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00 vote 0 2021.05.06 (18:30:08)

      

    자연의 있는 것은 어떻게 스스로 있을 수 있는가? 인간의 아는 것은 어떻게 감추어진 내막을 알아내는가? 대칭을 통해서 가능하다. 대칭은 둘의 대칭이다. 둘을 붙잡아 하나로 엮어내는 것이 구조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구조화된 둘의 상호작용으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대칭의 방법으로 자연의 실타래에 감긴 실을 낱낱이 풀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대칭을 사용하여 그것을 실패에 되감을 수도 있다.


    실타래에 감긴 실을 풀어내는 것이 존재론이라면 되감는 것이 인식론이다. 어느 쪽이든 대칭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불가능하다. 인식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알 수 없다. 인간은 부분의 단편적인 사실을 모아 사건 전체의 모습을 재구성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것은 원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대칭으로 구조를 풀어내는 것은 가능해도 구조를 합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수를 이용하여 암호를 만드는 것과 같다. 가로 29에 세로 53을 곱하면 면적 1537이 얻어진다. 반대로 면적 1537이 어떤 가로숫자에 어떤 세로숫자를 곱해서 얻은 숫자인지는 알아낼 수 없다. 


    프로그램을 짜서 알아내면 쉬운데 소수라서 프로그램을 짤 수 없다. 프로그램은 단순반복 작업을 하는데 소수는 반복이 안 된다.


    자연은 쪼갤 수는 있는데 합칠 수는 없다.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코끼리를 머리와 몸통과 다리로 나눌 수는 있는데 머리와 몸통과 다리를 주고 코끼리를 만들어오라면 그것은 불능이다. 


    코끼리에게는 호흡이라는 플러스알파가 있기 때문이다. 가로 곱하기 세로는 면적이다. 면적은 하나고 가로 곱하기 세로는 둘이다. 더 많은 질서가 있는 것이다. 면적은 풀어진 것이고 가로 곱하기 세로는 실패에 감긴 것이다. 엎어진 물을 도로 주워담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바닥에 뿌려진 좁쌀을 도로 주워담기는 어렵다. 반대로 뿌리기는 쉽다.


    이게 단순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원리적으로 안 되는 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연히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재현할 수는 없다. 우연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어떤 규칙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원래 답을 알고 있는 경우다. 암호를 알고 있는 경우다. 당연히 알 수 있다. 우주 안의 모든 문제는 결국 이 하나의 딜레마에 막혀 있는 것이다. 갈 수는 있는데 올 수는 없다. 풀 수는 있는데 감을 수는 없다. 그러나 특별한 방법을 쓰면 가능하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2311
5290 비열한 내로남불 1 김동렬 2021-05-12 3767
5289 원자론과 구조론 10 김동렬 2021-05-12 3661
5288 근현대사의 진실 3 김동렬 2021-05-12 3582
5287 범인은 등잔 밑에 있다 김동렬 2021-05-11 3866
5286 원인은 공간에 있다 3 김동렬 2021-05-10 3637
5285 도지코인은 사기다 김동렬 2021-05-10 3789
5284 사물에서 사건으로 김동렬 2021-05-09 3775
5283 한강 의대생의 죽음 김동렬 2021-05-09 3865
5282 최장집의 몰락 1 김동렬 2021-05-08 3814
5281 세상은 구조다.[수정] 김동렬 2021-05-07 3410
» 암호와 비가역성 김동렬 2021-05-06 3500
5279 에너지의 합기원리 김동렬 2021-05-05 3308
5278 연역과 귀납 1 김동렬 2021-05-05 3214
5277 원인은 에너지의 수렴이다 김동렬 2021-05-03 3329
5276 중권스러운 GS25 메갈사태 4 김동렬 2021-05-03 4664
5275 메커니즘이 원인이다 김동렬 2021-05-03 3409
5274 구조론의 길 김동렬 2021-05-02 3299
5273 원인은 조절장치다 김동렬 2021-05-02 3297
5272 정봉주의 죽음과 부활 김동렬 2021-05-01 4023
5271 원인과 결과 김동렬 2021-04-29 3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