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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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19 vote 0 2016.12.15 (11:23:21)

     

    박근혜, 여성정치의 실패 맞다


    박근혜의 멸망은 여성정치의 실패사례 맞다. 박근혜는 아버지 탈을 쓰고 나왔으니 여자가 아니고, 따라서 남성정치의 실패다 하는 궤변으로 숨으면 발전이 없다. 계속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박근혜 찍은 것 맞다. 일부 경상도 사람들이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호남이기 때문이었다. 충청도라면 절대 안찍는다. '충청도 핫바지들은 일단 제껴. 호남은 너무 건드리면 안돼.' 이런 식이다.


    박근혜가 남자였다면? 당연히 안 찍었다. 박근혜의 당선요인은 특유의 카리스마 때문이고, 그 카리스마는 잘 훈련된 신비주의 덕분이고, 그 신비주의 기술은 여자만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여성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이다.


    이러한 전개가 우리사회 전반의 여성지위향상과 맞물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대중, 노무현 시절을 거치며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기 때문에 박근혜가 그 이득을 가져간 것이다. 물론 이명박근혜로 인해서 다시 내려갔다.


    이는 물리법칙이다.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 어느 사회든 그렇다. 뭐든 좀 되려고 하면 반드시 내부 방해자가 나타난다. 적은 내부에 있다. 일부 진보가 진보의 적이고, 일부 노빠가 노빠의 적이다. 원래 세상이 그렇다.


    구조는 복잡하다. 억지 단순화 시키면 곤란하다. 역사는 절대 똑바로 가지 않는다. 반드시 한 번씩 시행착오를 거치고 간다. 혁명으로 농노를 해방시켜줬더니 모두 왕당파에 가담해서 혁명정부를 공격하더라는 딜레마 있다.


    모순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역사공부를 해야 한다. 홍경래가 농민을 위해 싸운게 아니다. 자기네가 왕이 되어 농민을 지배해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외세인 청나라 군대 끌어들여서 말이다. 홍경래 비난하면 안 된다.


    그 또한 농민의 각성으로 봐야 한다. 역사가 영웅전에 나오듯이, 큰 깨달음을 얻어서 농민을 해방하겠다는 명분을 걸고 잘 짜여진 각본대로 이쁘게 오는게 아니다. 역사는 도둑처럼 온다. 아큐처럼 얼떨결에 들이닥친다.


    역사는 외부에서 불어오는 스산한 공기를 타고 부지불식간에 벌떡 일어선다. 자신도 모르고 동료도 모른다.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는다. 욕하지 말라.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 되레 퇴행행동 한다.


    여성이 향상된 지위로 열심히 퇴행행동 해서 도로 여성의 지위를 낮추는 이런 모순된 전개가 농노해방, 노예해방, 노동해방의 모든 국면에서 한번씩 나타나곤 했다. 노동자는 다 영웅이고 성인이라는 식의 동화책 곤란하다.


    반동과 퇴행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일직선으로 가는 역사는 절대로 없다. 그것은 물리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동적균형과 안 맞기 때문이다. 진실을 말하자.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 여성의 지위가 어떻다는건 개소리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상호작용 총량의 증감을 봐야 한다. 절대평가는 가속도가 측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이 김치녀 된장녀 하고 항의할 때 페미니스트라면 여혐으로 몰아 역공할 것이 아니라 항의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 사회분위기를 만든 사람은 박근혜가 맞다.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기제를 살펴야 했다. 남고딩들은 패딩점퍼와 나이키 운동화로 교실뒷자리 권력을 창출한다. 일진과 찐따로 계급을 나누어서 빵셔틀을 지배한다.


    여성들은 성형한 얼굴과 명품가방으로 권력을 창출한다. 그 권력 메커니즘은 정확히 같다. 정치판 아니라도 사회 곳곳에 권력이 숨어 있다. 계모임을 해도 계오야 권력이 있고, 자녀를 학원에 보내도 돼지엄마 권력이 있다.


    박근혜가 얼굴에 투자한 것도 권력적 동기가 있다. 그것으로 최면술을 걸어 많은 무개념 남성과 여성을 지배하려 한 것이다. 일베충이면 그런 저질수법에 잘만 넘어간다. 얼굴로 미는 정동영, 엄기영, 안철수도 수법은 같다.


    그러한 권력적 동기를 욕할 수는 없다. 문재인이 얼굴 덕을 본다고 비난할 수 없다. 단 시스템이 아니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다. 일의 다음 단계가 없기 때문이다. 반짝하다 안철수 망한다. 문재인은 패권주의라서 괜찮다.


    세력을 끼고 가야 끝까지 간다. 가장 나쁜 것은 성별 사이에 벽을 쌓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들 활동 때문에 남성이 여성을 비판하지 않게 되고 여성은 일제히 박근혜가 인도하는 이상한 방향으로 달려간다면? 망하는 거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비판받을 자세가 되어야 한다. 그게 상호작용이다. 다 한 번씩 앓고 넘어가는 절차다. 구조론으로 보자. 두 갈래 길이 있으면 인간은 거기서 언제나 나쁜 길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딱 들어맞은 경우다.


    과거에는 남성들이 권력놀음에 열중했고 여성들은 자녀를 돌보느라 권력에 관심이 없었다. 자녀압박에서 벗어나 권력에 관심을 두자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명품과 성형으로 권력을 획득하는게 쉽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혁명으로 농민이 권력에 관심을 갖게 되자 왕당파에 가담하는게 더 승진이 빠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과 같다. 시행착오는 있지만 구조론의 상호작용총량증대 법칙으로 보면 우여곡절 끝에 결국 바른 길로 돌아오게 된다.


    농민이 왕당파에 가담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해도 거기서 한 번 권력맛을 본 이상 다시 과거의 농노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마찬가지. 명품과 성형으로 거짓권력을 탐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해도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얌전하게 내조하는 봉건시대 여자’로 돌아가지 않는다. 한 번 거리로 나와버리면 다시 되돌아갈 수 없다. 오류이지만 그 속에 숨은 진보성이 있다. 상호작용 총량이 증대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서로 갈구기 시작한 거다.


    서로 갈궈야 한다. 일방작용이면 망한다. 이런 내부적인 딜레마 상황, 흑인의 지위가 향상되자 일부 흑인이 마약범죄로 오버하여 다수 흑인을 피곤하게 하는 딜레마, 일부 귀족노조 때문에 다수 노동자가 손해보는 딜레마.


    흑인노예를 해방해 아프리카로 돌려보냈더니 아프리카에서 부족민을 잡아 노예제도를 운영하더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작정 비판하면 안 된다. 흑인이 흑인을 지배하면 안 되지만 적어도 권력욕을 보인건 긍정하자.


    여성들이 명품과 성형으로 엇나간 것은 잘못이지만 그 이면의 권력욕은 긍정해야 한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은 긍정적이다. 비뚤어진 방법이지만 권력맛을 보았고 한 번 껍질을 벗은 이상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문제해결의 답은 상호작용에 있다. 거짓말 하면 안 된다. 있는 것을 없다고 하면 더 나빠진다. 여성이 여성을, 노동자가 노동자를, 흑인이 흑인을, 약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모순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진보성을 찾아야 한다.


    서로 비판하고 견제하고 그러면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진보하게 된다. 통과의례이며 앓고 넘어가는 홍역이라는 말이다. 맹목적으로 서구기준에 때려맞추면 안 된다. 한국형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한국적인 것이 옳다는 말이 아니다. 서구기준에 대해서도 의심해야 한다. 명품과 사치와 성형도 하나의 사회적 권력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 권력을 그냥 폐기할 것이 아니라, 그 권력과 공존하는 예절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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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것을 나쁘다고 버리는 짓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표면적으로 잘못되었더라도 그 안에 고여 있는 밑바닥 에너지는 긍정해야 합니다. 고수라면 관성의 법칙을 이용해야 한다는 거죠. 왕당파로 잘못간 농민군을 혁명군에 흡수해야 합니다. 반동도 방향만 틀면 정동이 됩니다. 


[레벨:17]눈마

2016.12.16 (02:45:12)

노예해방해서 노예가 행복해졌냐. 아니죠.
내야할 세금. 부양할 가족. 각종 도덕율.

하지만 사회적밀도가 는 만큼. 사회로부터 보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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