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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35 vote 0 2017.12.19 (1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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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다가 삼천 아니 사천포로 빠졌는데 과연 그런가? 천만에. 천만에. 천만에. 이 만화를 그린 작가 양반은 진짜 저런 생각을 하고 만화를 그렸는가 아니면 뭐라도 결론을 내려야 만화를 마무리지을 수 있으니까 억지로 저렇게 써놓은 건가? 하여간 멍청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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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여러분은 이 만화 작가의 생각과 같이 NO라고 대답하겠는가? 멍청한 생각이다. 당연히 YES다. 이런 경우 비트코인은 다수결로 투표해서 하나를 삭제한다. 당연히 원본이 삭제되고 복제본이 채택된다. 왜? 비용은 누가 낼 건데? 원본은 비용을 안 낸다. 당연히 삭제되어야 한다. 


    놔두면 복제본이 점점 증가해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잽싸게 삭제한다. 이의를 제기할 틈도 주지 않는다. 복제전송끝땡삭제다. 이런 일은 인간의 뇌 안에서 24시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인간은 늘 이러고 있다.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은 여럿 중에서 채택한 거다. 


    예컨대 여러분이 홍준표를 지지하거나 혹은 반대한다면 그것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채택된 것이다. 아무 단어나 하나 떠올려보자. 홍두깨를 떠올렸다. 왜 홍두깨냐고. 여럿 중에서 홍두깨가 채택된 것이다. 그것이 표면에 떠올라 의식화 되면 문득 떠올랐다고 믿는 것이다.


    사실 뇌 안에서는 여러 개가 경쟁된다. 뇌 안에는 굉장히 많은 여러분이 존재하는 것이며 여러분의 의식은 그중에서 다수결로 채택된 하나에 불과하다. 나는 나가 아니라 나의 집합 안에서 대표자일 뿐이다. 여러분이 나는 초코파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면 과연 그런가? 아니다. 


    그것이 채택된 것일 뿐이다. 맥락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맥락이 끊어지면 어떻게 되지? 그건 정신병이다. 의식의 복제와 삭제는 뇌 안에서 24시간 진행되고 있다. 여러분은 표면만을 볼 수 있지만 기저에는 많은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우주의 작동원리이기도 하다.


    알아야 한다. 나는 내 안에서 다수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맥락이 망하면 내가 망한다는 사실을. 상당부분 환경에 지배된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인간은 어떻게든 의미부여하여 기승전결로 사건을 연결시켜 가려고 한다는 사실을. 그러한 맥락화 노력이 인간의 오판을 낳는다는 사실을.


    카지노에 왜 자꾸 가는가? 그건 그냥 뻘짓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되는데 맥락을 만들기 위해, 아마 나는 영감을 받은 거야. 운이 달라붙었다고. 평소는 이렇지 않았어. 신호가 온 거야. 오늘이 그날이라고. 느낌이 왔다니깐. 이렇게 사건을 이어가는 것이다. 근데 인정해야 한다. 가짜다.


    나쁜 개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단지 지난 번에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단순히 했던 행동을 반복한다. 그게 다수결의 약점이다. 뇌 안에서 다수파가 이기므로 뭔가 잘못되고 마는 것이다. 소수파가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이겨서 무의식을 극복해야 한다.



[레벨:5]김미욱

2017.12.19 (23:26:22)

무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산 인물 중 하나가 바로 공자. 무의식의 불균일을 의식의 균일로 다잡는 작업, 그게 바로 지성.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7.12.24 (09:12:28)

보통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며 나아가길 시도하다가 매번 현실적인 능력 부족으로 좌절될 때마다 에너지가 깎이게 되죠. 결국 에너지의 고갈로 인해 체념하게 될 때 종종 읊는 말이 '어제의 나 역시 이랬으니 오늘도 이럴 수 밖에 없구나' 일 것입니다. 그 다음은 타협이겠구요.


하지만 결국 어제의 나란 것 또한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잘려나가 새로운 맥락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 진실이군요. 그렇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다 소모한 인간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조달할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은 역시 만남이라는 조건이라 할 수 있겠군요. 


진실은 마이너스 원리이니 자가발전은 틀린 방향이며 설령 만남이라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신과의 일대일을 하게 되어 얻는 깨달음 일지라도 진리로부터 에너지를 조달하는 것이니, 오히려 뇌 속에서 소수의 자신을 잡아가두는 다수파를 끊임없이 잘라내어 나아감으로써 판을 키우는 것만이 바른 방향이겠구요. 


타자의 게임에 제압되어 타자의 안색을 살피며 별다른 마찰 없이 지내간다면 그러한 다수의 군중 혹은 뇌 속 자신의 다수결이 진보라는 거대한 흐름에 비추어 어떤 맥락인지도 감지할 일이 없겠죠. 


그렇다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적어보이는 안락한 생활이 인생 통짜로 보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동적균형이라는 가지치기를 하는 삶에 비해 오히려 훗날 거대한 진보의 곁가지인 보수로서 마이너스 당할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가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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