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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chow
read 6906 vote 0 2023.06.03 (22: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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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의 원리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는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타산지석"이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구별지어 주장하는데,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시스템 1로 산다고. 


중요한 것은 1과 2의 차이인데, 각 시스템은 다루는 정보의 종류가 다르다. 즉, 1은 '눈 앞의 대상'을 보고, 2는 '1과 대상'을 본다는 차이가 있다. 내 허물은 잘 안 보여도 남의 허물은 잘 보이는 이유는 남을 볼 때 다른 것과 비교해서 볼 수 있지만 나를 볼 때는 그게 어렵다는 것이다. 내 허물을 보려면 눈을 감고 외부의 정보를 차단한 후 머리에 나와 대상을 의식적으로 떠올려야 하는데, 즉 시스템 2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눈을 감을 수 없으므로 1의 상태에 머물게 된다. 대신 남을 관찰할 때는 2의 상태로 보기 때문에 남의 허물이 잘 보이는 거.


카너먼이 드는 또다른 예시 중에 "인간은 실패를 성공보다 더 큰 비중으로 다룬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위와 같은 이유에 의한다. 실패를 하면 잃을 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지만, 성공을 하면 잃을 것을 알 수 없기 때문. 실패는 잃을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성공으로 얻을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성공을 했을 때 얻을 것은 아직 경험하지 못 한 것이므로. 즉, 성공을 생각하려면 두 번 생각해야 하거든. 근데 두 번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래도 세계급 명문대 다니는 놈들은 두 번 생각하는 비율이 일반에 비해 좀 높았다고.


한 번 생각하는 것과 두 번 생각하는 것의 차이는 다루는 정보의 차이이므로 "기준의 차이"로 또 설명이 가능한데, 카너먼이 "인간들은 통계에 약하다"라는 말을 책에서 자꾸 하는 것과 이어진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받아들이는 정보 차이라고 보면 이 정보 차이는 또한 "기준의 차이"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 '대상'을 볼 때의 기준과 '대상과 그걸 해석하는 놈'을 볼 때의 기준이 다르다. 이때 기준은 의미로도 바꿔쓸 수 있다. 하여간 카너먼은 나처럼 수학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다만 진화적으로 그렇게 되었다는 황당한 소리를 한다고.


아니 유전자가 100테라 하드디스크도 아니고 별 걸 다 저장한다고 주장하고 난리야. 유전자에는 그런 정보가 들어갈 수 없다우. 인간이 발생할 때 세포 하나에서 분화하는 걸 눈으로 보고도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다니. 어이가 없어.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대니얼 카너먼을 타산지석으로 보았기 때문. 수고했다 카너먼 ㅎㅎ, 근데 노벨경제학상 별거 없구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3.06.04 (10:16:28)

우리는 연상 능력도 좋고, 비유적으로 생각도 잘하고, 인과관계를 생각할 줄도 안다. (링크 원문)


생각은 인과관계를 추적하는 것. 인간은 인과관계를 생각할줄 모름. 인과관계가 뭔지 모름. 인간들이 아는 인과관계는 틀렸음. 인간은 생각이 뭔지 모름. 생각은 언어에 의지하는데 언어가 뭔지 모름. 언어는 문법에 의지하는데 문법이 뭔지 모름. 문법은 전제와 진술인데 전제가 뭔지 모름. 전제와 진슬을 대비시키려면 머리 속에 테이블을 펼쳐야 하는데 테이블이 없음. 생각할줄 아는 인간은 지구에 없음. 인간이 하는 짓은 생각하는게 아니라 반응하는 것. 반응을 생각이라고 착각. 주로 자기 감정에 반응함. 그게 자기소개.


남의 허물을 잘 보는 이유는 남을 공격하기 때문. 자신을 공격할 수는 없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은 자살해서 유전자가 남아있지 않음. 


인간은 실패를 더 큰 비중으로 다루지 않음. 실패를 큰 비중으로 다루는 것은 노인들. 노인은 실패로부터 얻는게 없기 때문. 젊은이는 실패해도 얻는게 있으므로 본전이라서 성공에 관심이 있는 것. 즉 젊은이는 실패가 없고 노인은 성공이 없음. 노인은 한번 실패하면 사망.


시스템 1. 반응하는 것

시스템 2. 생각하는 것. 생각하는 사람은 지구에 없음. 생각은 도구가 필요함. 그게 구조론.


그럼 좋은 아이디어를 제출한 천재들은 뭐냐? 그들은 패턴을 발견한 것. 시스템 1을 사용했는데 그게 모여서 시스템 2의 효과를 낸 거. 그 경우 복제가 안됨.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반응에 대한 반응. 반응에 대한 반응이 생각하는 것과 유사하기는 함. 결과적으로 유사할 뿐 원인적으로 같지 않음.


어쨌든 생각에 관한 생각은 좋은 단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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