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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389 vote 1 2020.06.21 (20:58:04)

    자기규정이 정답이다.


    우리는 윤리, 도덕, 정의, 평등 따위 허황된 관념으로 치닫기 좋아하지만 대개 개소리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판을 듣기 위해 군중에게 아부하는 언술이며 학자답지 않은 비굴한 자세다. 과학가는 객관적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 송아지를 3개월만 횡성에서 키우면 횡성한우로 대접받는다. 미국소를 한국에서 키우면 신토불이라 우리 것이고 좋은 것인가? 서해안의 물고기를 중국 어부가 잡아서 한국에 팔면 신토불이 식품인가? 대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신토불이는 대중의 편견을 이용한 상술이다.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좋은 먹거리는 좋은 땅에서 난다. 비옥한 황토지대에서 자란 중국 채소가 훨씬 좋다. 일본의 화산지대도 토질이 나쁘지 않다. 한국은 화강암지대 마사토가 좋지 않아서 고랭지 채소는 매번 흙을 바꾼다. 겨울만 되면 대형트럭이 대관령 길을 가득 메우더라. 


    유기농이니 천연식품이니 친환경이니 신토불이니 하는게 대개 장삿속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윤리, 도덕, 정의타령도 마찬가지로 의도를 숨기고 있다. 애국타령 하는 자치고 친일파 아닌 자가 없더라. 백선엽들의 애국타령은 친일파의 다급함이 묻어있는 레토릭이다.


    필자가 게임, 에너지, 통제가능성, 합리성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그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언술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은가? 이기는 것이 옳다. 무조건 이기면 되는가? 아니다. 게임의 룰 안에서 이겨야 한다. 1회의 전투에 요행수로 이길 것이 아니라 통산 승률로 이겨야 한다. 


     윤리, 도덕, 정의는 사람을 속일 의도를 가진 안철수들이 좋아하는 레토릭이다. 게임, 합리성, 통제가능성, 에너지는 속일 수 없는 당당한 언술이다. 진보가 옳은 이유는 언제나 진보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수가 이기면? 물론 국지전, 제한전, 단기전에서는 보수도 이긴다. 


    그러나 전면전, 장기전, 무제한전으로 가면 결국 생산력이 결정한다. 생산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진보다. 지식 생산력만 강조하고 산업 생산력을 부정하는 것은 무뇌좌파의 오류다. 생산력의 증대는 과학에 근거하며 과학은 언제나 진보다. 문제는 진보 일각의 감상주의적인 태도이다.


    그들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 따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엄격하게 따지자는 회의주의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좌절하여 보수꼴통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참된 진보는 과학가의 엄격한 태도와 진보 특유의 낙관주의를 동시에 견지해야 한다.

    

    이기는게 진보다. 이기려면 합리적이어야 한다. 효율적인 것이 합리적이다. 계를 한 방향으로 통제해야 합리성을 얻는다. 통제가능성으로 풀어야 한다. 안철수는 진보랬다가 중도랬다가 극중이랬다가 결국 보수에 투항하며 계속 룰을 바꾼다.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결국 지더라.


    요행수로 한 번 이겨도 길게 가지는 못한다. 박정희처럼 20년씩 이겨 먹어도 역사의 심판을 받아 패배자의 낙인을 받는다. 역사의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는 피아구분을 한다. 역사는 자기편만 이뻐한다. 역사의 진보 사건에 올라타서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해야 합리적이다. 


    의도가 있어야 한다. 의도는 에너지에서 나오고, 에너지는 실력에서 나오는데, 자기 실력을 파악하지 못하므로 피아구분을 잘못하게 되는 것이다. 적을 동지로 착각하니 비합리적이다. 자아가 미성숙하니 자기가 누구편인지 자기규정을 잘못하므로 적이 누구인지 피아구분을 못한다. 


    진보는 자기편을 인류단위로 넓게 규정하고 보수는 자기 가족 위주로 좁게 규정한다. 보수가 좁게 규정하는 이유는 의사결정단위가 작아야 자기 목소리가 비중있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진보가 자기편을 넓게 규정하는 이유는 첫째, 어린이가 배우면서 자기편을 늘려가기 위해서다. 


    둘째, 리더나 군자가 큰 계획을 세우고 큰 사건을 일으켜 장기전을 할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피아구분은 룰을 정하는 문제이며 룰은 사건이 규정한다. 축구면 축구의 룰이 있고 야구면 야구의 룰을 따르듯이 어떤 사건에 올라탔느냐에 따라 피아구분이 달라지는게 자기규정이다. 


    예수는 올라탄 사건이 다르다. 사건이 다르면 룰이 다르고, 룰이 다르면 언어가 다르며, 언어가 다른 자와는 대화하지 않는게 현명한 방법이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강조하지만 생각은 수시로 변한다. 언어가 중요하다. 언어는 강자의 무기다. 과학자는 과학가의 언어를 쓰는 거다.


    좋은 룰을 가진 자는 나쁜 룰을 가진 자를 배제한다. 과학과 미신이 충돌한다면 미신은 과학의 것을 빼먹지만 그 역은 없다. 우월한 룰을 가진 자는 열등한 룰을 가진 자를 배제한다. 대화와 소통은 룰을 통일한 다음이고 일단 대화하지 않는다. 왜 진보에 붙는가? 보수는 늘 배제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아니라 진보의 기록이다. 보수는 역사책을 쓰지 않는다. 역사는 이기는 팀을 기록하고 진 팀을 기록하지 않는다. 중국에 한때 4천여 개국이 있었지만, 그중에 3999국은 역사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진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흘러간다.


    기에서 촉발하여 결까지 가야 기록된다. 그것이 합리적이다. 그것이 이기는 게임이다. 그것이 효율적이고 생산력이 높은 것이다. 지식 생산력과 산업 생산력을 합해서다. 산업을 보수로 규정한다면 진보가 제 발등을 찍는 것이다. 그것은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강단좌파의 삽질이다.


    보수는 다른 사람이 일으킨 기나 승이나 전 뒤에 붙어서 결실만 수확하려 들므로 기록되지 않는다. 왜? 저작권이 없기 때문이다. 기에 서야 자작권을 얻는다. 박정희가 기록된다면 성공한 일본군인으로 기록된다. 일본 뒤에 붙었기 때문이다. 박정희에 대한 저작권은 일본이 가진다. 


    자기편을 잘 정해야 한다. 미통당은 한국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므로 일본이나 미국 뒤에 붙었다가 선거에 졌다.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자들이다. 자아가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개는 생후 4개월 전후에 사회성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자아가 미숙하여 자기편 보고 짖는 나쁜 개가 된다. 


    사람도 같다. 미통당 바보들도 개를 잘 다루는 올리버 쌤에게 3개월만 배우면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겠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 보수는 자기 주인을 몰라보고 무는 개다. 유기견들이 대개 그렇다. 그들은 상처 입은 자들이며 심리적인 유기견이다. 진중권도 회의주의라는 점에서 같다.


    대중을 불신하고 나치로 몰아가는 소아병적 태도, 낙관주의 부재는 자신감의 결여 때문이며 생후 4개월 전후로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유기견의 특징이다. 회의주의자와 유물론자가 변절하는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과학가의 엄격함과 진보의 낙관주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금재.

2020.06.21 (21:35:16)

"자기규정"이라기 보다는 "게임규정"이 더 납득되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물론 본문에 다 써두셨고, 어른의 사정 때문에 "자기규정"이라고 하셨겠지만. 

"당신은 어떤 게임을 하는가?"라고 질문해야지, 

"당신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면, 인간은 대답하기가 곤란할 듯합니다.

Drop here!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6.21 (22:00:49)

게임은 자기가 규정할 수 없지요.

게임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그냥 존재합니다. 

흑인은 무조건 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해야 합니다.

일단 오바마를 찍고 트럼프를 반대해야 합니다.

트럼프 찍은 흑인도 많은데 그들은 낭패를 봤습니다.

자기규정은 자기가 자기를 길들이는 것입니다.

게임은 발견되는 것이고 자기는 상당부분 발명되는 것입니다.

성격을 바꾸듯이 바꿀 수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20.06.22 (17:57:04)

제 생각엔 이금재 님 역시도 '동렬님의 자기규정'이라는 맥락 안에서 게임규정이라는 표현을 쓴 듯 합니다.
이금재님의 댓글 중 '당신은 어떤 게임을 하는가?'라는 표현은 '당신은 스스로를 어떤 게임의 "참가자"로서 규정하는가?'로 제겐 읽히기도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은 발견(배의 발견)되는 것이고 자기는 상당부분 발명(발견한 배 중 어디에 승선할지 결정)된다는 동렬님의 답글 역시, 이금재님이 의도한 맥락과 연결지을 있겠지요.

즉 지는 사건의 탑승자로서 자기규정 하지말고 이기는 사건의 탑승자로서 자기규정 할 것. 여기까지가 제 나름대로 살짝 유추해 본 '어른의 사정'.
[레벨:8]펄잼

2020.06.24 (00:18:52)

저도 게임이라는 표현을 줄곧 쓰고 있는데요,


깨달음 이전에 얼떨결에(?)제안받아진 운명이 진정한 자기규정이 될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글쎄요.


신이 있다면, 그걸 감당해 낼 그릇이라고 판단하고 병주고 약줄 요량으로

내던져버린 무례함의 시초가 되겠네요.


자기의 포지션과 여기에서 오는 자기규정은 백지에서의 선택에 의한 표면적인것 이라기 보다는,

대개의 경우엔 타의성에 의해서 위임받아진 게임규정에서 오는것이겠죠?.


배우고 못배우고가 졸업장에서 나오는것이 아닌것이 그 예죠.


사실 이런 말을 할때마다 오글거리기는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6.22 (04:24:06)

"산업을 보수로 규정한다면 진보가 제 발등을 찍는 것이다. 그것은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강단좌파의 삽질이다."

http://gujoron.com/xe/121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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