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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385 vote 0 2004.01.20 (17:35:33)

2002년 촛불시위가 절정에 달했을 때 외지에 이런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다. ‘자존심 강한 한국인들은 미국이 한국의 머리 위로 공중볼을 돌리는걸 원하지 않는다고..’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은 정치가들이 ‘국민들의 머리 위로 볼 돌리는 짓’을 싫어한다.

『 새해를 맞아 묵은 잘못을 씻어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

조순형은 대구사람을 무시한 것이다. 김근태 역시 우리당 지지자를 무시한 행동이다. 머리 위로 공중볼을 돌린 것이다. 본질은 특권의식이다. 자기네는 귀족이므로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안이한 생각 말이다. 겸손해야 한다.

조순형을 돕든지 말든지 유권자들이 결정할 몫이다.

남의 몫을 가로챈다는 것.. 정치인으로서는 자격미달이다. 정치인이라면 자기 선에서 결정할 일도,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온당하다.(김근태는 왜 이다지도 정치를 모를까? 일일과외라도 해주랴?)

김근태..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오겠다는 선의로 해석해주자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소멸한다. 잔존세력은 총선 후 우리당에 흡수된다. ‘총선 전에 흡수되면 김근태에게도 한번의 기회가 오고, 총선 후에 흡수되면 정동영이 굳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근태가 ‘똥끗’이라도 보려면 조순형, 추미애를 업어와서 공신록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공신운운.. 이런거 안좋지만 달리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으므로 양해를~)

김근태도 나름대로 속셈이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김근태가 조순형이나 추미애를 두둔한다면.. 잘 하는 일이다. 김근태 본인은 욕을 먹겠지만, 불쌍한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해서(민주당 지지자들이 다 나쁜건 아니다. 남프들이 길을 오도해서 문제일 뿐)라도 누구 한 사람은 뒤에 남아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와야 한다.

길을 잘못 인도한 정치인들은 단호하게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유권자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어야 한다. 노무현을 오해한 나머지.. 노무현을 미워하는 잘못을 저지른 순수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포용해야 한다. 왜? 그게 ‘정치’다. 그 ‘정치’라는 것을 해야한다.  

지금 민주당은 청산절차 진행 중
많은 독자들은 우리당과 민주당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김근태가 뜬금없이 왜 그러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투는 끝났다. 지금 민주당은 폐업신고 하고 청산절차 치르는 중이다.

김홍일이 탈당을 선언했다. 청산절차에 돌입했다는 거다. 한화갑은 서울 출마를 결정했다. 우리당에 들어오겠다는 거다.(선거 후에라도) 조순형의 대구출마는 당선되면 정계개편 후.. 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이기는 당에 붙어서 국회의장이라도 해먹겠다는 소리다.

김근태가 조순형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은.. 우리당에 붙으면.. 통 크게 국회의장 한자리 정도는 배려해 줄 수 있다는 배팅일 수 있다.(이런게 다 유권자 머리 위로 공중볼 돌리는 짓) 필자가 조순형의 결정을 비겁한 행위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조순형은 민주당을 청산하고 우리당 혹은 한나라당과 빅딜을 하려는 것이다. 이기는 당에 붙겠다는 거다. 이건 고약한 거다. (실제로 몸값 올라갔고, 당선만 되면 국회의장 될 확률은 약간 있다.) 조순형은 끝까지 남아서 당을 사수하는 시늉을 해야한다. 그래야지만 길 잃은 마지막 한 마리 양까지 찾아올 수 있다.

조순형의 행태는 난파선의 선장이 ‘나는 자결할테니 니들은 알아서 각자 생존하기 바란다’고 선언한 다음 구명조끼 하나 감추고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행동이다. 겉으로 보기엔 용기있는 결정 같지만 잘 살펴보면 ‘국회의장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 뛰어든 것이다.

선장은 어떤 경우에도 함정과 최후를 함께 해야 한다. 물밑으로 청산절차가 진행되고 있다해도 그걸 표면에 드러내어선 안된다.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선장의 임무는 일단 동요하는 승객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승객을 동요시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영화 ‘황산벌’을 보았는가? 영화에서는 계백이 가족을 벤 행위를 미담으로 치지 않는다.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고, 조순형은 체면 때문에 맛이 갔다’고 영화는 말하지 않았던가?

불 붙은 민주당을 연착륙 시켜야 한다
필자의 글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독자들은 우리당과 민주당이 열전 중이라는 관점에서 발언하고 있지만.. 김근태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필자의 발언은.. 전투는 끝났고 민주당은 이미 청산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미우나 고우나 과거의 동지였던 민주당을 연착륙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장 자리를 향해 마지막 도박을 벌인 조순형의 결정은 비겁하지만.. 그를 도와주자는 김근태의 잘못된 발언은 유권자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온당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즉, 우리당에 이득이 되는 발언이다.

정동영이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김근태의 발언을 긍정평가하고 속편을 대신 써주어야 한다. 또한 그게 정치다. (멋모르고 까불다 구렁에 처박힌 고문관 김근태 이병을 구출하랏!)

조순형 한화갑의 코피 난 김에 혈서 쓰기
‘시일야’님의 글을 인용하면 ..‘코피난 김에 혈서쓰는 놈이 줄을 잇는구나’, ‘지역구도에 헤딩하는거는 노통 하나로 끝이 아닌가? 두번째부터는 짝퉁이지 않나?’ ..

옳은 말씀이다. 그게 다 신데렐라의 두 언니 짓이고, 팥쥐의 콩쥐 흉내내기이고, 놀부가 제비다리 치료하는 격이다. 정동영의 부산출마? 어림없는 일이다. 유권자를 무시하는 짓이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들 머리 위로 공중볼 돌리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사소한 일이라도 유권자들에게 먼저 의사를 묻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권자는 '행동통일과 공동보조'를 좋아한다. 하면 다 같이 해야한다. 어차피 모두가 다 같이 참여하지는 못할 일이라면, 아예 말을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함께 할 수 없는 일을 혼자 시도하는 것을 두고 ‘고춧가루 뿌린다’고 한다.

고춧가루 하면 또 김근태 아닌가? 혼자서 양심선언, 혼자서 단식하기, 혼자서 덥석 제안하기.. 제발 선의에서 나온 결정이라도.. 다수의 의견을 먼저 묻는 절차를 거치기 바란다. 그게 정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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