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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349 vote 1 2013.07.12 (15:32:19)

 

    구조론은 간단히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설명하지만, 난이도를 높이면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나눠진다. 존재론은 배경, 실체, 연관, 이행, 귀결이고 인식론은 지각, 수용, 분석, 종합, 응용이다.


    인식론의 순서는 존재론의 순서를 되짚는다. 하나의 사건은 작용측과 수용측을 가진다. 작용측은 연역되고 수용측은 귀납된다. 구조론은 작용측만 본다. 수용측은 거울에 비친 상이므로 일단 논외다.


    고급반으로 들어가면 작용측과 수용측을 동시에 보는데 복잡해진다.


    실재론과 관념론, 유물론과 유심론, 중관파와 유식파는 모두 작용측과 수용측 중 어느 부분에 강조점을 찍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논의다. 그런데 이런 말 하는 당사자들도 자기 관점의 오류를 안다.


    수정판을 내는데 유심론적 유물론이나 유물론적 유심론이 등장해 주신다. 비유하면 일본공산당의 인간의 얼굴을 한 공산주의나, 관념의 세계에 실재가 있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그렇다.


    논의는 어지러워졌다. 다들 자기 주장의 약점을 교묘한 물타기로 커버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개 어느 한쪽 포지션에 선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자기 입장을 안 바꾼다. 아주 고집을 피운다.


    사실 고집을 피우는게 낫다. 예컨대 왕족인 의상이나 자장이 민초의 고충을 알겠다는 듯이 행동하다가는 혁명의 배신자 미라보 꼴 나는 것이다. 러시아 짜르는 농노를 해방했다가 폭탄맞아 죽었다.


    왕은 왕 포지션에 있을 때만 가치가 있다. 왕이 민중의 영웅 흉내를 내다가는 바로 죽는다. 늘 엘리트 코스만 밟아오던 사람이 노숙자들과 어울려 보겠다고 나오다가는 싸다구 왕복으로 쳐맞는다.


    그러므로 원효처럼 화쟁하는 사람은 고금에 드물다. 작용측과 수용측을 동시에 보는 변증법적 시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평구조의 대칭행동에서 수직구조의 비대칭행동으로 올라서기는 원래 어렵다.


    구조론은 존재론과 인식론, 연역측과 귀납측을 동시에 보지만 난이도를 낮추어 연역측만 본다. 옛 이야기로 가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어떤, 어떻게 하여지게, 하였나 되었나 10하가 나온다.


    who와 what이 있다. 작용측과 수용측이다. 각각 유물론과 유심론이다. 이 둘을 동시에 보면 where가 된다. 즉 where에 who와 what 둘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걸 보는 관측자는 when이다.


    who에 what은 사물이므로 동시에 존재한다. 시간차가 없다. 때린놈과 맞은놈은 동시에 때리고 맞았다. 그러나 when이 where를 보면 시간차가 있다. when이 시간이므로 시간차가 있는 것이다.


    원효의 대승기신론소는 존재의 시간성을 이용하여 사건으로 바라보므로 who와 what을 동시에 본다. when의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when은 작용측이다. 에너지가 들어오는 입력지점에 선다.


    여기서 who와 what이 수평이고 when이 where가 수직임을 알 수 있다. 수평은 동시에 있고 수직은 시간차가 있다. 부부는 수평이다. 둘이 동시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하관계는 시간차가 있다.


    사장과 직원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장이 먼저 지시하고 말단이 나중 수행하는 것이다. 수평구조는 사물이고 수직구조는 사건임을 알 수 있다. 구조론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수직구조다.


    when이 where를 보는 것은 질에서 양을 보는 것이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한가? 수평구조로 보면 아날로그 시스템이 되기 때문이다. 끝이 안 난다. A와 B 사이에 무한히 많은 점을 찍을 수 있다.


    컴퓨터로 보면 하드웨어파가 유물론이고 소프트웨어파가 유심론이다. 그런데 하드와 소프트는 동시에 존재한다. 문제는 하드의 하드가 또 있고 소프트의 소프트가 또 있다는 점이다. 끝이 안 난다.


    유식으로보면 안의비설신이 있고 의가 있고 마나스식, 아뢰야식, 말라식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나는 최상승에 도달했지’ 하고 선언하면 다른 사람이 ‘나는 거기에 1을 추가하고 있지’로 받는다.


    무엇인가? OS 안에 프로그램 있고 프로그램 안에 폴더 있고 폴더 안에 파일 있고로 계속 가는 것이다. 폴더위에 상위폴더 있고 상위폴더위에 더 상위폴더 있고 도 상위폴더 있고 또 있을 수 있다.


    하드웨어도 마찬가지다. 일단은 컴퓨터 껍데기가 하드웨어면 마더보드가 소프트웨어다. 껍데기 위에 지구라는 껍데기 있고 은하계라는 껍데기 있고 계속 있다. 사살이지 하드/소프트의 경계는 없다.


    구조론으로 보면 육체와 마음의 경계는 없다. 우선 육체로 논하면 눈이 보는 거리까지가 육체에 포함된다. 우리가 눈으로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고 있으면 안드로메다가 나의 육체에 포함되는 것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구분하지만 뇌로 보면 뇌의 대부분의 몸에 있다. 해골 속에 뇌가 있는게 아니다. 발생계통으로 보면 뇌는 원래 위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위장이 형님이라서 멀미가 나는 거다.


    손가락이 아프면 실제로는 뇌가 아픈 것이다. 그러나 멀미가 나면 실제로 위장이 탈이 난 것이다. 뇌가 뇌에 있다는건 착각이다. 신경계 전체가 뇌에 포함된다. 뇌는 육체의 모든 부분에 대응된다.


    인간은 특히 손가락과 혀에 많이 대응된다. 그러므로 뇌를 육체와 완전히 분리할 수 없고, 마음과 육체를 분리할 수 없고, 영혼과 몸을 분리할 수 없다. 만약 분리한다면 영혼의 영혼이 또 나온다.


    뇌에 영혼이 들어있다고 믿는다. 호두껍질을 까면 호두가 들어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안과 밖의 문제는 계속 가므로 영혼의 영혼이 있어야 한다. 그 영혼의 정보를 읽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구조론으로는 어떤 2가 대응하려면 5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뭔가 추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안과 밖 개념은 양파껍질처럼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온다. 딱 여기까지가 마감이라는 제한선은 없다.


    아날로그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로 가야 한다. who에 what을 보면 아날로그다. 이 규칙은 유물론이고 유심론이고 마찬가지다. when이 where를 보는 것이 디지털이다. 양자컴퓨터 개념으로 가보자.


    사물 안에 정보를 심는게 현재 컴퓨터 시스템이다. 사건 안에 정보를 심는게 양자 컴퓨터 개념이다. 정보는 A가 아닌 A와 B의 사이에 있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가지 상태가 1년 안에 있다.


    이는 계절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된다. 사건은 에너지가 있고 일을 한다.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으로 일은 끝난다. 그러므로 사건은 디지털이 된다.


    양자로 보는 시선, 디지털로 보는 시선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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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l.jpg      

    

    포크와 받침대의 접점은 뾰족할수록 도리어 자세가 안정된다. 접점이 뾰족해야 포크가 외력에 의해 흔들려도 떨어지지 않는다. 포크가 흔들릴 때 접점을 옮겨가면서 중심을 조정하는데 뾰족한 곡면일수록 그러한 의사결정이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직의 최종보스는 한 명이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판사의 숫자는 9명이다. 반드시 홀수여야 한다. 뾰족한 1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다.

 

    팽이가 지면과 닿는 부분은 뾰족한 곡면이어야 한다. 돌아가는 팽이는 접점이 계속 옮겨가는데 뾰족한 곡면이어야 그 순간에 의사결정이 쉽기 때문이다. 기계장치의 관절 부분에 들어가는 볼 베어링은 연결된 양쪽 역할을 동시에 해야한다.

 

    이중간첩의 역할이다. 사회에서 중성자 포지션을 지키는 동성애자의 역할도 같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소수의 중간자가 이중간첩 역할을 맡아 포크트릭의 접점을 이루므로 오히려 사회를 안정시킨다.

 

  물론 전혀 흔들리지 않는 암흑사회는 이러한 접점이 필요없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부단히 흔들리는 사회다. 뾰족한 접점이 있어야 한다. 이중간첩이 필요하다. 중간에 서는 소수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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