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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5277 vote 0 2011.01.09 (22:11:51)

확률을 높이는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하기 얘기가 나온김에 양모의 확률을 높이는 퍼즐링 얘기도 하련다.


몇 년 전이던가? 하여간 양모에게도 시간이 남아돌아 어찌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대형서점을 들락거렸을 때, 오며가며 보았던 명화 퍼즐이 생각나서, 나름 작심하고 1,000 조각짜리 '밀레의 만종'을 완성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어린시절 했던 퍼즐처럼 조각의 배경 바탕은 없고, 단지 그림조각 1,000 개만 덩그러니 있는게 아닌가? 1,000개의 그림 조각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puzzling.jpg


퍼즐은 하면 할수록 확률이 높아지는 게임이다. 맨 처음 조각하나를 맞추면 1/999 지만, 그 다음 조각은 1/998 이다. 하지만 그 999개의 조각을 다 맞춰보면서 하나를 찾는다는 것은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가? 해서 퍼즐링을 하는 단계부터 기획해야만 했다.


1) 1,000개의 그림조각 봉투를 뜯어, 그중에 상하좌우의 그림조각 126개를 따로 분류하고, 또 그중에 기준점이 되는 모서리와 4개를 분류한다. (1,000개 중 대략 가로열, 세로열의 갯수를 생각해둔다.)


2) 4개의 모서리 조각을 기준으로 상하좌우 테두리 126개의 조각을 맞추어 테두리를 완성한다. (이건 1/126의 확률이니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면 확실한 가로열 갯수와 세로열 갯수를 파악할 수 있다. (가로 40개 * 세로 25개)


3) 나머지 874개의 조각을 비슷한 색상별로 분류하여 칸막이가 있는 박스에 담는다. (분류가 다양하게 분류할 수록 확률은 높아진다.)


4) '밀레의 만종'을 보면서, 테두리와 비슷한 색상 중에서 골라 올바른 조각을 맞춘다. 테두리에서부터 안쪽으로 조각을 맞춰나간다. 이미 맞춰진 조각과 가장 비슷한 색상군에서 조각을 우선적으로 찾으면 확률이 올라간다. 어느정도 조각을 맞춰서 색상별로 분류된 조각의 수가 줄어들면, 다시 더 섬세하게 색상을 분류해서 칸막이 박스에 담고, 다시 맞추고, 다시 분류하고를 반복한다. 분류 할 수 록 확률은 높아진다.


5) 완성. 완성되기까지 2주일 걸렸다.



puzzling-1.jpg

(트레팔지로 가방도 만들었다.)



머 그랬다는... 


모든 조각이 완성되기까지 아마도 수천, 수만번의 실패가 있었으리라. 

하지만 하나의 모델을 가지고 확률을 높여가면 결국 완성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1.09 (22:50:13)

바깥에서 안으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점점 좁혀들여가면서 퍼즐을 완성해야 하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결코 이 방법을 쓰지 않소. 왜냐하면 자신의 경험을 이용하는 더 빠른 방법이 있기 때문이오.

 

지난번에 동전을 잃어버렸을 때 발밑에서 찾았지. 무조건 발밑을 찾소. 지난번에 퍼즐을 맞췄을 때 까만거부터 맞췄지. 무조건 까만것을 찾소. 이 방법이 먹히는 이유는 인간이 경험하는 사건들은 대부분 반복되기 때문이오.

 

그러나 반복되지 않는 새로운 사건을 만났을 때는 모든 인간이 바보가 되오. 그때는 배운 사람이나, 못배운 사람이나 모조리 바보가 되오. 이 때는 이론을 동원해야 하오. 경험이 먹히지 않는 지점에서는 구조론의 원칙을 따라야 하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배운 사람이 못배운 사람보다 더 현명하게 판단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는 것이오. 그래도 대부분 배운 사람이 그나마 나은 이유는 그 사람이 사실은 간접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오.

 

즉 대부분의 경우 배운 사람은 약간이나마 이미 경험한 사건이요. 직접경험은 못해도 약간의 간접경험이 있기 때문에 역시 경험으로 맞추는 것이오.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순수하게 새로운 문제를 만난다면 배운 사람이 오히려 오판하오. 못 배운 사람은 본능으로 찾는데 이건 상당히 맞을 확률이 있지만, 배운 사람은 가짜 데이터를 조작하기 때문이오.

 

즉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경험한 사실로 조작하는 것이오. 그때문에 지식인은 백퍼센트 오판하게 되오. 그래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젊은이들 때문이오. 젊은이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그러한 조작을 하지 않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09 (23:19:16)

아무런 사전 정보없는 그림의 퍼즐도 가능할까..잠시 고민해 봤소..

으음..1000개의 조각이라...

 

기어코 한다면 한 10년?

크으..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않느니 죽겠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소.

위와 같은 1000개의 조각이 있고

그것이 어떤 그림이 될 지 전혀 알 수 없다면..

 

이걸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겠소?

으음..이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남..쩝.. 

 

의외로 쉬울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1.01.09 (23:44:37)

양모는 그것을 '신의 퍼즐' 이라고 부르고 있소.

만약 신이 퍼즐을 완성한다면, 인류의 문명사를 진보시킨 사람들의 삶의 조각을 맞추고 맞추어, 끝내 커다란 그림을 완성하려는 것이 아니겠소? 예수 조각, 부처 조각, 징기스칸 조각, 링컨 조각, 김구 조각, 김대중 조각, 노무현 조각...


신이라면 인류의 완성품을 보고 싶어할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10 (00:08:10)

아니.."신의 퍼즐"까지는 아니고..

그림은 그림인데 어떤 사람이 당일 그린 그림을 말하오.

자기만 알고 아무도 모르는..그런 경우 말이오.. 

 

그래도 "신의 퍼즐"이란 말은 멋지오..

살아있는 퍼즐..진화하는 퍼즐..

퍼에버.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1.01.10 (02:01:35)

그리 많이 걸리지는 않을것 같소. 그림은 조각이 맞추어졌을 때서야 그림이지, 딱 맞아들어가기 전까지는 그저 색이 들어간 조각일 뿐이오. 시작점과 끝점이 분명하다면, 모서리, 테두리를 기준삼아서 색으로, 선으로 이어지는 관성을 따르는 것이오.


완성된 그림을 알고 가는 것보다는 시행착오가 있기야 하겠지만, 완성된 그림을 안다고 하더라도 조각일 때는 단지 조각일 뿐이오. 다시말해서 색깔별로 조각을 분류해놓은 것은 단지 확률을 높일 뿐이지. 조각의 나타난 색과 완성된 그림의 부분의 색은 또 다르다는 얘기. 같은 색이라도 모였을 때와, 흩어졌을 때 그 느낌이 다르오.


전체의 모델을 그림으로 잡냐, 형태로 잡냐의 차이 일 듯... 


그러니 아주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하오. 3~4 주 면 완성할 듯...

(물론 좀 어려운 류의 그림이라면 좀 더 걸릴 수도 있소. 고흐 그림이 좀 어려울 것 같소. 결과적으로...)

프로필 이미지 [레벨:4]삐따기

2011.01.10 (01:00:50)

대략 539시간정도 걸리오.

하루 10시간씩 한다면 54일 걸리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10 (01:08:31)

오호..2달이라..

그건 경우의 수로 계산하는 것이오?

 

총 경우의 수를 뽑아보고..

한판을 구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곱하면..

 

으음..의외로 쉬운 건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4]삐따기

2011.01.10 (01:46:41)

대충 그렇소.

맨 끝에 4개 찾고

한쪽민짜인 126개 찾고

한번 맞는지 안맞는지 마춰보는데 10초로 잡고

 

마지막 한개 마추는데 10초. 마지막 2개 남았을때 15초(첫번째 맞을수도 있고 2번째 맞을수도 있기때문에),3개남으면 20초.......

결국 등차수열로...

130개 맞추는 시간 + 870개 마추는 시간 계산한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1.09 (23:57:54)

 

하여간 후반 40분 현재

요르단의 침대축구에 일본 개 씹히고 있소.

 

일본이 공격은 계속 하는데

아 저거 저런식으로 하면 잘 안 들어가는데 싶은 느낌이오.

 

내일 밤 바레인과 대결하는 한국은?

구조로 보면 조광래의 겁증되지 않은 패스축구가 위태롭소.

 

월드컵에서 일본의 조직력이 먹히는 것을 보고 무작정 따라한 건 아닌지?

 

간단하오.

승리는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을 보완하면 되오.

 

허정무는 옛부터 장점이었던 홍명보-이운재이 수비는 놓치고

대신 차두리 박지성 이청룡의 공격력은 살렸는데,

 

둘 중 하나는 그래도 했는데

그러므로 조광래는 단점으로 드러난 수비만 적극 보완하면 되는데

 

뻔한 정답을 놔두고 왜 어문 데서 딴짓을 하는지.

갑자기 잘 되고 있는 공격을 건드린다면?

 

내일 선전을 기대하오만

바레인 정도야 쉽게 이기겠지만 구조로 보면 위태롭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10 (03:10:59)

시리아가 사우디를 잡았소..

대박이오.

 

감독은 취임 3주차로..겨우..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다더니..

 

일본을 젖히고

조 1위를 먹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01.10 (01:41:57)

ㅎㅎ 어질러진 방바닥에 아주 작은 귀걸이 한짝을 떨어뜨렸을 때,

세간이 많은 주방 바닥에 유리컵을 놓쳐 깨뜨렸을 때,

물론 퍼즐을 맞출 때도 전체의 범위를 설정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쓰오.

그런데 전체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눈에 띄는 조각들의 맞춤이 있는 경우

일단 그 부분을 먼저 모아서 따로 모셔놓고~

다시 전체로 가오.

 (단순한 건 꼭 전체를 확인하는 과정을 밟지 않아도 경험에 의해 빨리 가능하지만

  크고 복잡하게 되면 결국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소.) 

 

길을 가다 동전을 떨어뜨려서 범위가 너무 넒어져 버리면..

처음에 느낀 감각에 의지해서 우선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고..

 

일도 그 일의 전모를 아느냐 모르냐는 성장과 성패에 큰 영향을 주는거고

그런것이 잘 잡히지 않을 때는 재미로 이끌림으로 우선은 가게 되지만

결국 큰 그림을 이해하고 확인하는 과정없이는 지속하기 힘든거고 그런 거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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