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는 33살의 젊은 나이로 쿠바 국립은행의 총재가 되었다. 흙 묻은 전투화를 그대로
신고, 여전히 구겨진 전투복을 그대로 입고, 구렛나룻을 기른 채로 양복을 입은 나이 많은 관료들과 은행가들에게 지시를 내리게 된 것이다.
3년 동안 정글을 누볐던 거친 사나이와 손에 물 한방을 안묻히고 살아온 엘리트 관료들과의 어색한 조우라니.. 가히 부조화의 극치라 할.. 그 기이한 흑백 사진들을 기억하시는지?
군복 입은 33살의 젊은이가 경제를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그는 스스로 사표를 내고 볼리비아의 정글로 떠났다. 잘 한 일이다. 우리가 체 게바라를 칭송하는 것은 그가 결연히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여전히 국립은행총재와 공업장관이라는 높은 자리에 만족하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면 비난받았을 것이다.
체 게바라는 떠났다
실용주의란 무엇인가? 실무자 우선주의를 말한다.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을 중용해야 한다는 주의다. 맞는 말이다. 체 게바라가 떠난 이유는 실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실무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우리당 일각의 주장에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가이다.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대개 나이가 많고 현장에서 뼈마디가 굵은 즉 실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다. 예컨대.. 행정경험을 가진 김혁규, 김두관, 한명숙, 문희상들의 이름이 언뜻 생각난다.
무슨 이야기인가? 실용주의란 일종의 구직운동이란 말이다. 문제는 왜 우리당에서 실용주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대대적인 구직운동이 일어났는가이다. 간단하다. 우리당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여당 좋다는게 뭔가? 많은 사람들을 취직시켜 줄 수 있다는 거다. 이거 좋은 거다. 당연히 취직운동이 일어난 것이며 한때 그 취직운동의 선구자였던 조기숙 교수가 최근 취직에 성공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
조기숙님은 서프라이즈 식구다
모르는 분도 있는 것 같아서 굳이 말한다면 조기숙교수는 한때 서프라이즈의 객원 필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잠시나마 서프라이즈를 거쳐간 분으로써 가장 출세한 사람이라 하겠다.
필자와는 얼굴 붉힐만한 논쟁이 있었기로 이런 말 하기에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서프라이즈 독자들과 정을 나눴던 분이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서프라이즈의 큰 경사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기숙님의 취직을 축하해줘야 한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컨대 국참연의 출범과 같은.. 개업집에는 난을 보내는 것이 예의고, 취직한 분에게는 ‘감축드리옵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다.
토론도 좋지만.. 인간냄새가 나는 서프라이즈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 해서 뻔한 겉치레 말이나 늘어놓는다면 또한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읽어주는 독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터.. 고민이 있다.
하여간 나는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한자리 해먹어야 한다는 조기숙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백번 맞는 말이다. 세상 일이 원래 그렇다.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이상한 비유가 되겠는데.. 문득 지율스님이 떠오른다. 나는 스님이 세속의 실무를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종류의 인간형이 있다. 실무를 좀 안다는 조기숙류, 실무를 모르는 지율스님류..
전자를 따르자니 물이 흐려질 것 같고, 후자를 따르자니 배가 산으로 갈 것 같다. 유감이지만 꿩 먹고 알 먹는 수는 잘 없다. 결국은 리더의 조정능력에 달려있다. 그 부분은 임명권을 가진 리더가 알아서 할 문제이고.
조기숙님이 정치를 알까?
문제는 과연 실무를 아는 사람이 당도 잘 아는가이다. 서프라이즈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조기숙님께 받은 인상은 ‘정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박사가 정치를 모르다니.. 하고 반격할 법 하다.
맞다. 그는 정치를 안다. 그러나 그 정치는 내가 말하는 그 정치가 아니다. 무엇이 정치인가? 나는 조기숙님이 자기 논리의 정합성에만 신경 쓰고 자신이 발을 디디고 있는 위치, 곧 포지셔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말을 해도.. 누구 편에 서서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왜 이런 잘못이 일어났을까? 인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를 배우기에 앞서 인간을 배웠어야 했다. 정치학은 인간학이 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이념은 우리에게 자부심을 준다. 그 자부심이 동기부여가 된다. 실용은? 몇몇 기회주의자들의 구직운동에 불과하다. 최근 여론 조사를 참고하도록 하자. 아래는 오늘자 신문기사 발췌다.
국민 60.7%, 참여정부 국정운영 잘못해왔다(KBS 여론조사)..가장 잘못한 국정분야로는 '경제정책'(국민 61.8%)을 꼽았다. 향후 국정운영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은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55.9%로 '더 보수적'(22.8%), '현재 유지'(18.1%)보다 높게 조사됐다.
10개월 전 논쟁이 있었을 때 조기숙님의 주장은 당시 국정지지도가 높지 않은데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오른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오른쪽이란 무엇일까? 경제다.
실제로 예의 여론조사는 경제를 참여정부의 잘못한 부분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더 살펴보면.. 향후 국정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55.9프로다. 이 여론조사는 모순된다.
62프로의 국민들이 경제문제를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다. 그런데 56프로가 향후 국정운영은 더 진보적으로 하라고 한다. 이거 이상하지 않은가? 경제가 불만이면 더 보수적으로 하라고 요구해야 말이 되지 않는가?
자기 논리의 정합성에만 신경 쓰는 상아탑의 교수들이..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가 잘못되었다고 우기지나 않을까?
이념이 자부심이면 실용은 빵
잘된 정치는 두가지를 줄 수 있다. 하나는 자부심이고 둘은 빵이다. 전자는 이념이고 후자는 경제다. 국민은 빵을 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빵이 아닌 자부심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모순처럼 보인다.
간단하다. 큰 선거를 앞두고는 자부심을 원하고, 큰 선거가 지나면 빵을 요구한다. 이것이 국민이다. 즉 국민의 요구는 변화무상하며 때로는 모순되는 것이다. 거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여론만 쫓다가는 국민에게 뒤통수 맞는다. 여론 좋아하는 한나라당이 늘 국민들에게 뒤통수를 맞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참된 지도자라면 국민들이 아우성을 쳐도 꿈쩍도 않고 우직하게 국민을 이끌고 가야한다.
하여간 청와대는 빵을 해결하는 것이 맞고 우리당은 자부심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 서프라이즈는? 서프는 빵공장이 아니다. 서프라이즈는 자부심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념 위주로 가는 것이 맞다.
청와대 입성을 감축드리며
조기숙님이 우리당에서 손을 떼고 청와대로 간 것은 백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은 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국민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이 실용주의 하면 반드시 망한다.
당의 역할은 동기부여다. 동기부여란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이다. 물론 실무도 중요하다. 김두관, 김혁규, 한명숙의 행정경험이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은 공장이 아니다. 당은 일종의 학교와도 같다. 미래를 대비하여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당의 역할이다.
과연 김두관, 김혁규, 한명숙, 신기남들이 향후 30년간 우리당 장기집권의 기반을 닦을 훌륭한 인재들을 태산같이 길러낼 수 있을 것인가?
비유하면 교사와 소사의 차이와 같다. 실무는? 소사다. 당에서 실용주의를 한다는건 실무를 아는 소사가 실무를 모르는 교사의 뺨을 치는 격이다. 공사판에서는 소사가 낫겠지만 강의실에서는 교사가 낫다.
인간을 아는 사람이, 적어도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인간이라 불리우는 지극히 조작하기 까다로운 첨단장비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줄 아는 사람이, 즉 인간이라는 무서운 존재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가진 사람이, 그 인간과 처절하게 부대껴 본 즉 인간의 눈물을 알고, 그 밑바닥의 분노가 가진 폭발력을 아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 하여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3년 동안 정글을 누볐던 거친 사나이와 손에 물 한방을 안묻히고 살아온 엘리트 관료들과의 어색한 조우라니.. 가히 부조화의 극치라 할.. 그 기이한 흑백 사진들을 기억하시는지?
군복 입은 33살의 젊은이가 경제를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그는 스스로 사표를 내고 볼리비아의 정글로 떠났다. 잘 한 일이다. 우리가 체 게바라를 칭송하는 것은 그가 결연히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여전히 국립은행총재와 공업장관이라는 높은 자리에 만족하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면 비난받았을 것이다.
"여옥아! 근혜언니 분 풀리려면 아직도 멀었데이. 발바닥에 불이 나게 쫓아다니며 목숨걸고 아부해야 된데이." |
체 게바라는 떠났다
실용주의란 무엇인가? 실무자 우선주의를 말한다.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을 중용해야 한다는 주의다. 맞는 말이다. 체 게바라가 떠난 이유는 실무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실무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우리당 일각의 주장에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가이다.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대개 나이가 많고 현장에서 뼈마디가 굵은 즉 실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다. 예컨대.. 행정경험을 가진 김혁규, 김두관, 한명숙, 문희상들의 이름이 언뜻 생각난다.
무슨 이야기인가? 실용주의란 일종의 구직운동이란 말이다. 문제는 왜 우리당에서 실용주의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대대적인 구직운동이 일어났는가이다. 간단하다. 우리당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여당 좋다는게 뭔가? 많은 사람들을 취직시켜 줄 수 있다는 거다. 이거 좋은 거다. 당연히 취직운동이 일어난 것이며 한때 그 취직운동의 선구자였던 조기숙 교수가 최근 취직에 성공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
조기숙님은 서프라이즈 식구다
모르는 분도 있는 것 같아서 굳이 말한다면 조기숙교수는 한때 서프라이즈의 객원 필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잠시나마 서프라이즈를 거쳐간 분으로써 가장 출세한 사람이라 하겠다.
필자와는 얼굴 붉힐만한 논쟁이 있었기로 이런 말 하기에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서프라이즈 독자들과 정을 나눴던 분이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서프라이즈의 큰 경사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기숙님의 취직을 축하해줘야 한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컨대 국참연의 출범과 같은.. 개업집에는 난을 보내는 것이 예의고, 취직한 분에게는 ‘감축드리옵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다.
토론도 좋지만.. 인간냄새가 나는 서프라이즈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 해서 뻔한 겉치레 말이나 늘어놓는다면 또한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읽어주는 독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터.. 고민이 있다.
하여간 나는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한자리 해먹어야 한다는 조기숙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백번 맞는 말이다. 세상 일이 원래 그렇다.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이상한 비유가 되겠는데.. 문득 지율스님이 떠오른다. 나는 스님이 세속의 실무를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종류의 인간형이 있다. 실무를 좀 안다는 조기숙류, 실무를 모르는 지율스님류..
전자를 따르자니 물이 흐려질 것 같고, 후자를 따르자니 배가 산으로 갈 것 같다. 유감이지만 꿩 먹고 알 먹는 수는 잘 없다. 결국은 리더의 조정능력에 달려있다. 그 부분은 임명권을 가진 리더가 알아서 할 문제이고.
조기숙님이 정치를 알까?
문제는 과연 실무를 아는 사람이 당도 잘 아는가이다. 서프라이즈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조기숙님께 받은 인상은 ‘정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박사가 정치를 모르다니.. 하고 반격할 법 하다.
맞다. 그는 정치를 안다. 그러나 그 정치는 내가 말하는 그 정치가 아니다. 무엇이 정치인가? 나는 조기숙님이 자기 논리의 정합성에만 신경 쓰고 자신이 발을 디디고 있는 위치, 곧 포지셔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말을 해도.. 누구 편에 서서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왜 이런 잘못이 일어났을까? 인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를 배우기에 앞서 인간을 배웠어야 했다. 정치학은 인간학이 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이념은 우리에게 자부심을 준다. 그 자부심이 동기부여가 된다. 실용은? 몇몇 기회주의자들의 구직운동에 불과하다. 최근 여론 조사를 참고하도록 하자. 아래는 오늘자 신문기사 발췌다.
국민 60.7%, 참여정부 국정운영 잘못해왔다(KBS 여론조사)..가장 잘못한 국정분야로는 '경제정책'(국민 61.8%)을 꼽았다. 향후 국정운영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은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55.9%로 '더 보수적'(22.8%), '현재 유지'(18.1%)보다 높게 조사됐다.
10개월 전 논쟁이 있었을 때 조기숙님의 주장은 당시 국정지지도가 높지 않은데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오른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오른쪽이란 무엇일까? 경제다.
실제로 예의 여론조사는 경제를 참여정부의 잘못한 부분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더 살펴보면.. 향후 국정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55.9프로다. 이 여론조사는 모순된다.
62프로의 국민들이 경제문제를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다. 그런데 56프로가 향후 국정운영은 더 진보적으로 하라고 한다. 이거 이상하지 않은가? 경제가 불만이면 더 보수적으로 하라고 요구해야 말이 되지 않는가?
자기 논리의 정합성에만 신경 쓰는 상아탑의 교수들이..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가 잘못되었다고 우기지나 않을까?
이념이 자부심이면 실용은 빵
잘된 정치는 두가지를 줄 수 있다. 하나는 자부심이고 둘은 빵이다. 전자는 이념이고 후자는 경제다. 국민은 빵을 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빵이 아닌 자부심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모순처럼 보인다.
간단하다. 큰 선거를 앞두고는 자부심을 원하고, 큰 선거가 지나면 빵을 요구한다. 이것이 국민이다. 즉 국민의 요구는 변화무상하며 때로는 모순되는 것이다. 거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여론만 쫓다가는 국민에게 뒤통수 맞는다. 여론 좋아하는 한나라당이 늘 국민들에게 뒤통수를 맞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참된 지도자라면 국민들이 아우성을 쳐도 꿈쩍도 않고 우직하게 국민을 이끌고 가야한다.
하여간 청와대는 빵을 해결하는 것이 맞고 우리당은 자부심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 서프라이즈는? 서프는 빵공장이 아니다. 서프라이즈는 자부심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념 위주로 가는 것이 맞다.
청와대 입성을 감축드리며
조기숙님이 우리당에서 손을 떼고 청와대로 간 것은 백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은 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국민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이 실용주의 하면 반드시 망한다.
당의 역할은 동기부여다. 동기부여란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이다. 물론 실무도 중요하다. 김두관, 김혁규, 한명숙의 행정경험이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은 공장이 아니다. 당은 일종의 학교와도 같다. 미래를 대비하여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당의 역할이다.
과연 김두관, 김혁규, 한명숙, 신기남들이 향후 30년간 우리당 장기집권의 기반을 닦을 훌륭한 인재들을 태산같이 길러낼 수 있을 것인가?
비유하면 교사와 소사의 차이와 같다. 실무는? 소사다. 당에서 실용주의를 한다는건 실무를 아는 소사가 실무를 모르는 교사의 뺨을 치는 격이다. 공사판에서는 소사가 낫겠지만 강의실에서는 교사가 낫다.
인간을 아는 사람이, 적어도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인간이라 불리우는 지극히 조작하기 까다로운 첨단장비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줄 아는 사람이, 즉 인간이라는 무서운 존재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가진 사람이, 그 인간과 처절하게 부대껴 본 즉 인간의 눈물을 알고, 그 밑바닥의 분노가 가진 폭발력을 아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 하여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