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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쪽박을 향해 달려라
작년 민주당 국민경선 때 한나라당은 은근히 노무현의 당선을 기대했다고 한다. 이인제보다는 노무현이 편한 상대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노풍이 불 것이라곤 꿈에도 예상치 못했음은 물론이다.

『갑바자랑 하는 넘 치고 아랫도리가 부실하지 않은 넘이 없다던데 당나라등은 언제 불임을 치료하려나!』

84년 삼성의 김영덕감독은 강팀 OB를 피하기 위해, 져주기게임까지 벌여가며 만만한 롯데를 파트너로 선택했다가 혼자 4승을 거둔 괴력의 최동원선수에게 박살난 일이 있다. 파트너 잘 선택해야 한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최병열과 서청원 둘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 답은 나와있다. 과도체제라면 서청원이 낫고, 본 게임 들어가면 최병열이 낫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 맞닥드리고 있는 싸움이 본게임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대선후보를 선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병열이 5년후 대선에 출마할 사람도 아니다. 그는 강재섭을 밀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분열의 촉진제 최병열이 당선되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 노무현>최병열.. 발톱을 숨긴 맹장
● 이인제>서청원.. 포용력 있는 얼굴마담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노무현이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었다면 지금 민주당이 잘 가고 있을까? 원래 당 대표는 이수성처럼 아무에게나 형님동생 하는 얼굴마담 체질이 맡게 되어 있다. 노무현은 대통령감은 되어도 대표감은 아니다.  

무에서 유를 얻을 수는 없다
제갈량 할배가 와도 안되는 것은 안된다. 딕 모리스가 와도 공화당의 허경영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다. 정치는 어차피 될 것을 되게하는 것이다. 딕 모리스는 선거전을 잘 지휘한 것이 아니라 실은 클린턴이라는 인물을 잘 고른 것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이 승리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가? 없다. 지금 한나라당에게는 두가지 선택이 있다. 미안하지만 어느 쪽도 승리의 길은 아니다. 그들의 패배는 100프로 예약되어 있다.

1) 살을 내주고 뼈를 베는 길 - 좌향좌 해서 내년 총선은 포기하고 대신 5년후 또는 10년후를 기약한다. 민중당출신을 전방에 배치하고 이부영을 대표로 내세워서 과감한 내부개혁을 단행한다. 이 경우 내년 선거는 패배하지만 핵은 살아있으므로 장기전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

2)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는 길 - 우향우 해서 확실한 수구보수에 영남당으로 간다. 최병열 내세우고 자칭 개혁파 다 쫓아내고, 지역감정 펌프질 열심히 한다. 결국은 자민련이 되겠지만 그래도 용은 한번 써보고 죽는 명예로운 전사가 된다.

도박판에서 질 땐 지더라도 올인을 해서 큰 판을 한번 벌여보고 싶은 심리가 있다. 어차피 질 것이 뻔하다면 명예로운 패배를 택하는 심리 말이다. 보통 하수들이 택하는 길이다.


(봄봄님의 글을 편집했습니다.)

열등감이 불러 일으키는 혼란
작년 6월 여기 네티즌들은, 딴지총수 김어준씨가 쓴 『우리는 강팀이다!』 이런 제목의 글을 읽고 눈시울을 붉혔을지도 모르겠다. 나두 그랬으니까. 그 글은 우리는 강팀이니까, 스스로를 의심하구 비하하지 말자. 이런 내용이었다.

 

작년 여름 딴지의 '우리는 강팀이다'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월드컵 이후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이 다들 한마디씩 했다. 『월드컵 세대는 특별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고. 나도 동의한다.

우리가 승승장구 하던 날, 거리에 나가 함께 응원을 하지도 못했고 이탈리아전에서는 얻어맞는 우리 대표선수들이 가슴아파 텔레비젼을 끄고 제발 이기기를 두손모아 기도하고 있었으면서도, 우리가 이기던 날 그날은 젊은 선수들이 대견해서, 거리응원에 나선 우리의 청소년들의 재기 발랄함에 감격해서 무던히도 울었다. 들킬까봐 몰래 숨어서 울었다.

그 힘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는 촛불로, 12월 19일 대선에서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광장에서의 성공을 늘 소수의 무리에게 넘겨주고 말았던 실패만을 경험했던 우리 40대들에게 대통령 노무현은 감동이었다.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들의 성공. 그것은 축하 받아야 마땅한 것이었다. 그러나 성공의 감격을 확인하기도 전에 엄습해오는 저주와 비아냥 위협은 엄청난 무게로 눌러오기 시작했었다. 북한의 핵, 이라크전. 미국의 압박.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대항해도 힘겨울 일들이 연거푸 우리 밥상 위에 올려졌고 그것두 모자라서 내환도 겹치기 시작했다. 미국이 흘렸을 정보임에 분명한 대북송금, 경제의 침체. 잇따른 노조들의 파업.

전방위로 방어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 없는데, 손발이 되어 뛰어도 부족할 보좌진들의 어긋나는 짓거리들. 기회를 잡았다고 날뛰는 조폭 찌라시들과 장단 맞추는 야당과, 정치 자영업자들.

이러고도 나라가 지탱하고 있고,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도무지 답이 보이질 않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다. 왜 이런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딱 한 단어 『열등감』 이라고 표현되는 결론이었다.

50대 60대들에게 미국의 몰락이나, 그들의 도덕적 타락은 도무지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일 것이다. 40대 중반인 나에게도 미국이란 나라가 요 몇년간 망가지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믿어지지 않았으니까. 나만 해도 미국의 침략전쟁을 지켜보고, 열심히 인터넷 게시판에서 갖가지 정보들을 반복해서 보고 난 다음에 확인한 것이다.   

인터넷을 모르는 5~60대들에게 미국의 몰락이 믿어질까? 그저 가난하던 전쟁통에 초콜렛을 던져주고 분유를 배급하고, 구호물품을 나누어주던 시혜자인 미국. 꿈의나라 미국에 대한 환상을 어떻게 깰수가 있을까?

그들의 세계관은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을. 자신들의 세계관을 포기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수정하는 것이 두려워 차라리 자살을 택할지도 모르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미군은 이 땅을 떠나면 안된다고 시청앞에서 친미시위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자신들의 환상, 열등감으로 가득찬 환상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그래야 이 땅에서 여전히 더 큰소리를 치며 살아갈수 있으니까.

우리 사회의 오랜 목표는 서구화였을 것이다. 그것두 경제적으로 앞서가는 선진국이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그들의 1인당 국민 소득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국민소득 1만불이 되었을때 전체 국민의 생활수준은 얼마이고, 어떤 사회문제가 발생을 하며, 어떤 문제들을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학교에서든 찌라시에서든.

1만불이 채 안되는 국민소득.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참 부자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계 여러 나라로 베낭여행을 여러차례 하면서 얻은 생각이다. 십오륙년 전에 여행을 갔을 때는 물건은 좋은데 비싸서 살수가 없었다.

최근에 나가면 여전히 비싸지만 우리나라 슈퍼마켓에 있는 물건보다 질이 떨어져서 살 것이 없다. 그래서 여전히 빈손으로 돌아온다. 이 나라 저 나라 살림살이를 돌아봐도 우리보다 더 나은것은, 차가 크던 작던 BMW, Audi, FIAT를 타고 다니는 것이라고나 할까?

도리어 인터넷이 불편하다고 느낀다. 유럽의 여러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선진국이란 나라를 다니면서 우리나라보다 불편한 것이 있다고 느끼는 경험을 할 줄은 나도 몰랐다.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와 여행하는 우리 청년들의 씩씩한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이젠 만만한 나라가 아니구나. 『반미면 어때?』 라고 말할 줄도 아는 사람을 웃으며 대통령으로 뽑아놓을 만큼 힘이 생겼구나!

우리나라 대다수 5~60대들은 보릿고개의 무서운 기억들을 아직 떨치지 못해서, 더 쥐지 못해서 안달이구, 찌라시들은 여전히 베끼던 외국 언론이란 것들이 저마다 지들나라 국익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해서 버벅대고, 지들이 사는 나라가 얼마나 민주화가 되었는지 몰라서 지들 정부에 저주를 퍼붓는 무식도 드러내고, 노조들은 이 시대에 도시빈민층이 얼마나 되는지, 취업을 못한 청년실업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실직한 사람들이 얼마나 가슴이 저리고 사는지 몰라서 파업투쟁을 외친다.

모두가 다 『나는 아직 애들이야! 나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집단이야!』 이렇게 비명, 집단 열등감에서 비롯되는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린 강팀이야! 힘을 합치면, 제대로 대표선수를 뽑아 원칙대로 훈련하면 세계 4강? 별거아냐! 주눅들지마! 어깨를 펴자구. 엄살 좀 그만하구, 우리보다 좀더 어려운 사람들을 내려다 보는 여유를 가질 때가 되었어! 북한에 좀 퍼주면 또 어때? 그런다고 우리가 굶냐?』

꼭 구걸을 하고 비럭질을 다녀야만 걸인은 아니다. 주머니가 이미 불룩한데 여전히 더 달라고 손을 내미는 그 손, 그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거지일 것이다.(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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