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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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619 vote 1 2016.11.20 (22:20:26)

    

    박근혜의 가짜보수


    문재인이 박근혜 세력의 준동을 가짜 보수로 단정했다. 그렇다면 진짜 보수란 무엇인가? 그런거 없다. 바보냐? 보수가 법치주의를 옹호하고,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강조한다든가 하는 따위는 개소리다. 걍 갖다붙인 핑계다. 진보는 있어도 보수는 없다. 진보는 절대개념이고 보수는 상대개념이다.


    무엇인가? 진보는 진보가 결정한다. 보수 역시 진보가 결정한다. 진보는 인류로 하여금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이념적 조직을 꾀한다. 보수는 그냥 진보를 반대한다. 보수의 가치라고 주장되는 것들은 비스마르크, 레이건 등 보수꼴통 중에서 인기를 얻은 자들이 세운 성과들이다. 진보의 것을 훔쳤다.


    역사는 진보의 이름으로 진보하거나, 혹은 보수의 이름으로 진보하거나 뿐이다. 트럼프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자의 지위를 상승시켰다고 해도 그것은 역시 진보의 성과다. 누가 실천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것을 생각했느냐가 중요하다. 삼성이 스마트폰 팔아도 본래 잡스가 만든 폰이다.


    구조론으로 보자. 인간은 서로 다르다. 서로 남남이다. 타자다. 모른다. 낯설다. 당연히 마찰한다. 적敵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집단의 의사결정에 실패한다.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려면 서로 평등해져야 한다. 개와 인간은 평등하지 않으므로 집단이 조직되지 않는다. 한 방향을 바라볼 때 평등하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해오지 않는 이상, 인류가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기는 힘들다. 박근혜는 그것을 해냈다. 꿈쩍도 않던 한국인들이 박근혜가 정유라를 고리로 입시문제를 건드리자 바로 단결했다. 이회창의 병역비리도 마찬가지였다. 중요한 건 과연 집단이 만들어 졌는가다. 바로 그것이 진보다.


    우리는 막연히 대한민국이라는 집단이 만들어져 있다고 여긴다. 집단이 이미 만들어져 있으므로 남성과 여성을 가르고 호남과 영남을 가르고 명문대와 지잡대로 갈라도 된다고 여긴다. 천만에! 국가는 하나의 추상개념에 불과하다. 국가는 우리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 때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침묵하면 국가는 사라진다. 호루라기를 불지 않으면 그 경기장에 심판은 없는 것이다. 기능하지 않으면 국가는 없는 것이다. 박근혜 일당이 마음껏 사고치고 있을 때 이 국가는 존재가 없었다. 노동자 농민이 어쩌고, 청년 백수가 어쩌고, 또 최저임금이 어쩌고 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투척한다.


    그것은 진보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본질은 따로 있다. 그것은 집단이 존재하는가? 집단적 의사결정구조가 존재하는가다. 실제로 작동하고 있어야 진보다. 보수가 노상 국가를 강조하는 것은 있지도 않은 집단이 있다고 사기치려는 의도이다. 집단이 있어야만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수들은 일단 있다고 치고 그것을 깬다. 여자남자로 가르고, 부자빈자로 가르고, 영남호남 가르고, 남한북한 가른다. 집단이 있어야 쪼갤 수 있다. 그러므로 애국주의를 강조하며 곳곳에 태극기를 꽂아놓고, 있지도 않은 허虛에 표식을 남긴다. 개가 오줌을 뿌려 영역을 표시하듯 있는척 하는 거다.


    최장집들의 이명박 당선도 민주주의라거나, 트럼프도 노동계급의 합리적인 선택이라거나 하는 개소리들은 경계해야할 가짜 진보다. 진보에 속하는 사람들이 명성을 얻으려고, 혹은 담론권력을 행사할 의도로, 사회에 투척한 개별 건수들은 재벌이 투척해놓은 자본과 마찬가지로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


    재벌이 자본을 투척하거나, 조폭이 회칼을 투척하거나, 진보가 담론을 투척하거나, 그네가 재단을 투척하는 것은 모두 권력의 의도를 감춘 것이며, 인간은 권력을 탐하는 동물이고 다양한 형태의 권력이 있다. 정치적 올바름도 이 목적으로 투척한 권력행사방식이다. 최장집의 말도 해석권한 행사다.


    최장집은 탄핵해야한다고 말한다. 왜? 탄핵이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24가지 절차가 있다면 최장집은 그 절차를 모두 외고 있다. 탄핵은 나한테 물어봐! 이런 거다. 먹물들의 권력행사 방식이다. 게임의 참가자들은 자기들이 판에 끼어야 되는 게임을 조직한다. 김병준의 나 빼고 안 되는 이 게임 어때?


    먹물들은 자기가 빠지면 안 되는 구조를 설계한다. 밥숟가락 올리는 방법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권력적이다. 지배자의 폭압도 피지배자의 대항도 본질에서는 같다. 집단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국가는 조직되는 것이며, 일방작용이 되면 바로 망한다.


    진보는 있다. 진보가 있다는 말은 집단이 있다는 말과 동의어다. 보수는 없다. 보수가 없다는 말은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집단을 깬다는 말이다. 그들은 호남영남 가르고 남자여자 가르고 명문대지잡대 가른다. ‘돈도 실력이야!’를 외치며 이상한 편가르기를 시도한다. 집단을 쪼개려 들므로 없는 거다.


    최저임금이 얼마냐 이런 것은 진보가 쓰는 전술의 하나일 뿐 중요하지 않다. 본질은 집단이다. 큰 것을 건드려야 한다. 국가집단을 넘어 인류집단을 조직해야 한다. 한중일 유교권과 미국과 유럽의 기독교권이 대등해질 때, 인류집단이 바로 조직되는 것이다. 여자남자 서로 평등해야 하나의 집단이 된다.


    대한민국 안에 일등국민 있고 이등국민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이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는 증거다. 마찬가지로 성차별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하나의 집단이 아니다. 국가로 볼 수 없다. 성차별, 신분차별하는 국가를 우리가 국가로 대접해줄 이유가 있을까? 인도가 카스트를 법적으로 유지한다면?


    미국이 흑인을 차별한다면? 우리는 미국을 국가로 볼 이유가 없다. 국가는 집단이고 집단은 집합인데, 별로 집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하자. 트럼프의 약진은 유교권과 기독교권의 갈등을 드러낸 사건이다. 단 미국의 바보들이 말을 돌려서 하기 때문에 헷갈린 것이다. 본질은 문명간 충돌이다.


    트럼프는 미국을 깼다. 내전을 벌인 것이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멜팅팟을 이루었다고 했다. 그 멜팅팟을 엎어버렸다. 미국을 깨뜨려버린 이유는? 중국이 때려서 이미 미국은 깨져 있었던 거다. 러스트 벨트를 중심으로 금이 길게 가 있었다. 좌우의 파란색과 중앙의 빨간색으로 왕창 깨져 있다.


    한중일의 약진 때문에 미국은 진작에 깨져 있었고, 트럼프가 그것을 인정해버렸으나 차마 진실을 말하지는 못하고, 애꿎은 멕시칸을 탓하고 있다. 말이 되냐고? 저임금 노동으로 봉사하는 멕시코 애들이 무얼 잘못했지? 한중일이 잘못한 거다. 한중일이 미국을 패버린 것이 연출되는 역사의 본질이다.


    진보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보는 통합하고 보수는 깬다. 통합은 설계도가 필요하지만 깨는 데는 설계도가 필요없다. 진보는 설계도가 있으므로 있고 보수는 설계도가 없으므로 없다. 그래서 보수는 없다고 말한다. 깨는건 이리 깨도 되고 저리 깨도 된다. 그러니 보수는 때때로 진보의 방법을 쓴다.


    보수가 진보의 정책을 쓴다고 해서 진보인 것은 아니다. 박근혜가 노인에게 20만원 줬다고 진보인가? 이명박의 청계천도 진보의 아이디어를 훔쳐 쓴 것이다. 그러므로 청계천은 진보의 것이지 보수의 것이 아니다. 누가 공사를 지휘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 가치와 철학을 제공했느냐가 진짜다.


    진보는 설계도가 필요하므로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없지만, 보수는 걍 깨면 되므로 변덕을 부려도 상관없다. 트럼프의 일부 진보 측면은 보수가 변덕을 부린 것인데 보수는 원래 변덕을 부린다. 적을 깨뜨리려면 기만책을 당연히 쓴다. 진보는 그럴 수 없다. 팀원을 속이면서 팀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자. 진보는 집단적 의사결정을 조직하고 보수는 그것을 깬다. 한중일 유교권이 흥하자 인류집단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깨져서 금이 가 있다. 실금을 보고 흥분한 트럼프가 망치를 휘둘러 인류집단을 깨려고 한다. 보수는 인종따라 깨고, 성별따라 깨고, 지역따라 깨고, 깰수 있는건 뭐든 죄다 깬다.


    트럼프 현상은 한중일 유교권의 득세로 스트레스를 받아 미국, 영국, 프랑스, 할 것없이 독일 빼고 모든 나라가 극도의 긴장상태로 들어간 것이며 그들은 인류집단을 깨려고 하는 것이며, 단 주적을 놔두고 죄없는 멕시칸을 두들겨패고 있는 코미디라는 말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한 것도 엉뚱한 짓이다.


    그들은 왜 브렉시트를 했을까? 한중일의 득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쪽팔려서 한중일 때문에 화났다고는 절대 말 못하고, 만만한 시리아 난민을 조져대며 깨고 있다. 그래봤자 지들이 깨질 뿐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결자해지라 했다. 범인을 잡아서 족쳐야 한다. 범인은 누구인가? 물론 한중일이다.


    무인도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명이 밥을 잔뜩 먹고 덩치를 키우면? 나머지 한 명은 불안해진다. 덩치 큰 애에게는 뭐라고 말을 못하고 만만한 강아지 배때기를 찬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물리적인 사태다. 저지른 한중일이 주도권을 행사해서 해결해야 한다. 먼저 한중일이 서로 만나야 한다.


    우리에게 맡겨진 21세기의 도전이다. 해낼 수 있을까? 어쨌든 역사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역사가 진보하는 방법이다. 진보는 큰 것을 드러내야 한다. 유럽이 EU통합으로 뭔가를 보여주었듯이 우리도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만한 역량이 우리에게 있는가? 어쨌든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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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 마르크스의 말이다. 진짜 유령은 인종주의였다. 마르크스는 인종주의라는 악마를 얼핏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의 연대라는 대체재를 제출한 것이다. 유럽인들은 무슬림에게 화를 내고 있지만 그들은 한중일이라는 유령을 본 것이다. 단 제대로 못 보고 헛봤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호야

2016.11.20 (22:57:37)

최장집이 짐짓 진지하게 트럼프 당선에 의미를 찾는것을 보고, 몇년전 김지하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하면서 여성이 대통령 되는 의미를 씨부리던것이 떠오른다. 공통점은 둘다 똥고멍 긁어주면 기꺼이 개가 된다는 것이다.
[레벨:8]dharma

2016.11.21 (04:00:37)

한중일을 통합할 이론 제시는 제가 보기에 동렬님 외엔 없소이다

공자를 품을 수 있는 자가 일을 내지 않겠읍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6.11.21 (22:09:31)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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