람이 인터넷접근성이라는 기회를 부여받듯이 외부에서의 자원투입에 의해 일제히 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런 일은 드물게 일어난다. 미국인들은 1920년대에 갑자기 전 국민이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었다. 신대륙으로 이주한 미국인은 같은 시기 유럽 농부들보다 7배의 수익을 올렸다. 갑자기 성공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낮아진 환율 덕에 갑자기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갑자기 외국인에 대해 상대적인 강자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부자가 되었다. 이런 소식은 외부에서 온다. 외부가 반드시 외국인 것은 아니다. 자동차나 전기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닫힌계 밖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며 문제를 해결한다. 닫힌계에서는 해결이 없다.


    안에서 노력하여 위로 올라가는 수는 없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올라갈 때 누군가는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제로섬이다. 그래서? 양성평등 문제도 조금씩 올라가는게 아니라 외부에서의 소식에 의해 곧 환경변화의 형태로 갑자기 해결되고 갑자기 대두된다. 작금의 뉴스는 이미 일어난 환경변화의 반영일 수 있다. 


    갑자기 선진국이 된다. 선진국이 되어야 해결된다. 한국이 외국에 대해 상대적인 강자가 되어야 해결된다. 약자의 딜레마는 외부 환경변화에 의해 전체적으로 갑자기 해결되거나 아니면 해결되지 않는다. 보통은 개인을 탓하며 네가 게을러서 그래. 네가 노력해야 해. 하지만 말장난이다. 외부 환경변화로 갑자기 전체가 해결된다.


    혹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 흑인의 실업률이 5퍼센트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흑인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취업한게 아니고 그게 다 셰일 가스 덕분이다. 갑자기 환경변화에 의해 흑인의 범죄율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흑인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의 양성평등 문제도 일부분은 100년 후에도 해결되지 않는다.


    일부는 갑자기 외부 환경변화에 의해 해결된다. 특정지역이 백 년 동안 가난하다면 사람들은 그들의 게으름을 탓할 것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같이 유럽 최빈국이 잠깐 사이에 유럽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국이 되기도 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625 이후 70년간 가난했지만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고 잘살게 될 수도 있다.


    일본은 전후 잿더미에서 한국전쟁 덕에 57년부터 경기가 회복되어 20년 만에 부자가 되었다. 노력해서 된 것이 아니고 그냥 된 거다. 환경변화 때문이다. 미국의 적국에서 동맹국으로 바뀌었다. 물론 일본인들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력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북한 사람이 더 많이 했다. 그리스인이 더 노력한다.


    노동시간 최장 멕시코와 그리스와 한국이 세계 3대 노력국이다. 그리스가 노력해서 부자 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리스인의 기회가 터키로 갔기 때문이다. 터키가 EU 가입을 시도하면서 그리스의 지정학적 위치가 소멸되었다. 저울의 수평축이 움직이면 어느 순간에 문제는 해결되어 있는게 보통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수원나그네

2018.06.11 (22:59:13)

정은과 도람푸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고 있소~

서부개척시대의 무한질주로 땅을 차지하던 황금기가 도래하고 있소.

녀자들이 소중해졌소.

아해들도 마찬가지.

지금 5천만의 팔다리가 부족할 지경이오~

[레벨:2]서단아

2018.06.12 (01:08:31)

약자가 약자를 벗어나기 위한 환경변화를 만나는 것은 순전히 운빨인가요?


닫힌계 안의 약자의 입장에서 외부에서 오는 환경변화를 만날 가능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6.12 (08:04:42)

백퍼센트 운입니다.

운이 아닐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 경우는 약자가 아닌데 약자로 보이는 거지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환경변화가 일어날 확률이 높고

북한처럼 문을 닫아걸고 은둔하면 환경이 변해도 기회를 놓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수원나그네

2018.06.12 (09:02:54)

님을 봐야 뽕을 딴다는~
[레벨:10]큰바위

2018.06.12 (01:42:01)

여러번 타이밍이 왔지만 그것을 놓치다가 

이제 그 타이밍을 알아차리고 놓치지 않는 시대가 된 거요.


문재인 대통령은 놓친 타이밍까지 다시 잡아들이는 귀인이요. 


이제 남북이 제대로 한 번 금강석을 캐내는 시대를 경험해 보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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