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 진화론
진화론이 각별한 이유는 구조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데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생태계야말로 구조론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적나라한 현장이다. 구조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곳은 어떤 탄생의 현장이다. 완성된 건물의 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막 건축되려 하는 건물의 구조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 구조건축의 현장은 감출 수가 없다.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는 치부를 드러낸다. 아기 역시 벌거벗은 알몸을 노출시킨다. 탄생과 죽음, 입력과 출력, 먹는 것과 싸는 것은 아날로그 구조를 가지므로 접점이 열려 있어서 감출 수 없다. 입자가속기로 물질이 탄생하는 장면을 관측하고 천체 망원경으로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과학은 이룩되었다. 마찬가지로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구조론은 검증될 수 있다. 과학에 여러 분야가 있지만 생물학 영역에서 특히 최근에 주목할만한 보고가 많이 올라왔다. 10년 사이에 교과서 기술이 바뀌었을 정도이다. 컴퓨터와 인터넷 등 중요한 혁신들이 생물학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십오년간 진화와 관련하여 많은 의견을 게시했고 이는 게놈프로젝트와 줄기세포 연구 등 최근 학계의 성과와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이 검증된 것이다. 진화란 무엇인가? 자동차는 자전거보다 복잡하다. 컴퓨터는 텔레비전보다 복잡하다. 집적도가 더 높다. 여기에 필연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에 상대적인 대칭구조가 성립하고 있다. 높은 수준에서 적게 개입할 것인가 아니면 낮은 수준에서 많이 개입할 것인가다. 자동차 운전자는 높은 수준에서 개입한다. 기름넣고 키 돌리고 기어를 조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밀한 통제가 필요하다. 반면 자전거는 페달만 밟으면 된다. 그러나 쉬지 않고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하므로 더 많이 개입한다. 여기에 대칭성이 있다. 구조 5에 의해 에너지 순환 1 사이클이 완성되므로 이쪽이 1이면 저쪽은 4여야 한다. ● 운전자가 4로 개입 - 칼은 집적도 1이다. ● 운전자가 3으로 개입- 바퀴는 집적도 2다. ● 운전자가 2로 개입 - 자전거는 집적도 3이다. ● 운전자가 1로 개입 - 자동차는 집적도 4다. ● 운전자가 개입 않음 - 인공지능은 집적도 5다.
생물의 운전자는 환경이다. 생물의 구조가 단순할수록 환경이 더 많이 개입한다. 식물은 외부에서 햇빛과 물을 제공해야 한다. 부단히 개입한다. 동물은 스스로 먹이를 찾으므로 놔두어도 된다. 덜 개입한다. 생물의 진화과정은 외부환경의 개입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환경과의 소통구조에서 작동하는 필연의 메커니즘이 있다. 대칭성이 있다. 진화는 그 필연의 메커니즘을 따라가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진화가 우연이라면 종의 퇴화도 관찰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체기능의 퇴화는 있을지언정 종의 퇴화는 없다. 동굴생물의 눈이 퇴화된 것은 환경적응의 결과라는 점에서 역시 진화에 해당된다. 내부의 신체기능은 감소했지만 환경과의 교감수준은 증가했다. 동굴생물의 운전사인 환경과 그 운전사에 의해 통제되는 자동차인 동굴생물이 힘을 합쳐 구조체의 5를 성립시키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진화인가? 첫째 변화여야 하고, 둘째 일정한 방향성을 가져야 하고, 셋째 집적도를 높여가는 것이어야 하고, 넷째 환경의 개입을 줄여가야 하고, 다섯째 환경과의 교감수준을 높이는 결과여야 한다. 환경과의 교감수준을 높인다는 것은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되도록 입력쪽에 개입한다는 의미다.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은 입력에 연동되어 저절로 해결되므로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식물이 바람을 이용하여 꽃가루받이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제어와 연산을 환경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단지 먹는 것, 입력을 의존할 뿐이다. 비바람은 옷으로 막고 추위는 집으로 막는다. 파충류는 적절한 온도가 되어야만 알을 부화시킬 수 있으나 포유류는 털이 있으므로 추위도 아랑곳 없다. 포유류가 더 높은 수준의 교감을 가진다. 환경에 덜 지배받는다. 환경에 대해 비교우위를 가진다. 돌연변이가 일부 진화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으나 진화의 참뜻과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기형을 나타내고 태내에서 사망한다. 살아남은 극소수도 열성인자를 남기므로 잘 유전되지 않는다. 돌연변이는 환경과의 교감이라는 진화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환경과의 작용반작용 구조가 가지는 대칭성에 따른 필연의 메커니즘 밖에 있다. 환경과의 교감수준을 높여가는 변이가 진정한 진화다. 진화여부를 판정하는 절대적 기준은 종이다. 종은 짝짓기가 규정하는데 그 짝짓기가 소통의 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구조의 집적은 외부환경과의 소통에 의해 일어나고 소통의 확실한 실체는 종의 짝짓기다. 역사 이래 신종의 출현은 유의미한 수준에서 관측되지 않았다. 화석을 토대로 과거에 있었던 신종의 출현사례를 추정할 뿐이다. 포유류나 조류를 비롯한 고등동물의 신종출현은 역사이래 관측되지 않았다. 반면 생태계 환경의 진화는 지금도 관측되고 있다. 인류문명의 진보도 생태계 환경의 일부다. 두 가지 진화가 있다. 종의 진화와 생태계 환경의 진화다. 기존의 진화론은 종의 진화에 주목할 뿐이다. 종의 진화가 구조체의 모델링 개념에 해당한다면 생태계의 진화는 시스템의 시뮬레이션 개념에 해당한다. 구조체가 모여서 시스템을 이룬다. 건물이 모여서 도시를 이룬다. 개인이 모여서 국가를 이룬다. 종이 모여서 생태계를 이룬다. 한 채의 건물 건축이 종의 진화라면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생태계의 진화다. 둘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도시가 바뀌면 건물이 바뀌고 건물이 바뀌면 도시가 바뀐다. 나비와 벌이 없으면 꽃가루받이가 불가능하다. 식물 생태계가 변하면 동물 생태계도 연동되어 함께 변한다. 이러한 연동의 법칙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에 해당되므로 생존경쟁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다. ● 진화 1 - 신종의 출현(구조체의 모델링) ● 진화 2 - 환경과의 소통에 따른 생태계 진화(시스템의 시뮬레이션) 진화는 종과 환경의 부단한 대화다. 생태계의 진화야말로 진정한 것이다. 지구 생물체의 총합을 하나의 종(種)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진화는 유전체계의 진화다 구조주의 진화론은 한 마디로 진화의 핵심적 과정이 유전체계 내부에서 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진화는 유전인자의 진화다. 유전체계 내에 진화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생물은 조직, 기관, 계 등으로 구성된다. 겉으로 보이는 세포조직이나 내부장기 기관이나 신경계, 혈관계, 따위의 계가 진화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유전체계 내부의 소프트웨어가 수학적으로 진화한다. 광원에서 나온 빛이 노즐을 거치면서 스크린에 그림자를 생성한다. 조직이나 기관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그림자를 보는 것이다. 빛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찾아야 한다. 유전체계 내에 진화요소가 있다. 신체기관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유전정보라는 소프트웨어가 진화한다. 진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유전체계 내에 진화담당 유전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진화 소프트웨어가 발현될 때 진화가 일어난다. 구조주의 진화론의 핵심은 진화 유전인자에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의 진화는 다윈이 주장하는 생존원리가 아니라 구조론의 미학원리에 크게 지배된다. 종은 살아남기 경쟁이 아니라 아름답기 경쟁을 벌인다. 구조체의 모델링 경쟁이 아니라 시스템의 시뮬레이션 경쟁을 벌인다. 동물의 신체구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수한 밸런스들의 집적이다. 종은 살아남기에 알맞도록 진화한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이루어 자연스럽게 진화해 왔다. 아름답다는 것은 환경과 조화된다는 것이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살아남을 확률도 높다. 생존개념도 물론 진화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연동의 법칙에 따라 미학원리의 하위개념으로 종속된다. 멋지고 아름답고 어울리고 곱고 예쁜 것이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온도가 낮으면 번식을 못하는 악어보다 온도변화를 견디는 포유류가 더 아름답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의 여러 단계에 걸쳐 환경에 지배받는다면 겉모습도 추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여기서 ‘아름답다’의 개념은 구조주의 미학이론을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 멋진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고 흔히 말하는 아름다움이 그 다음이고 어울림, 고움, 예쁨 순이다. 환경을 극복하는 동물이 멋지다. ● 진화는 유전체계의 진화다. ● 유전체계의 진화는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를 반영한다. ● 진화는 밸런스 원리를 반영하여 환경과의 교감이라는 미학원리를 따른다. ● 환경에 대해 미학적 비교우위에 선 종이 결과적으로 살아남는다. ● 생존원리는 미학원리의 하위개념으로 미학원리에 연동된다. 다윈의 생존론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병정개미는 죽을 때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살아남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리 없다. 살아남는다는 개념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개념이다. 연동의 법칙이 중요하다.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가 연동을 일으킨다. 기린의 목이 길어지면 다리도 함께 길어져야 한다. 코끼리의 코가 커지면 귀도 커져야 한다. 코끼리 귀가 커서 소리를 잘 듣는 것은 아니다. 커진 코에 맞게 밸런스를 맞추었을 뿐이다. 말은 처음에는 개 정도의 크기였다. 가운데 발가락이 커져서 말발굽이 되었다. 커진 발가락에 밸런스를 맞추다보니 결과적으로 몸집이 커진 것이다. 대부분의 덩치 큰 동물은 신체 중 어느 한 부분이 커지니까 밸런스를 이루기 위해 다른 부분도 따라서 커진 것이다. 이것이 미학원리다. 밸런스가 맞으면 겉모습도 아름답고 생존확률도 높아진다. 신체 중 한 부분에서 핵심적인 변이가 일어나면 신체의 밸런스를 무너뜨린다. 밸런스가 맞을때까지 계속해서 변이가 일어나므로 순식간에 진화한다. 생존경쟁을 할 겨를도 없이 진화는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대진화와 소진화 진화는 유전체계 내에서 일어난다. 겉으로 보이는 신체의 모습은 스크린에 비친 그림자다. 진상이 아니라 허상이다. 모니터에 비친 그림자를 보지 말고 CPU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보아야 한다. 활성화된 유전자 수의 증가를 수반하는 대진화와 활성화된 유전자 수의 감소를 수반하는 소진화가 있다. 돌연변이설, 격리설 등 기존에 알려진 모든 이론들은 소진화를 설명할 뿐이다. 소진화는 대진화가 일어난 후 안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정현상이다.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다. 신차가 출시되면 초반에 고장이 잦다. 몇 차례의 리콜을 거치며 점차 시스템이 안정화된다. 신차의 출시가 대진화이고 리콜은 소진화다. 대진화는 유전체계의 내부모순이 촉발하고 소진화는 환경적응이 촉발한다. 대진화와 소진화는 진행방향이 다르다. 대진화는 연역되고 소진화는 귀납된다. 어떤 계기로 유전체계의 내부모순이 대진화를 촉발시켜 코끼리의 코가 길어진다. 이후 밸런스 원리에 따라 귀와 다리와 상아와 몸통도 연동되어 함께 커진다. 이러한 전개는 소진화의 미시조정에 해당한다. 발명특허에도 대발명과 소발명이 있다. 요소를 결집하여 기능을 창안하면 대발명이다. 기능을 건드리지 않고 효능을 개선하는 실용신안과 디자인을 개선하는 의장등록은 소발명에 해당된다. 대진화는 기능이 변하고 소진화는 효능과 디자인이 변한다. 대진화는 유전체계 내의 밸런스 원리를 따르고 소진화는 연동의 법칙을 따른다. 참된 진화는 신종의 출현이며 이는 대진화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대진화는 유전체계 내의 밸런스가 깨진 것이고 소진화는 환경과의 밸런스가 깨진 것이다. 환경과의 밸런스는 짝짓기로 피드백된다. 인체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수컷은 암컷에 의해 선택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코가 커졌을 뿐인데 암컷들이 귀가 큰 수컷을 선택했기 때문에 결국 둘 다 커져서 밸런스를 이루었다. 소진화는 환경과의 교감을 통하여 점차 불균형을 시정하는 과정이다. 새들은 수컷의 무늬가 화려하다. 암컷은 원앙이나 공작처럼 깃털이 화려한 수컷을 선택한다. 이 부분은 생존경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암컷과 새끼들은 여전히 보호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색으로 감추기는 커녕 꿩이나 원앙처럼 눈에 띄는 색을 자랑하는 수컷이 보호색을 가진 암컷과 비슷한 숫자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다윈의 적자선택론이 의미있는 진화의 근거가 아니라는 증거다. 암컷은 보호색을 가지는데 수컷은 눈에 띄는 색을 가진다면 이상하다. 하나의 논리로 전부 설명해야 한다. 연동의 법칙에 따라 생존논리는 미학논리에 종속되므로 하나의 논리로 설명된다. 새들이 화려한 깃을 가진 수컷을 선택하는 이유는 새가 3차원 입체환경인 공중을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원숭이의 엉덩이가 붉은 이유는 원숭이가 새처럼 3차원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매가 매력적인 이유는 인간이 원숭이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반면 평지에서 생활하는 호랑이나 사슴은 컬러를 사용하지 않는다. 평지에서 사는 대부분의 포유류는 흑백을 본다. 흑백의 세계에서 호랑이의 줄무늬는 나무로 보이고 표범의 점박이는 나뭇잎으로 보인다. 2차원 평면환경과 3차원 입체환경의 차이다. 인간이 흑백을 본다면 여성의 매력적인 볼륨감은 있을 수 없다. 포유류의 평면환경에서는 발정기에 냄새로 유인하여 짝짓기를 할 수 있으므로 컬러가 불필요하다. 공중을 나는 새는 냄새로 짝을 유인할 수 없으므로 화려한 컬러깃으로 장식하고 구애의 춤을 추어야 한다. 나무 위에 사는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2차원 평면환경이 아니라 3차원 입체환경이므로 엉덩이를 부풀리는 방법을 쓴다. 그래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갛다. 그런 점에서 종의 진화는 환경과의 대화다. 인간은 입체를 본다. 원숭이였던 시절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건너뛸 때 거리조절을 위한 것이다. 인간의 입술과 뺨과 가슴과 엉덩이가 통통한 것은 인간의 눈이 입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유류의 상징은 털이지만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그 털을 버리려고 노력하는 종이다. 털을 버려야 입체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는 구조주의 미학이론을 따른 것으로 생존경쟁과 무관하다. 생존경쟁을 벌인 결과 뺨과 입술이 통통한 한국인만 살아남고 뺨과 입술이 얇은 서구인이 멸종해버린 것은 전혀 아니다. 생존경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뺨이 얇은 서구인도 멸종하지는 않았다. 처음 원숭이의 엉덩이가 통통해질 때 진화의 큰 방향이 결정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밸런스를 맞추어온 결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다. 왜 인체 중에서 하필 머리만 털이 길까? 긴수염고래의 수염과 마찬가지다. 밸런스 원리에 따라 피부에 털이 없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머리칼이 보상받는다. 시력을 잃으면 귀가 예민해지고 청력을 잃으면 독순술 능력을 얻게 되듯이 구조는 보상된다. 인간의 지능이 발달한 여러 원인들 중 하나는 후각을 비롯한 다른 능력을 잃은 만큼 보상받은 결과다. 코나 귀가 못하는 것을 머리로 메우려고 하니 지능이 발달한다. 이 주장은 필자가 처음 내놓는 것이다. 조만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논문이 나올 수 있다. 필자가 15년간 꾸준히 개진해온 의견과 최근 몇 년 사이에 보고된 학계의 성과가 신통하게 일치한 경우가 많았다.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이 검증된 것이다. ### 며칠 전 뇌과학에 관한 책을 몇 페이지 보았는데 대뇌는 인식론을 따르고 소뇌는 존재론을 따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인간의 인식은 인식론을 따르고 행동은 존재론을 따른다는 구조론의 입장과 일치한 것이다. 근자에 들어 뇌과학의 최신 성과에 관한 보도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뇌과학이야 말로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을 검증해 줄 최후의 열쇠가 아닌가 하고 짐작하며 크게 기대하고 있다. 생존원리와 미학원리 다윈의 생존경쟁도 일정부분 진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진화의 본질인 신종의 출현을 가능케 하는 활성유전자 수의 증가와 관련이 없다. 생존경쟁 개념은 멸종한 종이 멸종한 원인을 설명하는 결과론에 불과하다. 신종이 출현하면 생태계 환경이 변한다. 속씨식물이 등장하고 충매화가 등장하고 나비와 벌이 등장하면 식물생태계가 변하고 연동되어 동물생태계도 변한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종은 멸종된다. 생존경쟁 개념은 이 부분을 보조적으로 설명한다. 생존경쟁이 극단적으로 심화된다면 종의 숫자는 점차 감소하여 극소수의 바이러스만 살아남는다. 고등동물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개 멸종한다. 다윈의 이론은 진화론이 아니라 멸종론이다. 인류가 생존경쟁을 벌인 결과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여 대멸종의 재앙을 낳고 있다. 21세기에 인류가 초래한 대멸종을 다윈의 이론으로 잘 설명할 수 있다. 최근 학계의 보고에 의하면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남부에서 1천 개체 안팎의 극소수인 채로 수백만 년을 이어왔다고 한다. 멸종 직전까지 간 것이다. 이는 다윈의 생존경쟁이론과 맞지 않다. 모든 변화는 생태계에 타격을 준다. 라디오나 자전거와 같은 장치를 돌이나 물로 타격하면 그것이 고장날 뿐, 더 나은 TV나 자동차로 진화하지는 않는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이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생존경쟁 개념은 TV나 자동차와 같은 신종이 출현한 이후에 라디오나 마차 따위가 도태된 이유를 설명할 뿐, TV나 자동차와 같은 신종이 왜 출현했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식물은 비가 오지 않으면 많은 꽃을 피운다.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환경이 양호하면 적은 숫자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번식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고 세력 키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식물은 생존보다 세력을 원한다. 주변에 같은 종의 식물이 있으면 이를 알아보고 뿌리에서 내뿜는 화학물질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최근에 있었다. 생존이 아니라 세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행운목이 행운목이라고 명명된 이유는 꽃이 잘 피지 않으므로 운이 좋아야만 꽃을 볼 수 있다고 해서이다. 행운목에 물을 주지 않으면 꽃이 핀다. 환경이 나빠지면 죽음에 대비하여 꽃을 피우는 것이다. 행운목 입장에서는 행운이 아니라 불운이다. 식물들은 서식환경이 나빠지면 꽃을 피워서 후손을 남기고 죽는다. 풀은 겨울이 닥치면 죽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천만에! 그렇지 않다. 생태계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풀은 씨앗 속으로 숨은 것이다. 생태계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식물에게 죽음이란 없다. 어떤 관점에서 볼 때 종은 지구에 출현한 후 한 번도 죽지 않았다. 가을에 날씨가 추워지면 낙엽이 진다. 나무가 죽은 것일까? 아니다. 나무는 잎을 버리고 후퇴하여 껍질 속으로 숨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풀은 추위가 닥치면 몸을 버리고 씨앗 속으로 숨는다. 종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종은 생존을 원하지 않는다. 종의 관점에서는 죽음이 없으므로 생존도 없다. 죽음은 인간의 관점이고 특히 식물 입장에서는 단지 세력의 확대와 후퇴가 있을 뿐이다. 종은 환경이 좋을 때 수컷 중심으로 세력확장을 꾀하고 적은 숫자의 우량한 자손을 남긴다. 환경이 나쁠 때 암컷 중심으로 많은 자손을 남긴다. 수컷의 역할이 종의 생존이 아니라 세력확대라는 점이 중요하다. 생존이 유일한 목적이라면 수컷은 필요하지 않다. 어류 중에는 모두 암컷으로 태어났다가 대장 한 마리만 수컷으로 변하는 종도 있다. 생존환경이 나쁜 심해어 중에는 수컷의 역할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 보도에 의하면 갓 출산한 여성이 사내아이의 남성호르몬에 반응하여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 여자아이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한다. 왜 여자가 남자를 원할까? 세력확장을 위해서다. 모계사회에서 많은 사내아이를 낳은 여성은 부족의 리더가 된다. 남자의 완력이 어머니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떼나 양떼라면 암컷의 번식력이 필요할 뿐 황소는 없어도 된다. 사바나의 물소 수컷은 무리에서 쫓겨나 단독생활을 한다. 물소 무리는 백 퍼센트 암컷에 의해 통제된다. 늙은 암컷이 무리의 리더가 된다. 물개는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무리를 독점한다. 거꾸로 보면 암컷 무리가 수컷 하나를 공유하는 셈이다. 다른 수컷들은 폐기처분 된다. 대부분의 수컷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지 못한다. 이는 자신의 후손을 남기려는 본능에 지배된다는 설과 배치된다. 생존만을 위해서라면 암소 백 마리에 황소 한 마리라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남녀의 성비가 1 : 1에 가까운 것은 생존원리가 아니라 미학원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학원리는 개체 단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 단위로 본다. 그룹의 핵심은 항상 여성이다. 여성이 낳고, 낳음이 소통의 단위가 되므로 여성이 진화의 중심이 되고 남성은 보조적 존재일 뿐이다. 여성이 지배적 위치로 올라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밥을 많이 먹어서 체중을 열 배로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 명의 사내아이를 낳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까? 여성이 남성보다 몸집이 작은 이유는 아이를 낳아 세력을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미학원리란 여성과 아이들로 이루어진 그룹 전체가 진화론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개체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다. 소녀의 몸집이 두 배로 늘어나서 그만큼 강해지는 것과 소녀가 아이를 낳아 둘이 됨으로서 그만큼 강해지는 것이 완전히 같다. 소녀는 두 선택지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환경이 나빠지고 죽음이 임박하면 가난한 후진국의 경우처럼 아이낳기에 집착하고, 환경이 양호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다면 키가 큰 선진국 여성처럼 몸집 키우기에 주력한다. 식물의 경우 개체보다 군(群)이 중요하다. 클로버는 봄이면 재빨리 세력을 키워 지표를 차지한다. 개미나 벌도 군집의 세력확대에만 열심이다. 진화나 생존의 단위가 개체 뿐이라면 수컷은 존재의미가 없다. 수컷이 세력확장에 기여할 뿐 생존에 기여하지 못하는데도 암수가 적당한 성비로 공존하는 이유는 하나의 군이 하나의 개체처럼 행세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구 생태계 환경 전체가 진화의 한 단위가 된다. 구조주의 진화론의 3가지 예견 학계의 보고와 일치한 필자의 예견이 많지만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할 수 있다. 구조주의 진화론의 핵심은 밸런스 원리다. 다윈의 변이가 우연히 일어나는데 반해 밸런스 원리는 필연적으로 작동한다. ● 모든 성은 여성이다. ● 게놈 유전자는 생각보다 적다. ● 인간의 조상은 처음부터 직립했다. 오른쪽 다리가 길어지면 왼쪽 다리도 같이 길어져야 한다. 이는 필연이다. 인체의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 그 부분을 바로잡는 유전정보가 있다. 원초적으로 진화에 관계하는 유전인자가 있는 것이다. 진화는 진화 유전인자에 의해서 일어났다. 진화 유전인자는 평소 잠복해 있다가 어떤 외부에서의 자극에 의해 중대한 내부모순이 일어났을 때 활성화되어 그 모순을 바로잡는 형태로 발현을 시작한다. 우주 방사선의 작용 등 외부환경의 영향에 의해 방아쇠가 당겨진다. 진화담당 유전정보의 발현이 시작되면 짧은 시간에 대발생이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은 활성화된 유전자 숫자의 증가로 나타난다. 모든 성은 여성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패러독스가 있다.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닭이 먼저다. 구조론은 완전성 개념을 전제로 한다. 완전한 것이 1이다. 1에서부터 전개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2인 경우는 없다. 빛과 어둠이 있다면 반드시 빛이 먼저다. 빛과 어둠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구조원리로 볼 때 암컷과 수컷은 평등하지 않다. 모든 성은 암컷에서 유래되었다. 수컷은 암컷이 세력확장을 위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암컷은 완전하고 수컷은 불완전하다. 완전체를 기준으로 볼 때 닭이 먼저다. 그리고 그 닭은 유정란을 낳을 수 있는 암탉이어야 한다. 달걀은 암수가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불완전하다. 달걀은 닭에 종속된 불완전한 존재다. 완전체가 아니므로 이론적 전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연역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제 1 원인이 될 수 없다. 모든 변화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달걀은 부분이므로 대표성이 없다. 논리의 전개는 제 1전제로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제 1전제는 자궁이다. 자궁을 가져야 완전체다. 자궁이 없는 수컷은 불완전하다. [오마이뉴스 이명옥 기자]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성역할은 사회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여자 아이는 태어날 때 이미 여성의 뇌에 설치된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의 태아는 38주에 걸쳐 엄마의 몸 밖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관들을 하나하나 획득하게 되는데 처음 8주 동안은 남아든 여아든 모두 여아의 뇌를 가지고 있다. 즉 여아가 자연의 기본적인 성 설정이다. 8주간이 지나면서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면 태아의 뇌는 확실하게 남아의 뇌가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커뮤니케이션 중추에 있는 세포들을 죽이고 섹스와 공격 중추에 있는 세포들은 점점 더 성장시켜 남자 뇌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만일 테스토스테론 대신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면 태아의 뇌는 동요함 없이 여자의 뇌로 성장하게 된다. 성적 분기점이 되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여자와 남자의 뇌구조를 다르게 만들므로 여자와 남자의 생물학적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인용한 신문기사는 근래의 보도이다. 필자가 ‘모든 성은 여성이다. 닭과 달걀 중에 닭이 먼저다’는 의견을 게시한 것은 15년 전이다. 이런 식의 일치가 반복적으로 재현되면 구조론은 검증된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모든 존재는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태초에는 암컷이 있었고 그 암컷이 여분의 것을 모아 수컷을 창조했다. 진화원리로 보면 지구상에는 60억 세포를 가진 한 명의 사람이 살고있을 뿐이다. 그의 성별은 여자이고 남자는 그 여자의 잉여다. 봄에 살구나무를 관찰해 보았는데 수정을 못한 살구는 몸집이 다섯 배나 커졌지만 속은 쭉정이였다. 불을 제거당한 수퇘지처럼 몸집만 커졌던 것이다. 수정된 살구는 크기가 작았지만 속에 단단한 씨앗이 들어 있었다. 수정되면 구조의 집적도가 높은 대신 성장속도가 느려진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싱거운 남자가 키는 크다. 게놈 유전자는 생각보다 적다 ▦인간의 유전자 수가 극히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유전자는 선충 수준, 만물의 영장 노릇 어떻게) 인간의 유전자 수는 2만5천 개에 불과하다. 생명공학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을 때 인간이 적어도 10만 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던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풀 종류인 아기장대나 C. 엘리건스라는 선충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이처럼 적은 수의 유전자를 갖고 어떤 생물체에도 뒤지지 않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이언스의 과학자들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25가지 난제 중에서- 흔히 진화가 신체의 기관이나 조직 혹은 신경계 따위에서 일어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유전체계 내에서 일어난다. 이러한 견해는 필자가 진화론을 처음 배웠던 30여 년 전부터 가졌었다. 자연에서 유래한 원시의 단순한 유전자가 지성체의 개입 없이 어떻게 로봇보다 더 복잡한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밸런스 원리로 가능하다.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는 1이 2를 통제하는 것이다. 구조체는 집적도 5까지 모듈화되어 완전체가 된다. 생명체는 동력원-대부분 광합성에서 유래한다.-이 주어지면 동력기관, 동력제어, 동력전달, 동력효과까지 5회에 걸쳐 전개되도록 모듈화된 완전체다. 원시 생명체는 3125 단위의 질서를 가지는 625 구조체가 합성된 완전체다. 생명체가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의 5단계를 거치며 1회의 자기복제를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구조가 이렇다. 에너지가 투입되면 외부에서 촉발된 1의 신호가 5단계 제어를 거치면서 3125요소를 통제한다. 완전체에서 1의 명령이 최대 3125포지션으로 증폭되어 전달되는 것이다. 그것이 생명이다. 운전자는 키, 핸들, 기어, 엑셀레이터, 브레이크의 5로 3만개의 부품을 통제한다. 상식에 비해 훨씬 더 적은 구성으로도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당연히 유전인자 숫자는 생각보다 적어야 한다. 가로변 체육공원에 오른팔과 왼팔로 두 개의 바퀴를 돌리는 기구가 있다. 이때 어떤 방법으로 돌리더라도 하나의 패턴으로 나타난다. 중심으로 모으거나 멀어지기, 둘 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리기가 있다. 어떻게 차별화해도 결국 같아져 버린다. 걸음을 걸어도 그렇다. 왼발과 오른발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것은 불가능하다. 걷거나 뛰거나 어떤 동작이라도 모듈화되어 뇌에서 내려온 1의 명령으로 통제된다. 만약 뇌가 왼발과 오른발에 별도로 명령을 내린다면 걸음은 엉키고 만다. 걸을 수 없게 된다. 하나의 명령에 의해 두 발이 동시에 통제되어야 걸을 수 있다. 유전인자의 숫자가 적어야 인체가 통제된다. 뇌과학에 따르면 대뇌는 뉴런을 연결시켜 정보를 집적하지만 소뇌는 관련없는 뉴런을 제거하여 신체의 운동을 통제한다고 한다. 운동선수의 반복연습은 불필요한 뉴런들의 연결접점을 제거한다. 하나의 손가락에 많은 뉴런들이 관여하므로 정확한 동작을 못한다. 반복연습을 통해 관련없는 뉴런들을 배제하면 정확한 동작을 할 수 있게 된다. 대뇌는 인식론적으로 작동하고 소뇌는 존재론적으로 작동한다. 인간의 학습은 인식론을 따르고 행동은 존재론을 따른다는 구조론의 입장과 같다. 학은 왜 물속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있을까? 체온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지만 잘못 알려진 이야기다. 학은 더운 여름에도 한쪽 다리를 든다. 비둘기나 닭도 한쪽 다리를 드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새가 한쪽 다리를 든다. 사람도 심심하면 짝다리 짚고 선다. 필자는 초등학교때 새들을 관찰하여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 한쪽 다리로 서는 것이 균형잡기에 더 편하기 때문이다. 다리가 하나인 의자는 있어도 다리가 둘인 의자는 없다. 뇌가 두 다리에 각각 별도로 신호를 내려보내서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밸런스 원리는 모듈의 원리다. 여러 개체가 모듈화되어 대외적으로 1로 행세하므로 1의 명령으로 계 전체가 통제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통제하는 활성화된 유전인자의 수는 많을 이유가 없다. 그래픽에 2D와 3D가 있다. 2D보다 3D가 더 적은 용량을 차지한다. 2D로 구현된 애니메이션이 3D로 애니메이션보다 비용이 더 많이 먹힌다. 집적도가 높을수록 통제효율이 높아지고 부하는 적게 걸린다. 일본에서 사람처럼 걷는 로봇이 시연되었지만 어색하다. 하나의 신호로 통제되어야 하는데 아시모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듈화를 통한 단계적 제어가 적용되지 않으면 로봇은 자연스럽게 걷지 못한다. 게놈 프로젝트는 2003년에 완성되었다. 인간의 유전자 숫자는 애초 학자들이 추산했던 10만 개에 미치지 못했다. 인간의 3만여 개는 하등식물 2만 5천 개, 작은 벌레 1만 9천 개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가 예견했던 바와 일치한다. 1이 2를 통제하는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가 적용되면 적은 숫자의 유전자로 4조 개의 세포가 모여 있는 거대한 인체를 무리없이 통제할 수 있다. 뇌는 하나의 명령으로 3125 구성소를 통제한다. 625구조체로 딱 한번만 연산하는 원시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컴퓨터의 방대한 부분은 환경의 다양한 간섭에 대응하기 위해 일의 숫자를 늘린 것이다. 구조체는 환경을 복제하여 자기 내부로 받아들인 다음 제어단계에서 처리한다. 연산단계에서 다시 환경과 비례를 맞추어 정보를 증폭시킨다. 구조가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정보의 증폭과정 때문이다. 잃어버린 고리는 없다 인류, 450만 년 전부터 직립보행”…에티오피아서 화석 발견 450만∼43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인류의 화석(사진)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대거 발굴됐다. 발굴팀은 이 화석이 450만 년 전 인류가 직립보행을 했다는 증거라고 추정했다. 미국 인디애나대 크래프트 석기시대연구소 연구팀은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 지역에서 최초의 인류 조상 중 하나로 추정되는 원시인류 9명의 치아, 턱, 발 및 손가락뼈 화석 30여 점을 발견했다. 이 화석들은 10년 전 학계에 보고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에 속한다. 오랫동안 학계에서는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화석을 근거로 300만 년 전 초기 인류가 처음 직립보행을 한 것으로 여겨왔으나, 최근에는 인류가 600만 년 전부터 직립보행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동아일보 2005-01-20] 구조론에 따르면 결정적인 미싱링크(missing link)는 없다. 원숭이는 등이 굽어서 직립보행을 못했지만 수백만 년 동안 조금씩 등이 펴져서 마침내 직립보행을 하게 된다는 식의 교과서 그림은 가짜다. 최근 필자가 교과서를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그림이 과거와 다르게 그려져 있었다. 처음부터 직립한 것으로 그려져 있었다. 최근 학계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15년 전 주장과 일치한다.
구조론에 따르면 인류는 나무에서 내려오는 즉시 직립했다. 밸런스 원리에 따라 인체의 한 부분이 바뀌면 다른 부분이 이에 연동되어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하체가 발달하는 즉시 등이 곧게 펴지고 직립한다. 하체가 발달하지 못하면 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고 하체가 발달하면 등이 굽을 수 없다. 상체와 하체 사이에 밸런스가 있기 때문이다. 하체가 발달하면 뛰어다니게 되고 땀샘이 발달하고 털이 없어진다. 털이 없어지면 피부가 탱탱해진다. 그래야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원숭이의 발정기에 부풀어 오른 엉덩이가 가슴과 뺨과 입술로 의태되므로 원인은 수백만 년 전부터 현생인류와 비슷한 피부를 가지게 되었다. 2D게임과 3D게임이 있을 뿐 그 중간인 2.5D게임은 없다. 수레와 지게의 중간단계인 바퀴지게는 성공하지 못한다. 도스와 윈도의 중간단계는 살아남지 못한다. 기능이 변화면 모두 변해야 한다. 원숭이와 인간의 유전정보 차이는 크지 않다. 하나의 소스코드가 바뀌어도 이에 연동되어 모두 변하도록 유전체계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고리들 중 다수는 원래 없었다. 점진적인 진화는 없다. 물론 미세한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인류는 현생인류의 탄생시점보다 지능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현생인류가 탄생한 수만 년 전에도 이미 지금과 같은 전개가 확률적으로 예비되어 있었다. 3만 년 전에 비해 현생인류의 지능이 진화한 것이 아니라 밸런스 원리에 의해 미학적 최적화가 일어나서 지능지수 100으로 수렴된 것이다. 인류의 지능은 진화한 것이 아니라 상향평준화된 것이다. 공룡의 멸종 원인 공룡의 멸종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으나 모두 외부요인설이다. 소행성 충돌설 등 외부에서의 환경변화에서 원인을 찾는 외부요인설은 논리적인 필요충분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줄탁동기라 했다. 병아리의 신호와 어미닭의 도움이 일치해야 병아리는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답은 밖에서와 마찬가지로 안에서도 찾아져야 한다. 내부요인설로 보충되어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은 외부영향이고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 것은 내부요인이다. 바이러스가 침투한다고 해서 반드시 감기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구조주의 논리학으로 볼 때 모든 현상은 외부영향과 내부원인이 일치할 때 일어난다. 외부작용은 무수히 많다. 결정적으로 안팎의 밸런스를 무너뜨려 계의 해체 형태로 변화를 촉발한 것이 진짜 원인이다. 한 국가의 흥망이나, 어떤 회사의 발전과 퇴보 혹은 스포츠팀이 승리하고 패배하는 원인 역시 마찬가지다. 반드시 밸런스가 있다. 내부에서 우리의 강점과 외부에서 적의 약점이 일치할 때 승리는 주어진다. 지금까지 나온 진화론의 모든 가설도 외부요인설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다윈의 돌연변이설이 대표적이다. 돌연변이를 촉발하는 방사선이 외부에서 작용하므로 외부요인설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갈라파고스 섬의 핀치새가 살아남은 이유는 다양한 형태로 부리의 모양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능케 한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치타는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개는 늑대와 자칼 사이에서 다양한 아종이 만들어진다. 개가 치타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더 크다. 그러므로 개가 치타보다 더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다. 개가 치타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 6500만년 전 소행성 충돌에 의해 공룡이 멸종했다는 설이 유력하나 그 직전에 이미 공룡은 멸종단계에 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환경변화는 유전적 다양성을 잃은 상태에서의 확인사살에 불과하다. 공룡이 멸종한 진짜 원인은 유전적 다양성 상실로 인하여 신종이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변화는 우연이다. 우연의 작용은 항상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우연에 의한 멸종은 가능해도 진화는 불가능하다. 만약 공룡이 유전적 다양성을 가졌다면 소행성 충돌에 의한 핵겨울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변종을 출현시켰을 것이다. 살아남은 소수는 급속하게 번식하여 다시 생태계를 장악했을 것이다. 모든 종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멸종하게 되어 있다. 이미 포유류나 조류에 있어서도 신종의 출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포유류 역시 공룡과 같은 대멸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암수 유전자 교환으로 번식하는 모든 종은 멸종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가진다. 진화의 원인은 그 취약점을 극복하는 유전체계 내부의 안전장치가 과거 종의 대발생기에 작동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생장구조이론 생존경쟁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원인분석이 아니다. 생존을 경쟁할 종이 이미 지구에 출현해 있다. 이미 종이 출현하고 진화된 상태에서 살아남기를 경쟁한다. 요는 그 종이 왜 출현했는가이다. 30억년 전에 원시 생명체가 출현한 후 수십억 년 동안 종은 진화하지 못했다. 핵심적인 진화는 최근 수억 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결정적인 방아쇠가 당겨진 것다. 그것이 무엇인가? 생장이다. 진화 이전에 생장이 있다. 진화는 생장의 부산물에 불과하다. 진화는 종 단위로 확정되지만 생장은 하나의 세포≫개체≫군(群)≫종(種)≫생태계로 확대된다.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나 마찬가지다. 최초의 생명체는 하나의 세포였다. 구조체원리에 따라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이 그 안에서 이루어진다. 하나의 완전체 성립이다. 문제는 세포벽의 제한 때문에 몸집이 커질 수 없다는 점이다. 먹이활동으로 획득한 잉여를 자기 내부에 축적하지 못한다. 번식하지도 못하고 생장하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진화하지 못한다. 생명이 탄생하고 십억 년 동안 진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아날로그 구조체와 디지털 구조체가 있다. 생명체는 디지털구조체다. 디지털구조는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으로 세팅된다. 이때도 입력과 출력은 아날로그여야 한다. 생명체의 원초적인 딜렘마다. 생장구조이론은 모든 생명체의 출발점은 아날로그 구조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의 교미와 식물의 꽃가루받이가 대표적이다. 밖으로 열려 있는 아날로그 구조다. 기능의 일부를 외부에 의존하므로 불완전하다. 생명은 최초 단세포 단계에서 고민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끙끙대며 지금까지 끌고 왔다. 신체의 대부분을 디지털화하였으나 입구와 출구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꽃은 바깥을 향하여 꽃잎을 벌려야 하고 동물은 성기를 외부로 노출해야 한다. 반드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식물이 지구 중력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는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없다. 나무의 속 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죽어 있다. 죽어서 지구가 되지만 중력을 유발시켜 몸체를 지탱한다. 식물은 지구와 자신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 뿌리를 통하여 지구를 자기 몸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이렇듯 일부 기능을 외부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아날로그다. 동물도 먹이를 외부 생명체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하다. 구조의 문제는 원초적인 딜렘마다. 누구도 완전하게는 해결할 수 없다. 세포가 커지면 구조가 붕괴한다. 몸체가 쪼개져서 죽는다. 살아난다 해도 쪼개진 부분이 이탈한다. 숫자가 증가할 뿐 몸집이 커질 수 없다. 생장할 수 없다. 15억년 전에 처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하나의 세포가 다른 세포의 내부로 침투하여 2원적인 시스템을 건설한 것이다. 세포 안에 세포를 가두어 세포핵을 성립시켰다.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의 진화다. 그러나 여전히 불완전하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의 5회에 걸쳐 이런 구조적 모순의 문제는 계속 제기된다. 어느 시점에 암컷과 수컷으로 성을 나누는 전략이 채택되어 생명체의 진화는 큰 진전을 이루었다. 성은 아날로그다. 암컷과 수컷의 결합구조가 순간적으로 파이프를 성립시켜 디지털화된다. 오늘날 지구 상의 모든 발달된 생물 중에 이 방법을 쓰지 않는 생물은 없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모든 생물은 생장하기 위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점에서 세포는 먹이를 가두는 디지털 파이프다. 개체는 세포를 가두고, 종은 개체를 가두고, 생태계는 종을 가둔다. 먹이가 몸으로 진입하면 입에서 항문까지 파이프를 통과하지만, 최초의 단계에서 먹이는 파이프 바깥에 있다. 몸 바깥에 먹이가 있다. 어떻게 먹이를 자기 내부로 빨아들일 것인가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든 손가락을 사용하든 외부의 것을 사용한다. 사람이 팔을 써서 음식을 집어도, 암컷이 수컷을 써서 수정란을 만들어도 바깥의 것을 쓴다. 자기 외부의 것을 사용하는 형태가 아날로그다. 아날로그는 칼과 도마다. 칼은 이쪽에 있고 도마는 바깥에 있다. 먹이≫세포≫개체≫종≫생태계의 차례로 디지털 파이프가 집적된다. 세포는 먹이의 도마가 되고 개체는 세포의, 종은 개체의, 생태계는 종의 도마가 된다. 최초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진화할 때 하나의 세포가 다른 세포의 내부로 침투하여 세포핵을 성립시키면서 그 세포를 도마로 이용한 15억년 전의 낡은 수법을 지금의 고등동물도 여전히 쓰고 있다. 원래 모든 개체는 암컷이다. 진화는 암컷의 낳음을 기준으로 일어난다. 그 칼을 받아주는 도마가 필요하기 때문에 종은 수컷을 만들었다. 정자와 난자의 수정은 그 도마를 외부에서 가져오는 절차다. 특히 식물은 생장점이라는 도마를 가지의 끝 부분으로 계속 밀고 다닌다. 나무의 속은 생물학적으로 죽어 있다는 점에서 식물은 2차원 평면의 존재다. 여전히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 생명은 생장이라는 일을 한다. ● 생장은 디지털 파이프를 성립시켜 반복작업을 한다. ● 외부와 먹이로 소통하는 입력부분은 디지털화될 수 없다. ● 아날로그 구조는 일을 받아주는 도마 역할을 외부에 의존한다. ● 그 외부의 도마를 자기 주변에 붙잡아두기 위해 그 외부의 외부를 구성하는 방식을 반복하는 형태로 진화가 일어났다. 핵심은 소통이다. 종은 먹이와 소통한다. 먹이는 바깥에 있다. 바깥을 향해 열려야 한다. 불완전하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그 바깥의 바깥을 둔다. 또 그 바깥의 바깥의 바깥이 필요하다. 먹이활동으로 잉여를 얻는다. 잉여를 내부에 두면 세포가 터지고 외부에 두면 잃는다. 안도 밖도 아닌 아날로그 공간을 창출한다. 그 어정쩡함을 보완하기 위해 또다른 바깥을 두지만 역시 어정쩡하다. 모순을 해결하면 새로운 모순이 생겨난다. 다른 방법으로 그 모순을 해결하면 또 다른 모순이 생겨난다. 이러한 임시방편과 대충수습의 반복이 종의 진화를 이루었다. 그 허술한 구조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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