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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943 vote 0 2013.08.14 (00:07:20)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꿈은 공유되는데 의미가 있다. 어린이에게 ‘꿈이 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꿈을 공유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어린이의 꿈이 대통령이라면 그 질문을 던진 부모는 자동으로 대통령의 부모가 되는 식이다. 유토피아 개념 역시 꿈의 공유로 인한 집단의 방향설정에 의미가 있다. 꿈을 공유함으로써 이심전심에 의해 소통의 밀도를 높이고 집단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한다. 유토피아 이전에 이상주의가 있고 이상주의 이전에 이념이 있다. 이상주의나 이념은 집단의 행동통일을 통해 집단 내부의 상호작용을 높일 의도에 의한 것이다. 유토피아 개념은 이념에 이상주의라는 방향을 부여하고 다시 거기에 판타지를 보태서 구체화 한 것이다. 이상주의는 세력전략의 방향이다. 집단의 행동통일에 세력전략이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거기에 판타지를 보태어 그 이상주의를 소비하게 한 것이 유토피아 개념이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이래 이상주의는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인류의 소통은 증가하였으며 문명은 일정한 활력을 얻었다.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의 변형된 형태다. 유토피아가 공유되는 꿈이라면 디스토피아는 사유되는 꿈이다. 유토피아는 멋지지만 그만큼 현실과 거리를 두게 된다. 판타지 소설처럼 공허해지는 것이다. 디스토피아는 매우 현실적이다. 인류가 절멸하고 없으면 살아남은 극소수가 활개를 친다. 인류 중에 단 두 사람이 살아남았다면 아담과 이브의 에덴 동산과 같다. 그것은 사유되고 독점되는 나만의 또다른 유토피아다. 소년은 유토피아의 꿈을 펼치고 성년은 디스토피아의 별장을 짓는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디스토피아가 더 인기가 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집단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있다. 무리가 크면 세력전략을 쓰고 무리가 작으면 생존전략을 쓴다. 종은 환경이 좋을 때는 수컷을 낳아 영토를 점령하는 세력전략을 쓰고 환경이 나쁠 때는 암컷을 낳아 종의 멸절을 막는 경향이 있다. 세력전략은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에로스이며, 생존전략은 상대를 죽이는 타나토스다. 도시에는 에로스가 나타나고 시골에는 타나토스가 나타난다. 젊은 시절에는 에로스가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 타나토스가 나타난다. 기업은 초반에는 에로스 전략을 쓰고 후반에는 타나토스 전략을 쓴다. 사건의 기승전결을 따라 기의 단계에는 진보의 에로스가 되고 결의 단계에 이르면 보수의 타나토스가 된다.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사건을 일으키는 둘은 상호작용의 작용측과 반작용측을 성립시킨다. 작용측은 시간측을 담당하고 반작용측은 공간측을 담당한다. 시간을 일으키는 것은 태양신 아폴론이다. 공간을 일으키는 것은 대지를 상징하는 디오니소스다. 시간측은 에너지가 있으므로 추적되고 공간측은 에너지가 없으므로 추적되지 않는다. 시간측은 합리와 이성을 나타내고 공간측은 다양성과 변화를 나타낸다. 시간측은 흔히 남자로 상징되고 공간측은 흔히 여자로 상징된다. 권투라면 때리는 측과 맞는 측이 있다. 때리는 측이 사건의 시점을 결정하고 맞는 측이 맞는 지점을 결정한다. 때리는 자가 주먹을 휘두르면 시간이 특정되고 맞는 측이 피하면서 등을 돌려대면 공간이 특정된다. 야구라면 투수가 공을 잘못 던져 타자의 몸을 맞히는 수가 있다. 던지는 투수가 시점을 결정하고 타자는 맞는 부위를 결정한다. 실제로는 시간과 공간이 아니라 작용측의 공간과 반작용측의 공간이다.


    문명과 야만
    문명은 인류가 소통에 의해 연결되어 하나의 독립적인 생명체처럼 존재하며 그 생명성을 진화시켜 나아간다는 개념이다. 인류의 기술을 몸으로 삼고 문화를 마음으로 삼아 하나의 실체로 보는 개념이다. 야만은 인류집단의 나아가는 방향성에서 이탈해 있는 집단이다. 초원에 사는 사자는 세력전략을 쓰고 숲에 사는 호랑이는 생존전략을 쓴다. 문명은 세력전략에 해당한다. 인류는 사자처럼 무리지어 생활한다. 언제나 그러한 것은 아니다. 환경이 나쁠 경우 무리에서 쫓겨난 떠돌이 사자처럼 생존전략을 쓰기도 한다. 야만은 문명의 소통을 가로막는 일체의 생존전략 행동이다. 외부세계와의 소통을 거부할 목적으로 자행되는 식인풍습이나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할 목적으로 행해되는 근친혼이 대표적이다. 외부세계를 배척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일체의 폭력이 그러하다. 남녀간의 소통을 낮추는 일처다부제나, 여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중국의 전족이나, 소통을 가로막는 문맹이나, 남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할례나, 내부적인 교류를 차단하는 카스트나, 인종차별이나, 일체의 소수자 차별이 야만에 해당한다. 배타적인 민족주의나 자본의 독점 역시 문명의 진보를 가로막는 야만이다. 물론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정당한 민족주의도 있고, 경쟁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정당한 자본도 있다.


    보편주의와 오리엔탈리즘
    오리엔탈리즘은 미학적 실체가 없는 서구인의 판타지다. 실체가 없으므로 오히려 장사가 된다. 서구의 미학은 역사적 정통성에 근거한 보편성을 가진다. 보편성을 획득한 서구의 미학 기준으로 볼 때 동양정신은 특수성을 가진다. 보편의 서구와 특수의 동양이 조합될 때 작품의 가치는 극적으로 높아진다. 이에 서구의 예술가들이 동양이나 아프리카의 예술적 소재를 그들의 작품 가치를 높이는 장식용으로 가져다 쓴다. 그들이 동양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장사가 된다. 이는 모든 예술에 공통된 속성이다. 샹그릴라는 가짜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오래된 미래’로 알려진 라다크나, 국민행복지수로 유명한 부탄왕국의 허상은 거짓으로 부풀려졌기에 가치가 있다. 판타지는 거짓이기 때문에 팔리고, 매트릭스는 가짜이기 때문에 곁들여지는 이야기가 끝없이 가지를 친다. 복제본이 원본보다 더 상업적 가치가 있다. 라이터는 일회용이 더 잘팔린다. 부담없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등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등산복인 노스페이스가 가치가 있다. 그 어떤 것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가치있는 경우는 많다. 예술은 특히 본래의 용도를 버릴 때 진정한 가치가 살아난다. 먹지 않는 밥이 최고의 밥이다. 곧 버려지는 모델하우스가 입주하여 사는 아파트보다 가치가 있다. 진짜보다 가짜가 가치있는게 오리엔탈리즘이다. 원형은 권權을 가지고 변형은 가치를 가진다. 보편성은 뼈대이고 특수성은 덧붙여진 살이다. 뼈대는 최소화 되어야 하나 살은 덧붙일수록 좋다. 거품은 많을수록 좋다. 원형은 구조다. 구조의 원형은 단지 소스를 제공할 뿐이고, 변형은 거기에 다양한 양념이 추가된다. 상어지느러미 요리나 제비집 요리는 그 자체로는 맛이 없다. 거기에 추가된 소스에 의해 맛이 살아나는 것이며, 원본은 소스의 맛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서구문명이 원천소스가 되고 동양정신이 장식용으로 덧붙여진다. 그러나 1회용으로 버려진다. 오리엔탈리즘은 판타지로서의 상업적 가치가 있을 뿐 진정한 가치는 없다. 상업화되지 않는 원형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 권이 진짜다. 그들은 장사도 하지 않고 앉아서 로열티를 챙긴다. 서구는 동양의 문화를 사랑하는 척 하지만 주인이 애완동물을 사랑하듯 할 뿐이며 진정한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동양이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멀리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치가 있다. 가까운 현실의 문제는 남녀를 다투게 하지만 멀리있는 꿈은 둘을 묶어주기 때문이다. 오리엔탈리즘은 미학적 정통성을 통해 원본을 구축한 서구가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소재들을 제멋대로 가져다 쓰고 버리는 것이다. 서구의 원형에 한국의 민화나 아프리카의 목각을 더하면 훌륭한 예술이 되지만 그 반대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들은 동양의 원형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서양화에 동양의 쥘부채를 든 인물을 등장시켜 집금에 성공하지만 동양화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권은 가치를 증폭하나 가치는 권을 획득할 수 없다.


   

    경험주의와 합리주의

    경험주의는 영국과 미국, 일본 중심의 해양적 사고방식이고 합리주의는 독일과 프랑스, 중국 중심의 대륙적 사고방식이다. 대륙은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섞여 있으며 뗄레야 뗄 수 없으므로 선제대응하여 사전에 문제의 소지를 차단해야 한다. 나치의 폭주나 중국의 농민반란과 같은 집단의 광기에 의한 군중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반면 섬나라는 물리적인 거리가 있으므로 치고 빠지면 된다. 대륙은 집단 자체의 내재적 질서를 관찰하여 선제대응하는 방법을 쓰고, 해양은 어떤 거점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그 모델이 성공하면 이를 보편화하는 방법을 쓴다. 중국이 오랑캐를 다스리는 방법은 오랑캐끼리 서로 경쟁시켜 화근을 미리 제거하는 이이제이의 방법이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식의 합리주의 철학이다. 해양은 문제가 생기면 그 지역을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 되므로 선제대응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사전에 조정하거나 중재하는 문화가 발달해있지 않다. 대신 시행착오에 따른 오류시정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여러가지 방법을 동시에 시행해보고 그 중에 성공하는 한 가지 방법을 대량으로 복제하는 방법을 쓴다. 경험론은 욕망을 앞세우나 욕망은 진정한 동기가 아니다. 진정한 동기는 의사결정에 있다. 합리론은 자연의 결을 따라야 하나 실제로는 자연의 결을 파악하지 못한다. 합리론은 신분상승 메커니즘을 통한 동기부여로 대중의 행동을 조정한다. 해양의 경험론은 일단 병에 걸린 이후 발빠르게 수습하므로 속도가 빠르지만 반드시 희생자를 낳고, 대륙의 합리론은 사전에 병을 예방하나 대신 진보가 느리다. 해양은 원래 안 되는 일을 요행을 바라고 혹시나 하며 여러번 시행해본다. 대륙은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결정하면 백년을 밀어붙인다. 해양은 빠르게 결정하지만 그만큼 실수가 많고, 대륙은 많은 토론을 하지만 의사결정을 못한다. 한국은 우파의 해양적 기질과 좌파의 대륙적 기질이 공존해 있다. 정답은 선경험 후합리다. 처음 일어나는 일은 일단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양자가 입자에 앞선다. 양자론에 따라 확률적으로만 성공하며 입자는 반복되는 일에만 성립한다.

 

    ◎ 경험주의 -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먹히는 하나에 올인한다.

    ◎ 합리주의 - 주변의 도움을 구하고 사전에 충분히 연습한다.

 

    (경향신문 발췌) 촘스키 “이론 있는 체” 지젝 “틀린 말 자주 해” 촘스키는 프랑스 철학의 영향을 받아 난해한 말을 쏟아내는 문화연구를 비판하며 “여러 음절을 조합한 화려한 개념어를 써서 마치 무슨 이론이 있는 체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지젝은 그 극단적인 사례. 나는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젝은 헤겔과 마르크스, 라캉의 이론을 섭렵하는 저작들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지젝은 “촘스키는 언제나 실증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그 사람만큼 실증적으로 틀린 말을 자주 하는 양반도 없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가디언은 “경험주의 전통이 강한 영미권의 촘스키와 추상적 질문에 천착하는 대륙철학의 전통에 선 지젝의 대립”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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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 팟캐스트 7회 ' 마음이 행복해지는 법'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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