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아. 역사를 무서워하라. 나는 일관되게 인간을 옹호해왔다. 그것이 자랑스럽다. 이번에도 인간이 비인간을 이겼다. 이성이 야만을 이겼다. 동료와의 팀플레이가 혼자 우쭐대는 ‘도꾸다이’를 이겼다.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를 이겼다. 긍정주의가 부정주의를 이겼다. 굽은 것이 도로 펴졌다. 이런 감격을 일생동안 몇 번이나 경험하겠는가? 전두환이 항복했던 그해 6월. 김대중, 노무현의 당선. 박근혜, 윤석열의 탄핵. 내가 옳았다. 세상과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전율을 느낀다.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 그렇다. 인간의 삶에 오직 존엄과 비참뿐이다. 나머지는 다 호르몬의 장난이다. 성공, 사랑, 행복, 쾌락, 명성, 평판, 신분 따위는 빛이 아니라 그림자다. 진짜는 존엄이며 존엄은 첫째, 신이 존재하며, 둘째, 신이 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의 궁금증은 그것뿐이다. 젊었을 때는 반대쪽으로 가보았다. 나를 막다른 길로 밀어넣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결정은 나를 부정하는 NO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기적을 보았다. 길이 끊어진 곳에도 길이 있었다. 벽으로 막힌 곳에도 문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회를 향해 할 말이 생겼다. 사회로 돌아와서 말을 쏟아냈다. 세상도 할 말이 있다고. 신도 할 말이 있다고. 역사도 할 말이 있다고. 진리도 할 말이 있다고. 모든 존재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우리는 이렇게 한 덩어리로 엉켜서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라고. 우리는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섞여 있는 검은 양과 흰 양을 분리하려면 보더콜리 두 마리가 필요하다. 굥적도 쓸모가 있다. 국민을 학습시킨다. 이게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속도를 낸다. 원래 세상이 이렇다.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면 좋겠지만, 한반도는 그렇지 않다. 고립된 반도는 정치의 실험장이 된다. 대륙은 대륙대로 관성에 떠밀려가고 섬은 섬대로 대륙에 삐딱선을 타고 반도는 이렇게 뒤돌아보며 간다.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뒤를 한 번씩 돌아보게 된다. 비틀거리며 가는데도 자빠지지 않고 쉼 없이 계속 달려가는 거다. 왜 사는가? 왜 존재하는가? 왜 매일매일을 뒤로 밀어내는 것인가? 나는 태어날 때부터 금 밖으로 밀려난 존재였다. 무리와 섞이고 싶지 않았다. 벼랑끝에 서 있는데 떠나지를 못한다. 떠나려 할 때마다 할 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엄은 세상과 섞이는 것이고 비참은 금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그 외에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쾌락이나 행복이나 성공이 아니라 자극과 반응의 밀당으로 세상과 섞인다. 그게 인생의 전부다. 우리는 겸손한 척하지만, 잘난 척하는 속마음을 들키고 마는 백인들과 다르다. 오타쿠를 넘어 히키코모리로 진화하는 일본과도 다르다. 우리는 중국 같은 다수도 아니고, 미국처럼 강하지도 않고, 북유럽처럼 잘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절묘하게 버티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절묘한 알박기 위치를 차지했다. 대륙과 해양이 충돌하는 최전선에 말이다. 우리는 무의식 깊은 곳에서의 명령을 듣는다. 종은 소리를 내려고 존재한다. 한반도는 태어날 때부터 종이다. 종은 높은 곳에 매달려야 소리를 전한다. 한반도는 원래부터 높은 곳이다. 93퍼센트가 성공하는 친위쿠데타를 2시간 만에 진압하여 기네스 기록을 세운 나라다. 굥적은 아직 죽지 않았다. 헌재 로또 긁는 중이다. 역적들은 보통 이런 때 같이 죽으려고 한다. 히틀러가 독일의 산업을 철저히 파괴하여 독일의 미래를 지우려고 했듯이. 판결까지 갈 것도 없다. 구속상태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압박해야 한다. 헌재 판결은 1월까지 가능하다. ### 신은 기어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만다. 거인이 꽁꽁 숨지 못한다. 문재인 때는 불안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몰락에 너무 기분을 냈다. 중국이 급가속을 하고 있는데도 무관심했다. 국제사회는 실력 이상으로 한국을 과대평가했다. 그리고 갑자기 악재가 연발했다. 코로나, 트럼프, 안희정, 오거돈, 정봉주, 김경수, 윤미향, 박원순 사고에 미투소동, 페미소동, 비트코인소동,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줄줄이 악재로 작용했다. 우리의 실력없음을 들켰다. 심지어 똥파리 세력까지 가세해서 흔들어댄다. 정의당의 배신이 결정타다. 문재인 지지율은 높았지만 불안했다. 문재인이 공천한 초선들이 삽질에 앞장섰다. 문재인은 독자세력이 없어 주사파 발호를 막지 못했다. 장관들 면면이 노무현 때 비해 존재감이 약했다. 그 허점을 관료들이 찌르고 들어온게 윤석열, 최재형의 배신 시리즈다. 이번에는 모든 것이 반대로 간다. 지난 총선에 민주당이 더 많이 이겼다면? 이번과 같은 보기 좋은 탄핵은 없었다. 덜 이겼다면 탄핵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때는 하늘이 훼방을 놓더니 지금은 하늘이 돕는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재앙이 미친다. |
멋있어요.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