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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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536 vote 1 2018.01.27 (17:41:19)

     

    완전성으로 시작하라


    세상은 완전성으로 되어 있다. 완전한 것은 사건을 복제한다. 쉽게 말하면 그것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일단 우리말이 아닌 데다 물리학 용어이므로 마뜩찮다. 어설픈 물리학 지식 들고 와서 엉뚱한 시비를 하려 드는 사람 꼭 있다. 구조론은 구조론 용어로 말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전성 개념을 한 번 밀어보려는 것이다.


    어미가 자식을 낳으면 완전하다. 사건을 복제한 것이다. 사건의 복제는 자연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음악이 그러하다. 자연의 소리를 레코드판에 정확하게 복사하고 이를 스피커로 재현할 수 있다. 그림을 사진으로 찍을 수도 있다. 인간의 눈, 코, 입, 귀, 몸도 자연을 복제한다. 확실한 것은 생물의 유전자와 인간의 컴퓨터다.


    복제야말로 지식을 추적하는 근원이라 하겠다. 수학으로 말하면 컴퍼스다. 컴퍼스는 원을 그리는 도구가 아니라 동일한 크기를 복제하는 도구다. 자의 눈금은 간격이 동일하다. 컴퍼스가 복제한 것이다. 인간의 언어도 마찬가지. 의미를 복제한다. 말귀를 통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지만 그 경우는 복제실패다. 개도 잘 알아듣던데.


    그렇다. 답이 나왔다. 모든 근거의 근거는 사건의 복제다.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 한 컵에 한 컵을 더했더니 큰 컵으로 한 컵인데요? 하고 개소리하는 자가 있지만, 사물이 아닌 사건의 복제로 보면 어김이 없다. 컵은 사물이고 더하기는 사건이다. 수학은 사물이 아닌 사건을 추적한다. 그러므로 수학은 잘 맞다.


    에너지는 사건의 원인이다.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자연의 사건이며 그 사건의 원인이 곧 에너지다. 그러므로 세상은 에너지로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이 무엇을 봤든 그것은 잘못 본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에너지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보존되지만 사건 안에서는 보존되지 않는다. 완전성의 문제가 있다.


    사건 안에서 에너지는 무조건 손실된다. 손실되므로 사건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즉 깨진다. 죽는다. 모든 존재는 언젠가 죽는다. 그렇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무엇인가? 우리 눈앞에 뻔뻔스럽게 버티고 서 있는 물질들 말이다. 해와 달과 별과 자연들이다. 사건이므로 반감기를 가진 방사능 물질처럼 곧장 붕괴되어야 한다.


    그것은 살아남은 것들이다. 그것들은 천천히 죽는다. 어떤 것은 빠르게 죽고 어떤 것은 천천히 죽는다. 빅뱅 이후 우주에 수소와 헬륨 따위 가벼운 물질들만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아는 철을 비롯하여 무거운 원소들이 잔뜩 있다. 이는 그동안 별이 여러 번 생성되었다가 파괴되었다는 말이다. 파괴될 때 얻어맞아서 탄생한 거다.


    우주역사가 137억 년인데 지구나이가 45억 년이라는 것은 태초에는 별들이 매우 빠르게 생성되고 파괴되었다는 의미다. 별의 수명이 갈수록 길어진 것이다. 지구는 앞으로 50억 년 이상 버틸 모양이다. 우주의 137억 년에 비한다면 지구는 이미 오래 살았고 앞으로도 꽤 오래 살 것이다. 지구가 좋은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는 사건의 질서다. 사건은 질서의 손실로 인해서 일어난다. 물리학에서는 에너지를 일로 설명하지만 일은 쉽게 형태를 변화시키므로 좋지 않다. 질, 입자, 힘, 운동, 량 중에서 일은 운동과 량을 설명할 뿐이다. 량의 원인은 운동, 운동의 원인은 힘, 힘의 원인은 입자, 입자의 원인은 질이다. 다섯 매개변수가 사건의 질서다.


    이러한 구조는 각 매개단위에서 대칭을 이룬다. 대칭되면 통제된다. 통제되면 오래 간다. 잘 깨지지 않는다. 많은 물질은 구조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생겨나자마자 죽는다. 즉 우리 눈에 보이는 산과 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고 사실 특이한 것이다. 대부분 구조적인 불안정성에 의해 즉시 파괴되는데 드물게 살아남아 있다.


    물질은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순식간에 생겨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그런데도 이 우주가 태연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어부의 그물에 잡히자마자 죽어버리는 강화도 밴댕이처럼 그 성질 급한 변덕쟁이들이 모두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보는 우주의 태연함은 본래의 성질이 아니고 지극히 특이하고 예외적인 현상이다.


    물질은 성질이 밴댕이 소갈머리라서 매우 위태롭지만 그들이 죄다 죽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이 태연하다고 여긴다. 하늘도 그대로고 땅도 그대로고 바다도 그대로다. 아니다. 잘못 건드리면 지구 온난화로 바다온도가 올라가서 수증기가 많아져 폭설이 내리고 눈이 녹지 않으면 빙하기가 온다. 트럼프 말려야 인류 산다.


    인간도 마찬가지. 인간들이 원래 점잖은게 아니고 방정맞은 애들이 까불다가 죄다 죽었기 때문에 살아남은 인간들만 보고되는 거다. 개들은 성격이 다양하다. 진돗개와 골든 리트리버 성격이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도 성격이 다르다고 말하면 화내는 사람 많은데 개는 브리더들이 다양한 성격의 개를 만들어낸 거다.


    인간은 반대로 다양한 인간이 죄다 죽어버린 것이다. 현생인류가 그들을 죽인 범인이다. 점잖은 신사들만 살아남아서 그렇지 인간은 원래 성격이 괴랄한 동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산천이 의구하다고 말하지만 원래 산천은 괴랄하다. 99.99퍼센트 괴랄한 것은 사라졌다. 자연은 원래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존재다.


    우리는 무로 돌아가지 않고 운좋게 살아남은 백억분의 1에 해당하는 존재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인간이 어떤 판단을 했을 때 그 판단이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가능성은 백억분의 1이라는 거다. 인간의 판단은 일단 괴랄하다. 그들은 탈락한다. 그러므로 끝까지 살아남은 한 명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제법 높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시간적 순서가 있지만 실제로는 동시에 작동한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는 반드시 거치지만 실제로는 순간적으로 질에서 양까지 전개한다.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 고장난 시계태엽은 1초 만에 후다닥 풀린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자연의 존재는 이 진행을 최대한 늦춰놓은 거다.


    지금은 누구나 자신이 대통령 하면 박근혜보다는 낫게 하겠지 하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99.99퍼센트는 박근혜보다 못한다. 그것은 마치 운전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내가 운전을 안 해봐서 그렇지 핸들만 잡으면 무사고 운전 100만 킬로 기록할 거라고 호언장담하는 것과 같다. 운전면허와 경험이 없다면 백퍼센트 사고 낸다.


    물론 박근혜만큼 트레이닝을 받으면 다르다. 우주는 완전성의 존재이지만 기본적으로 불완전하다. 옛날에는 길거리에서 혹부리 아저씨를 만나기가 쉬웠다. 마을에 혹부리영감 몇 명씩은 꼭 있었다. 지금은 없다. 수술을 받아서 그런 것이다. 그 외에도 언청이, 곰배팔이, 절뚝발이, 곰보, 봉사, 귀머거리, 바보, 쑥맥 등등 많았다.


    따지고 보면 인구의 반이 장애인이었다. 일단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잘 없었다. 백인 중에 미남이 많은 것은 일찍부터 치아교정을 해서 그런 것이다. 자연의 본래속성은 불안정성이며 그러므로 붕괴되며 그러므로 우리가 보는 산과 들의 변함없음은 예외적이며 태풍이 몰아치는 목성의 대기처럼 우당탕퉁탕 개판이 보통이다.


    우주 안에 지구와 같이 멀쩡한 존재가 몇 퍼센트나 되겠는가? 수치로 따지면 한없이 0에 근접한다. 사실은 지구도 괴랄한데 거죽만 살짝 살아있다. 질, 입자, 힘, 운동, 량 각 단계 대칭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질에서 곧장 량으로 가버리므로 태양 속처럼 낑겨죽거나 우주공간처럼 얼어붙거나 둘 중 하나다.


    불완전성과 완전성 사이에 질서가 있으며 질서는 다섯 단계의 공간적 대칭과 시간적 호응으로 되어 있고 이들이 우리가 목격하는 사건을 연출하는 주체다. 그러나 이 희박한 확률로 살아남은 존재도 사망이 예정되어 있다. 누구도 죽음을 향한 질주를 멈추지 못한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우주는 죽지만 다섯 번 브레이크가 있다.


    그래도 죽지만 지연시킬 수 있다. 우주는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다. 에너지라는 표현은 눈도 없고 코도 없고 귀도 없으니 이러한 우주의 본질 곧 죽음을 향한 질주를 나타내지 못한다. 우주는 완전성의 존재다.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고 타는 불처럼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어떻게든 생명을 이어갈 수는 있다. 실낱같은 가능성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청와대 보내놓고 이제부터 감시나 하고 비판이나 하겠다는 그 철부지의 안이하고 나이브하고 유약하고 철없는 생각에서 당신은 벗어나야 한다. 뭐든 일은 벌이면 99.99퍼센트 망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 그래도 한 넘은 살아남을 테고 그 하나를 대량으로 복제하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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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김미욱

2018.01.27 (20:28:09)

한갖 미물도 매일 그 희박한 확률의 완전성을 복제하며 생명을 이어가는 기적을 보여주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임에야... 무한긍정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명문입니다. 매일 되새김해봄직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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